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한국 소설에는 비슷한 이야기일지라도 더 강하게 감정이입이 된다. 괴로운 이야기라도 담담하게 서술하려고 노력하고 비전을 직접적으로 제시하려고 했던 <여성과 광기>를 읽다가 이 책을 읽으니 바로 넉다운 되어버렸다. 강화길, 들어보기만 했었는데, 이렇게 내밀한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가 그녀의 힘일까. 하고싶은 말이 많은데 그것들끼리 꼬여 가라앉아버렸다. 시간을 좀 두고 다시 마주해야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