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리아 - 재출시
김기덕 감독, 서정민 외 출연 / 스타맥스 / 2004년 4월
평점 :
품절


김기덕 감독의 사마리아를 보고...

 

2004. 3. 6. 토요일.

 

  주형주샘, 윤선미 샘과 사마리아를 봤다. 순수한 마음으로 원조교제를 하는 아이 여진과 재영. (감독은 어떤 연대감의 표현이라 했지만 둘은 키스를 하는 등 동성애적 연정을 지녔다.) 재영이 사고로 죽은 후, 인도의 창녀 바수밀다처럼 남자들은 여진과의 섹스 후, 평화와 안락함을 맛보는데 그들을 용서하게 된 여진 역시 그러한데 그 사실을 안 아버지는 복수심에 불타 살인까지 한다.

 
  일반적인 평은 그랬다. 여고생들과 원조교제를 하는 몰염치한 성인 남자들에 대한 통렬한 반성을 요구하는 작품이라고…. 그런데 내 생각엔 '성'을 통해 잠시나마 열반, 초월의 경지에 이를 수도 있으니(창녀 바수밀다와 섹스를 한 남자들은 모두 독실한 불교 신자가 되었다 한다) 물리적 나이로, 기혼자라는 법적 구속으로, 그런 인위적인 잣대로 인간의 본능과 가능성을 재단할 수 있는가?

 

김기덕 감독이 (그의 평소의 성향이나 행동으로 볼 때) 과연 그런 평범하고 진부한 도덕적 주제를 상정하고 만들었을까? 이런 저런 생각 뒤 얼른 치켜드는 도덕성, 정의감 한 자락!!! '그럼 아이들의 성을 돈을 주고 사는 것이 정당하단 말인가? 치사한 인간 김기덕!!' 그리곤 눈물이 났다. 아이들의 아픔과 아버지의 아픔에…. 자살한 성매매범과 그 가족들의 삶도, 결국 아버지로부터 죽임을 당한 그 '놈'도 불쌍했다.  누구에게나 삶은 힘든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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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콩 2004-08-30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마리아는 팔레스타인 중앙 부근에 있었던 고대 이스라엘 왕국의 수도다. 기원전 이스라엘을 정벌한 아시리아제국의 식민지 정책으로 이주와 혼혈을 피할 수 없었던 사마리아인들은 유대인으로부터 줄곧 배척과 멸시를 당한다. 하지만 그들은 스스로 이스라엘 자손이라고 믿으며 자기들만이 완전한 성서인 토라(Torah·사마리아 5경)를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사마리아인들은 현재도 이스라엘 세겜과 홀론에서 600명 정도가 독특한 생활양식과 전통을 고수하며 살아간다.

▷성경에는 사마리아인에 대한 얘기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한 유대인 나그네가 강도를 당해 길에 버려졌다. 모두가 그를 외면하지만 사마리아인은 정성껏 치료해 준 뒤 주막으로 데려간다. 이튿날 사마리아인은 주막 주인에게 나그네를 잘 돌봐줄 것을 당부하면서 “돈이 더 들면 돌아오는 길에 갚아주겠다”고 한 뒤 길을 떠난다. 다른 사람이 위험에 빠졌을 때 자신이 피해를 보지 않는데도 이를 구조하지 않는 사람을 처벌할 수 있게 한 ‘착한 사마리아인 법’은 여기서 비롯됐다.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의 상징이 된 사마리아인도 있다. 예수가 문둥병자 10명을 치유했으나 병이 나은 뒤 예수의 발 아래 엎드려 하나님께 영광을 드리며 고마움을 표시한 것은 사마리아인 한 사람뿐이었다. 예수는 “나머지 아홉은 다 어디에 갔느냐”고 독백한다. 예수는 또 우물가에서 만난 사마리아 여인에게 “내가 주는 물은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할 것이다”며 구원의 길을 제시한다. 남편을 5명이나 바꾸었고 정부(情夫)와 살고있는 타락한 여자였다.

▷한국영화의 이단아 김기덕 감독이 제54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여고생의 원조교제를 다룬 최신작 ‘사마리아’로 감독상을 수상했다. 구원받은 ‘우물가의 사마리아 여인’을 모티브로 한 수상작에 대해 김 감독은 “인간은 누구나 실수하고 죄를 지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단죄하는 건 신의 몫이지 인간의 몫이 아니다. 인간은 그저 서로 용서하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초등학교 졸업의 학력으로 온갖 난관과 역경 속에서도 주류에 영합하지 않고 자기 영화를 만들어 온 그의 인생역정 또한 사마리아인을 연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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