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호흡

                            - 문태준

 

꽃이 피고 지는 그 사이를

한 호흡이라 부르자

제 몸을 울려 꽃을 피워내고

피어난 꽃은 한번 더 울려

꽃잎을 떨어뜨려버리는 그 사이를

한 호흡이라 부르자

꽃나무에게도 뻘처럼 펼쳐진 허파가 있어

썰물이 왔다가 가버리는 한 호흡

바람에 차르르 키를 한번 흔들어 보이는 한 호흡

예순 갑자를 돌아나온 아버지처럼

그 홍역같은 삶을 한 호흡이라 부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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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06-11-27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태준, 참 낭착낭착한 시어로 시를 쓰는 사람입니다.
좀 끈적거리고, 삶이 그렇듯 마지못해 한 호흡이라도 왔다가 가는,
그걸 보는 사람. ㅋㅋ

해콩 2006-11-27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끈적거리나요? 오히려 담백하다고 생각했는데...
한 호흡... 저도 요즘 아주 깊고 긴 한 호흡을 내어뱉고 있는 중입니다. =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