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으며 읽으며 끝을 봤다. 마리아 포포바가 여러 인물을 엮어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방식은 익숙하지 않지만 흥미롭고, 그 인물들 (모르던 인물도 있고 알던 인물도 있는데) 을 새로운 방식으로 보게 해 준다. 인물들간의 이야기를 엮어갈 때 신문기사나 책에 근거한 것도 있지만 그들의 개인적인 편지에 근거해 작가가 짐작 혹은 재구성한 것도 많은데, 사랑하는 사람들 간의 이야기도 많다 보니 내가 그들의 편지를 몰래 훔쳐보는 것 같아 약간 죄책감도 들었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이렇게 공개해도 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의 글이 그 사람을 얼마나 솔직하게 보여주는 가에 대해서도 의문이 있다. 우리 모두는 말할 때 그리고 글을 쓸 때 자기 검열을 하니까. 내가 죽고나서 나의 블로그, 일기 (그래서 내가 일기를 잘 안 쓰고, 써도 솔직하게 쓰지 못하는 것 같다), 서재 글 들이 내가 모르는 사람들에게 보여진다 생각하면 그리고 그 사람이 만드는 이야기의 맥락에 맞게 재구성된다면? 상상만 해도 몸둘 바를 모르겠다. 그럴 일은 없을테니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만..이런게 내가 부활한 싸이월드에 관심이 없는 이유일지도. 싸이월드 시절이 내 인생의 흑역사는 아니지만 별로 다시 보고 싶진 않다. 내 것도 다른 사람 것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성소수자도 많이 있다. 동성애라기보단 사랑, 인간과 인간의 사랑이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동성애에 대해 거부감이 큰 사람은 이 책을 별로 읽고 싶어하지 않을 것 같다. 그렇지 않은 사람 모두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종이책을 샀으니 이제 밑줄을 옮기며 다시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