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상태가 계속 시원찮아서 작년에 내쳐 쉬려고 했다. 담임을 빠지려했던 것.
인사위원회의에 들어갔더니 1,2학년 담임이 두엇 부족한 상황이었고 작년에 담임도 안한 나는 '주당시수 18시간에 비담임'하라던 교감샘의 권유(?)가 있었음에도 여의치 않을 경우 담임에 넣어도 상관없다는 언질을 2학년 부장에게 줬다.
그리고 예상했던 대로 담임이 되었다.

지난 월요일 (25일) 등교해서 새로온 샘들과 인사도 나누고 내가 담당할 반도 배정받았다. 7반. 전체 체육반이다. 사실 100%체육을 선택한 아이들은 조금씩들 꺼려한다. 지나치게 활달하고 자유분방하기 때문인듯.
재작년 맡았던 10반도 모두 체육선택이었다. 활달&자유&분방은 했지만 그래서 간혹 힘에 부칠 때도 있었지만 좋/았/다
나들이나 강연 영화보러 갈 때도 잘 따라가고 별나다는 그애들이 내 눈에는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었다. 물론 징글징글할 때도 있었겠지만 지금을 다 까먹었다.

올해도 그럴 수 있을까?
우선 빌빌거리는 몸이 문제다. 방학 내내 한의원에서 약을 세재나 지어 먹었는데도 여전히 기력이 없는 게 느껴진다. 가끔 어지럽기도하고. 에고....
다음으로 보충이나 야자에 관한 '기준'을 어떻게 정할지 고민이다. 아이들은 공부를 '잘'하기를 '열심히'하기를 원하면서도 또 하기 싫어한다. 스스로 보충수업을 하겠다고 선택해놓고 또 도망가기도 한다. 야자야 말로 아이들과 담임 사이의 팽팽한 신경전이 예상되는 부분이고. 야자를 100% 자율로 하기엔 현 입시제도 아래도 아이들이 상대적으로 취약하게 되리라는 건 어느 정도 예상되고... 아! 괴롭다. 재작년처럼 매달 야자를 뺄 땐 부모님 동의서, 공부계획서를 따로 받는 시늉이라도 해야할까? 그래도 아이들은 도/망/간/다. 자승자박이라 아이들을 원망할 마음은 없지만 대한민국의 교육제도 입시제도는 여전히 짜증난다. 3불정책도 폐지한다는데... 우리 아이들은 그것이 즈네들에게 유리한지 불리한 지도 모른다. ㅠㅠ

올해는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일'(진학을 원하는 학과든 직업이든)을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는 것을 학급운영의 목적으로 하고 싶다. 그 속에서 열심히 놀고 또 열심히 공부하고... 어느 담임이 이걸 원하지 않겠는가 마는...

암튼, 약간 냉정하고, 가끔 매정하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따뜻한 그런 담임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구질구질한 학급행사는 모두 간략하게 줄이고 내가 놀러다닐 때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는 정도록 만족해야지. 과욕은 실패와 아픔을 낳더라.

아이들에게 보내는 첫 편지부터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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