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마녀의 씨 호가스 셰익스피어 4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송은주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셰익스피어 소설 <템페스트>의 현대적 해석. 아주 흥미로웠다. 고전을 새롭게 해석한다는 것이. 이 소설을 읽고 <템페스트>를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해설서 같은 소설이라니. 애트우드의 소설이 원래 좀 꼬아놓긴 하지만 참 친절하기도 하다.

이 시리즈 (굳이 말하자면 셰익스피어의 리메이크) 의 기획 의도가 그런 걸까? 이 시리즈를 기획한 호가스 출판사가 레너드-버지니아 울프가 만든 곳이라는 것도 흥미로운 점이다. 이 시리즈의 다른 책도 더 읽어보고 싶다.

여러 인물에 대한 현대적 해석도 즐거웠지만, 특히 미란다 역 배우의 미란다에 대한 해석이 좋았다 (그 부분의 밑줄만 남겨본다). 그에 의하면 미란다는 원래의 텍스트에서처럼 온실에서 자란 약하고 순진한 아가씨가 아니라 왈가닥이고, 근육이 있고 (또 나왔다, 근육!), 책을 읽는 여자다.

연극이라는 것도 아주 흥미롭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대본을 해석하고 세계를 만들어나가는 것. 문학과는 또 다르다. 함께 희곡을 낭독했던 (연극을 전공한) 모 님의 세상을 파악하는 방식 - 세계를 어떻게 설계하는 지에 대해 관심을 갖는 시각 - 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앞으로 그 분과의 대화가 더욱 즐거워질 것 같다.

+ 협박 영상이라니.. 어우. 대박. 거기다가 그게 해킹과 약을 이용해서 찍은 영상이라니.

++ 한국인이 한 명 등장하는데, 왜 그 사람이 굳이 한국인으로 설정되었는지 궁금했다. 애트우드에게 한국인의 이미지는 그런 (그런이 뭘 뜻하는 지는 책을 읽는 즐거움을 위해 여기엔 남기지 않겠다) 걸까?

여자가 된다는 건 꽝이니까요, 그렇고말고요.

우선, 미란다는 강한 여자예요. 코르셋으로 몸을 꽁꽁 감싸고 궁정이나 뭐 그런 데서 유리 구두를 신고 살아온 여자가 아니란 말이에요. 그녀는 왈가닥이에요. 세 살 때부터 온 섬을 다 기어 올랐어요.

그녀가 열두 살 때쯤 칼리반이 겁탈하려고 시도한 후로, 프로스페로는 자신이 곁에 없을 때 또다시 그런 일이 일어날 경우를 대비해서 그녀가 제 힘으로 자기 몸을 지킬 수 있도록 훈련을 시켜야 했어요. […] 미란다는 근육도 제법 있어요. 미란다가 그 통나무들을 번쩍 들어 올려서 페르디난드를 도와준 것을 보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