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지지자를 위한 동료 시민 안내서
지니 게인스버그 지음, 허원 옮김 / 현암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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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친절한 안내서. 모든 이의 인권을 존중하는 입장에서 읽어보았다. 나 스스로를 지지자라고 말하기에는 내가 갖고 있는 건 (비교적) 열려있는 마음밖에 없기에 조금 더 알고 싶었다. 그런 면에서 나의 목적에 잘 부합하는 책이다.

LGBTQ+의 +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알게 되었고 새로운 용어가 계속 생겨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또 생물학적 성 - 젠더 정체성 - 젠더 표현 - (누구에게) 끌림 - 친밀한 행위(를 누구와 하는가) 의 차이에 대해 내가 피상적으로 이해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고 이 개념들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인터넷 공간에서 ‘차별금지법’에 반대하는 부모들을 많이 본다. 이 분들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성평등교육 등을 받으면서 (아이들이 몰랐으면 하는) 정보를 알게 되고 호기심에 동성애에 빠질까봐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지향은 변할지도 모르고 늦게 자각할 수도 있지만 그게 호기심으로 되는 것은 아닌데.. 이 분들의 경우 지향과 친밀한 행위에 대해 개념을 혼동 혹은 혼재하여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타인에 대한 이해, 배려심, 주의 깊은 언어 표현, 법적 제도 등 많은 것이 부족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모든 젠더를 위한 1인용 화장실’ 이다. 성공회대에서 올해 최초로 대학에 이런 화장실을 설치했다고 하는데, https://m.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035103.html

나는 한국은 물론 내가 가본 모든 곳에서 이런 화장실을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한국에서는 ‘가족 화장실’도 두 번 정도밖에 보지 못했다. 여성들은 화장실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 곳인지 잘 알고 있고 얼마 전 더욱 잘 알게 되었을 터다.

이 책에 의하면 아이들은 학교에서 매년 화재 대비 훈련을 받는데, 집 안 화재로 아이가 죽게될 확률은 9만분의 1인데 비해 아이가 자라나면서 자신이 LGBTQ+ 임을 알게 될 확률은 20분의 1이라고 한다.

(지지자가 아니어도)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세상의 여러 집단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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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9-25 12:3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얼마전에 여자를 위한 도시는 없다를 읽으면서 성소수자의 형태가 너무 다양하다는 것을 알았어요. 제가 아는건 진짜 새발의 피. 그리고 그런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도시에 대해 고민했는데 어쩌면 이런 태도에 대한 문제가 먼저 선행되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런 책은 아이들에게도 읽혀서 건강한 시민으로 자랄 수 있게 해야 하는데 이걸 학교에서 읽히자고 하면 또 난리가 나겠죠. ㅠ.ㅠ

건수하 2022-09-25 20:40   좋아요 2 | URL
맞아요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게 좋은건데… 어른들이 먼저 잘 알아야 반대하지 않게 될 것 같아요.

이 책에는 직장에서도 LGBTQ 교육을 해야한다는데 직장… 상상이 안돼요. 성폭력 교육도 제대로 시작한지 얼마 안된 것 같은데 말이에요..

독서괭 2022-09-26 12: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성소수자 지지자를 얼라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이런 책을 읽고 차별에 대해 고민하는 수하님은 이미 지지자입니다!^^ 젠더 문제가 파고들면 굉장히 복잡한 논의가 많더라고요. 현실에서 제가 제일 고민되는 부분은 화장실 문제였어요. 모든 젠더를 위한 1인용 화장실은 좋은 시도인 듯 합니다.
저 얼마전에 감동적으로 본 다큐가 있는데 <너에게 가는 길> 추천드려요! 커밍아웃 한 아이를 보는 엄마의 시선이 중심이라 엄마들에게는 더 와닿습니다^^

건수하 2022-09-26 12:23   좋아요 1 | URL
네 앨라이 ally 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스스로를 앨라이라고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읽기 시작했는데 책을 읽고 나서는 약간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만…
앞으로 제가 할 수 있는 걸 해보려고 해요.

화장실은 정말 현실적이기도 하고 함의도 있는 중요한 문제인 것 같아요.

<너에게 가는 길> 기억해둘게요. 독서괭님 글 읽고 <퀴어이론 산책하기>도 담아뒀답니다. (주제 독서는 계속되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