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ok-choi 2009-05-24  

문자를 보내려니 너무 늦었고, 

눈물을 훔치며 몇 자 적을께. 

하루가 어찌 지나갔는지...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고 아이들에게 뭘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지금은 아무것도 모르겠어. 

컴퓨터를 켜고 추모의 글을 읽고 남겼지만, 정말로 그 분을 편안하게 보내드릴 수 있을지, 과연 이렇게 가만히 있어야 하는 것인지 정말로 아무것도 알수가 없네.. 

가슴 먹먹함이 무엇인지,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이 무엇인지 너무나 절절하게 느끼고 있어. 

왜 그리 가까운 곳에 있는 봉하마을에 나는 한번도 가지 않았을까? 

언제나 우리 곁에 우직하게 있어 줄 것만 같은 많은 사람들이 하나둘씩 떠나고  

세상사는 건 더 팍팍해지고, 

정말로 힘들다. 

샘들이 옆에 있다면 좀 위로가 될까?  

2002년에 우린 정말 모두 한마음이었던 것 같는데, 

지금 다들 어디서 뭘하고 있을까? 

다시 모여서 술이라도 한잔하고 싶다. 

 

 

 
 
해콩 2009-05-25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엊그제 518 민주주의 캠프로 광주 가는 길에 소식을 들었어.
정말 먹먹하다는 게 이런 것이로구나...
그를 위해 한 일이라곤, 가족이나 제자들 제자들 표몰이, 그리고 후원금 만원 낸 것 밖에 없는데
왜 이렇게 마음이 안 좋은 걸까? 스스로가 이해가 안돼.
그가 대통령일 때 맘에 안드는 정책들... 그것도 아직 잘 이해는 안돼지만.

한 번도 만나본 적 없지만
지금도 기억에 남아있는 그의 모습은
1987년 6월, 인권변호사로
후줄근한 잠바에 덥수룩한 머리모양으로 아스팔트에 앉아있던 그의 흑백사진...
그 모습으로만 기억하려고 해.

세상이 온통 착 가라앉아 있는 것 같아.

느티나무샘을 포함해서 걱정되는 샘들이 몇 분 있는데
전화도 못해보겠다.
잘들 견디셔야할텐데...

다들 모여서 술 마시면 초상집 분위기가 되지 않을까?

hook-choi 2009-05-25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봉하마을에 다녀왔는데,
그 많은 인파들의 추모가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하고,
더 마음이 무거워지네~
오늘 검은색 옷을 입고 근조가 적힌 종이를 달고 있는 내 자신이 더 부끄러워지기만 해.
특별한 일이 아닌 것 같은 1학년 대다수 아이들의 반응에 화가 나기도 하고...
여전히 뭐가 뭔지 모르겠다.
그래도 내일은 술을 한잔 마시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