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 -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까지
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 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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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8-03-02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참 좋아하는 신데요...
왜 저것이 담탱이로 보이는 것인지... 직업병의 일종이죠? ㅋㅋ
자, 힘찬 한 해를 시작합시다.!!! 담쟁이 잎 수천 꼭 함께 손을 잡고...

해콩 2008-03-02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내일, 첫날 아이들과 함께 읽을 시랍니다. 담쟁이같은 담탱이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