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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림에서 인생을 배웠다
한젬마 지음 / 명진출판사 / 2001년 2월
평점 :
절판
집 근처의 책방에서 괜찮은 책을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내가 좋아하는 종류의 책을 발견하는 기쁨이 두배다.. 이 책도 책방에서 책을 훓터보다가 나올때쯤 발견했따..
미술에 관련된 책이라면 다 좋아해서 선뜻 보게 되었다..
작가의 이름과 책 제목을 많이 들어봤지만 어떤 스타일인지.. 어떤 내용인지는 전혀 몰랐다..
이 책은 '그림 읽어주는 여자2'로 주로 국내 화가들의 작품을 다루었다.. 원래 갑작스레 나를 찾아온(?) 책은 기대없이 그렇다고 실망도 없이 無의 상태에서 책을 접하는 타입이라서 이 책은 편하게 마음을 열고 본 책이였다.. 책 첫부분의 '여는 글'을 읽고 나서 無의 상태는 극을 달했던 것 같다.. 초반을 읽을때는 나의 예상과 달리 그림 감상 보다는 작가의 개인적인 성향과 글 때문에 그림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그림은 한번 보고 글을 읽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렇게 길지 않은 글임에도 그림 감상보다 정신이 팔린건 사실이다..
그 글에도 그림에 대한 설명이라기 보다는 작가의 수필이라 해도 될만큼 극히 개인적인 것이였다.. 물론 그림 옆의 작은 설명이 있었지만 그림과 그에 대한 설명이라 생각했던 터라 마음이 추락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 추락한 마음을 추스리려고도.. 더 추락시키려는 의도도 없이 그냥 그렇게 나두었다... 그렇게 중반부를 넘기고 끝이 보이기 시작할때쯤...불쑥 그 말이 튀어 나왔다..
'정말 그림을 읽는 거네 이거.. 엇! 그림 읽어 주는 여자..'
왜 그런말이 튀어 나왔는지 생각해 보니 어느 부분을 읽고 있다가 그림을 보고 글을 읽기 시작했는데 그 그림과 글의 일치됨을 보았다..
내가 처음에 불평했던 그림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했는데..
내가 느낀 그 일치됨 속에서는 그림의 설명이 있어서 그렇게 느꼈던 것이 아니였다..
無의 마음에서 추락시켰던 마음을 추스리려 하지 않고 그대로 두며 더 편히 읽어서 얻은 결과가 아닌가 싶다...
내가 마음을 더 추락시키고 닫아버리고 아니면 추스리려 애썼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났을지도 모른다..
이 책을 통해 왜곡되이 보지 않은 법도 배운 것 같다..
그렇게 이 책의 읽기와 보기를 잘 마쳤고 그나마 인터넷으로 그림 감상을 좀 한 덕에 아는 그림도(여기서 유포된 것일수도...) 몇점 보았다..
우리나라의 화가들을 등한시 하기 쉬운데 이 책을 통해 조금은 친근해진 것 같다..
이 책이 미술책이라 생각했었다.. 분명 작가도 화가였고..
작가의 그림도 있었지만... 나는 미술책이라 말하고 싶지 않다..
작가의 수필에 상상력을 더하면 그림이 보이는 책..
그래서 그림을 읽는 듯한 책....
그런 책이라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