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기를 치켜세움
폴 오스터 지음, 샘 메서 그림,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폴 오스터가 오래전부터 현재까지 쓰고 있는 타자기에 관한 이야기다.. 그 타자기의 활체가 직접 들어가 있어서 폴 오스터의 타자기에 대한 애정이 더 가깝게 느껴지는 책이다..
이런 폴오스터의 타자기에 각별한 애정을 쏟는 사람이 또 있었으니..
바로 화가 샘 서머이다...
폴 오스터의 타자기 그림과 폴 오스터의 초상화 작품들이 같이 실려 있었는데.. 폴 오스터와 폴 오스터를 상상해 내기에 충분한 그림들이였다.. 되직한 물감의 터치가 돋보였던 폴 오스터의 타자기 그림들은 마치 폴 오스터 같았다...
타자기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사람 같다는 느낌이 든다..
본체는 얼굴 같고 알파벳이 박혀 있는 키들은 마치 입을 벌리고 있는 사람의 치아 같았는데 그런 타자기가 폴 오스터의 다른면 같아 보였다.. 폴 오스터... 타자기... 각기 다른 개체기 아닌 서로가 서로가 되는 한가지... 하나의 것처럼 여겨졌다...
그래서 타자기에 관한 얘기와 그림이 잘 어울려 졌던 것 같다..
폴 오스터의 소설만 보다가 그림과 같이 실려있는 에세이를 보니.. 폴 오스터의 많은 작품들 속에서 잠깐 숨 쉴 수 있는 여유가 생긴 것 같기도 하고 나름대로 괜찮았다...
오랜만에 보는 타자기의 활체도 반갑고.. 글씨가 너무 예뻤다...
두께도 그리 두껍지 않아 가볍게 볼 수 있는 책이라서 부담도 없고..
많은 것들을 느끼게 해 주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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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5-04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예전에 흥미롭게 봤어요. 독특한 책어었어요.
수동타자기를 추억하며...

안녕반짝 2007-05-06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이 이상하게 끌리더라구요..^^
 
한여름 밤의 꿈 - Shakespeare's Complete Works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이윤기.이다희 옮김 / 달궁 / 2005년 6월
평점 :
품절


고등학교때 한참 문학에 심취한답시고 셰익스피어의 '4대비극'을 읽은 적이 있다.. 너무나 유명했기에.. 그리고 궁금했기에 읽었다..
희곡임에도 의외로 지루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인도와도 바꿀 수 없는 셰익스피어'라는 영국의 발언처럼.. 큰 감흥과 위대함이 들지는 않았다..
셰익스피어의 다른 작품을 접해보겠다는 생각도 없었고 남들에게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을 읽어 보았다는 발언을 하기에 좋은 경험 정도였다... 그러나 셰익스피어를 접할때 느껴지는 찌뿌둥함.. 찝찝함이 항상 나를 괴롭혔다... 그래서 기약도 없이 '언제 기회가 되면 다시 접해보자'라는 생각만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에 '이윤기'님이 새로 엮은 책이 발간되었다고 하기에 흥미가 일어 구입을 했다...
러시아 문학을 통해 희곡이라는 장르에서 풍기는 분위기(등장인물 이름과 함게 대사가 있는 형싱)가 선뜻 손에 가지 않았다..
그래도 이왕 구입했으니 읽어보자 라는 생각이 들어 읽기 시작 했는데 순식간에 절반이 넘게 읽어버렸다...
재미가 있어서 슝슝 넘어가는게 아닌가!
분명 이윤기님이 재미있다고 했는데 과연 읽기 전에 그리스 신화와 연결지어 설명해 준 것들에 영향을 받아 등장인물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고 재미있게 읽었다.. 그래서 읽는 도중에 '겨울이야기'도 구입을 하게 되었다...

이제는 셰익스피어의 '한 여름 밤의 꿈'에 대해서 물어보면 재미있게 읽었노라고.. 자신있게 추천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현재시점에 맞지 않는 고전의 번역... 그걸 깨트릴 수 없는 현실...
그런것들을 시원하게 부수어 주면서 재미있게 엮어준 이윤기님에게 감사함이 들 정도다...
셰익스피어의 희곡은 이렇게 유쾌하면서 재미있는데 우리는 항상 어렵다라고만 생각하고 접하지 않고 있었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또한 이윤기님의 말처럼 엄청나게 쏟아지는 셰익스피어의 영상물들이 빚어낸 '셰익스피어는 읽은 이도 없고, 안 읽은 이도 없다'라는 말이 공감이 갔던게.. 셰익스피어의 영상물과 공연을 보고 원작을 읽는 듯한 착각에 빠지는게 당연했다...
내가 '로미오와 줄리엣'을 초등학교때 분명 책으로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에전에 개봉된 영화가 기억의 주류가 되어 어떤게 우선이였는지 모르고 나중에는 '로미오와 줄리엣 읽었어?' 라는 질문에...'응.. 영화로 봤어..'라고 말하게 된느 경우에까지 이륵데 되었으니 말이다...
그렇게라도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대중에게 알려지는 건 좋지만.. 책으로 읽는게 문학적 감흥에 더 도움이 되는데 지금까지 그런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못만나다 이제서라도 만나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순신의 허황된 영웅담만 접하다 이순신의 내면을 통해 새롭게 이순신을 보게 된 김훈의 '칼의 노래'를 만난 듯 하다..
새롭게 선보이는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이 대중들 사이에 퍼져나가 셰익스피어를 왜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 라는 비 인권적이고 위험한 발언이 나오게 되었나를 느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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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손바닥 문학과지성 시인선 291
나희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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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책을 말하다 에서 작년 가을즈음에 안도현 시집과 함게 소개된 시집이다.. 아는 언니에게 선물을 주면서 나도 슬쩍 읽어 보았다..
읽고 나니 선물로 주기에 아낌없는 시집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도 '시'라 하면 어렵다는 생각이 먼저 들고 잘 읽지 않는게 보통인데 나희덕님의 시집은 그나마 잘 읽혔다...
이 책을 선물하러 가는 길에 버스에서 코를 박고 읽었는대도 감흥이 남달랐으니 우선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시집이라서 좋았다..
서정적이면서도 아프고.. 그 아픔이 슬픈.. 그 슬픔이 무언가를 가슴에 남겨주면서 넘어가는 시였다..
곁에 두고 자주 읽고 싶은 시가 많을 정도여서 이렇게 한번 읽고 돌아서는 것이 아쉬웠다.. 어느샌가 이런 마음을 잊어버리고 세상의 차가움에 건조해질지 모를 나이기에..
그런 건조함이 싫어 시를 꾸준히 읽으려 노력하는데.. 그런 면에서 나희덕님의 다른 시집도 읽어보고 싶다..
항상 시를 가까이 하고 그 안에서 따스함과 푸근함...
그리고 풍성함을 길러가고 싶다...

 

그림자는 어디로 갔을까


아침마다 서둘러 출근을 하지만
그림자는 집에 있다
그를 두고 나오는 날이 계속되고
거리에서 나는 활짝 웃는다

그림자 없이도
웃는 법을 익힌 뒤로는
내 등 뒤에 그림자가 없다는 걸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한다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을 때
집에서 혼자 밥 말아 먹고 있을 그림자

그림자 없이도
밥 먹는 법을 익힌 뒤로는
내가 홑젓가락을 들고 있다는 걸
마주 앉은 사람도 알지 못한다

어느 저녁 집에 돌아와보니
그림자가 없다
안방에도 서재에도 베란다에도 화장실에도 없다

겨울날 외투도 입지 않고
어디로 갔을까
신발도 없이 어디로 갔을까

어둠 속에 우두커니 앉아
그림자를 기다린다
그가 나를 오래 기다렸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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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라인
루이스 세풀베다 지음, 권미선 옮김 / 열린책들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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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답답할 땐 집에서 먼 서점을 간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차장 밖 구경도 하고 서점에 가서는 책 구경을 한다.. 그러다 얇은 책 위주로 한권 읽고 오곤 하는데 오늘은 이 책이 손에 잡혔다.. 아 읽고 올 심산으로 서점 바닥에 철퍼덕하니 앉아서 편하게 읽고 왔다...
루이스 세풀베다의 작품은 많이 들어 보았지만 접한건 처음이다..
자연과 환경에 관심이 많고 사회에 대한 비판도 서슴치 않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이 얇은 책에서도 희미하게나마 두가지를 다 접해 볼 수 있었다..
문명과 먼 칠레의 소도시에서 가축 도둑을 소탕하며 광활한 자연과 함게한 경찰 카우카만은 어느날 장군의 아들을 건드렸다는 이유로 수도인 산티아고의 성범죄 전담반으로 쫓겨난다...
카우카만도 싫어하는 도시에서 그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의문스러웠지만 택시운전사 아니타와 사랑에 빠지고...폰 섹스방에 협박전화를 걸어오는 걸 통해 단서를 잡고 거물을 잡아들인다..

서점에서 순식간에 책을 읽었기 때문에 스토리가 순식간에 흘러가서 많은 것을 잡지 못했지만.. 루이스 세풀베다의 스타일을 엿볼 수 있었다.. 거대한 자연속에서 살아가는 인간과.. 집단속의 그릇된 사회를 비판하는 은유(책 소개를 읽고야 알았지만...) 대략 그런 분위기인 것 같다... 많이 접해보지 않은 남미 문학이라 새롭고 루이스 세풀베다의 다른 작품도 접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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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림에서 인생을 배웠다
한젬마 지음 / 명진출판사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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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근처의 책방에서 괜찮은 책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내가 좋아하는 종류의 책을 발견하는 기쁨이 두배다.. 이 책도 책방에서 책을 훓터보다가 나올때쯤 발견했따..
미술에 관련된 책이라면 다 좋아해서 선뜻 보게 되었다..
작가의 이름과 책 제목을 많이 들어봤지만 어떤 스타일인지.. 어떤 내용인지는 전혀 몰랐다..
이 책은 '그림 읽어주는 여자2'로 주로 국내 화가들의 작품을 다루었다.. 원래 갑작스레 나를 찾아온(?) 책은 기대없이 그렇다고 실망도 없이 無의 상태에서 책을 접하는 타입이라서 이 책은 편하게 마음을 열고 본 책이였다.. 책 첫부분의 '여는 글'을 읽고 나서 無의 상태는 극을 달했던 것 같다.. 초반을 읽을때는 나의 예상과 달리 그림 감상 보다는 작가의 개인적인 성향과 글 때문에 그림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그림은 한번 보고 글을 읽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렇게 길지 않은 글임에도 그림 감상보다 정신이 팔린건 사실이다..
그 글에도 그림에 대한 설명이라기 보다는 작가의 수필이라 해도 될만큼 극히 개인적인 것이였다.. 물론 그림 옆의 작은 설명이 있었지만 그림과 그에 대한 설명이라 생각했던 터라 마음이 추락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 추락한 마음을 추스리려고도.. 더 추락시키려는 의도도 없이 그냥 그렇게 나두었다... 그렇게 중반부를 넘기고 끝이 보이기 시작할때쯤...불쑥 그 말이 튀어 나왔다..

'정말 그림을 읽는 거네 이거.. 엇! 그림 읽어 주는 여자..'

왜 그런말이 튀어 나왔는지 생각해 보니 어느 부분을 읽고 있다가 그림을 보고 글을 읽기 시작했는데 그 그림과 글의 일치됨을 보았다..
내가 처음에 불평했던 그림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했는데..
내가 느낀 그 일치됨 속에서는 그림의 설명이 있어서 그렇게 느꼈던 것이 아니였다..
無의 마음에서 추락시켰던 마음을 추스리려 하지 않고 그대로 두며 더 편히 읽어서 얻은 결과가 아닌가 싶다...
내가 마음을 더 추락시키고 닫아버리고 아니면 추스리려 애썼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났을지도 모른다..
이 책을 통해 왜곡되이 보지 않은 법도 배운 것 같다..
그렇게 이 책의 읽기와 보기를 잘 마쳤고 그나마 인터넷으로 그림 감상을 좀 한 덕에 아는 그림도(여기서 유포된 것일수도...) 몇점 보았다..
우리나라의 화가들을 등한시 하기 쉬운데 이 책을 통해 조금은 친근해진 것 같다..
이 책이 미술책이라 생각했었다.. 분명 작가도 화가였고..
작가의 그림도 있었지만... 나는 미술책이라 말하고 싶지 않다..
작가의 수필에 상상력을 더하면 그림이 보이는 책..
그래서 그림을 읽는 듯한 책....
그런 책이라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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