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권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
『미움받을 용기』
『신경 끄기의 기술』
『자존감 수업』
『아주 작은 습관의 힘』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
『언어의 온도』
『모든 순간이 너였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돌이킬 수 없는 약속』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미 비포 유』
『오베라는 남자』
『봉제인형 살인사건』
『아몬드』
『82년생 김지영』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1Q84』
『고양이』
『아가씨와 밤』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직지』
『사피엔스』
『팩트풀니스』
『라틴어 수업』
『공부머리 독서법』
『반일 종족주의』
이 28권 중 딱 네 권을 읽었고 읽다가 만 책이 한 권 있다. 사 두고 안 읽은 책이 세 권 있고. 사 두고 안 읽은 책은 이 책을 읽고나니 안 읽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처분하려고 했으나, 아직 처분하지 못했다. 아무래도 스스로 읽고 확인하고 싶은 것 같다.
저자는 자신이 베스트셀러를 즐겨 읽던 시절을 생각하며, 베스트셀러를 읽는 사람은 '독서 초보' 인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베스트셀러를 즐겨 읽던 시절 역시 나름 즐겁게 잘 지냈다. 다만, 알면 알수록 선택지가 확장되고, 거기에서 얻는 즐거움이 더욱 늘어나는 것 또한 분명하다. 따라서 일단 책을 읽기로 결심하고 책의 세계를 찾아온 ‘독서 초보’들이 책의 세계가 무한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 안에서 좀 더 섬세한 만족을 찾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
그래서 그 책의 어떤 점이 아쉬운지, 또 좋은 점이 무엇인지를 써 보았고 독자들이 더 넓은 책의 세계로 나아가기를 바란다고.
막 진지하지만은 않고 농담도 자주 하고 본인의 경험담도 나오는데, 저자가 아이 둘을 둔 '엄마' 였고 페미니즘적인 시각도 자주 보여서 공감이 많이 되었다. 그런데 사실 가장 좋았던 부분은 <사피엔스>에 대한 글의 한 부분이었다.
유발 하라리는 그것 (예전에 종교가 하던 역할, 공공선에 대한 관념을 학습하고 타인에 대한 사랑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것)을 그저 ‘상상력’이라고만 말했지만 나는 그 상상력이 문학을 의미한다고 본다. 여기에서의 문학은 소설뿐 아니라 연극, 영화, 만화 등 ‘서사’를 가진 모든 것을 의미한다. 종교가 당위적 측면을 강조했다면 문학은 타인에게도 나와 비슷한 감정이 있다는 것을 일깨우고, 사람의 생각과 행동이 얼마나 복잡한 결에 의해 움직이는지를 인류에게 학습시켜주는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 우리는 문학을 통해서 비로소 세상의 복잡한 맥락을 이해하고, 동물의 한 종류로서 가질 수밖에 없는 공격성을 억누를 수 있으며, 그렇게 함으로써 ‘인간성’을 유지하고, 그리하여 더 나은 세상으로 한 걸음 다가설 수 있다. ... 이것이 『사피엔스』를 읽으며 내가 생각한, 우리가 이제껏 소설을 읽어왔던,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읽어야 하는 이유이다.
나는 유발 하라리가 <사피엔스> 에서 '왜 대부분의 인류 사회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우위를 잡게 되었는가' 에 대해서
가부장제는 너무나 보편적이기 때문에, 우연한 사건에 의해 촉발된 모종의 악순환의 결과일 수가 없다. 거의 모든 문화가 여성성보다 남성성을 가치있게 여기는 데는 모종의 보편적인 생물학적 이유가 존재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라고 말했을 때 빡치는데 바빠 이런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사람마다 느끼고 생각하는 게 다르고, 또 그 중 그 생각을 잘 써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읽을 수 있으니 참 고맙고 반갑다.
이 책에 이어 한승혜님의 <다정한 무관심>을 출퇴근길 듣고 있는데.. 음 사실 운전하며 듣기는 조금 지루하다 (살짝 졸리다). 그래도 조금 더 들어보려고 한다. '상식적'이고 친절한 저자가 마음에 들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