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사진처럼 덧없는 우리들의 얼굴 내 가슴
존 버거 지음, 김우룡 옮김 / 열화당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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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버거를 알게 된 건, <건축에게 시대를 묻다> 라는 책에서였다. 생각 외로 철학적이였던 <건축에게 시대를 묻다>에서 존 버거의 글이 간간히 나왔던 것이다. 언뜻 봐서는 존 버거의 글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난해 한 것 같으면서도 수긍할 수 있는 말을 하고 있었지만, 직접 읽어봐야 겠다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내가 공감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꾸 그의 글이 눈에 밟히면서 책 제목을 메모해 두었고, 지인이 책을 사준다고 하기에 덜컥 사달라고 했다. 처음엔 관심 있던 책이 내 손에 쥐어져서 흥미로웠지만, 책장을 열고는 얼마 되지 않아 다시 덮어 버렸다. 도무지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일 년이 지났다. 다시 그의 책을 꺼내 든 것은 소설을 너무 많이 읽어 현실적인 책을 읽고 싶다는 소망을 품고서 였다. 단지 책이 얇다는 이유로 내 책장의 수많은 책중에서 선택된 책이였지만, 읽기를 몇번이나 포기한 책이라서 약간의 두려움도 없진 않았다. 그러나 무엇이든지 받아 들일 것 같았던 호기심이 팽배한 때에 이 책을 만난 탓인지 그의 글이 몽롱하게나마 나에게 와 닿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의 글은 읽는 순간 잊어 버리기 일쑤였다. 그가 무엇을 말했는지 그 순간을 느끼지 않으면 잊어 버리는 흡인력은 약하면서도 내 마음속에 깊은 상처를 내며 파고드는 그런 글이였다.

 

  존 버거의 글에서 첫 번째로 적응하지 못했던 것은 글 자체가 아니라 글의 형식이였다. 글의 형식이라고 하니 내가 그의 글을 평가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글 안에서의 형식이 아니라 글이 묶여진 형식을 말하는 것이다. 이미 수 많은 책들에 의해서 소제목, 단락의 구분에 익숙해져 있던 터라 문단의 띄움으로만 구별 되어 있는 완전히 다른 세계의 그의 글이 낯설었다. 내가 이 책을 받아들고 나서 적응하지 못했던 것이 아마 일관성 없이 흩뿌려진 그의 글이 아니였나 싶다. 그러나 그 형식의 자유스러움을 받아 들이고 나면 비로소 글의 본질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가 하는 말들을 완벽히 이해했다고 말할 수 없지만,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들에 어느 정도의 수긍을 하며 성찰의 시간을 만들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아무 페이지나 내키는 대로 펼쳐서 읽어도 무관할 정도로 자유스러운 그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글이 형식 없이 묶어졌다고 했지만, 이 책은 1부와 2부로 나뉘어져 있다. 이런 나뉨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읽었지만, 1부는 시간에 관한 글이고 2부는 공간에 관한 글이다. 그러나 이런 소제목을 생각할 틈도 없이 펼쳐지는 그의 글 속에서 허우적 거리기 바빴다. 소제목을 던져 주긴 했지만, 그 안에서 저자가 넘나드는 장르는 무궁무진 했다. 그의 직업을 보면 기록하기가 벅찰 정도로 광범위하게 활동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술비평가, 소설가, 사회 비평가 등 활동하고 있는 범위가 너무 넓어서 그의 글을 읽고 있으면 박학다식하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식을 드러내는 박학다식이 아니라 자유자재로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박학다식이라 읽는 나조차도 거대한 무언가를 만난 느낌이 들었다.

 

  그는 또한 시를 즐겨 쓰기도 하고 자주 인용하기도 했는데, 그의 시는 기존에 알고 있던 시들과는 다른 느낌을 전해주고 있었다. 진실이 더 드러나는 듯한 느낌이였고 그의 시를 읽고 있노라면 눈 앞에 펼쳐지는 막막함이 더 거대해 지는 기분이였다. 그가 <시는 지금 이 순간의 고통받고 있는 상처에 대해 말한다>라고 했듯이 그의 고통이 내게도 전해졌으며, 그 고통을 익히 알고 있기에 그랬던게 아닌가 싶다.

 

  낯설게 만난 그였지만, 그의 글에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깊이 있는 글, 미술 작품에 대한 통찰, 시와 어우러지는 상처. 그리고 자신이 펼쳐놓은 거대한 생각의 바다에 맘껏 누리도록 해주었던 그의 세계. 그 세계에서의 허우적거림이 좋았다. 한 문장을 읽고 깊은 사색에 잠기며, 깊은 밤에 읽어도 외롭지 않고, 아껴서 읽고 싶은 글. 그것이 바로 존 버거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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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살 로즈의 아주 특별한 일 년 스콜라 모던클래식 4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이승숙 옮김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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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이 벅쩍지근 한게 5월 첫 날 부터 출발이 개운치 못하다. 왜 이리 피곤한지 생각해 보니, 어제 잘 신지 않던 구두를 신고 여기 저기 걸어다닌 탓인 것 같다. 어제의 그 지친 몸을 이끌고 출근을 했으니 5월 첫 날을 실감할 새도 없이 피곤에 쩔어 있는 것이다. 문득, 피곤한 나를 보고 있자니 로즈의 후견인인 알렉 삼촌의 건강 요법을 나도 받았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로즈와 나의 입장은 판이하게 다르지만, 알렉 삼촌이 로즈에게 처방한 건강 요법을 따른다면 몸도 마음도 상쾌해 질 것 같다. 햇살이 그득한 방에서 편안한 옷을 입고, 사촌들과 마음껏 뛰어 놀며,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 것. 로즈 뿐만이 아닌 지금 내게도 절실히 필요한 방법인 것 같다.

 

  로즈는 이제 열세 살이지만, 엄마 아빠를 모두 잃은 가엾은 소녀이다. 로즈는 의기소침해 있고, 병약해 졌으며, 슬픔에 빠져 있었다. 그런 로즈를 돌봐줄 친척들은 많았지만 하나같이 말만 앞설 뿐, 로즈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그런 로즈의 소식을 듣고 알렉 삼촌이 급히 귀국을 한다. 로즈의 아빠가 자신이 죽으면 로즈를 알렉 삼촌에게 맡긴다고 했으니 알렉 삼촌은 로즈를 위해서 기꺼이 후견인이 되기로 자처한다. 그러나 로즈의 할머니와 고모들의 걱정으로 쉽게 로즈를 알렉 삼촌에게 맡기지 못한다. 그러나 알렉 삼촌은 아랑곳하지 않고 로즈를 일 년간 보살핀 후 건강해 지면 로즈의 후견인으로 당당히 나서겠다고 한다. 그때부터 로즈의 유쾌한 생활이 펼쳐진다.

 

  로즈의 주변에는 가족들이 많았다. 할머니들, 고모들, 삼촌들, 하녀 피비, 거기다 일곱 명의 사촌들까지 들락 거렸으니 슬픔에 빠져 있는 로즈에게는 귀찮은 일이 이만저만이 아니였다. 가족들의 위로가 되려 슬픔을 자극하기도 했고, 그런 로즈를 가족들도 어쩌지 못해 쩔쩔매고 있는 상황이였다. 그 때 알렉 삼촌이 오신 것이다. 알렉 삼촌은 다른 가족들과는 달리 로즈의 입장에서 많은 것을 이해해 주며 사랑을 듬뿍 주었다. 그런 삼촌의 사랑과 관심 속에서 로즈는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고 그런 로즈를 바라보며서 다른 식구들도 로즈의 본심을 알게 된다. 처음에는 부모를 잃었다는 슬픔에 어쩔줄 몰라 하던 로즈를 밝고 명랑한 소녀로 받아 들이게 된 것이다. 로즈 또한 삼촌을 비롯해 다른 식구들의 사랑으로 착한 아이가 되겠다는 다짐을 한다. 

 

  로즈가 밝아진데는 사촌들의 영향이 컸다. 처음에는 남자 사촌들이 낯설고 어색해서 놀라고 피해다니기도 했지만, 사촌들의 배려와 아이다움에 같이 어울리게 된다. 남자 사촌이라고 피했던 로즈의 편견은 사촌들과 캠프를 하고, 파티도 하고, 서로를 돌봐주면서 스스럼이 없어진 것이다. 로즈가 등장하는 1800년대에 남자 사촌들과 어울리며 스스럼 없이 지낸다는 것은 파격적인 것이였다. 현 시점에서 로즈를 바라보는 나의 시각은 고리타분해 보이기도 하고, 형식에 얽매여 있다는 느낌이 많지만, 그 당시의 로즈는 틀에서 빠져 나오는 순간을 누린 것이다. 알렉 삼촌을 통해 자유분방하게 아이다움을 드러내는 것은 그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었다.

 

  로즈는 자신에게 주어진 변화를 만끽하면서 건강한 소녀로 자라게 된다. 많은 식구들의 사랑 속에서 자신의 건강함과 쾌활함을 발견해 가면서 주변 식구들에게 자신이 받은 사랑을 돌려준다. 삼촌의 충고를 따라 방종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 숙녀로써의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깨달으면서 할머니들에게 집안일을 배운다. 피비를 하녀라고 생각하지 않고 자매라고 생각하며, 자신이 누리는 것들을 나눠 주기도 하면서 로즈는 단순히 슬픔에서 빠져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기도 한다. 그렇게 많은 것들을 깨달아 가고 있는 사이에 일 년 이라는 시간이 흐른다. 고모들과 삼촌은 그동안의 로즈의 변화를 바라보면서 로즈가 직접 후견인을 선택 하도록 한다. 이미 사랑스러운 조카와 사촌으로 변한 로즈를 많은 식구들이 원했지만, 로즈는 알렉 삼촌에게 자신의 후견을 부탁한다.

 

  그렇게 로즈의 일 년의 모습은 끝이 났지만, 이 책의 후속편이 있다고 하니 궁금해지지 않을 수가 없다. 일곱명의 남자 사촌들과의 애정 전선이 그려진다고 하는데 그 이야기도 궁금하지만, 밝게 지내는 로즈를 보고 있자니 나 또한 즐거워 지는 것 같아 로즈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로즈의 일 년을 같이 보낸 기분이 들 정도로 밝고 명랑하게 지내는 로즈. 그런 로즈가 자신의 이름 처럼 활짝 피어나는 아름다운 꽃이 되길 바라며 로즈의 명랑함을 닮아가는 나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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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 읽은 책
 
 
1. 잘 되는 나 - 조엘 오스틴
2. 탐서주의자의 책 - 표정훈
3. 사랑하기 때문에 - 기욤 뮈소
4. soli's cartoon grammar - daniel E. Hamlin, 옥문성
5. 지구 끝의 사람들 - 루이스 세풀베다
6. 감상적 킬러의 고백 - 루이스 세풀베다
7.  모비 딕 - 허먼 멜빌
8. 배고픔의 자서전 - 아멜리 노통브
9. 해저 2만리 1 - 쥘 베른
10. 복덕방 - 이태준
 
-----------------------------------10권!
 

2월에 읽은 책
 
 
11. 창조적 디자인 경영 - 이병욱
12. 하나님의 휴식 - 마크 부캐넌
13. 힐링 다이어리 - 샌디 그레이슨
14. 조지 뮬러의 기도 - 조지 뮬러
15. 숲 속 수의사의 자연일기 - 다케타즈 미노루
 
-----------------------------------5권!
 
3월에 읽은 책

 

 

16. 몰입 - 황농문

17. 조용한 믿음의 힘 - 토니 던지

18. 그리고 나는 어른이 되었다 - 곤살로 모우레

19. 문제아 - 제리 스피넬리

20. 리버보이 - 팀 보울러

21. 해저 2만리 2 - 쥘 베른

22.~23. 아더와 미니모이 3,4 - 뤽 베송

24. 도스토예프스키, 돈을 위해 펜을 들다 - 석영중

25. 스타시커 1 - 팀 보울러

 

-----------------------------------10권!

 

4월에 읽은 책

 

 

26. 스타시커 2 - 팀 보울러

27. 여름이 준 선물 - 유모토 가즈미

28. 내 생애 최고의 축복 3:16 - 맥스 루케이도

29. 사랑에 관한 연구 - 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

30. 물은 답을 알고 있다 - 에모토 마사루

31. 리처드 용재 오닐의 공감 - 리처드 용재 오닐

32. 완득이 - 김려령

33. 마시멜로 두 번째 이야기 - 호아킴 데 포사다, 앨런 싱어

34.  바다 바다 바다 - 샤론 크리치

35. 나폴레옹 놀이 - 크리스토프 하인

36. 아르네가 남긴 것 - 지크프리트 렌츠

37. 성과 이성 - 리차드 포스너

38.  귀향 외 - 안드레이 플라토노프

39. 착한인생, 당신에게 배웁니다 - 박경철

40. 안데스의 비밀 - 앤 놀란 클라크

41. 그리고 사진처럼 덧없는 우리들의 얼굴, 내 가슴 - 존 버거

42. 열세살 로즈의 아주 특별한 일년 - 루이자 메이 올컷

 

--------------------------------------------------------------17권!

 

* 아직 서평 쓰지 않은 책 - 성과 이성, 귀향 외, 그리고 사진처럼 덧없는~, 열세 살 로즈의 아주 특별한 일 년

 

 

- 4월에는 나름 미친 듯이 책을 읽었던 것 같습니다.^^

성장소설을 열심히 읽어댔고....

무언가에 쫓기듯이 열심히 읽었습니다.

오월부터는 공부를 시작해서 책 읽기를 열심히 못하는 마음에 보상 심리로 그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을 열심히 읽지는 못해도 틈틈히 제가 좋아하는 책을 골라서 읽겠습니다.^^

 

붉은색은 정말 좋았던 책을 체크해 보았는데 너무 많네요..^^

 

 

 

 

 

읽어야 할 책!!

 

 

1. 웃지마 나 영어책이야 2 - 문덕

2.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 김소월

3. 랭보(2) - 클로드 장콜라

4. 차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 - 니체

5. 오만과 편견 - 임지헌, 사카이 나오키

6. 인형 옷 마을로 오세요 - D

7. 장미의 이름(하) - 움베르토 에코

8.~14. 아리랑(6~12) - 조정래

15. 아리랑 연구 - 조남현

16. 율리시스 - 제임스 조이스

17. 신곡 - 단테 알리기에기

18.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1) - 니체

19. 영국적인 너무나 영국적인 - 박지향

20. 변신 - 프란츠 카프카

21. 소송 - 프란츠 카프카

22. 빈곤의 종말 - 제프리 D.  삭스

23. 개인의 탄생 - 츠베탕 토도로프, 베르나르 코크롤,로베르 그로그

24. 애덤 스미스의 고전적 자유즈의 - 이근석

25. E=MC2 -  데이비드 보더니스

26. 순수 이성 비판 - 칸트

27. 오리진 - 닐 디그래스 타이슨, 도널드 골드 스미스

28. 모반의 역사 - 한국역사연구회

29. 인도의 발견 - 자와할랄 네루

30. 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 - 노암 촘스키

 

31.~33. 촘스키 , 세상의 물음에 답하다(1,2,3) - 노암 촘스키

34.~43. 삼국지 (1~10) - 이문열

44. 로마인 이야기 1 - 시오노 나나미

45. 예언자 - 칼릴 지브란

46. 주기율표 - 프리모 레비

47~49. 열하일기(상,중,하) - 박지원

50. 무진기행 - 김승옥

51. 한밤중의 작은 풍경 - 김승옥

52. 강변부인 - 김승옥

53. 내가 훔친 여름 - 김승옥

54. 환상수첩 - 김승옥

55.~60. 수용소군도(1~6) - 솔제니찐

 

61. 러시아 희곡(1) - 폰비진 외

62. 러시아 희곡 (2) - 뚜르게네프 외

63. 백위군 - 미하일 불가꼬프

64. 카산드라의 낙인 - 칭기스 아이뜨마또프

65.~66. 백치(상,하) -도스또예프스끼

67~68. 악령(상,하) - 도스또예프스끼

69.~70. 미성년(상,하) - 도스또예프스끼

71. 영원한 남편 외 - 도스또예프스끼

72~73. 까라마조프씨네 형제들(상,하) - 도스또예프스끼

74. 닥터지바고(상) - 보리스 빠스쩨르나끄

75. 강철은 어떻게 단련 되었는가 - 니꼴라이 오스또르프스끼

76. 오기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 - 폴 오스터

77. 로시니 혹은 누가 누구와 잤는가 하는 잔인한 문제 영화는 전쟁이다 - 파트리크 쥐시킨트, 헬무트 디틀

78. 프랑스중위의 여자 - 존 파울즈

79. 바보의 알파벳 - 시베스천 폭스

80. 마야꼬프스키 선집 - 블라지미르 마야꼬프스키

81.~82. 장송(1,2) - 히라노 게이치로

83. 명화 속의 삶과 욕망 - 박희숙

84. 파올로 우첼로 - 엘케 폰 라치프스키

85. 프라도 미술과 - 다니엘라 타라브라
86. 오르세 미술관 - 시모나 바르탈레나

87. 천경자의 환상여행 - 정중헌

88.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1) - 오주석

89. 김홍도 - 오주석

90. 고흐 - 주디 선드

 

91. 빈센트 반 고흐, 내 영혼의 자서전 - 민길호

92. 행복을 주는 그림 - 크리스토프 앙드레

93. 반고흐 사랑과 광기의 나날 - 데릭 펠

94.~97. 옥루몽(2~5) - 남영로

98. 오만과 편견 - 제인 오스틴

99. 연인 서태후 - 펄벅

100. 댈러웨이 부인 - 버지니어 울프

101. 등대로 - 버지니어 울프

102. 요셉과 그 형제들(5) - 토마스 만

103. 여운형 평전 - 이기형

104. 프란츠 파농 - 알리스 셰르키

105. 바드샤 칸 - 에크나스 에아스와란

106. 문익환 평전 - 김형수

107. 빅토르 세르주 평전 - 수잔 와이스만

103. 짧은 뱀 - 베르나르 뒤 부슈롱

109. 체 게바라의 모타사이클 다이어리 - 체 게바라

110.~111. 루모와 어둠 속의 기적 - 발터 뫼르스

112. 짧은 글 긴 침묵 - 미셸 투르니에

113. 알랭 어록 - 알랭

114. 예찬 - 미셸 투르니에

115. 황야의 수탉 - 미셸 투르니에

116. 왜 날 사랑하지 않아? -클레르 카시티용

117. 한달 후 일년 후 - 프랑수아즈 사강

118. 자살가게 - 탕 퇼레

119. 바리데기 - 황석영

120. 학문의 즐거움 - 히로나카 헤이스케

 

121. 외로움의 즐거움 - 울프 포샤르트

122. 오름 오르다 - 이성복

123. 기홍도 전집 - 기형도

124~125. 내 이름은 빨강 - 오르한 파묵

126. 대지 - 펄벅

127. 어둠의 속 - 조셉 콘래드

128.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 조세희

129. 멋진 신세계 - 올더스 헉슬리

130.~131. 로빈슨 크루소(상,하) - 다니엘 디포

132. 귀신의 시대 - 손홍규

133. 랭스턴 휴즈 - 밀턴 멜저

134. 행복의 건축 - 알랭 드 보통

135. 감정의 모험 - 아흐멧 알탄

136. 그림과 함께 보는 조용헌의 담화 - 조용헌

137.~139. 테메레르(1,2,3) - 나오미 노빅

140. 갈팡질팡하다 내 이럴줄 알았지 - 이기호

141. 소설 속의 철학 - 김영민. 이왕주

142. 진보의 미래 - 헬레나 노르베리-호지. 반다나 시바 외

143. 앨리스, 30년만의 휴가 - 앨리스 스타인바흐

144. 러브 - 토니 모리슨

145. 평화는 나의 여행 - 임영신

146. 원더랜드 - 이창수

147. 변신 이야기(1) - 오비디우스

148. 파우스트(1)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149. 다섯째 아이 - 도리스 레싱

150.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 - 미셸 투르니에

 

151. 적과 흑(2) - 스탕달

152. 인간 실격 - 다자이 오사무

153. 파리의 노트르담(1) - 빅토르 위고

154. 나는 깊은 바다 속에 잠들어 있던 고래였다 - 수산나 타마로

155.~156. 반야(1,2) - 송은일

157. 아프리카에서 문명과 잠시 작별하다 - 김귀욱

158. 마티스와 불멸의 색채 화가들 도록

159. 목수 김씨의 나무 작업실 - 김진송

160. 나도 하늘말나리야 - 이금이

161. 실낙원 - 존 밀턴

162. 빈이 사랑한 천재들 - 조성관

163.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 최순우

164. 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 - 신경림

165. 소설집 - 박상륭

166. 책으로 세상을 움직이다 - 기획호의 엮음

167. 경제학 콘서트 - 팀 하포드

168. 엽기 고대 풍속사 - 황근기

169. 매혹 - 존&스테이시 엘드리지

170. 서재 지식과 교양을 디스플레이 하다 - 고전연구회

171. 여러분! 이 뉴스를 어떻게 전해 드려야 할까요? - 한학수

172. 현산어보를 찾아서(2) - 이태원

173. 옛공부의 즐거움 - 이상국

174. 조선의 뒷골목 풍경 - 강명관

175. 상실 - 최민

176. 낯선 사람들 - 김영현

177.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 알랭 드 보통

178. 명작에게 길을 묻다 - 송정림

179. 우리 사랑할래요? - 김선우 엮음

180.~200. 토지(1~21) - 박경리

 

201. 냉정과 열정사이 - 에쿠니 가오리(미니북)

202. 냉정과 열정사이 - 츠지 히토나리(미니북)

203. 일요일들 - 요시다 슈이치(미니북)

204. 붉은 손가락 - 히가시노 게이고(미니북)

205. 4teen - 이시다 이리(미니북)

206. 여자경제독립선언서 - 수지 오먼

207.~210. 홍루몽(9~12) - 조설근, 고악

211. 고향 하늘 아래 노란꽃 - 류전윈

212. 핸드폰 - 류전윈

213. 전장의 걸즈 라이프 - 요시카와 도리코

214. 롱기누스의 창 - 아르노 들랄랑드

215. 물결을 스치켜 바람을 스치켜 - 아모스 오즈

216. 오 하느님 - 조정래

217. 위대한 작곡가의 생애와 예술 - 웬디 톰슨

218. 2007 이상문학상 작풉집/천사는 여기 머문다 - 전경린

219. 슬픔이여 안녕 - 프랑수아즈 사강

220. 남한산성 - 김훈

221. 인생경영 - 빌 하이벨스

222. 긍정의 힘 - 조엘 오스틴

223. 순전한 기독교 - c,s 루이스

224. 무서록 - 이태준

225.  향연.뤼시르 - 플라톤
226.  안정효의 글쓰기 만보 - 안정효

227. 천변풍경 - 박태원

228. 공산당선언 - 마르크스.엥겔스

229. 토미를 위하여 - 곤살레 모우레

230. 오로로 콩밭에서 붙잡아서 - 오기와라 히로시

 

231. 면장선거 - 오쿠다 히데오

232. 한밤중의 행진 - 오쿠다 히데오

233. 야시 - 쓰네카와 고타로

234. 굽이치는 강가에서 - 온다 리쿠

235. 악마의 공놀이 노래 - 요코미조 세이시

236. 스킵 - 기타무라 가오루

237. 야간열차 - 에릭 파이

238. 자기 앞의 생 - 에밀 아자르

239. 납치된 공주 - 카렌 두베

240. 우정의 재발견 - 가와이 하야오

241. 단테의 신곡 살인 - 아르노 들랄랑드

242.~243. 열하광인(상,하) - 김탁환

244. 근원수필 - 김용준

245.~247. 한순간 바람이 되어라(1,2,3) - 사토 다카코

248. 정원 일의 즐거움 - 헤르만 헤세

249. 여행의 기술 - 알랭 드 보통

250. 불안 - 알랭 드 보통

251. 도적떼 - 프리드리히 폰 실러

252. 훈장 - 이외수
253. 실전 길거리 농구 - 최인선
254. 한국어가 있다(4) - 중앙일보 어문연구소
255. 설화의 재발견 - 모봉구
256. 선택의 심리학 - 배리 슈워츠
257. you! ycc - 마케팅사관학교& 김영한
258. 천재들의 뇌를 열다 - 낸시 c. 안드리아센
259. 생산적 책 읽기 - 안상헌
260. 사랑에 관한 1000자 고백 - 안현민
 
261. 바람 굽는 법 - 신병은
262. 희망 그리고 쉼표 - 여수화요문학회
263. 옛 그림 감상법 - 한정희
264. 시간을 파는 남자 - 페르난도 트리아스 데 베스
265. 꽃과 별과 바람과 시 - 조광호
266. 한국의 정체성 - 탁석산
267. 우리 역사의 여왕들 - 조범환
268. 동호문답 - 이이
269. 매매춘과 페미니즘, 새로운 담론을 위하여 - 이성숙
270. 종교, 과학에 말을 걸다 - 김호경
271. 가랑잎 소리 - 조선희
272. 인간의 시간 - 백무산
273. 안녕, 후두둑 씨 - 이용한
274. 내 안에 당신과 함께 만들어가야 할 아름다운 세계가 있습니다.
      - 글로리아 밴더빌트 외
275.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가장 아프게 한다(2) - 김정일
276. 내 영어수첩을 공개합니다 - 오자키 데쓰오
277. 사랑은 시가 되었다 - 정호승 외
278. 목련 전차 - 손택수
279. 밤 미시령 - 고형렬
280. 리트머스 - 윤성택
 
 


2008년도에 생긴 책
 
 

281. 우리는 마이크로 소사이어티로 간다 - 팔란티리 2020
282. 톨스토이의 비밀일기 - 톨스토이
283. 목마름 - 맥스 루케이도
284. 설타누나, 나의 멘토가 되어줘 - 설보연
285. 꾸르제뜨 이야기 - 질 파리
286. 악인 - 요시다 슈이치
287. 서진규의 희망 - 서진규
288. 날아라, 어제보다 조금 더 멀리 - 윤무부
289. 닥터 코페르니쿠스 - 존 반빌
290. 소외 - 루이스 세풀베다
291. 귀향 - 루이스 세풀베다
292. 섬 - 장 그르니에
293. 태양의 여행자 - 손미나
294. 무함마드와 예수, 그리고 이슬람 - 이명권
295. 디지로그 - 이어령
296.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 박경철
297. 셰익스피어는 없다 - 버지니아 펠로스
298. 안녕이라 말하는 그 순간까지 진정으로 살아 있어라
       -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299.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 - 알랭 드 보통
 

300. 아이반호 - 월터 스콧
301. 돈키호테 - 미겔 데 세르반테스

302. 80일간의 세계일주 - 쥘 베른

303.~304. 15소년 표류기 1,2 - 쥘 베른


305. 잡식동물의 딜레마 - 마이클 폴란

306. 잘 풀리는 여자 스타일 - 신영란

307. 방울져 떨어지는 시계들의 파문 - 히라노 게이치로

308.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더글러스 애덤스

309. 약이 되는 독 독이 되는 독 - 다나카 마치

3103. 가스등 이펙트 - 로빈 스턴

311~312. 타임슬립 1,2 - 오기와라 히로시

313.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 - 도종환

314. 나를 벗겨줘 - 까뜨린느 쥬베르

315.~316. 콜레라 시대의 사랑 1,2 - 가르시아 마르케스

317. 성공미학 - 이지수

318. 국어랑 한자랑 같이 공부해 - 정우상

319. 바쇼의 하이쿠 기행 1 - 마츠오 바쇼

320. 2008 열린책들 매뉴얼 - 열린책들 편집부 엮음

321.  클래식 인생 변주곡 - 윤미숙

322.~323. 인연 1,2 - 정찬주

324. 카라바조 - 질 랑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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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스의 비밀 시공 청소년 문학 2
앤 놀란 클라크 지음, 공경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요즘 청소년 문학이라면 눈에 불을 켜고 읽고 있다. 잘 알지 못하는 작품이라도 청소년 문학에다  아동문학상인 뉴베리 수상작이라고 하면 관심을 더 갖게 된다. 이 책이 그랬다. 한참 불타오르는 청소년 문학에 더 불을 붙일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잘 알지도 못하는 책을 덜컥 사온 것이다. 그러나 나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다. 내가 그동안 만나왔던 청소년 문학처럼 흡인력 있게 읽어지지 않았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책이라기 보다는 잉카 인에 대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랬기에 읽는 것이 녹록치 않았음은 물론 낯선 잉카문명에 대한 이질감을 떨치지 못해 곤역을 치루기도 했다.
 

  쿠시는 추토 노인과 함께 라마를 기르며 살고 있다. 쿠시가 사는 곳은 안데스 산맥의 고지대였고, 사람이 드문 곳이라 어린 쿠시 외로웠다. 하지만 자기 곁에는 듬직한 추토 할아버지와 라마, 그리고 거대한 자연이 있었기에 쿠시는 현재의 생활에 어느 정도 만족을 하며 살았다. 단지 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 자신의 가족은 누구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안은 채 말이다. 그런 쿠시의 마음은 산 아래 인디오 가족을 지켜 보는 것으로 대신한다. 단란해 보이는 가족은 땅을 일구며 살고 있었고 행복해 보였다. 쿠시도 불행하지 않았지만, 자신과 추토 할아버지, 라마들로 이루어진 구성원 보다는 산 아래 인디오 가족이 더 단란해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추토 노인이 쿠시와 함께 산 아래로 내려간다. 고지대를 벗어나 본 적이 없는 쿠시는 그 여행이 설레면서도 궁금했다. 세상에 대한 궁금증 보다는 사람에 대한 궁금증이 더 많았기에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반가움이 앞선다. 그러나 친구를 사귈 틈 없이 쿠시는 추토 할아버지가 이끄는 대로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물물 교환도 하고, 소금을 만들어서 오는 등 피곤한 날을 보냈다. 처음에 갖었던 호기심은 어느 새 사라진 채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사랑하는 라마들을 돌보며 자연 앞에서 자유스러운 자신의 모습을 찾고 싶은 것이다. 그 여행을 통해 쿠시는 많은 것을 깨달아 갔지만, 그래도 추토 할아버지가 알고 있는 지혜, 할아버지가 행하는 의식, 할아버지가 읊조리는 것들을 이해하기는 역부족이다. 자신의 태생에 대한 궁금증, 앞으로의 삶에 대한 막연함은 할아버지를 통해서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깊어져 갔다.

 

  그런 쿠시를 잘 아는 것은 추토 할아버지였다. 추토 할아버지는 큰 결심을 한 듯, 쿠시를 떠나 보낸다. 라마들을 데리고 도시로 나가게 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추토는 자신의 어머니를 만나지만, 감흥을 느끼기도 전에 자신의 호기심이 이끄는 대로 여행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혼자서 하는 여행임에도 라마들이 있어서 두렵지 않았고, 도시에서 가족의 구성원 속으로 들어가 보기도 하고, 새로운 문명을 만나 보기도 하는 큰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 보다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 준 여행이 되었다. 쿠시는 그 여행을 마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추토 할아버지에게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은 바로 여기라고 말한다. 그런 쿠시를 받아들이는 추토 할아버지는 쿠시의 태생에 대해 말해 주고 태양을 향해 의식을 치룸으로써 쿠시를 잉카 제국의 부활을 여는 새로운 사람으로 인정하게 된다.

 

  이러한 내용들은 상상하지 못한 채, 청소년 문학이라고만 생각하고 읽었기에 흡인력 있게 다가오지 못한 내용에 투덜거리만 했었다. 그랬기에 책을 읽고 나서도 책의 흐름을 매끄럽게 감지할 수 없었다. 옮긴이의 글을 통해  에스파냐의 침략으로 무너져 버린 잉카제국의 부활을 꿈꾸며 잉카족이 에스파냐를 상대로 싸울 시기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배경을 알고 나니 그제서야 새로운 세계에 대한 경건함이 묻어져 나왔다. 그런 시기에 어린 쿠시는 모든 것을 접은 채 잉카 제국의 부활을 위해서 자신의 전부를 던지기로 결심한다. 여행을 통해서  많은 것들을 깨닫게 된 후 쿠시 스스로가 결정한 것이였다. 옮긴이의 말처럼 나 또한 깊고 깊은 안데스 산중에 쿠시를 혼자 두고 떠나온 느낌이 든다. 그러나 쿠시는 그 모든 것에 아랑곳 하지 않은 채, 아침마다 해맞이 의식을 할 것이며, 라마들을 돌보고, 추토 할아버지를 통해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될 것이다. 잉카 제국에 대한 이야기가 많을 것이고, 잉카 제국의 중심에 쿠시가 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깨닫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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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인생, 당신에게 배웁니다 - 시골의사 박경철이 만난 아름다운 사람들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꺼내든 때는 환멸감으로 몸부림 치던 날이였다. 아무것도 하기 싫었고, 어떠한 책도 읽어지지 않는 밤이였다. 책꽃이에서 책을 뺐다 넣었다를 반복하다 보니 시간은 밤 12시를 훌쩍 넘기고 있었다. 허탈감에 침대에 누워 '오늘도 이렇게 하루가 가버리는 구나' 탄식을 하며 습관대로 책꽃이의 빽빽한 책들을 멍하니 쳐다 보고 있었다. 그러다 책 꽃이 구석에 꽃혀 있던 이 책을 발견했다. 하루를 허무하게 마감하고 있는 나의 처지와 상반된 느낌의 책 제목이 눈에 들어왔던 것이다.  처음엔 시골의사 박경철님의 책을 읽어 본 적이 없기에 그의 책을 마주한다는 것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러나 그 신선함은 얼마 가지 않아 책 속에서 뿜어 내는 슬픔과 아픔, 그리고 감동으로 뒤바뀌고 말았다.

 

  전작인 <행복한 동행>을 읽어보진 못했지만, 이 책은 메디컬 에세이가 아니라고 했다. 병원에서 만난 치열한 일상을 살아가는 이웃들의 이야기로 그분들을 '착한인생' 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자신의 소중한 이웃들의 삶에서 결정적 순간을 지켜본 '내레이터'의 입장이 될 뿐이라고 했지만 막상 그런 이웃들의 이야기를 읽어가는 내 마음은 격변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그 사연들을 떠나 이 모든 이야기들을 만났을 저자의 마음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저자는 내레이터 열할밖에 못한다고 했지만, 저자가 쏟아놓은 이야기들은 저자의 마음을 거쳐 왔기에 그의 글을 읽고 있는 독자는 그의 마음을 알아 챌 수 밖에 없었다. 그가 얼마나 가슴 아파 하는지, 그가 얼마나 슬퍼하는지를. 차분하게 들렸던 그의 이야기들은 그렇게 많은 감정들을 분출하고 있었다.

 

  초반의 사연들 대부분은 결말이 뚜렷하지 않았다. 인생에서, 삶에서 뚜렷한 결말이 있겠냐만은 꺼져가는 생명을 받아들여야 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차라리 저자가 마무리 지은 글 그대로만 받아들이고 싶었다. 어떻게 삶이 이렇게 치열하다 못해 잔인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로 구구절절하고 가슴 아픈 사연들 앞에서 그 이후의 이야기를 궁금해 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들의 삶이 나의 상상으로 인해 일단락 지어진다고 생각하면 그들 앞에서 내가 너무 부끄러워 졌다. 꺼져가는 생명 앞에서 치열할 수 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치열한 삶을 살아보지 못한 내가 어떻게 그들의 향후를 단정 지을 수 있겠는가. 저자의 마음과 내 마음이 달랐다고 할지라도 저자 또한 단 한줄로 그들의 삶을마무리 짓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냥 그대로 아련히 남아 있는 사연이 되길 바랐을 것이다. 마음은 아프지만 사라지지 않은 치열한 인생으로 말이다.

 

  저자가 풀어내는 착한 인생들과 그의 삶을 보고 있노라면 아름다움이 아프게 느껴진다. 꺼져가는 생명 앞에서 고단해 보이는 사람들도 있는가 하면, 육체적인 고통이 크지 않더라도 삶의 고달픔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사람들도 많았다. 육체의 고통이 그들에게 매달려 있더라도 그 고통은 차마  삶의 주인공으로 떠오르지 못했다. 그들에게 육체의 고통은 삶의 치열함 앞에 늘 묻혀 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육체의 질고는 그들을 이길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들의 생명을 빼앗아 갔다고 해서 질고가 이긴 것이 아니라 생의 마지막 앞에서도 겸허히 받아 들이는 많은 사람들의 사연들 속에서 그들은 육체의 질고에 절대 진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부터 타인으로 다가온 그들이지만, 저자를 비롯해서 그 모든 이야기를 마주하는 독자들에게까지 그들의 떠나감은 타인이 아닌 이웃으로 각인되기 시작했다. 어느 곳에서나 만날 수 있지만, 깊이 개입하지 못하는 그런 이웃. 그들의 이야기는 그렇게 우리의 삶 속에 녹아 들고 있었다.

 

  이 책에 소개된 대부분의 사연들은 저자가 병원에서 만난 이웃들의 이야기지만, 저자의 개인적인 사연과 이야기도 많았다. 병원이라고 해서 죽음과 치유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내포된 것의 대부분은 다른 사람의 삶이였다. 그런 삶들이 의사와 환자의 관계로 얽히는게 대부분이였지만, 그러한 관계를 떠나 저자와 함께 삶을 살았던 인연들도 많았다. 그래서 이 책은 메디컬 에세이가 아니라는 말을 공감할 수 있었다. 배경은 병원이 되었을지 몰라도 인생의 단면을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수 많은 사연들 앞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마음 아파하고 누구를 위해서인지 모를 눈물을 흘리는 것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최소한 다른 사람에게 아품을 주는 사람은 되지 말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건강하게 사는 것, 꿈을 잃지 않는 것, 포기하지 않는 것. 이런 것들이 다른 사람에게 또 다른 희망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아픔을 희망으로 녹여내는 저자와 같은 의사가 있듯이 나 또한 다른 사람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것은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이웃에게 건강한 웃음을 건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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