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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버트로스의 똥으로 만든 나라 - 누구나 꿈 꾸는 세상
후루타 야스시 지음, 요리후지 분페이 그림, 이종훈 옮김 / 서해문집 / 2006년 5월
평점 :
제목부터 흥미를 불러 일으켰지만 책의 구성 또한 독특했다.
짧막한 글과 함께 나오는 재치있는 그림들이 책장을 넘기는 손짓을 자꾸 조심스럽게 만들었다.
짧막한 책이였지만 읽어가면서 이 책의 내용이 사실일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마지막에 나우루 공화국에 대한 사진과 정보는 새로운 발견이라는 흥분과 함께 책을 통한 간접경험 및 체험은 내 얼굴에 꿈꾸는 듯한 미소를 만들어 주었다.
나우루 공화국... 나우루 공화국.. 정말 이런 나라가 존재 했었다니..
세상은 넓고도 좁으며 비슷하면서도 다르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렇게 나우루 공화국은 그 존재만으로도 내 마음속에 작은 꿈을 선사해 주었다.
남태평양 적도부근에 떠 있는 작은 섬나라, 바티칸과 모나코에 이어 세계에서 셋째로 규모가 작은 독립국 나우루 공화국...
섬둘레는 약 19km.. 자동차로 천천히 돌아도 30분 밖에 걸리지 않고 여의도의 2.5배 정도 크기에 18석의 의회 그리고 두 곳 밖에 없는 호텔등등.. 과거의 부유함은 흘러간채 가난하지만 비교적 즐겁게 살고 있는 나라.. 과연 이런 작은 나라.. 과장하자면 동화속 같은 나라가 존재 하다니 아직 그 사실이 믿겨지지 않는다.
그냥 섬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곳이 한 나라라니...
그리고 한때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였다니 그 사연이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앨버트로스라는 새의 똥.. 즉 인광석의 엄청난 자원덕에 상상속에서나 존재했을 그런 나라였다. 빈부의 격차 없이 모두가 부자였고 결혼을 하면 나라에서 집도 그냥 주고 전용비행기로 해외로 쇼핑을 다니고 일을 전혀 하지 않아도 풍요롭게 살 수 있는 나라가 나우루 공화국이였다.
그런 풍요속에 사람들은 게을러져 갔고 그 안에서 자행된 만행이며 인광석을 탐낸 다른 나라의 침략속에 점점 황폐해져갔다.
작고 특수한 나라이기에 이해가 가능했던 어린아이 장난 같던 정치와 사고가 가능했던 나라.. 그 안에서 처음 갖었던 신비감은 인간의 타락이라는 경지까지 내려갔다. 충분히 더 나은 국가를 만들 수 있었음에도 과거의 풍족한 생활에 젖어 편하게 풍요를 누리려던 어리석음은 비참한 결과를 낳게 되었다.
인간이라는 동물의 특성상 한번 맛본 편안한 삶을 잊을 수가 없게 되고 그 욕망 추구를 위해 소중함의 척도를 잊은채 욕심을 채워가기 바쁘다는 걸 안다. 그 예시를 보여준 것이 나우루 공화국이 아닌가 싶다.
작은 나라이기 때문에 이런 동화같은 애기가 가능했고 더디긴 했지만 자각 또한 빠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믿기지 않는 존재의 사실 앞에 참 많은 것을 꺼내 보게 되었다.
가끔씩 자주 그런 삶을 꿈꾸면서도 정말 그런 나라가 존재했다고 하자 왜 그들의 삶이 무료하게 느껴졌을까?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늘 불평불만을 안고 살면서 그런 예를 보면서도 왜 행복하다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을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어서 만족을 모른다는 생각과 한편으로는 물질적 풍요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자각하고 느꼈기에 그들이 부럽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의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욕망은 자아 실현이라고 하는데 나우루 공화국 사람들은 그 많은 물질로 모두다 자아실현을 이루었을까? 아닐 것이다. 그 실현을 이루었다면 나라의 운명이 그리 화려한 퇴보의 길을 걷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그 풍요는 무료하고 모든것을 멈추게 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육체는 풍족했으나 결코 이성은 풍족하지 못했던 삶.. 그 삶이 모든 사고를 무기력하게 만들어 버린 것 같다.
그런 나라의 예를 보았음에도 나도 무언가를 위해 움직이는 모습은 만족할줄 몰랐던 나우루 공화국 사람들을 닮았는지도 모르겠으나 그 움직임은 훨씬 더 건전하길 바라는 마음이 가득하다.
동화책을 읽는 듯한 느낌이였으나 인정해야 하는 진실이 있는 이야기..
신비로웠다. 나우루 공화국을 가보고 싶다는 충동저인 생각이 들정도였다. 현실을 인정하며 즐겁게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직접보고 싶기도 하고 그 작은 나라를 꼭 둘러보고 싶다는 생각도 강했다. 도보로 그 나라를 다 돌아볼 수 있는 곳... 상상만 해도 꿈을 꾸는 듯 하다.
과거의 풍요와 만행을 통해 작은 나라라고 무시한듯한 나의 생각은 그 풍요와 만행을 비판하는게 아니다.
꿈꾸는 듯한 곳이 존재했다는 사실.. 왠지 나우루 공화국은 모두다 새로운 꿈을 동시에 꿀 수 있다는 환상이 짙어 또다른 만행을 내가 심고 있는 느낌도 들지만 이 넓은 세계에서 보지도 가보지도 못한 나라를 통해 느끼는 이 친밀감은 주체하지 못해 잠시 걸쭉한 꿈을 꾸었다고 생각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나또한 넘치는 꿈을 꾸고 있는 듯 하다..
나우루 공화국이 남태평에 떠있듯 내 마음에도 그렇게 둥둥 떠다니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어느새 나의 작은 꿈이 되어버린 나우루 공화국...
제대로 중독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