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스탄티노플 함락의 역사적 의의는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야 나타났다. 일이 발생했을 때 사람들이 제일 먼저 떠올린 건 마팀내 로마제국이 완전히 사라젔다는 것이다.
비잔틴은 고대 로마의 뒤꽁무니에 1000년 동안 길게 이어진 바퀴 자국이었다. 화려한 전성기도 있었지만 결국 작열하는 태양 아래 물 자국처럼 증발해버렸다. 당시 고대 로마인들은 호사스러운 목욕탕에 몸을 담그고 휘파람을 불며 자신으 제국이 화강암으로 만든 이 목욕탕처럼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사람들은 알고 있다. 끝나지 않는 축제는 없으며 모든 것에는 끝이 있다는 사실을. - P31
양둥은 대형 모니터 속 대륙과 바다를 가리켰다.
"하지만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환경은 물리적 매개변수가 너무 제한적이에요. 예를 들어 액체 상태의 물은 아주 좁은 온도 범위 내에서만 존재하죠. 우주학의 관점에서 보면 더 분명해요. 빅뱅이 가능한 매개변수는 1경 분의 1의 오차만 있어도 중원소가 생겨나지 않고 생명체도 생겨날 수 없어요. 이 세상이 어떤 존재에 의해 지혜롭게 설계되었다는 증거가 아닐까요?"
녹색안경이 고개를 저었다.
" 빅뱅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지구의 환경은 그렇지 않아요.
지구에 생명이 출현하고 생명도 지구를 바꿨죠. 지금의 지구 환경은 자구와 생명이 상호작용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 P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