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프롬Fromm(1900~1980)은 그의 저서 『자기를 찾는 인간(Man for Himself)』에 아래와 같이 쓰고 있다

  “부모가 갖는 불합리한 권위와 억압에 대한 자식의 자연스런 반응이 반항인데 그러한 반항은 프로이드가 말하는 외디프스 콤플렉스의 본질이다. 프로이드는 다음과 같이 생각했다. 즉 나이 어린 사내아이는 어머니에 대한 성적 욕구 때문에 아버지의 경쟁자가 되면 노이로제의 발생은 이러한 경쟁에서 유래하는 불만에 만족스런 방법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데 있다. 어린이와 부모의 권위 사이의 갈등과 또한 어린이가 이런 갈등을 만족스럽게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프로이드는 노이로제의 근원에 대해 언급했다. 그러나 내 견해로는 이러한 갈등은 원래 성적인 경쟁에서 야기되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불합리한 권위라는 억압에 대한 반응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부모의 권위라는 억압은 본래 가부장적 사회에서의 고유한 현상이다. 사회의 권위와 부모의 권위가 자기의 의지와 자발성 및 독립성을 파괴시키려 하는 한, 어린이는 파괴되기 위하여 태어나는 것은 아니므로, 부모에 의해서 표현되어지는 권위에 맞서 싸우게 되는 것이다. 그는 단지 억압으로부터의 해방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 즉 하나의 자동 인형이 아니라 어엿한 하나의 인간으로 존재하기 위해서 자유를 획득하려고 싸우는 것이다. …… 불합리한 권위에 대한 싸움에서 어린이가 패배함으로써 남겨진 상흔은 모든 노이로제의 밑바닥에서 발견되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상흔들은 하나의 증후군을 형성하는데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특징은 그 사람의 독창성과 자발성을 약화시키거나 마비시키는 것이다. 자아는 약화되어 거짓된 자아가 그것을 대신하게 되며 그러한 속에서 나는 존재한다라는 의식이 무디어져 타인들의 기대에 대한 총체로서 자아를 경험하는 것으로 바뀌어진다. 즉 자율성은 타율성으로 대체되며 모든 인간 상호간에 생기는 체험은 혼미성을 띠게 되거나 혹은 H.S. 설리번Sullivan의 말을 빌리자면 병렬적 성질을 띠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자기 자신과의 투쟁에서 패배의 가장 중대한 증상은 죄책감이다. 만일 사람이 권위주의의 그물망을 뚫고 나가는데 성공하지 못한다면 도피하고자 했던 헛된 시도는 죄의 증거가 되는 것이며 따라서 또다시 복종함으로써만 비로소 떳떳한 마음을 회복시킬 수가 있다.”

 

                                                                     - 김용규,『영화관 옆 철학카페』, 이론과 실천, 2002, pp264~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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