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 배고파 죽겠다. ㅠㅠ
남들이 보면 잠이나 자지 이 시간에 웬.. 라고 하겠지만 자서는 안 될 사정이 있기에 버티고 있는데, 그렇다고 배고픔에 굴복하여 밤참 따위를 먹어서는 더더욱 안 된다. 날짜는 시시각각 여름으로 치닫고 있는 판국에 쭉쭉빵빵 몸짱 대열에 끼기 위한 가열찬 다이어트와 운동은 못해줄 망정 여기저기 살을 더 보탤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시간에 뭘 먹었다가는 부대껴서 절대 잠을 잘 수 없다. 그냥 버텨야만 한다. ㅠㅠ
배가 고프다 보니 일도 손에 안 잡혀 사방을 헤매다니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부작용이 더 크다. 왜 가는 곳마다 이렇게 맛난 사진들, 맛깔난 음식 관련 글들만 눈에 띄는지.. 원래도 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 그런 종류를 부러 찾아다니긴 하지만 지금은 그저 고문일 뿐.
거기다가 다른 사이트에 올려놓은 옛날 내 글까지 발견하고는 완전히 기절해 버렸다. 그 글도 이렇게 배는 고프고 잠은 안 오던 어느 밤에 쓴 넋두린데, 지금 내 심정과 99% 똑같다. 그래서 옮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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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지금 가장~ 먹고 싶은 것은, 윤기가 반질한 빠알간 양념이 듬뿍 묻어 있는 떡볶이!! (얇고 넙적한 오뎅과 파도 듬뿍 들어 있는) 거기에 옵션으로 라면사리와 쫄면사리, 계란사리, 만두사리도 있음 좋겠고요, 막 튀긴 따끈따끈한 튀김과 오뎅국물도 필요해요!!! (콜라나 사이다는 필수) 그리고 후식으로는 나뚜르 딸기 아이스크림을 한 통 다아 먹을래요.
흑, 근데 이 밤중에 그런 게 어디 있겠습니까. 지금 부엌에 가보니 눈에 띄는 거라고는 삶은 고구마 3개, 정체를 알 수 없는 곡물 알갱이가 주렁주렁 박혀 있는 빵 한 덩어리, 아몬드 초콜렛통(저건 빈 통임을 알므로 패쓰!), 아까 내려놓고 안 마신 커피 한 주전자, 녹차 몇 봉지, 자일리톨껌뿐이군요. 아악, 슬퍼요!!!! 배고픔이 가라앉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건지, 아무거라도 먹어서 이 허기를 달래야 하는 건지.. 갑자기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이 생각나네요. 너무 배가 고픈 부부가 맥주만 몇 캔 해치우다가, 결국 참지 못해 맥도루나루를 털러 나선 얘기. 그 얘기 하니까 갑자기 햄버거도 먹고 싶습니다. 크라제 버거의 필리스랑 칠리프라이..까지는 너무 꿈이 큰 것 같으니까 안 바라고, 그냥 버거킹의 불고기와퍼나 치즈와퍼 정도로도 만족할 수 있는데.. 흑, 그러고 보니까 갑자기 태국요리도 먹고 싶어요!!!!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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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보니 짜증난다. 아, 배고파. ㅠ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