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50
세상을 살다 보면 세상 이치를 알게 된다. 세상 이치를 알게 된다는 건 기쁜 일이지만, 그와 동시에 나날이 위험이 많아져 방심할 수 없게 된다. 교활해지는 것도 비열해지는 것도, 표리 두 겹으로 된 호신용 옷을 걸치는 것도 모두 세상 이치를 아는 결과이며, 세상 이치를 안다는 것은 결국 나이를 먹는 죄값이다. 노인 중에 변변한 자가 없다는 것도 같은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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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84
< 위험함 가계 > .1969
1.
그해 늦봄 아버지는 유리병 속에서 알약이 쏟아지듯 힘없이 쓰러지셨다. 여름 내내 그는 죽만 먹었다. 올해엔 김장을 조금 덜 해도 되겠구나. 어머니는 남폿불 아래서 수건을 쓰면서 말했다. 이젠 그 얘긴 그만하세요.
....중략

3.
.....
실패하시고 나서 아버지는 3년 동안 낚시질만 하셨어요. 그래도 아버지는 너희들을 건졌어. 이웃 농장에 가서 닭도 키우셨다. 땅도 한 뙈기 장만하셨댔었다. 작은누이가 마침내 울음을 터뜨렸다. 죽은 맨드라미처럼 빨간 내복이 스위터 밖으로 나와 있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채소 씨앗 대신 알약을 뿌리고 계셨던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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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82

< 먼지투성이의 푸른 종이 >
나에게는 낡은 악기가 하나 있다. 여섯개의 줄이 모두 끊어져 나는 오래 전부터 그 기타를 사용하지 않는다. ‘한때 나의 슬픔과 겯정들을 오선지 위로 데리고 가 부드러운 음자리로 배열해주던‘ 알 수 없는 일이 있다.
.....중략....

먼지투성이의 푸른 종이는 푸른색이다.
어떤 먼지도 그것의 색깔을 바꾸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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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 대한 연민 - 혐오의 시대를 우아하게 건너는 방법
마사 C. 누스바움 지음, 임현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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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75

문학은 고독한 사색의 순간 내면의 눈이 되어준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함께 창조할 수 있는 경험도 필요하다.
 (.....중략....)
예술이야 말로 인간의 다양성을 자연한 운명으로 여기며 피하지 않고 , 즐겁고 유쾌하게 안타깝고 기쁘게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다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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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 대한 연민 - 혐오의 시대를 우아하게 건너는 방법
마사 C. 누스바움 지음, 임현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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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7

우리는 정돈된 세상을 갈망하기 때문에 간단하고 헛된 해결책의 유혹에 쉽게 빠진다. 복잡한 진실을 파헤치는 일은 어렵고 개인의 기쁨을 보장하지 않는 세상에서 희망을 품고 사는 것보다 ​먀녀를 불태우는 편이 훨씬 쉽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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