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즐 선생님들이랑 광안리 대안공간 -반디에 가서 '몽정기'라는 미술작품 (이런걸 뭐라하는지 알 수가 있나. 팜플렛 뒤적.. 아! '라인 드로잉'이라 하는군. 작가는 박미경)을 감상했다. 어제 야자 멋대로 띵군 녀석들 남겨서 공부시키려고했는데 그 눈빛들로 남아있어봤자 공부도 안 할 것 같고 이런 저런 이유들을 대길래 또 맘이 약해져버려서 보내버렸다. 밥까지 챙겨먹고 있었는데... 그러고는 머리를 하러 갈 생각이었는데 점장께서 결혼 후 몇달을 쉬신다나? ( 에궁 우짜노 내머리는? 갑자기 고민이 하나 생겨버렸다. 머리 빨리 해야는데 하러 갈 데가 없다. ) 부대 도서관 가서 책을 볼까, 집에 갈까 생각하다가 너무 오랫동안 위즐 모임에 나가지 않은 것 같아 전화를 했다. 부대 도서실에서 한 시간 정도 졸다가 은현샘 전화를 받고 정문앞으로 가서 대학원 논문통과 시험을 보고 나온 형주샘을 기다렸다가 차에 올랐다.

전시 공간은 참으로 좁았다. 데뷔전이라 그런지 작가가 직접 우리에게 팜플렛도 나눠주고 몇가지 질문도 하고.. 왜 하필 남성의 '성'을 소재로 했느냐는 질문에 수줍고 애띤 작가는 유쾌한 성을 그리고 싶어서였다고. 진짜 유쾌했다. 저것들이 다 그것들이란 말인가? 코와 그것을 동시에 강조한 건? ㅋㅋ (이해가 안 되는 모양들도 몇몇 있었는데 도데체 뭘까? 궁금..) 아무리 얇은 테잎으로 작업을 했다고 하여도 저 많은 것들을 작가 혼자 한 달 보름 동안 일일이 구상하고 자르고 붙이고 수정하고 책칠하고 만들고.. 했을 것을 생각하니 예술도 '노동'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찌는 듯한 여름 내내 그 좁은 공간에서 선풍기 한 대만으로도 굳굳이 버티는,  정열적이고 아름다운 노동! 

마침  '까만기와'의 주인공 '임빙'이 몽정에 '시달리는' 글을 막 읽은 후여서 -부산대 도서관에서 읽은 부분이 마침 딱 그 부분이었다.- 남성들이 처음 몽정을 할 때 느끼는 일종의 '죄의식'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는데 - 우리 학교 아이들이 임빙 또래라서 그런지 '그 시기 아이들의 죄의식'에 대한 걱정이 조금되었다-  이렇게 유쾌하고 발랄하게 비유해 놓은 성을 보니 영화 '몽정기'에서처럼 그 '죄의식'도 나중에는 순수했던 어릴적 경험의 하나가 되겠구나 생각되어 걱정이 달아났다.  따라서 '성'을 가볍게 다루기 보다는 유쾌하고 즐겁게 다루고 싶었다는 작가의 시도는 나름대로 성공한 것 같다. 나를 보면 알잖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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