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뻬쩨르부르그 이야기>

니꼴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 조주관 옮김, 8000원

1판 1쇄: 2002년 9월 15일

 

 

* 왜 하필 19세기 러시아 문학일까?

 

  누가 뭐래도 19세기는 러시아 문학의 황금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1800년대 초 유럽에 불어닥친 감상주의를 까람진이 도입하면서 고전주의 문학을 청산하고 낭만주의 문학이 등장했습니다. 황제와 그 주변인물의 묘사에 머물렀던 고전주의적 러시아문단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오면서 러시아 문학은 그야 말로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게 됩니다. 이름만 들어도 너무나 유명학 작가들이 19세기에 엄청나게 두각을 나타냅니다. 시대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뿌쉬낀, 고골, 벨린스키, 투르게네프, 도스또예프스끼, 톨스토이, 체호프 등등 이 모든 작가들이 19세기 러시아가 배출해낸 작가들 입니다. 이들만 보더라도 문학의 장르에 왜 <19세기 문학>이라고 이름이 붙여졌는지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19세기 러시아 문학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네이버 백과사전

http://100.naver.com/100.nhn?docid=822556

 

 

 

* 러시아 문학은 어렵다는 편견을 버려!!

 

  고등학교 때 문학을 읽겠다고 도스또예프스끼의 <죄와 벌> 두 권을 겨울 방학 내내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낑낑대며 읽긴 읽었지만 내용은 생각나지 않고, 너무 어려워 문학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그러다 몇년 전, 우연히 열린책들에서 발행된 도스또예프스끼 전집을 한 권 사서 읽고, 러시아 문학에 홀딱 반하고 말았습니다. 번역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열정이 그대로 느껴졌고, 저자가 그려내는 러시아인의 특유의 기질에 매료 당했던 거지요. 러시아인의 기질만 파악하더라도 그들의 이야기가 얼마나 재미난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도스또예프스끼를 통해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골고루 섭렵하고 보니, 러시아 문학은 절대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기에 여러분들도 충분히 재미나게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 <뻬쩨르부르그 이야기>를 고르게 된 이유...

 

  19세기의 러시아 문학들은 실로 엄청납니다. 대문호 뿌쉬낀만 하더라도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었던 작품들이 많이 남아 있고, 도스또프스끼의 전집이 18권으로 나와 있을 정도로 무척 많습니다. 그 가운데 <이것이 러시아 문학이다> 라고 한 작품을 고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도스또예프스끼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 전집 중 첫번째 책 <분신, 가난한 사람들>을 소개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도스또예프스끼가 한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러시아의 작가는 모두 고골의 <외투>에서 나왔다'

 

  이 말때문에 고골의 작품을 고르게 된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도스또예프스끼 작품을 읽고, 뿌쉬낀을 읽고, 고골을 읽고, 체호프를 읽으면서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접하게 되었지만, 도스또예프스끼의 말을 무시할 수가 없었습니다. 도스또예프스끼의 <가난한 사람들>을 읽고 고골의 <외투>를 읽었더니 비로소 도스또예프스끼가 한 말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거기다가 <가난한 사람들>을 더 이해할 수 있었고 책을 통해 소중한 연관관계를 만났던 계기가 되었습니다.

 

 

 

* <뻬쩨르부르그 이야기> 속으로

 

  이 책에는 총 다섯편의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고골이 관리가 되기 위해 러시아의 수도 뻬쩨르부르그에 상경하면서 느낀 도시의 모습들이 들어 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 문학이 처음이라면, 고골의 작품들이 조금은 생경하게 다가 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른 작가들이 그려냈던 낭만주의, 사실주의의 작품들도 실려 있지만 고골만의 환상적이고, 풍자적인 면이 두드러지는 작품이 더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러시아 문학의 낭만적이고 사실적인 작품들을 충분히 대했다면 이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고골의 작품을 더 재미나게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사전경험이 없더라고 고골의 작품은 19세기 러시아를 알기에 충분한 매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환상소설의 대표격인 <코>를 비롯해서, 도스또예프스끼가 극찬했던 <외투>, 자신의 운명을 예언한듯한 <광인일기>, 그로테스크한 <자화상>, 비교적 서정적인 <네프스끼 거리>. 이 다섯편의 단편 속에서 러시아를 느낌은 물론이고, 고골만의 독특한 문학세계로 충분히 젖어 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 책들도 같이 읽어 보세요~~



<분신, 가난한 사람들>

도스또예프스끼 저, 석영중 옮김

 

 

 

 

- 이 책을 읽고 <외투>를 읽어서인지 공감이 많이 갔고, 러시아인들의 자잘한 모습까지 들여다 볼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어요

 

도스또예프스끼의 전집



 

 

 

 

 

 

 

 

 

 

뿌쉬낀의 작품들

 
       
<잠 안오는 밤에 쓴 시> <벨낀 이야기>   <청동 기마상>     <보리스 고두노프>


 <대위의 딸>





 

 

 

<부록>-  러시아 이름은 너무 어려워요!!

 

  도스또예프스끼 책을 읽으면서 길들었던 습관은 책 앞장에 나와있는 등장인물란에 손가락을 끼우고 읽었다는 것입니다. 그나마 등장인물 소개가 없을때는 메모를 해보기도 했지만, 익숙해 지는 것 밖에는 도리가 없었습니다. 러시아 이름은 우리나라의 이름처럼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러시아인의 정식 이름은 '이름 부칭 성'으로 구분되어 집니다. 거기다 애칭도 많기 때문에 한 인물을 부르는 이름은 순식간에 서너개가 되기 일쑤 입니다. 부칭은 아버지의 이름에 'ovich(evich)'나 'ovna(evna)'를 붙여 누구의 아들과 딸임을 나타냅니다. 고골의 예를 들어 보자면 <니꼴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이 공식석상의 호칭입니다. 즉, 니꼴라이(이름) 바실리예비치(부칭. 아버지의 이름이 바실리예비치임을 뜻한다) 고골(성)순입니다. 고골(제삼자를 칭할 때를 빼고)이라고 부르는 것도 실례고 그렇다고 일반적으로 니꼴라이라고는 부리지는 않습니다. 친한 사이일때 꼴랴라는 애칭은 가능하지만요. 니꼴라이 고골이라고 부르는게 일반적 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작가의 예도 들어 볼까요?

우리가 뿌쉬낀, 도스또예프스끼로 알고 있는 작가들의 원래 이름도 상당히 깁니다.

 

뿌쉬낀: 알렉산드르 세르게예비치 뿌쉬낀

도스또예프스끼: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또예프스끼

 

무척 길지요? 이제 러시아 이름에 대한 궁금증이 조금은 풀렸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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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위대한 작곡가의 생애와 예술 - 웬디 톰슨
 
2. 오르세 미술관 - 시모나 바르탈레나
 
3. 서정과 현실 하반기
 
4. 책으로 세상을 움직이다 - 기획의회엮음
 
5.~6. 열하광인 상, 하 - 김탁환
 
7. 매혹 - 존&스테이시 엘드리지
 
8~10. 한순간 바람이 되어라 1,2,3 - 사토 다카코


- 요즘엔 이벤트 응모도 안하고 있어서...
책도 안 들어 온다고 좋아하면서도 섭섭해 하고 있었는데..
역시나 정리를 안했더니...
책들이 쌓여 있다.
디카가 어디로 사라지는 바람에...
그동안 못 올린 것도 있었는데.. 결국, 디카는 발견되지 않아 핸드폰으로나마 조잡하게 정리해본다.
 
아.... 정리를 안한 사이에 열권이나 쌓여 버렸다.
헐... 머가 이리 많단 말인가.....
'위대한 작곡가의 생애' 이 책은 이벤트로 응모한 것 같은데...
<오르세 미술관>과 <서정과 현실>은 책을 보내주시는 분이 같이 보내주셨다. 황토라는 잡지와 조그마한 액자 꽂이도 보내주셨다.
정말 나는 맨날 받기만 하는구나..ㅠㅠ
 
나머지 책들은 지인이 보내준 책이다.
생일선물이라는 명목으로 나에게 괜찮을 것 같다고 선별해서 보내주었는데 무려 7권...
헐.. 정말 좋구랴..ㅋㅋㅋ
 
리뷰의 압박은 없으니 천천히 읽어보련다.
겨우 줄여 놓았던 읽어야 할 책 목록에서 10권이 확 늘어나는 순간이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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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옥편 - 한문학자의 옛글 읽기, 세상 읽기
정민 지음 / 마음산책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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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벤트 책들에 치여서 정작 내 책들을 읽지 못하는 답답한 독서의 연속이었다. 내가 좋아서 신청한 책임에도 기간 내에 읽고 리뷰를 써야 한다는 압박감은 상당한 스트레스였다. 독서의 의미조차 잃어가는 상황이기에 이벤트를 줄이고 그 동안 묵혔던 책들을 조금씩 꺼내서 읽기 시작했다. 그 변화는 미미했지만 많은 책을 읽고 리뷰를 쓰는 것보다 마음이 훨씬 편했다. 비로소 내가 제대로 책을 읽는 것 같았고, 많은 이들에게 선물 받은 책들을 꺼내 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 이 책도 선물 받은 책들 중 하나였다. 온라인으로 인연을 맺게 된 소중한 사람에게서 받은 책임에도 오랫동안 방치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책의 진가는 더 발휘 되는 듯한 느낌이었다. 소중한 사람이 준 책이였고 평안한 상태였으니 책의 내용이 내게 쏙쏙 들어올 수 밖에.

 

  정민님과의 만남은 이번이 두번째다. <책 읽는 소리>를 통해 옛 선인들의 모습에 많은 감동을 느꼈었다. 그래서 저자의 신간이 나왔다고 하기에 지인에게 말해서 받은 책임에도 이제서야 꺼내 보는 나의 손길이 부끄러워 진다. 비단 이제서야 꺼내는 마음만 부끄러우랴. 책을 읽고보니 현재의 내 삶에만 치우쳐 마음속에 허영만 채웠던 시간들까지 부끄러운 것들 투성이었다. 이 책에는 <책 읽는 소리>보다 좀 더 다양한 저자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옛글을 읽다 읽지 못할 풍경을 실은 글, 논설적인 성격의 글, 생활 속의 단상, 선인들의 독서와 단상에 대한 글들을 담고 있었다. 10년동안 쓴 글을 모았다고 해서인지 창작의 흔적보다는 편안함이 지배적이었다. 너무 빨리 읽혀 멈춤을 의도해야 할 정도였고, 멈춤 속에서는 놓쳐 버리고 싶지 않는 것들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기도 했다. 그러나 책을 덮고 난 지금은 그다지 생각 나는게 많지 않다. 소소한 에피소드만이 기억날 뿐이다. 책을 읽었음에도 어찌 기억나는게 없을까 한탄을 해보지만, 오래지 않아 결과보단 과정의 책이었기에 이런 느낌이 들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책 읽는 소리>처럼 과정이 더 벅찬 책이었다. 많은 공감을 끌어 내지 못했더라도 한 두 가지의 이야기가 내 머릿속에 박혀있는 느낌. 그 느낌들이 이 책의 전부다라고 말하지 못해도 내게는 책의 전부를 기억하는 것보다 소중하다는 기분이 든다.

 

  내게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옛글의 행간>과 <책 읽기와 글쓰기>에 대한 글이었다. 그 중에서 나를 부끄럽게 만들고 스승의 가르침을 소중하게 만들었던 글이 생각 난다. 한문학자인 저자가 석사논문을 권필의 한시로 준비할 때, 시를 번역해서 스승께 보인 일이 있었다. '텅 빈 산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비는 부슬부슬 내리는데'라는 부분을 스승이 말이 많다며 '빈 산 잎 지고 비는 부슬부슬'로 줄이게 하는 장면에서 나는 심히 부끄러워져 버렸다. 평상시에 불 필요한 말은 얼마나 많이 했으며, 책의 느낌을 남기는 이 순간에도 얼마나 많은 잡설로 채우고 있는가 하는 생각 때문에 지금도 얼굴이 화끈 거린다. 또한 차근차근 짚어 주며 가르침을 주었던 저런 스승이 분명 하나쯤은 있었을 터인데, 무조건 밀쳐내 버렸던 내가 안타깝기도 했다. 그런 안타까움과 후회로 책을 읽어 나가고 있었는데 <책 읽기와 글쓰기> 부분에서 또 한번 무너지고 말았다. 지식인들의 언어 꼬기의 실상을 보면서였다. 그런 글을 만나도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거라고 그들의 글을 찬사하기 여념이 없었다. 그러나 글의 횡포를 눈치 채지 못한 나의 어리석음이라는 깨달음이 들었다. 거기다 김훈이 '칼의 노래'에서 한 때 이순신의 연인이었던 여진의 죽음을 묘사하는 장면을 다섯장을 썼다가 '내다 버려라'로 일축 했다는 부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저자의 글에도 배우고자 하는 마음은 그득했다. 그랬기에 많은 이들에게 존경 받는 저자도 스승의 옥편을 다리미로 다리며 조심조심 보는 이유가 이러한 부끄러움이 내제 되어 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스승이 위대해서가 아니라 부족한 부분을 노력으로 채워갔던 스승의 마음을 잃지 않고자 함은 아니었을까. 몇몇 이야기를 통해 스며드는 저자의 아릿한 마음들이 내게도 번져와 잠시 스산해지는 마음을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 마음들이 정처없이 떠돌아 다시 내 곁으로 오지 못한다고 해도 저자가 느꼈던 아릿함은 오래도록 남아 있을 것이다. 내 마음속에. 그리고 앞으로의 내 삶 속에도. 너저분한 잡설로 채워 나가는 나의 글이지만, 그 느낌들을 잊지 않고자 하는 마음이라고 너그러이 품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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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나의 도시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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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소설을 많이 읽지 않는 내가 작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이 있었다. <아내가 결혼했다>와 정이현의 <달콤한 나의 도시>였다. 작년에 많은 사람들에게 이슈가 된 책이라 국내소설이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 못해도 궁금한건 어쩔 수 없었다. 분명 이 두 권은 다른 색깔의 책임에도 작년에 발간되었고, 읽으려 찜한 책이라서 그런지 꼭 같이 묶어서 비교하게 된다. 그러나 읽어봐야지 했던 사이에 기대치가 너무 솟아 버린 것일까. 두 권을 연달아 읽었음에도 씁쓸함만이 내 안에 멤돈다. <아내가 결혼했다>보다 <달콤한 나의 도시>는 좀 더 현실적이여서 인지 비교적 수월하게 읽었으나, 역시 뒷심은 약했다는 아쉬움이 든다. 31살의 싱글이라해도 나름대로 재기발랄하던 주인공 은수는 뒤로 갈수록 자신만의 색깔을 잃어 갔고 사랑 앞에선 진부해져 버렸다.

 

  은수는 분명 평범한 여인이다. 평범이라는 조건이 너무 광범위해 변화하는 은수의 상황들에 붙여도 되는지 망설여 지지만, 그녀는 평범하다고 말하고 싶다. 보통의 학력, 보통의 경력, 보통의 외모를 가진 31살의 싱글 여성. 어쩌면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인지도 모른다. 그런 은수의 일상을 들여다 보다 서서히 그녀의 내면으로 스며들어 가지만, 어느 순간 이질감을 느낀 채 떨어져 나와 버리는 나를 만나고 말았다. 그건 바로 진부함이었다. 그녀가 다니는 직장도, 그녀가 만나는 친구들도, 그녀의 가족들의 모습을 지켜보는데는 문제가 없었다. 그 안에는 늘 은수가 있었고 은수가 주인공이였기 때문이다. 그런 그녀 나름대로의 삶의 흔적들이 퍼져 있는 외면을 보는 것은 그녀의 내면 보다 솔직한 때를 다 많이 만났었다. 그러나 그녀가 그런 솔직함과 재기발랄(?)함을 잃어 버린 것은 사랑 앞에서였다. 사랑 앞에서 그녀가 더 빛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색깔을 잃어 버리고 우왕좌왕 하는 모습은 분명 내가 소설 초반에 알고 있던 은수와 달랐다.

 

  31살의 싱글녀를 보는 시선이 냉랭하더라도 나름대로 고뇌와 세상살이의 쓴맛을 안고 살아가는 은수가 낯설지만은 않아 그녀의 삶에 관심이 갔다. 그러나 그런 은수에게 다가온 사랑은 자꾸 그녀를 흐려 놓고 있었다. 결혼을 생각해야 할 나이지만 사랑을 하고 싶은 그녀의 마음을 왜 이해 못하겠는가. 많은 사람들이 그런 상황에서 품는 생각인데. 그래서 은수도 사랑을 했다. 7살 어린 연하남의 순수한 마음을 받아 보기도 했고, 친구 녀석에게도 프로포즈를 받았으며 선도 보았다. 동시에 세 남자를 만나는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에 꼭 맞는 사랑을 찾을 수가 없었따. 열정적이면 미래가 없고, 조건이 좋으면 마음이 가질 않았다. 결단도 내리지 못하고 흐지부지 마음을 정하지 못하는 사이에 그녀에게는 일이 끊이질 않았다. 부모님의 불화, 직장에서의 감봉. 어쩌다 태오(연하남)와 짧은 동거를 하다 헤어지고 친구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었다. 하나하나 정리해가며 그나마 조건이 나은 선 본 남자와 결혼을 약속하지만 그 남자도 사라져 버리고 만다. 모든 것이 뒤엉켜서 우울함 속으로 치닫는 느낌이었다. 처음의 그녀, 나름 재기발랄했던 그녀는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책을 읽고 나서 소설 속의 인물이라든가 그들의 대사가 느닷없이 떠올라 당황스러웠다. 짧은 시간 마주한 소설임에도 왜 내 곁에 계속 머무르는 것일까. 하지만 은수의 모습에 아쉼이 컸다. 그건 평범함을 내세웠던 그녀에게 어느 정도이 대리만족을 기대했는데, 그렇지 못했기에 실망을 해 버린 것은 아니였을까. 그녀를 늘 평범하다고 말하고 있었도 나와 비슷한 면이 많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가끔 그녀 생각들이 무시할 수 없어 깔깔 거리기도 하고 씁쓸해 했지만, 나의 삶도 그녀의 노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에 그녀를 통해 적당한 타협선을 원했는지도 모른다. 자신의 삶의 전부가 되고 일부가 되는 사랑이 결코 쉬운 문제는 아니지만 사랑이 자신의 미래를 좌우한다는 듯한 모습. 그것을 나는 피하고 싶었다. 진정한 사랑을 찾아 나설 용기도, 좀 더 발전적인 일을 찾는 결단력이 없을지라도 도피하듯 결혼으로 인해 정착하려 했던 모습이 은수 답지 않았다. 은수다운 것이 어떤 것이기에 이런 결론은 안되는 거냐고 따질지는 몰라도 모든 것을 사랑에 치우쳐 버리는 책의 흐름은 초반의 색깔을 잃어 버린 것은 분명하다.

 

  오랜만에 만나는 국내소설이라 편안함을 기대 했었다. 분명 외국소설에서 마주하는 정서의 낯섬은 없어 공감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편안함 그 이상을 기했는지, 무언가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굴곡이 아닌 평행선을 만들어 가는 그런 변화였다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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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 읽은 책

 

 

 

1. 단 하루만 더 - 미치 앨봄 

2. 아더와 미니모이 1 - 뤽 베송

3. 고도를 기다리며 - 사뮈엘 베케트

4. 아더와 미니모이 2 - 뤽 베송

5. 빨간 자전거 - 크리스틴 슈나이더

6. 브레이브 스토리 3 - 미야베 미유키

7. 브레이브 스토리 4 - 미야베 미유키

8. 개를 위한 스테이크 - 에프라임 키숀

9. 악기로 본 삼국시대 음악 문화 - 한흥섭

10. 두고온 시 - 고은

11. 아버지와 아들 - 박목월,박동규

12. 행복한 식탁 - 세오 마이코

13. 새로운 인생 - 오르한 파묵

14. 이것이 인간인가 - 프리모 레비

15. 반 고흐 - 정문규

 

                                                 - 15권

 



2월에 읽은 책
 
 16. 아마존은 옷을 입지 않는다 - 정승희

17. 여신이여, 가장 큰 소리로 웃어라 - 슈테파니 슈뢰더

18. 현명하게 세속적인 삶 - 복거일

19. 책만 보는 바보 - 안소영

20. 고추장 작은 단지를 보내니 - 박지원

21. 칙센트 미하이 몰입의 경영 -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22. 호미 - 박완서

23. 게르마니아 - 타키투스

24. 네 연애는 왜 그 모양이니? - 케빈 블레이어, 로리 고틀립

25. 모습찾기 - 마리네야 테르시

26. 두부 - 박완서

27. 로미오와 줄리엣 - 윌리엄 셰익스피어

28. 이케부쿠로 웨스트 게이트 파크 - 이시다 이라

 

                                                       - 13권

 

3월에 읽은 책

 

 

 

29. 율리시스 무어 5 - 피에르도메니코 바칼라리오

30. 고양이 철학자 요 미우 마 - 조안나 센즈마크

31. 르노와르 - 전규태

32. 인생의 베일 - 서모싯 몸

33. 설국 - 가와바타 야스나리

34. 참말로 좋은 날 - 성석제

35. 별똥별 머신 - 하시모토 쓰무구

36. 꽃들에게 길을 묻다 - 김판용

37. 300 - 프랭크 밀러

38. 미스터 문라이트 - 이재익

39. 서른의 당신에게 - 강금실

40. 리셋 - 가타무라 가오루

41. 맥스와 커피 한 잔을 - 맥스 루케이도

42. 대화 - 박완서 외

43. 문학 속의 서울 - 김재관, 장두식

44. 슬픈 예감 - 요시모토 바나나

 

                                                    - 16권

 4월에 읽은 책

 

 

45. 초이스 선택이 기회다 - 왕창

46.  선비답게 산다는 것 - 안대회

47. 건축에게 시대를 묻다 - 민현식

48. 내 말에 상처 받았니? - 상생화용연구소

49. ~50. 한국 철학 스케치 1,2 - 한국철학사상연구회

51. 지식을 경영하는 전략적 책 읽기 - 스티브 레빈

52.~53. 해월 1,2 - 허수정

54.~55. 과부마을 이야기 1,2 - 제임스 캐넌

56. 다이앤 아버스 - 파트리샤 보스워스

57. 래리크랩의 파파기도 - 래리 크랩

58. 내 무덤위에서 춤을 추어라 - 에이단 체임버스

59. 체 게바라 시집 - 체 게바라

60. 아르헨티나 할머니 - 요시모토 바나나

61. 슬롯 - 신경진

62. 위대한 영성 - 앤드류 머레이

63. 홀로 앉아 금을 타고 - 이지양

64. 행복한 차세대 크리스천을 위한 7가지 습관 - 칼만 카플란, 매튜 슈워츠

 

                                                             - 20권

 

 

5월에 읽은 책

 

 

65. 튤슈를 사랑한다는 것은 - 아지즈 네신

66. 홍루몽 1 - 조설근, 고악

67. 홍루몽 2 - 조설근, 고악

68. 모레 폭풍이 지날 때 - 캐런 헤스

69.~70. 비가 오지 않는 도시 1,2 - 티에닝

71. 홍루몽 3 - 조설근, 고악

72. 동물원에 가기 - 알랭 드 보통

73.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코끼리 모독 - 랠프 핼퍼

74. 가시도치의 회고록 - 알랭 마방쿠

75. 전쟁을 위한 기도 - 마크 트웨인

76. 반 고흐 미술관 - 파올라 라펠리

77. 돌과의 문답 - 이규보

 

                                                         - 12권

 

 

6월에 읽은 책

 

 

78. 불행한 재테크 행복한 가계부 - 제윤경

79. 세상을 바꾼 12권의 책 - 멜빈 브래그

80. 홍루몽 4- 조설근, 고악

81. 홍루몽 5 - 조설근, 고악

82.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 로커 - 이사카 코타로

83. 안녕, 캐러멜! - 곤살로 모우레

84. 신들은 바다로 떠났다 - 존 반빌

85. 붉은 죽음의 가면 - 애드거 앨런 포

86. 스파르타쿠스의 죽음 - 막스 갈로

87. 금난새와 떠나는 클래식 여행 2 - 금난새

88. 사랑을 주세요 - 츠지 히토나리

89. 노란 코끼리 - 스에요시 아키코

90. 쿨 보이 - 사소 요코

 

                                                               - 13권

 

 

7월에 읽은 책

 

91. 부자 마인드 수업 - 월레스 와틀스

92. 네 멋대로 행복하라 - 박준

93. 렌트 - 이시다 이라

94. 세탁소 - 모리 준이치

95. 홍루몽 6 - 조설근, 고악

96. 잔소리 없는 날 - 안네마리 노르덴

97. 함메르페스트로 가는 길 - 마르야레나 렘브케

98. zoo - 오츠이치

99. 달의 사막을 사박사박 - 기타무라 가오루

100. 율리시스 무어 6 - 피에르도메니코 바칼라리오

101. 루브르 박물관 - 알레산드라 프레골렌트

102. 홍루몽 7 - 조설근, 고악

103. 가면 - 카를 요한 발그렌

 

 

                                                       - 13권

 8월에 읽은 책

 

104. 플라이 인 더 시티 - 신윤동욱

105. 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 - 설흔, 박현찬

106. 여름과 불꽃과 나의 사체 - 오츠이치

107. 홍루몽 8 - 조설근, 고악

108. 자유와 인간적인 삶 - 김우창

109. 끌림 - 이병률

110.~111. 축소지향의 일본인 1,2 - 이어령

112. 루브르와 오르세의 명화 산책 - 김영숙

113. 가만히 좋아하는 - 김사인

114. 센스영어 - 조영민

 

                                                - 11권

 

 

 

9월에 읽은 책

 

115. 츠지 히토나리의 편지 - 츠지 히토나리 

116. 아버지의 그림 편지 - 곤살레 모우레

117.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알려준 고양이 - 루이스 세뿔베다

118. 슬로 굿바이 - 이시다 이라

119~120. 바람의 화원 1,2 - 이정명

121. 행복한 가족의 100가지 비밀 - 데이비드 나이븐

122. 과학, 우주에 마법을 걸다 - 에르빈 라슬로

123. 랭보 1 - 클로드 장콜라

124. 논술, 사고 치다 - 공성수

125. 일요일의 마음 - 이남호

126. 에드워드 호퍼 - 롤프 귄터 레너

127. 성스러운 테러 - 테리 이글턴

 

                                               - 13권

 

10월에 읽은 책

 

128. 살았더라면 - 티에리 코엔

129. 북극곰도 모르는 북극 이야기 - 박지환

130. 대유괴 - 덴도 신

131. 늑대의 눈 - 다니엘 페나크

132. 낙천주의자 캉디드 - 볼테르

133.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사강

134. 아내가 결혼했다 - 박현욱

135. 달콤한 나의 도시 - 정이현

136. 스승의 옥편 - 정민

137. 뻬쩨르부르그 이야기 - 고골

 

 

                                           - 10권

 

 

* 아직 리뷰 쓰지 않은 책 - 달콤한 나의 도시, 스승의 옥편, 뻬쩨르부르그 이야기(이 책은 두번째 읽는 건데 또 써야겠지?^^)

 

 

 

 

- 10월에는 정말 탱탱 놀면서 독서를 한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리뷰가 세편이나 밀려있고...

권수는 작아도 만족스러운 것은 제가 읽고 싶은 책을 많이 읽었다는 겁니다..^^

아핫.. 정말 뿌듯하네요.. 목록은 다양함 보다는 읽고 싶은 책에 치우쳐서 좀 그렇긴 해도..

간만에 뿌듯한 독서를 해 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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