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연수에 대한 짧은 생각 하나? 둘? 셋!

안녕하세요? 최*희입니다. 이번에도 조*수샘 메신저를 이용하게 되었네요.
더 일찍 보냈어야 하는데....
제 글은 저번에도 그렇지만 이번에도 읽고서 기분 나쁠 분이 계실 겁니다. 정신건강을 위해서 그런 분들은 바로 닫아 주시고(그래도 안 읽으시면 나중에 대화에서 소외될 겁니다ㅋㅋ), 그래도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분들은 끝까지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좀 길거든요^^
가정통신문 써야 할 황금같은 시간(목요일 저녁)을 내서 쓴 글입니다^^

제가 수요일 저녁에 생각을 고쳐먹었습니다. 기왕 연수가서 저녁까지 먹고 올 바에야 (일부는 밤에 노래방이나 나이트가면 거기까지 참석했다가 오자는 말도 오갔음) 아예 하룻밤 자고 오는게 낫겠다 싶어서 숙박하고 올려고 말입니다.
그런데 낮에 점심 먹다 들어보니 숙박하는 사람이 열두명밖에 안된다길래 숙박은 당연히 취소되겠지 싶어 얘기를 안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첨에는 과반수가 넘는 사람들이 1박2일에 찬성했기 때문에 1박2일로 감포에 가는 걸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우연히 들어보니 처음부터 하루(점심만인지는 잘 모르겠음)가 40여명, 1박2일이 26명이었다는군요. 아니 그러면 당연히 하루일정으로 잡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하고 얘기했더만 그건 '다수결의 횡포'라더군요. 1박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의견도 존중해줘야 한다더군요.

저는 그동안 20여년을 중학교에만 있어놔서 인문계 고등학교 직원연수는 처음가는데 (여름방학때 점심식사는 못갔는데 그것도 나중에 들어보니 누가, 얼마를 계산했는지 아무도 모르는 이상한 점심이었더군요) 그동안 제 경험으로 볼 때는 다수결의 원칙으로 정하는 게 가장 타당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다수결의 횡포'라는 얘기를 듣고 아! 인문계 고등학교는 직원연수도 참 창의적으로 하구나, 과연 낙동인문계 고등학교답게 모든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는 친목 도모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중학교적 동료들을 만나면 얘기할 새로운 경험이 또 하나 생겼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다른 샘들의 얘기를 들어보니 다들 그렇게 소수의 생각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더군요.
똑같이 내는 상조회비인데 누구는 점심만 먹고, 누구는 저녁에, 숙박에, 아침까지 (그 사이 술값은 어찌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이건 불공평하다, 1박2일하고 싶은 사람들은 저거 돈으로 하면 안되나.... 침묵하는 다수의 의견이 많더군요. 그래서 이들을 대변할 의무가 있는 건 아니지만 돈 문제라면 저도 엄청 예민하기 때문에(경제도 어려운데 말입니다) 참을 수 없어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못하면 입에 가시가 돋고 수명이 단축되는 성격이라서요^^ 젊은 것이 건방지다고 얘기하실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저도 저보다 젊은 사람들 많은 데 가면 나이 먹을 만큼 먹었다고 대접받기도 하는지라 겁 없이 씁니다.

물론 가는 사람 숫자가 줄어서 안가는 사람들도 점심값을 주겠다, 점심만 먹고 가는 사람들은 만원줄테니 갈 때 어디 구경을 하든, 저녁을 먹든 마음대로 알아서 쓰라.... 뭐 이런 얘기도 있더군요.

아니, 점심만 먹으러 감포까지 갈 건 뭡니까? 버스까지 전세내서요. 버스 전세내지 말고 그 돈(3-40만원 정도 하지 않을까요? 게다가 기사 팁까지 포함하면?)으로 부산서 더 푸짐하고 맛있는 거 먹으면 안되나? 하는 반박을 어느 분께서 하셨습니다. 뭐 이건 감포서 먹을 점심 메뉴가 뭔지 아직 모르는 관계로 적절한 반박이라고 할 수 없겠습니다만 점심 메뉴가 도대체 무얼지 정말 궁금합니다. 부산서는 절대 맛볼 수 없는 정말 맛있고, 기똥찬 메뉴라야만 이런 불만을 단번에 해소할 수 있을 겁니다. 그래야 3시간여 걸리는 왕복시간도 아깝지 않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정말 더 중요한 건 돈입니다. 정작 상조회비는 백만원밖에 안된다는군요. 나머지는 커피값과 찬조금(제가 얼핏 들었기에 정확한 액수랑 단체는 확실히 모릅니다. 교무실에 있었음 더 잘 알았겠지만...)이랍니다.

그래서 너거 낸 돈은 백만원밖에 안된다, 백만원으로 그 정도면 되지 않았냐는 얘기도 가능합니다. 그럼 커피값은 누가 냈냐? 그거 다 우리돈 아니냐? (이런 얘기할 때 저는 좀 찔립니다. 잎녹차를 즐겨마시지만 한번씩 교무실에서 티백을 가져갈 때도 있는데 제가 도대체 커피값을 냈는지 안냈는지 모르거든요. 사인하면 된다고 하는데 그것도 했는지 안했는지 기억에 없고 월급명세서에도 커피값이라고 적혀 있질 않으니.... 특히 저같이 올해 온 샘들은 비슷하지 않을까 싶은데 내년부터는 현금으로 내기로 하면 어떨까요? 아님 아예 각자 커피는 각자 사먹든가^^ 그럼 너무 야박한가요? 따로 있으니 사실 교무실 내려가서 먹을 기회가 잘 없기도 하더군요), 그리고 찬조금도 결국 직원연수라는 명목으로 받았을텐데 그거 다 똑같이 써야 맞는 거 아니냐? 뭐 이런 반박이 있었습니다.

이 반박이 타당한지 어떤지는 여러 샘들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만 저는 찬조금 부분은 좀 더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우리가 정말 돈이 많이 드는 연수를 가겠다 하면 미리부터 계획을 세워서 2학기부터라도 상조회비를 얼마씩 더 걷어서 우리 돈으로 가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자발적으로 오는 찬조금이야 사양하지 않는 게 도리겠지만 우리가 먼저 요청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봅니다.

제 개인적인 하소연도 하나 하겠습니다. 저는 사실 이번 연수와 관련된 모든 내용을 점심시간에 귀동냥으로 다 들었습니다. 물론 직원회의 때 한 얘기는 제가 참석을 공식적으로 거부한 고로 할 말이 없지만 참석 여부, 일정에 대한 선택은 제가 해보지도 못했습니다. 부에선 실별로 하는 줄 알고 빼고, 실에선 부별로 하는 줄 알고 뺐더군요(물론 부와 실을 원망하는 건 절대 아니니까 두 부장님 저보고 야단치시면 절대 안됩니다!!).
처음부터 교무실에 명렬을 붙여서 각자 표시하라면 저처럼 빠지는 사람도 없고 전체 샘들의 의견도 한눈에 들어오고... 그게 훨씬 더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어 그냥 써 봅니다.

어쨌거나 이런 다수의 의견을 듣고 제가 아쉬운 부분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정말 1박2일의 연수를 가고 싶었다면 샘들이 가고 싶어 할 장소와 계획을 짜서 설득하는 작업을 벌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렇게만 되었다면 저도 열심히 설득작업에 나설 수 있었는데 말입니다.

둘째, 정말 어찌할 수 없이 1박2일과 하루로 나눠야했다면 하루 일정으로 가겠다는 샘들은 점심만이 아니라 오후 일정(경주 일대는 볼거리가 얼마나 많습니까? 그런 곳에 가면 설명해줄 샘도 우리학교에는 몇분이 계십니다)도 넣고, 저녁까지 맛있는 걸로 먹고 올 수 있도록 계획을 짰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셋째, 이런 계획은 직원회의 시간에 공개리에 얘기를 하고 찬반투표를 하는게 정말 민주적이지 않을까? (물론 '반대하는 사람은 얘기해주세요' 이런 식으로는 말고요. 이렇게 얘기하면 소심한 다수는 얼마 전 회의 때처럼 속으로만 중얼거리다 맙니다. 손을 들어 찬반 결정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어떤 약아빠진 사람은 '반대하는 사람 손들어 주세요' 그러고는 다들 눈치본다고 주저하는 사이에 '없네요. 그럼 통과된 걸로 하겠습니다' 하고 넘어가는데 그것도 절대 안됩니다!)

뭐 이런 얘기 주절주절 늘어놓는다고 예약한 버스랑 숙소, 음식점 취소하고 연수 처음부터 다시 계획하자는 건 아닙니다. 만약 그리되면 아마 저 돌 맞겠죠? 제 명에 죽고 싶습니다^^

그냥 '담부터는 이러지 말자, 누가 봐도 이건 합당한 방법이다 이런 식으로 계획하고 실시하자'(물론 연수만이 아니고 모든 학교 일들이 당연히 이래야겠죠) 그런 얘기입니다. 이런 말도 제가 뭐 대단한 사람이라서 하는 게 아니고 낙동고의 한 구성원으로서 낙동고의 발전과 직원 친목을 바라는 소박한 마음에서 우러나온 충정!이라 봐 주십시오ㅠ.ㅠ ♥낙동♥ 

참고로 위와 같은 말들이 오고 갈 때 있었던 서모샘이 점심만 먹고 오기는 좀 그렇다, 기왕 간 김에 구경도 좀 하고 오자 하시면서 여기 저기 발품을 팔아서 멋진 코스를 짰다고 하십니다. <대왕암-감은사터-골굴암>인걸로 아는데 시간이 되면 장항리 절터도 간답니다(공짜라서 더 매력이 있는 장소들입니다^^ 물론 멋진 설명도 기대하시라!). 따끈따끈한 저녁식사도 있을 예정이랍니다. 간식은? 아마 갈 때 먹고 남는 게 있겠죠^^ 약속땜에 점심만 드시고 오실 분들은 따로 차편을 마련해야 되지 싶습니다(갑자기 제가 총무가 된 듯한 묘한 기분이 드네요ㅋㅋ). 교무실에서 아침에 의논이 있겠죠.

(틀림없이 바쁜 아침 시간에) 긴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상, 낙동고의 무궁무진한 발전과 직원 친목을 바라는 소박한 교사가 썼습니다.

뱀발이라고 하나요. 필요없는 말이지만......
처음 쓸 때는 용감하게 썼는데 다 쓰고 나니 약간 켕기네요. 전달을 주로 했지만 제 표현이 다소 거칠어 거슬리는 분들도 계실 거 같아(이럴 때는 항상 가정교육의 부실을 원망하곤 합니다만)....이 글땜에 속상하신 분 계시면 제가 개인적인 감정이 있어서 쓴 거는 아니라는 거 다시, 거듭, 또 말씀×말씀2드리고 싶습니다.
이 글에 대한 반론이 있으신 분은 언제든 환영합니다만 제가 시간이 없어서 답변은 책임질 수 없습니다. 성적표도 출력해야 하고 짐정리도 하고 바쁘거든요. 양해해주시길.

아 참! 하나 더 말씀드리자면 아침 직원회의 시간에 마이크 잡고 얘기하라는 열화와 같은 성원들(성원해주신 분들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드립니다)이 있었지만 틀림없이 시간 관계상 허락이 안 될 것이라 할 수 없이 이렇게 썼습니다. 모든 교사의 자유로운 발언이 아직도 보장이 안되는지라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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