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의 사마리아를 보고...
2004. 3. 6. 토요일.
주형주샘, 윤선미 샘과 사마리아를 봤다. 순수한 마음으로 원조교제를 하는 아이 여진과 재영. (감독은 어떤 연대감의 표현이라 했지만 둘은 키스를 하는 등 동성애적 연정을 지녔다.) 재영이 사고로 죽은 후, 인도의 창녀 바수밀다처럼 남자들은 여진과의 섹스 후, 평화와 안락함을 맛보는데 그들을 용서하게 된 여진 역시 그러한데 그 사실을 안 아버지는 복수심에 불타 살인까지 한다.
일반적인 평은 그랬다. 여고생들과 원조교제를 하는 몰염치한 성인 남자들에 대한 통렬한 반성을 요구하는 작품이라고…. 그런데 내 생각엔 '성'을 통해 잠시나마 열반, 초월의 경지에 이를 수도 있으니(창녀 바수밀다와 섹스를 한 남자들은 모두 독실한 불교 신자가 되었다 한다) 물리적 나이로, 기혼자라는 법적 구속으로, 그런 인위적인 잣대로 인간의 본능과 가능성을 재단할 수 있는가?
김기덕 감독이 (그의 평소의 성향이나 행동으로 볼 때) 과연 그런 평범하고 진부한 도덕적 주제를 상정하고 만들었을까? 이런 저런 생각 뒤 얼른 치켜드는 도덕성, 정의감 한 자락!!! '그럼 아이들의 성을 돈을 주고 사는 것이 정당하단 말인가? 치사한 인간 김기덕!!' 그리곤 눈물이 났다. 아이들의 아픔과 아버지의 아픔에…. 자살한 성매매범과 그 가족들의 삶도, 결국 아버지로부터 죽임을 당한 그 '놈'도 불쌍했다. 누구에게나 삶은 힘든 거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