가 을

 - 김용택

 

가을입니다
해질녘 먼 들 어스름이
내 눈 안에 들어섰습니다
윗녘 아랫녘 온 들녘이
모두 샛노랗게 눈물겹습니다
말로 글로 다할 수 없는
내 가슴속의 눈물겨운 인정과
사랑의 정감들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해 지는 풀섶에서 우는
풀벌레들 울음소리 따라
길이 살아나고
먼 들 끝에서 살아나는
불빛을 찾았습니다
내가 가고 해가 가고 꽃이 피는
작은 흙길에서
저녁 이슬들이 내 발등을 적시는
이 아름다운 가을 서정을
당신께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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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콩 2004-10-17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 김용택 아저씨의 시. 우리 교실 앞 게시판에 코팅해서 붙여주었다. '이 아름다운 가을 서정을/당신께 드립니다' 이렇게 말해주고 싶어서...쓸데없이 늘 이렇게 '고백'을 하고 싶은데 녀석들은 몰라준다. 즈들 바라보며 내가 하는 인사, 넋두리, 고백들... 내 마음을 전하는 것, 부질없다 생각하면서도 늘 그러고 싶다. 녀석들로부터 어떤 비판을 되돌려받더라도 모의고사와 야자와 보충 등등에 대한 내 마음, 생각을 맘껏 얘기하고 싶은데, 스스로의 검열이 더 지독하고 무섭다. 그저 이 시를 읽어주듯이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솔직히 두/렵/다. 나는 겁이 많다. 그리고 욕심도 많다. 잃고 싶지 않아서... 바보처럼.. 복잡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