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근심은 가볍다
기차는 떠나서
기차는 달린다
움직이는 건 가볍고
움직이는 근심은 가볍다
달리는 기차 바퀴 소리의
그 꿈결이
이 기나긴 쇳덩어리를 가볍게
띄운다-꿈결 부상 열차
교행 때문에 서 있으면
근심도 서서 고이고
꿈꾸는 간이역도 보이지 않는다
기차는 움직인다
움직이는 건 가볍고
움직이는 근심은 가볍다
정현종의 <세상의 나무들> 중에서

정현종 시가 눈에 들어와서 퇴근길에 서점을 두 군데 들렸다. 정현종의 시집이 문학과 지성사에서 3권 나왔는데 내가 보고 싶던 <한 꽃송이>는 없었다. <세상의 나무들>을 보다가 이 시가 맘에 들었다. 일상을 떠나 여행을 하고 싶은 요즘 심정을 합리화하기에 딱이다 크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