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정현종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를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1989, 세계사
늘 지나가고 놓치고서야 이 시를 되뇌인다.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ㅠㅠ
있을 때 잘하자, 후회 없이, 미련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