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올 여름에는 휴가다운 휴가를 못 보내서인지, 여름에 대한 추억이 없다. 바닷가로 수련회를 다녀오긴 했으나, 날씨가 흐리고 추워 멀뚱멀뚱 구경만 하고 와서인지 휴가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렇게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 분위기가 완연한 요즘에 이르러서야 그렇게 보내버린 여름이 마냥 아쉽기만 하다. 이런 생각을 일깨워 주었던 것은 요시모토 바나나의 <무지개> 때문이었다. 휴가지에서 읽었으면 주인공 에이코의 심경을 더 이해할 수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들 정도로 성큼 다가온 가을에 낯섦을 느끼는 소설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에이코의 이야기는 타히티 섬에서의 여행으로 시작된다. 맑고 투명한 바다에서 돌고래와 헤엄치며 '예쁘다'를 연발하는 그녀를 보고 있으면, 제대로 보내지 못한 여름에 대한 개탄이 터질 만도 하다. 거기다 누구나 휴가지에 가면 한 번쯤 꿈꾸는 것이 로맨스이므로, 여름에 읽었다면 에이코의 사랑을 지켜보는 것에 좀 더 깊은 감정이입을 할 수 있었을 것 같았다. 그러나 붉은 태양과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는 에이코 대신, 가을을 향해가는 쓸쓸함 한 가운데 있어서인지 공감을 느끼기에는 무언가 부족했다. 거기다 에이코가 차근차근 이야기해 나가는 방향을 나름대로 예측할 수 있어서 나와 동떨어진 세계의 이야기라고 생각해버렸는지도 모르겠다.

 

  타히티의 보라보라 섬에서의 에이코는 혼자 여행 중이었다. 자연을 만끽하면서 자신이 살아온 과거의 이야기를 차분히 풀어가면서, 현제 마주하고 있는 휴양지에서의 일상과 얽혀 들어가고 있었다. 일기를 보듯, 한 사람의 인생을 보듯 지극히 주관적이면서 세세하게 펼쳐나가는 에이코의 이야기는 타히티 섬의 분위기 때문인지 날씨만큼 나른해 지고 있었다. 얼핏 사랑 이야기라고만 전해들은 <무지개>란 작품 속에서 저자가 어떤 식으로 그 얘기를 풀어갈지 궁금하면서도, 흩어지는 내용 때문에 감을 잡지 못해 어디에 중점을 둬야 할지 몰랐다. 갈피를 잡을 수 없다면 그냥 흐르는 대로 내버려 두기로 하고, 타히티의 이국적인 아름다움과 에이코의 내면의 세계를 지켜보기로 했다. 에이코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자신이 느끼는 것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 나가고 있었다. 어릴 적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돌아가신 엄마와 할머니 이야기, 자신이 일한 레스토랑, 그리고 어떻게 해서 타히티 섬에 오게 되었는지를 차분하게 말해주고 있었다.

 

  그 가운데 다카다라는 한 남자가 등장했는데, 처음엔 그와의 사랑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없었다. 에이코가 사랑이야기를 들려준다면 다카다가 그 상대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다카다와 에이코의 상황이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다카다는 에이코가 일하는 타히티 분위기를 그대로 드러낸 식당의 오너였고, 에이코는 어머니를 여읜 후 요양이 필요해 다카다의 집에서 집안일을 돕고 있었다. 그랬기에 그 둘의 이야기가 이야기의 중점일거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너와 부인과의 사이가 좋지 않고, 조금씩 다카다에게 마음을 쏟아내는 그녀라 할지라도 타히티에서 줄곧 생각나는 사람이 다카다씨 일 리 없다고 생각했다. 온통 자연과 자신의 이야기로 풀어가다 자신이 일한 일터와 타히티가 연관되어지면서 다카다가 등장했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그러나 에이코의 내면을 따라가다 보면 조금씩 다카다씨를 좋아하고 있다고, 그와의 추억을 조심스레 꺼내놓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에이코가 마주한 사랑이 어떤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그곳에서의 사랑이나 헤어진 여인을 생각하는 조금은 청승맞은 생각을 품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결국 다카다씨에게 마음이 쏠릴 거라고, 그를 떠올리고 그의 흔적을 찾기 위해 타히티로 왔노라고(꼭 와보고 싶었다는 갈망도 있었지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런 에이코의 사랑 이야기는 한 번쯤 꿈꿔보는 낭만적인 사랑으로 흘러가지 않았다. 오너의 집에서 집안일과 동물들을 돌보는 사이에 이미 오너와의 교류를 느꼈으면서도 오너가 그렇게 사랑고백을 할 거라 생각할 수 없었고, 에이코가 풀어낸 그 모든 이야기처럼 차분하게 둘의 사랑이 펼쳐졌으면 하는 바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오너의 내면에 감춰진 사랑, 그리고 욕망, 에이코를 향한 뜨거운 마음들을 이해하면서도 조금은 억지스러운 면이 있다고, 소설 속에나 등장하는 내용이 아니냐고 타박을 드러낼 정도로 무언가가 어색했다. 그에 대응하는 에이코의 태도와 자신의 마음을 확실히 전하지 못하는 답답함이 어색함을 더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나의 추측대로 흘러가서 이미 한 번 뻗쳐진 편견을 거둬들이는 데는 실패했지만, 하룻밤의 꿈을 꾼 듯 몽롱했다. 에이코와 다카다, 그리고 타히티 섬 곳곳에 묻어있는 보이지 않는 그들의 흔적과 흘러간 시간들을 경험하러 온 듯한 에이코의 고백 앞에서 내가 느끼는 것이 고작 이 정도였다. 오히려 예상대로 흘러간 것에 대한 묘한 안도감과 휴양지에서 읽었다면 좋았을 거란 아쉬움이 교차할 뿐이었다. 저자는 이 이야기를 타히티 섬 여행을 하면서 즉흥적으로 떠올렸다고 했는데, 즉흥적으로 일어난 생각을 이렇듯 한 편의 소설로 써내는 그녀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에이코의 자잘한 일상, 소소하면서도 편안한 생각과 삶의 흐름은 일본 문학의 묘미를 느낌과 동시에 낯섦을 안겨 주었지만 오히려 그런 면이 바나나 소설다움으로 굳혀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바나나의 소설을 깊이 사랑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음 속에는 에이코와 다카다의 사랑을 맘 기쁘게 축복해 주지 못하는 나를 만나고 말았다. 이제야 조금씩 상대방을 보면 나와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는 시각이 생긴 내게, 두 사람이 한 사람이 되는 과정이 조금 장황스러웠다고 생각된다. 역시 사랑을 하려면 상대방을 단박에 알아보는 사랑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서 타히티에서의 짧은 여행은 그렇게 끝이 났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타샤의 ABC 타샤 튜더 클래식 8
타샤 튜더 지음, 공경희 옮김 / 윌북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을 기다리는 것만큼 설레는 것이 있을까. 가끔 현존하는 작가들의 책을 읽고, 기다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살아갈 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한다. 고전의 향연도 만만치 않지만 동시대에 같이 숨 쉬고 내가 좋아하는 작가가 쏟아낸 글을 읽는다는 것은 또 다른 행복이 되어 준다. 그런 작가들이 몇몇 있는데, 그 가운데 좀 독특한 타샤 튜더 할머니도 포함된다. 작년에 고인이 되셨지만, 타샤 할머니가 쓰고 그린 동화책들이 한 권씩 발행이 되면서 또 다른 기다림이 되었다. 타샤 할머니의 삶에 관한 책은 이미 탐독한 터라 동화책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내게는 무척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내가 지금껏 동화책을 구입해 본 적이 없었는데, 타샤 할머니가 썼다는 이유만으로 동화책을 처음으로 구입해 보았고, 읽고 조카를 주기보다 내 책장에 고이 모셔놓고 종종 꺼내 보는 기이한 현상까지 나타났다.

 

  그런 가운데 이번에는 타샤 할머니가 알려주는 알파벳 책이 발행되어서 너무 기뻤다. 겉표지도 너무나 예쁜 핑크였고 그 안에는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동화책 가운데서 이렇게 여성스러운 향기를 풍기는 책은 쳐다보지 않던 내가 타샤 할머니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생각하니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아니나 다를까 책을 펼쳐 보니 애너벨의 또 다른 세계가 펼쳐졌다. 타샤 할머니는 아이들이 인형 애너벨과 노는 모습이 사랑스러워서 꼬마 숙녀들만을 위한 알파벳 이야기를 떠올렸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동화책은 인형을 좋아하는 꼬마 숙녀들에게 최고의 책이 될 것이고, 나처럼 여성스럽게 어린 시절을 보내지 않은 독자라면 담 넘어 불구경 하듯 멀뚱해 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타샤 할머니의 그림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구경만으로도 충분했다. 애너벨이 어떠한 알파벳을 알려주는지 잠시 제쳐둔 채, 타샤 할머니가 그린 애너벨과 아이들이 어떻게 노는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괜히 마음이 흐뭇해졌다.

 

  인형 놀이를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여기에 나온 알파벳이 아주 머리에 쏙쏙 들어올 거란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책의 알파벳은 애너벨이 만들어 낸 단어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알파벳으로 만들 수 있는 단어가 무수한 만큼, 애너벨이 만들어 낸 단어들은 애너벨의 세계에 적합한 단어들이었다. 그래서인지 내게 생소한 단어가 많았다. 영어 단어에 원래 약한 나여서 이 짧은 알파벳 책을 보면서도 헉헉 댔을 정도여서 잠시 내가 한심해 지기도 했다. 그러나 타샤 할머니의 말처럼 꼬마 숙녀들을 위해 만든 이야기니 단어 몇 개 모른다고 한심해 할 필요는 없다고 스스로를 위안하기도 했다. 나 같은 독자를 위해서라고 생각되지 않지만, 단어를 굳이 모르더라도 타샤 할머니의 그림을 보면 얼추 연결 지어 볼 수 있었다. 그림으로는 알지만 단어의 뜻을 모를 때는 사전에서 찾아보면서 읽었다. 처음에는 타샤 할머니의 그림에 빠져 있다가 타샤 할머니가 언급한 단어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싶어 단어를 찾아 읽으니 영어 공부도 약간 되는 것 같아 혼자 뿌듯해 했다.

 

  타샤 할머니의 다른 동화책과는 다르게 이 책에서는 단어를 해석하지 않고, 그대로 해석과 함께 원 단어를 실어 놓아서 단어를 찾아보는 일이 생긴 것이다. 이를 테면 'C는 조심스레 꺼내는 Cloak' 이렇게 나와 있기 때문에 Cloak이 무엇인지 그림으로는 알지만 정확한 뜻을 몰라 찾아보게 되었다. 아이들도 나처럼 그림을 보며 단어를 추측해 보며 책을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이 책의 형식은 타샤 할머니의 다른 책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타샤 할머니만의 독특한 테두리 그림 안에는 타샤 할머니가 드러내고자 하는 단어의 사물과 함께 원문의 문장이 실려 있었다. 오른쪽 페이지에는 애너벨과 아이들이 함께 사물을 드러내는 그림과 함께 예시를 들었던 해석이 실려 있었다. 그림 속의 애너벨과 아이들은 흑백과 컬러로 나타나기도 하고, 애너벨이 주인공으로, 아이들과 함께 한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타샤 할머니가 탄생시킨 애너벨, 그런 애너벨과 함께 노는 아이들, 그 모습을 그리는 타샤 할머니의 모습까지 투영되어 상자에 상자를 열고 계속 꺼내보며 덧입힐 수 있는 모습이 상상 되었다.

 

  그렇게 인형들의 세계에 빠지다 보면 다음 단어가 무엇이 나올까 궁금하면서도, 알파벳의 마지막 단어 'Z'가 나오니 조금 서운하기도 했다. 애너벨과 이어주는 타샤 할머니만의 독특한 단어와 그림이 펼쳐진 가운데 애교스러운 문장도 있었다. 알파벳 'X'에서는 'X는 알맞은 말을 못 찾은 글자 X' 라는 문장이 그랬다. 애너벨과 타샤 할머니의 세계에서 현실적인(?) 귀여움을 발견하기도 해서 더 풍요로운 시간이었다. 타샤 할머니가 알려주는 알파벳은 이렇게 끝이 나지만, 애너벨과 알파벳의 세계, 그리고 타샤 할머니만의 세계가 펼쳐지므로 언제든 책을 펼치면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타샤 할머니의 동화책을 볼 때마다 타샤 할머니의 책을 읽으면서 쌓아 온 추억이 떠오르기도 하고, 이렇게 만남을 이어갈 수 있다는 사실이 늘 감사할 따름이다. 꼬마 숙녀를 위한 동화책이라고는 하지만 나에게는 타샤 할머니를 간직할 수 있는 소중한 책들이기에 이 만남을 앞으로도 계속 기다릴 수밖에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Heal the World : 힐 더 월드 -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지구행복 프로젝트
국제아동돕기연합 UHIC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 때 아프리카로 봉사활동을 꿈꾼 적이 있었다. 누군가를 도울 때 머뭇머뭇 거리다 작은 것 하나도 도와주지 못한 나를 발견하면서도, 그런 일을 하고 나면 마음이 뿌듯해 지는 것 때문에 그런 꿈을 꾸었는지도 모르겠다. '국내에서도 봉사활동을 할 수 있지 않냐' 는 사람들 말에, 국내에서는 내가 누릴 것을 다 누리느라 제대로 할 수 없다는 합리화를 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나의 모든 것을 두고 전혀 다른 세계로 간다는 것이 덜컥 겁이 나기 시작했다. 용기도 없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며, 내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이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흐지부지 한 때의 꿈은 사라지고 말았는데, 종종 그런 곳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역시 내가 범접할 수 없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TV를 보다가도 그런 나라의 이야기가 나오면 마음이 아프다는 핑계로 피해버리기 일쑤였다. 그런 내게 도착한 한 권의 책은 그 동안 가지고 있던 온갖 생각들을 다시 다 끄집어 내는 계기를 만들고 말았다.
 

  내가 보지 못한 세계, 내가 알고 싶지 않은 세계의 이야기는 처절할수록 더 피하고 싶어진다. 어느 정도 심각성을 알면서도 제대로 알기를 거부하고, 현재 내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이 우울해질 수 있다는 이유로 쉽게 잊어버리기 일쑤다. 같은 인간이면서 그렇게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는 것은 그네들의 탓이 아니냐고 되레 성을 낼 때도 있다. 이 책에서 만난 그들이 그랬다. 갖가지 이유로 굶주리고, 질병에 힘들어하고, 생명이 천시되는 곳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사진과 함께 실려 있는 빽빽하지 않은 글은 사진보다 더 처절했다. 그곳의 상황을 분노에 차서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무척 차분하지만, 독자를 끌어들이는 힘을 발휘하는 글이었다. 그럼에도 몇 번이나 쉬어서 읽을 정도로 나를 혼란스럽게 하는 글이었다. 이 글을 쓰기 위해 많은 것을 조사하고, 봐오는 과정 속에 있었으면서도 이런 글이 나올 수 있다는 것에 또 다른 감동이 일 정도였다. 독자에게 호소를 하고 있지만 감정의 밑바닥으로 끌고 가지 않고 자발적으로 읽어나갈 수 있게 만들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글에서 드러나는 실상은 믿지 못할 정도였다. 아프리카에서 행해지는 굶주림과 질병의 실태는 심각할 정도지만 원인은 너무나 어이없었다. 어리석은 싸움, 선진국에 의한 짓밟힘, 제대로 전해지지 않는 원조가 사람들의 삶과 생명을 너무나 쉽게 파괴하고 있었다. 정말 그런 일들이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날까 싶을 정도로 믿고 싶지 않고 피하고 싶은 내용들이었다. 당장 내가 과연 이런 사람들의 실체를 보고 있으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란 무기력감이 밀려왔다. 그 무기력감에 자칫 절망의 구렁텅이로 빠뜨리려는 찰나, 그들을 돕는 단체나 사람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어 숨통이 조금이나마 트여지고 있었다. 나처럼 행동하지 못하고 자신만 닦달하는 사람들을 위로하려는 듯, 직접 현장으로 뛰어들고 구호활동을 펼치는 사람들의 노력이 있어서 이 책을 끝까지 읽어나갈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거기다 환경과 동물, 자원, 변화하는 자연현상에 대해 위기의식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하게 실려 있어 죄의식은 덧입혀진 반면, 내가 조금이나마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 있어 내심 안심이 되기도 했다.

 

  오존층 파괴가 얼마나 큰 피해를 가져오는지, 멋을 내기 위해 입는 밍크코트가 얼마나 많은 동물들을 살상하는지, 공정무역을 통한 상품을 구입할 때마다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이 좀 더 편하게 살 수 있는지를 보여주어 나의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내가 현장에 뛰어들 수도 없지만,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무기력감에 휩쓸리게 버려두지 않고 작은 실천으로 그들을 도울 수 있고 자연을 보호할 수 있다 생각하니 끊임없는 자극이 나를 에워쌌다. 예전에 음식점을 갈 때마다 남은 반찬을 싸오는  한 의사의 사연을 TV에서 보고 난 후(북한을 방문한 그 의사는 땅을 파먹은 아이들을 보고 충격을 받아 절대 음식을 못 버리겠어서 반찬통을 들고 싸 오는 것이라고 한다.), 나 또한 음식을 함부로 못 버리게 되었다. 거기에 물 아껴 쓰기, 공정무역을 거친 상품 구입하기, 육류 섭취 줄이기 등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조금씩 실현해 나가면 책을 읽는 내내 죄스러웠던 마음을 조금이라도 덜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실천은 강요가 아니지만 어떠한 현상을 보고 실천하는 것이야 말로 이성을 가진 인간임을 드러내는 행위가 아닐까. 인간이 단독적으로 살아갈 수는 없으니, 함께 주어진 것들을 다른 생명체와 나누며 돕고 사는 것이 당연하다는 인식을 하게 되면 작은 실천이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실천은 개개인의 의지에 달렸지만, 이 책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마음 아픔을 느끼고 안타까움을 느꼈다면 작은 움직임에 동참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내가 아침마다 양치할 때 물을 컵에 받아쓰고, 이 책을 읽은 다른 이가 그것을 따라한다면 작은 움직임이 모여 적지 않은 효과를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 책의 마지막에 보면 '내 생애 가장 친환경적인 일주일'이란 코너가 있다. 일주일동안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보낸 후기가 실려 있는데 실천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 과정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씁쓸한 자유를 주는 지에 대해 나와 있다. 그만큼 쉽지 않겠지만 조금씩 자각을 하면서 이 책을 읽을 때 더 이상 인간을 비난하지 않으며, 내 자신을 자책하지 않고, 가진 자에 대한 분노가 그것을 바꾸기 위한 움직임에 동참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셜록 홈즈 전집 3 (양장) - 바스커빌 가문의 개 셜록 홈즈 시리즈 3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백영미 옮김, 시드니 파젯 그림 / 황금가지 / 200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밤은 깊어가고, 주변은 시끄럽고,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을 때 꺼내기 좋은 책은 역시 추리소설인 것 같다. 책장 꼭대기에 있는 셜록 홈즈를 하나씩 꺼내 읽고 다시 꽂는 일은 최근 들어 또 다른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2권까지 무난하게 읽었으므로 3권도 비교적 편안한 마음으로 꺼냈다. 어떤 분이 셜록 홈즈 시리즈 중에서 <바스커빌 가문의 개>가 인상 깊었다고 해서 나름 기대를 하고 있던 터라 약간은 손놀림이 초조했는지도 모르겠다. 홈즈와 왓슨의 행보에 주목하면서 어떠한 사건을 어떻게 풀어갈지 궁금했기에 나에게 처해진 상황은 모두 잊은 채 책 속으로 빠져 들었다.

 

  책을 펼쳤을 때 약간의 변화를 감지한 것은 삽화였다. 1, 2권에서는 조금은 선명하지 않은 삽화가 실려 있어 그다지 큰 도움이 못 되었는데, 좀 더 세밀하고 깔끔한 삽화가 그려져 있어 찾아보니 전 권과는 다른 삽화가였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삽화와 비교해 보는 것이 또 하나의 재미라면 재미인데, 3권에서는 나의 상상력과 삽화가 비교적 잘 맞아 떨어져서 삽화를 보는 즐거움이 쏠쏠했다. 여전히 셜록 홈즈와 왓슨의 외모는 정착이 안 되어서 낯설었지만 두 사람만은 나의 상상 속에서 키워가고 싶었다. 왓슨은 사건 의뢰인이 남기고 간 지팡이를 통해 홈즈처럼 그 사람의 직업이 무엇인지 추리를 하는 식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홈즈의 칭찬 가운데 나름대로 추측하지만, 의뢰인이 등장했을 때는 빗나간 결과에 웃음을 짓기도 했다. 그러나 홈즈에게 사건을 의뢰하러 온 사람들은 하나같이 기이한 사건들을 가지고 왔다. 이번에는 오래 전 바스커빌 가문에 내려오는 전설과 관련된 사건이라서 흥미로웠지만 어디에 중점을 둬야할지 약간 헷갈리기도 했다. 바스커빌 가문에 내려오는 전설처럼 흉악한 개가 나타나 사람을 죽였는지, 아니면 다른 존재가 살인을 했는지 단서가 없는 가운데 홈즈는 왓슨을 바스커빌관으로 내려 보낸다.

 

  사건을 의뢰하러 온 모티머 선생은 홈즈와 왓슨에게 고문서 하나를 보여 주었다. 바스커빌 가에 내려오는 전설의 개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못된 일을 저지른 휴고 바스커빌이 어떤 개에 의해 죽임을 당한 내용이었다. 그 내용은 바스커빌 가에 내려온 오랜 전설로 치부될 수 있었지만, 최근에 찰스 바스커빌 경이 의문의 죽음을 당한 터라 그 전설이 다시 회부되었던 것이다. 찰스 경이 죽음으로써 유일한 상속자인 미국에 살고 있는 헨리 바스커빌 경이 오기로 했는데, 목숨이 위태롭기에 모티머 선생은 홈즈에게 사건을 의뢰하러 온 것이다. 그러나 홈즈는 런던에서 다른 사건을 맡았다는 이유로 직접 헨리 경을 따라가지 않고, 왓슨을 딸려 보낸다. 그러나 헨리 경을 만난 순간부터 의문의 사건들이 발생한다. 헨리 경을 뒤쫓은 마차를 발견하고, 헨리 경의 구두가 없어지고, 당장 떠나라는 경고의 편지가 숙소로 날아온다. 그런 상황이다 보니 왓슨이 헨리 경을 따라가지 않을 수 없었다. 내심 홈즈가 가지 않은 것이 이상하면서도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게 아닐까 싶었는데, 홈즈는 왓슨에게 보고서로 그 곳에서 알아낸 것들을 전보로 보내달라고 한다.

 

   그렇게 홈즈가 빠진 채 왓슨은 헨리 경과 함께 바스커빌관으로 내려간다. 모티머 선생이 보여준 편지에서는 절대 밤에 집 근처 황무지를 돌아다니지 말라고 경고했었는데, 그런 위험과 런던에서의 자잘한 사건들로 인해 홈즈는 왓슨에게 헨리 경을 절대 혼자 두지 말라는 당부를 한다. 모티머 선생은 찰스 경의 시신 근처에서 엄청나게 큰 개의 발자국이 발견되었다고 진술했으므로 찰스 경의 죽음 뒤에 정말 바스커빌 가문의 개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세력이 있는 것인지 의문은 자꾸 증폭되었다. 홈즈의 충고대로 왓슨은 찰스 경을 혼자 두지 않으며, 주변 인물들을 탐색해 가는데 그 중에 독특한 남매를 발견한다. 박물학자 스태플턴과 그의 여동생 스태플턴 양이었다. 왓슨은 그 남매와 모티머 선생, 그리고 바스커빌관의 하인들을 나름대로 조사한 바들을 홈즈에게 보고서로 올린다. 그곳에서 관찰하고 일어난 사건의 정황은 왓슨의 보고서와 개인적인 일기로 파악할 수 있었는데 이상한 일들은 연이어 일어난다. 왓슨과 홈즈는 전설의 개의 존재를 믿지 않았지만, 황무지에서 들려온 개 울음소리는 많은 사람들을 섬뜩하게 만들며 전설을 믿게 했다.

 

  왓슨은 나름대로 바스커빌관에 머물면서 사건의 흐름을 따라가지만, 조금씩 사건의 경위를 밝혀갈 때마다 많은 의문과 궁금증, 긴박감이 넘쳐흘렀다. 거기다 탈옥수가 황무지에 흘러들어 오면서 묘하게 꼬여가는 가운데 왓슨은 달이 휘영청 밝은 밤에 황무지에서 홈즈와 비슷한 인물을 보게 된다. 탈옥수가 처남으로 밝혀진 바스커빌 관의 하인의 고백으로 인해 왓슨은 황무지에서 지내는 또 다른 사람의 은신처를 찾아가게 되고, 그곳에서 홈즈를 만나게 된다. 몰래 조사를 해야 했던 홈즈는 그간 왓슨이 조사한 것들에 참착하여 나름대로 사건을 풀어가고 있었다. 그가 알아온 정보는 충격적인 것이었다. 헨리 경과 스태플턴양이 사랑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홈즈의 정보는 범인이 누구인지, 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갔는지 알 수 있는 것들이었다. 범인을 잡기 위해 헨리 경을 밤의 황무지로 불러내야 했던 만큼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는데, 찰스 경을 죽음으로 몰고 간 개의 정체가 드러나므로써 바스커빌 가를 두려움에 떨게 했던 저주받은 사건은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었다. 범인은 스스로 자신을 죽음을 자초했고, 그 뒤에 숨겨진 사건의 내막은 모두 홈즈가 명쾌하게 설명해 주었기에 홈즈가 자리를 비운 빈자리를 충분히 보상해 준 셈이었다.

 

  왓슨의 시선에서 씌이다 보니 종종 주인공이 홈즈가 아니라 왓슨과 사건의 정황이라고 착각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 책에서도 홈즈가 바스커빌관에 내려가지 않았기에, 다른 계획이 있다는 것을 눈치 챘지만 내심 서운해 하고 있던 터였다. 따로 황무지에서 조사를 하며 홈즈다운 날카로움으로 사건을 마무리 지어 주어서 비교적 골고루 중점을 둔 내막을 만날 수 있었다. 홈즈에게 치우쳐 있거나 사건과 왓슨에게 치우쳐 있었다면 독자의 시선도 한 쪽으로 쏠리기 마련인데, 결국에는 그런 쏠림을 막아주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어찌 되었건 홈즈에게 가장 관심이 가며, 그가 펼쳐놓는 논리 정연함과 추리가 명쾌할 뿐이다. 그가 있으면 어떠한 사건도 두렵지 않고, 미궁에 빠질 리 없다는 믿음이 생겨나기에 다른 사건 속의 홈즈가 늘 궁금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셜록 홈즈 전집 2 (양장) - 네 사람의 서명 셜록 홈즈 시리즈 2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백영미 옮김, 시드니 파젯 그림 / 황금가지 / 200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셜록 홈즈 전집 중 1권을 읽고 나니, 9권까지 쭉 읽고 싶은 유혹이 강하게 밀려왔다. 첫 권이 두껍지 않았고 홈즈와 왓슨의 만남과 사건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큰 부담 없이 완독할 수 있는 용기를 주었다고나 할까. 1권을 읽고 며칠이 지난 뒤 2권을 꺼내서 읽었는데, 역시나 순식간에 빠져들게 되었고 셜록 홈즈의 명쾌한 추리에 감탄사를 터트리게 되었다. 많은 독자들이 셜록 홈즈에 왜 빠져 드는지 조금씩 이해해가는 가운데 셜록 홈즈 전집 마지막 권까지 무난하게 탐독할 수 있겠다는 희망에 부풀어 오르기도 했다.
 

  1권에서 명쾌하게 모르몬교도의 대이동에서 벌어진 병폐와 비극을 파헤치고 난 뒤, 사건이 없어 지루해하는 셜록 홈즈를 먼저 만나게 되었다. 홈즈는 사건이 없으면 무료함에 빠져들었고, 코카인을 흡입하게 된다. 왓슨은 그런 홈즈를 만류하지만 홈즈는 사건이 없을 땐 딴 사람으로 변한 듯 아랑곳 하지 않는다. 어떠한 사건이 일어날지, 또한 홈즈와 왓슨이 어떠한 활약을 하게 될지 궁금했으므로 홈즈가 코카인을 즐긴다는 사실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는데, 몇몇 독자들은 그것을 비중 있게 끌어내는 것을 보고 관찰의 다양성을 느끼기도 했다. 그런 홈즈를 달래듯, 모스턴이라는 여성이 찾아와 홈즈에게 사건해결을 부탁한다. 무척 교양 있는 아가씨였는데 훗날 왓슨은 모스턴 양을 사랑하게 되고, 그녀에게 청혼을 하게 된다. 잠시 홈즈가 주인공이 아니라 왓슨의 연애 담으로 비춰지는 것 같아 어리둥절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요한 부분은 홈즈가 나서서 모두 처리해 주었으므로 그런 불평은 잠시 밀쳐둔 채 사건 속으로 빠져 들기로 했다.

 

  모스턴 양은 실로 기이한 일을 홈즈와 왓슨에게 들려주었다. 아버지가 10년 전에 실종이 되었는데, 6년 전 모스턴 양의 주소를 물어보는 광고가 실린 뒤부터 일 년에 한 번씩 비싼 진주가 배달되었다는 것이었다. 그리곤 홈즈와 왓슨을 찾아온 날 아침 기이한 편지를 받았는데 익명의 사람으로부터 당신도 피해자니 라이세움 극장으로 나오라는 전갈이었다. 그렇게 기이한 사건은 시작이 되고 편지를 쓴 사람을 만나러 가게 되었는데, 그는 새디어스 숄토로 모스턴 양의 아버지의 친구인 존 숄토 소령의 아들이었다. 그는 아버지가 인도에서 큰 보물을 발견한 사건 경위부터 모스턴 양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까지, 그리고 보물의 일부를 모스턴양이 가질 수 있다는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숄토 소령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보물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고 있다 새디어스 숄토의 형이 보물을 발견했는데, 그 보물을 배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그들은 새디어스 숄토의 형인 바솔로뮤 숄토를 찾아가지만 형은 이미 죽어있었고, 보물도 사라진 뒤였다. 그리고 그 옆에는 <네 사람의 서명>이라는 메모가 남겨져 있었다.

 

  먼저 홈즈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새디어스 숄토가 어떻게 사망했냐는 것이었다. 타살의 흔적이 전혀 없었지만 시신의 머리에 박힌 바늘과 보물이 숨겨져 있었을 법한 천장의 들보까지 조사한 후 기이한 살인자들이 다녀갔다는 것과 공범자의 특징이 좀 별나다는 것을 알고 추적해 나간다. 화약 약품을 밟은 흔적을 남긴 공범자 덕에 추적이 좀 용이해졌다 싶었는데, 그들은 배를 타고 사라져서는 나타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거기서 잠시 미궁에 빠진 홈즈는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조사를 하다 그들이 타고 간 배가 어디에 있는지를 추측하고 경찰의 도움을 받아 경비정을 타고 추격에 나선다. 이 책에서 가장 긴박한 추적이 그려진 장면이었는데, 결국 용의자를 잡지만 공범자이자 위험한 인물인 원주민은 바다에 빠져 죽고, 보물도 그와 함께 묻히고 만다. 보물이 사라져서 모스턴 양에게 돌아갈 것이 없자 왓슨은 되레 기뻐한다. 모스턴 양을 사랑하고 있던 왓슨은 그녀가 보물로 인해 큰 부자가 되면 그들 사이에 장벽이 생길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사건의 중심에 있는 용의자는 조너선 스몰이라는 인물이었다. 그는 한쪽 다리를 잃고 인도에서 농장에서 일하는 쿨리들을 감독으로 일하던 중 세포이 항쟁을 만나 성을 관리하다 큰 보물을 가진 자를 만나게 된다. 한 군주가 보물을 숨기기 위해 보낸 하인의 이야기를 듣고 조너선을 비롯한 네 명의 사람들은 보물을 차지하기 위해 그를 죽였다. 결국 살인 사건이 밝혀져 모두 종신형을 선고 받게 된고 조너선은 복역하던 중 숄토 소령, 모스턴 대위를 만나게 되어 자신의 비밀을 말한다. 그런데 숄토 소령이 보물을 가지고 인도로 사라져버렸고, 모스턴 대위는 그런 숄토를 찾아가 얘기하다 사고로 목숨을 잃게 되고, 복수심에 불탄 조너선은 원주민과 함께 숄토를 찾아갔지만 숄토는 숨을 거둔 뒤였다. 그래도 보물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에 천장을 뒤지다 그곳에 남아있는 바솔로뮤 숄토를 원주민 통가가 살해해 버린 것이다. 조너선에 의해 사건의 전말은 풀렸지만 보물에 얽힌 이야기는 그야말로 비극일 뿐이었다.

 

  셜록 홈즈의 활약, 왓슨의 연애(?), 그리고 보물을 둘러싼 기이한 사건의 전말은 흥미롭게 펼쳐졌다. 홈즈가 너무나 완벽하고 깔끔하게 사건을 해결했기에 사건의 전말이 첨가된 느낌이 든다. 그러나 한권씩 책을 읽어나갈 때마다 홈즈와 왓슨 콤비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매력에 빠지는 것 같아 다른 책에 펼쳐질 이야기가 무척 궁금할 따름이다. 홈즈와 왓슨, 새로운 사건의 이야기를 좇다보니 책 속의 다른 것들을 발견할 수 없어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지만, 당분간은 그들의 행보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