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중학교 3학년이던 1996년 11월부터 독서기록을 시작했다. 중학교 2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국어를 가르치셨는데, 읽은 책이 있으면 지은이와 출판사까지 기록해서 독서록을 남겨보라고 했다. 중 3때 그 선생님이 전근 가셨고, 고등학교 입학이 결정된 직후에야 선생님이 말씀이 떠올라 독서기록장을 쓰기 시작했다. 손으로 썼던 독서기록장은 1,000권을 넘긴 후에는 블로그에 기록으로 남겼다. 독서록을 보고 있으면 손으로 쓰고, 고치고, 일일이 타이핑을 하며 옮겼던 순간들이 새삼 추억처럼 올라온다.



무엇보다 내가 이렇게 오랫동안 독서기록을 남길 줄은 몰랐다. 어느새 1800권이 되었고, 그로부터 22년이 흘러 나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그리고 하나는 확실히 알게 되었다. 그렇게 긴 세월 동안 남긴 기록에 나의 많은 부분이 들어가 있음을. 그리고 그 기록이 나의 인생의 전환점이 된 순간이 있었음을 말이다. 그래서 울컥하는 마음도 있지만 무언가를 바라고 기록을 남기지 않았듯이, 앞으로도 계속 남겨볼 생각이다. 아마 시력이 허락하는 한 계속 읽고 남기지 않을까 싶다. 새삼 내 인생에 책이 들어와 준 것이 참 감사하고 고맙다.



 





1996년 11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읽은 책 모두를 훑어보는 건 무리다. 정말 감명 깊게 읽은 책을 꼽는 것도 쉽지 않다. 그래서 1권, 100권, 200권 이런 식으로 특정 숫자에 붙은 책을 다시 떠올려보고 그에 따른 리뷰는 링크를 걸어볼까 한다. 처음에 독후감, 리뷰라는 개념이 없던 때라 메모로 간단하게 남겼고, 중간에 기록에 회의감이 들 때는 아예 쓰지 않은 부분도 있다. 또한 형식과 맞춤법이 엉망인 부분도 많다. 후에 점점 발전해 가는(?) 묘미를 보면 될 것 같다. 이걸 정리하는 이 순간, 나도 잠시 떨린다.^^





1권 - 벌거벗은 얼굴 _시드니 샐던

(1996년 11월 읽음)



 


 

지은이:시드니 셀던          출판사:기록되어 있지 않음

줄거리:어느 정신과 병원의 연쇄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정신과 의사가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추리소설

메모:사건 시작이나 구성은 괜찮았는데 내가 볼때 범인이 너무 단순했다

1996년 11월




원문 http://hiphopdrum.blog.me/40016434296





100권 - 천상의 약속 _백금남

(1998년 9월 읽음)




지은이: 백금남 출판사: 창해

천상의 약속 1

천상의 약속 2

1998년 9월



원문 http://hiphopdrum.blog.me/40016684347




200권 - 명성황후 _강신재

(2002년 2월 읽음)





지은이: 강신재 출판사: 소담출판사

명성황후 1

명성황후 2

명성황후 3

2002년 2월




원문 http://hiphopdrum.blog.me/40016919396





300권 - 손님 _황석영
(2005년 2월 읽음)



지은이: 황석영    출판사:창작과비평사



제목을 보고 상쾌하고 기분 좋을거라 생각했다.
손님은 반가움이 더 짙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을 받았을때의 느낌은 섬뜩하고 우울해 보였다.
읽고 보니 나의 첫인상이 맞는 샘이 되고 말았다.
전쟁의 고통과 상처를 또 한번 느끼게 되었다.



원문 http://hiphopdrum.blog.me/40017235404





400권 - 자전거 여행 1 _김훈
(2006년 1월 읽음)




지은이: 김훈 출판사: 생각의 나무


처음을 시작할때 무던히도 힘들었던 책이다.
김훈의 문체에 매료되어 김훈 문학 선집(6권)을 통째로 사서 열심히 읽었는데 자전거 여행을 읽을 차례가 되었을때 김훈의 문체에 싫증을 내고 있었다. 그래서 책은 펼쳐 들었지만 도무지 무슨 말을 하는지 내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공백의 상태가 되어갔다.
책꽃이에서 넣었다 빼었다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해를 넘겨버렸다.
해를 넘기기 전에 읽어 버리고 싶은 책이였는데 인력으로 안되는 것도 독서다. 오히려 그 마음을 포기해 버리니 순식간에 내게로 스며든다.
그 순식간의 스며듬이 조금은 당황스럽지만 그래도 예전에 내가 한창 매료되었던 김훈의 문체에서 향수를 느낄 수 있었다.
적나라하고 거침없음이 식상함을 던져 주었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바닥은 아니었다.



원문 http://hiphopdrum.blog.me/50000753689





500권 - 남쪽으로 튀어! 2 _오쿠다 히데오

(2006년 9월 읽음)





지은이: 오쿠다 히데오           출판사: 은행나무



겉표지를 보라!

남쪽으로 튀지 않으면 정말 큰일 날 것 같은 저 남자의 표정을.

그냥 군말없이 남쪽으로 튀고 싶다. 그러나 튈때 튀더라도 이유는 알고 튀어야 겠지? 역시 이유를 알고 나니 튀는데 의의를 달기가 싫다. 그냥 튀자! 남쪽으로!

 

전작 공중그네와 인더풀에서 엽기적인 정신과 의사 이라부의 인상이 너무 강해 이책도 그런 분위기 일거라 생각하고 기대반 의심반이였다. 그러나 초등학교 6학년인 지로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가족사와 세상은 잠시 당황하게 만들었다.



원문 http://hiphopdrum.blog.me/50008363150





600권 - 맥스와 커피 한 잔을 _맥스 루케이도

(2007년 3월 읽음)




지은이: 맥스 루케이도                  출판사 : 가치창조



교회를 본격적으로 다닐 때 생각이 난다.

심적으로 힘든 상태에서 나간 교회라서 목사님 말씀이나 교회의 분위기가 큰 위로가 되었다.

그래서 지금도 그때의 마음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언니의 권유로 몇번 가본 교회는 늘 따분하고 싫었는데 내가 힘들어서 나가니 커다란 위안이 되어던 첫 마음.

교회를 다니기 전과 다닌 후의 내 마음의 변화를 잊지 않으려고 한다. 분명 자만하거나 교만할 수도 있기에. 그리고 주님과 나를 따로 놓고 보며 살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원문 http://hiphopdrum.blog.me/50015576538



700권 - 파피용 _베르나르 베르베르

(2007년 11월 읽음)





지은이: 베르나르 베르베르                           출판사: 열린책들



  한바탕 힘겨운 꿈을 꾼 듯한 기분이다. 분명 현재의 나는 존재 했었는데 어느새 우주선을 타고 여행하다 인류의 시작을 다시 지켜본 듯한 기분. 내가 인류의 시작을 지켜 본 것은 아니니 다시 지켜 봤다라고 말할 수 없겠지만, 인류의 끄트머리에서 새롭게 태어난 기분이 든다. 전적으로 파피용호의 기준으로 봤을 때 성립될 수 있는 이야기지만 묘한 기분은 쉬이 지워지지 않는다. 지구에서 더이상 무언가를 기대할 수 없던 무리들이 우주선을 타고 떠날 때만 해도 소설이라는 개념이 내 안에 박혀 있어 관찰자에 지나지 않았었다. 그러나 그들이 우주여행을 하고, 그들의 변화를 좇다 보니 어느새 파피용호의 인식되지 않는 탑승자가 된 기분이었다. 어디인지도 모르는 곳에 둥둥 떠 있는 느낌. 그러다 새로운 땅에 도착 했지만 이것이 시작이라고 인정할 수 없는 비현실감. 파피용호는 내 눈에서 사라졌지만 나는 아직도 정착하지 못하고 헤메고만 있었다.



원문 http://hiphopdrum.blog.me/50024715544





800권 - 영화처럼 _가네시로 가즈키
(2008년 10월 읽음)




지은이: 가네시로 가즈키                                  출판사: 북폴리오




   책이 남겨준 여운을 어쩌지 못할 때는 멍하니 한 곳을 응시하게 된다. 책 내용을 더듬어 보기도 하고, 그 이후의 이야기를 상상해보기도 하면서 현실 세계의 나와 책 속의 나를 하나로 만들어 보려 애쓴다. 책을 통해 받은 감정들 하나하나가 내 몸안에 박혀, 책을 덮고 난 후에도 내 안을 떠도는 느낌. 오랜만에 신작을 발표한 가네시로 가즈키의 책을 읽을 때가 그랬다. 책을 읽고 나니 새벽 3시였지만, 피곤함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오로지 이 책을 마주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벅차고 뿌듯해 나를 주체할 수가 없었다.



원문 http://hiphopdrum.blog.me/50036483489





900권 - 기죽지 말고 당당하게 _데이비드 콜버트

(2009년 5월 읽음)





지은이: 데이비드 콜버트                        출판사: 부키



  첫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2008년 8월,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과 경합 끝에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되었다. 그리고 2009년 1월, 미국에 제 44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대통령 후보로 확정되기 전부터 돌풍을 일으켰던 버락 오바마의 인기는 국내까지 번졌다. 한두 권 발행되던 그에 관한 책은 부지기수로 출간되었고,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헷갈릴 정도로 많은 책들 가운데는 미셸 오바마에 관한 책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만큼이나 세간의 이슈가 되고 있는 미셸 오바마의 삶을 그냥 지나칠 수 없을 정도였다.



원문 http://hiphopdrum.blog.me/50047297965



1000권 - 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 _헤르만 헤세

(2009년 12월 읽음)





지은이: 헤르만 헤세                     출판사: 민음사



  책장에 읽어야 할 책이 산더미임에도, 이 책을 구입하게 된 것은 순전히 겉표지 때문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고흐의 자화상이 실려 있었고, 고흐의 눈빛이 한 없이 고독해 보였다. 그 눈빛을 차마 거부할 수 없어 충동적으로 책을 구입하고 말았다. 헤르만 헤세의 작품이라는 데서 오는 관심도 어느 정도 작용했겠지만, 그것보다 겉표지에 고흐의 자화상이 실려 있는 이유가 더 궁금했다. 헤르만 헤세의 몇몇 작품을 읽는 동안 작품에 우울한 기운이 깃든 것 같아 즐겨 읽는 작가가 아니었기 때문에, 겉표지를 보고 책을 구입했다는 사실이 계면쩍을 정도다. 



원문 http://hiphopdrum.blog.me/50078200057



1100권 - 백치 (하) _도스또예프스끼
(2010년 5월 읽음)




지은이: 도스또예프스끼                출판사: 열린책들



  오랜만에 읽게 된 도스또예프스끼 작품 가운데서도 장편을 읽어서인지 무척 긴 과정이었다는 느낌이 든다. 상, 하를 읽어낸 공백이 커서 묵직한 부담감은 덜했으나, 소설이 주는 무게감은 여전히 나를 비틀거리게 만든다. 그가 펼쳐놓은 세계에서 흩어진 의미들을 일일이 챙기는 것이 불가능 하다는 것도 알고, 그것을 따져가며 책을 읽은 것도 아니었다. 그의 책을 읽는 것은 ‘문제를 끊임없이 그 삶을 추구하는 데 있지, 그 삶을 발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607쪽)’라고 말한 이뽈리트처럼 끊임없이 그의 세계를 탐독해 가는 데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그의 책을 놓을 수 없고 2독, 3독을 하고 싶은 이유이기도 하다. 철저히 의미를 찾고 메시지를 분석하는 작가가 아닌, 읽는 과정을 즐기는 작가라고 말하고 싶은 그의 작품을 계속 접하는 것이야말로 그가 남겨 놓은 소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원문 http://hiphopdrum.blog.me/50088055325





1200권 - 퇴마록 국내편 1 _이우혁
(2011년 9월 읽음)




지은이: 이우혁                             출판사: 엘릭시르

 

 

 

  서태지, 음악, 책. 나의 유년시절을 지배했던 것들이다. 서태지와 음악에 관한 흔적은 고스란히 남아 있어 종종 열정을 끌어올리려 애를 써보지만 무리임을 느낀다. 오히려 그때는 열광하지 않았던 책이 현재의 나를 지배하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기억에 남는 책은 또렷하다. 그 가운데 『퇴마록』을 빼 놓을 수 있을까? 나의 고등학교 시절을 온통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퇴마록』을 다시 만났다는 사실에 무척 감격하고 말았다. 나의 유년시절이 다시 살아난 듯, 그 당시의 나로 돌아간 듯한 착각이 인다 해도 모든 것을 감내하고 싶은 재회였다.




원문 http://hiphopdrum.blog.me/50120960982





1300권 - 친구 사이 _아모스 오즈
(2013년 11월 읽음)




지은이: 아모스 오즈                       출판사: 문학동네

 

 

  이스라엘로 성지순례를 떠나는 일행에게 혹시나, 시간이 허락해서 서점에 들를 수 있다면 아모스 오즈 책을 구입해 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다. 메모지에 저자의 이름을 스펠링으로 써주고 당부하면서 한권이라도 나에게 오길 바랐다. 그러나 단체로 떠난 일정이라 시간을 따로 낼 수 없었고 서점 근처에는 가보지도 못해 책을 구입하지 못했다는 대답이 들려왔다. 내심 아쉬웠지만 언젠가 원서를 살 수 있는 날이 있겠지 싶어 열심히 번역서를 기다리게 되었다.



원문 http://hiphopdrum.blog.me/50182307825





1400권 - 마지막 숨결 _로맹 가리
(2014년 5월 읽음)




지은이 : 로맹 가리                        출판사: 문학동네

 

 

 

  조금 가벼운 소설을 읽다 보면 무겁더라도 생각할 거리가 있는 소설이 읽고 싶어진다. 거실 바닥에 배를 깔고 누워 책장을 한참 바라보다 이 책을 충동적으로 꺼내 들었다. 로맹 가리란 작가의 작품과 그의 이야기를 어느 정도 알고 있음에도 제대로 만난 적이 없다는 데서 오는 의아함 때문이었다.『자기 앞의 생』은 정말 흡인력이 있었음에도 읽다가 덮어 버렸다. 소설 주인공이 처한 환경이 암울해서였다. 그런 뒤에『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를 책장에 들여놨음에도 그 두 권의 작품이 아닌 이 책을 꺼내든 이유는 뭘까? 아무래도 두 작품보다 그나마 덜 들어본 작품이었고 미발표 유작이 있어서 더 끌렸는지도 모른다. 그의 작품을 제대로 읽지도 않았으면서 미발표 유작에 끌린다는 사실이 조금 부조화스럽긴 말이다.


원문 http://hiphopdrum.blog.me/50193994883



1500권 - 아내의 빈방 _존 버거, 이브 버거
(2015년 6월 읽음)




지은이: 존 버거, 이브 버거                 출판사: 열화당 영혼도서관




  가끔 나의 노년을 생각해 본다. 나는 몇 살까지 살 수 있을까? 남편과 아이들과 오래오래 함께 살 수 있을까? 상처를 가득 안은 채 혼자 남겨지거나 혼자 먼저 떠나버리는 건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들. 사랑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떠남과 헤어짐에 대한 쓸데없는 생각들이 종종 나를 지배할 때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존 버거가 떠난 아내를 생각하며 쓴 글을 읽고 있자니 먼저 떠나가는 것도, 홀로 남겨진 것도 그렇게 슬프고 절망적인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원문 http://hiphopdrum.blog.me/220396052812



1600권 - 문장의 품격 _안대회
(2016년 6월 읽음)




지은이: 안대회            출판사: 휴머니스트




아직도 비가 오거나 날씨가 흐려 집 안으로 빛이 들어오지 않는 날이면 이덕무가 생각난다. 집 안에서 책 읽기밖에 할 수 없었던 시절, 빛을 따라 자리를 바꿔가며 책을 봤을 그가 이런 날이면 의기소침해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염려 때문이었다. 전혀 연결고리가 없었던 18세기의 문인 이덕무와 백탑파를 알게 되었고 여러 가지 상황 속에서도 문학이 폭발하던 시기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나자 뭔가 가슴이 북받쳐 올랐다. 한동안 18세기 문학을 찾아 읽다 어느 순간 잊고 있었는데 이 책으로 인해 그때의 열망을 잠시나마 다시 떠올릴 수 있어서 좋았다.



원문 http://hiphopdrum.blog.me/220736914572



1700권 -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
_무라카미 하루키
(2017년 6월 읽음)




지은이: 무라카미 하루키                 출판사: 문학사상




공교롭게도 이 책을 읽은 게 책 제목처럼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이었다. 외출하면서 아무 생각 없이 들고 나온 책이었는데 본의 아니게 현장 독서(?)가 되고 있었다. 다만 제목과 같은 완벽한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한 것까지 채울 수 없었지만 말이다. 같은 여자다 보니 남자로 대체할 수 있을지 모르나 결혼을 했으니 완벽한 남자를 만나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할 이유가 없었다. 무엇보다 현실에선 그런 일이 일어날 일이 없다. 함께 살고 있는 남자만으로도 벅찬 아줌마가 되었으니까.



원문 http://hiphopdrum.blog.me/221030666458



1800권 - W31 : 성경대로 세상 살기 _하형록
(2018년 6월 읽음)




지은이: 하형록                     출판사: 두란노




조금 힘든 하루였다.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일을 했고, 말을 많이 해서 목이 아팠다. 순간 힘이 들어서 내가 무얼 하고 있는지 혼란이 왔고, 내게 물질적으로 별다른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절망과 짜증이 밀려왔다. 앞으로도 계속 이래야 한다 생각하니 그것만으로도 녹초가 되었다. 이런 부정적인 마음으로 잠이 들 찰나, 피곤했음에도 겨우 몸을 일으켜 서재방으로 와서 이 책을 읽었다. 그리고 짜증과 절망이 나의 자만심이었음을 깨닫자 마음이 평안해졌다. 나는 아직 서툰 것뿐이라고, 배워나가는 중이라고 여기자 그제야 위로가 되었다. 이 모든 게 나에게 예비되어 있었다.



원문 http://hiphopdrum.blog.me/221300457961





간단하게 1800권의 책 중에서 특정 번호가 붙은 책만 훑어보았다. 사진과 글을 옮기면서 잠시 추억에 빠졌다. 익숙한 책도 있고, 생소한 책들도 있다. 읽은 책 모두를 기억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소장하고 있는 것도 아니기에 이런 과정 자체가 또 하나의 책을 읽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제 1800권이 되었다. 얼핏 1800권 하면 권수가 많아 보이지만 22년 평균을 나눠보면 그렇게 많지도 않다. 독서의 과정을 생각해보면 그저 책이 좋아서, 시간을 때우기 위해, 권수에 치중하기 위해, 남에게 자랑하기 위해, 더 많이 읽고 싶어서 한 독서도 많다. 그 부끄러운 기록과 감정들이 고스란히 리뷰라고 하기에도 뭣한 글에 남아 있다. 그래서 이 기록은 그냥 나라고 말할 수도 있는 것이다.



책을 왜 읽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대답은 계속 변했는데 요즘은 그냥 단순하게 대답한다.



책이 좋으니까.



거기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덧붙이면,



책이 재밌으니까. 책을 읽는 순간이 좋으니까.



이렇게 말한다.



이 마음이 앞으로도 큰 변동없이 지켜졌으면 좋겠다.


나와 함께 해준 많은 책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해 본다.



책,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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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8-06-18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대단하셔요 저는 유년시절의 독서를 글로 남길 생각을 못하고 다 흘려보냈어요 알라딘 서재를 시작하면서 글을 쓰게 됐고 겨우 한 7-8년 정도가 쌓여 있네요 어린 시절의 저는 무슨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네요

안녕반짝 2018-06-19 22:56   좋아요 1 | URL
어쩌다 보니 저도 이렇게 오래 기록을 하게 되었네요.
시작할 때는 이렇게 오래 하게 될 줄 몰랐거든요. 그래서 참 감회가 많습니다.
전 고등학교때 일기장이 있는데 그 이전에는 무슨 생각하면서 살았는지 참 기억이 안나요.
그래서 저도 종종 궁금할 때가 있더라고요.^^

2018-06-21 07: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W31 : 성경대로 세상살기
하형록 지음 / 두란노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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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힘든 하루였다.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일을 했고, 말을 많이 해서 목이 아팠다. 순간 힘이 들어서 내가 무얼 하고 있는지 혼란이 왔고, 내게 물질적으로 별다른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절망과 짜증이 밀려왔다. 앞으로도 계속 이래야 한다 생각하니 그것만으로도 녹초가 되었다. 이런 부정적인 마음으로 잠이 들 찰나, 피곤했음에도 겨우 몸을 일으켜 서재방으로 와서 이 책을 읽었다. 그리고 짜증과 절망이 나의 자만심이었음을 깨닫자 마음이 평안해졌다. 나는 아직 서툰 것뿐이라고, 배워나가는 중이라고 여기자 그제야 위로가 되었다. 이 모든 게 나에게 예비되어 있었다.


우리는 주는 것으로 우리의 인생을 꾸리는 존재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성령님이 우리로 하여금 주는 존재가 되게 하신다. 성령님의 도우심으로 내 시간, 내 물질, 내 마음을 나눔으로써 나를 비울 때 역설적으로 나는 충만해진다. 이것이 성령님의 역사하심이다. 189쪽

이 사실을 분명 경험했다. 그리고 충만함으로 살아가는 지인들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나는 어느 순간 이 사실을 깡그리 잊어버렸다. 오로지 내 고통의 목소리만 듣고 다른 사람의 어려움을 들을 여유와 인내를 갖고 있지 않았다. 그랬기에 내 삶에서 고난이 닥쳤을 때 본성을 드러내고 본능적으로 해결하려 했다. 그러니 제대로 되는 일이 없었다. 내겐 모든 것을 맡기고 구할 분이 계시는데도 제쳐놓고 내키는 대로 해결하려 했으니 내 깊은 고민이 해결될 리 만무했다.


주님은 우리에게 축복과 성장의 길을 보여 주시기 위해, 그리고 인생에 대해 하나씩 가르치시기 위해 우리의 인생에 번개를 주신다. 그러므로 우리의 인생에 번개가 번쩍일 때 우리가 미소 지으면 주님도 미소로 답하실 것이다. 151쪽

이상하게도 책을 읽는 내내 눈물이 그렁그렁 매달려 있으면서도 절대 떨어지지 않았다. 내가 고민하는 것들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분에 대한 말이 나올 때도 그랬다. 내가 여전히 주님 앞에 회개하지 못하고 마음을 열지 못하고 성령님을 외면해서인가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이내 알아챘다. 내 모든 걸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계신 주님을 다시 확인했고, 그 사실 앞에 스스로 용기를 쥐어짜서 좀 더 발걸음을 옮겨보기로 다짐했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리고 스스로 축복과 성장이 느낄 때 펑펑 울 것이라는 사실도 말이다. 힘겹지만 아직은 내게 감당할 힘이 있다는 것을, 그것은 나 혼자가 아니라 주님과 함께 일 때 이겨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절망의 낭떠러지에 놓였을 때, 어두운 갱도의 끝에서 자신을 찾고자 할 때 좌절하지 말고 주님께 항복하라. (…) 주님은 항복을 통해 우리의 삶을 보다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가신다. 19쪽

주님께 즉각 엎드렸다. 항복하고 잘못했다고, 용서해 달라고, 그리고 ‘예수님의 에센스, 즉 지혜’를 달라고 기도했다. 그리고 ‘주님이 원하시는 길’로 인도해 달라고, 그 답은 ‘다르게 보는 것이다. 이전의 방식대로 보면 길을 찾을 수 없다.’고 했으니, 주님의 시선에서 주님이 보시기에 좋은 방향으로 인도해 달라고 기도했다. 그리고 가르침대로 나의 꿈을 동사로 표현해봤다. 내 꿈이 명확히 무엇인지 여전히 몰랐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은 책과 관련된 일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구체적인 방법은 모르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책으로 마음을 변화시키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문장을 떠올리고 적어봤다. 그리고 믿음도 동사로 표현하고 실천할 때 살아있음을, 죽은 신앙이 아니라 생생한 신앙이 되어 앞으로 나갈 수 있음을 깨달았다. 그것이 내가 이 책을 통해 받은 지혜고 ‘예수님을 지혜를 실천하면서’ 사는 방법이라는 것도 말이다. 이 순간에도 주님이 나를 지켜보고 위로하고 계시다 생각하면 모든 것을 허투루 할 수 없다는 사실이 통절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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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 늦게 주문한 책이 도착했다.

뭔가 토요일에 받는 책은 더 좋은 것 같다.

배달해주시는 분들께는 좀 죄송하지만...^^

 

 

선택한 사은품이다.

셜록을 좋아하는 조카 때문에 온통 셜록이다.

셜록 메모리폼 베개는 없어서

무난한 걸로 골랐다.


학교에서 잠잘 때 쓰고,

학교에서 더우면 쓰고,

기숙사에서 핸드폰 거치대로 쓰라고 말이다. ㅋ

 

 

이건 월초에 책 구입하고 선택한 셜록 우산!

역시나 이것도 조카에게로!

저렇게 문구 하나 박혀 있을 뿐인데,

이미 품절되고 없다능!


생각보다 우산이 튼튼해서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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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꼬마 농부 깨금발 그림책 8
양혜원 지음, 장순녀 그림, 마승애 감수 / 한우리북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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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속의 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쥐의 모습과 좀 다르다. 뒷발이 훨씬 크고, 꼬리가 길다. 바로 북아메리카 사막에서 사는 쥐다. 여름은 무지 덥고, 겨울은 추워서 눈이 내리는 사막이라니. 그런 환경도 낯설지만 사막 쥐가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더 신기하다. 굴속에 씨앗을 숨겨두고 숨을 내쉬어 씨앗들을 촉촉해지는데 그 씨앗으로 갈증을 해소한다고 한다. 척박한 환경만큼 지혜가 많은 쥐다.

사막 쥐의 지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물이 부족한 환경인만큼 오줌도 조금 눠서 몸속에 있는 물을 아낀다. 천적인 방울뱀이 나타나면 발을 굴려 친구들에게 위험을 알리는가하면 큼지막한 뒷발과 긴 꼬리를 이용해 높이 뛰어 위기를 모면한다. 뒷다리는 숨을 곳이 없는 사막에서 순식간에 도망칠 수 있게 해주고, 긴 꼬리가 중심을 잡아 준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긴 콧수염으로 캄캄한 밤에도 길을 찾고, 코요테가 쫓아와 꼬리를 물면 금세 끊어지지만 그래도 얼마든지 도망갈 수 있다.

사막에서 살아가기 위해서 애쓰고 지혜롭게 행동하는 사막 쥐를 보면서 참 기특하다는 생각이 든다. 주어진 환경에 얼마나 적응하냐에 따라 진화와 퇴화, 정체가 이뤄지는데 사막 쥐는 최적의 조건을 가진 채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거기다 더 중요한 역할은 사막 쥐가 가장 좋아하는 먹이인 씨앗이다. 모래 속에서 씨앗을 골라내 굴속으로 가져와 보관을 한다. 그러다 사막에 비가 내리면 사막 쥐가 숨겨 놓은 씨앗들이 싹을 틔운다. 습도가 높으면 씨앗이 썩을 수도 있는데 굴 입구를 열었다 막았다를 하며 습도를 조절한다고 하니 과연 ‘사막의 꼬마 농부’라고 불릴 만 하다. 사막 쥐로 인해 사막에 풀밭이 생기고, 꽃도 피는 모습을 보며 사막 쥐가 환경에 적응해 살아가는 행위 그 자체가 생명력을 불어넣는다는 걸 알게 된다.

길을 걷다 빽빽하게 막힌 인도의 작은 틈바구니에서 솟아난 이름 모를 풀을 보면 생명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인간의 편리함을 위해 땅 위를 딱딱하게 만들어 놓았는데도 뚫고 올라온 생명을 보면 많은 생각이 든다. 자연의 섭리, 간절함, 경이로움을 거쳐 풀 한 포기에도 조건과 이유가 있음을 말이다. 사막 쥐를 보며 당연하고 간단한 이치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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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난 요리사의 행복 레시피 - 생활 이야기 (행복, 힐링, 요리), 2015 세종도서 문학나눔 노란돼지 창작그림책 29
정설희 글.그림 / 노란돼지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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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입맛이 뚝 떨어졌다. 여름이라 그런지 배는 고픈데 먹고 싶은 것도 없고, 먹어도 대충 허기만 때우기 바쁘다. 그래서 둘째 낳고 처음으로 몸무게가 임신 전으로 돌아왔다. 기쁨도 잠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분위기는 차치하고라도 마음까지 흐물흐물 해지는 맛있는 음식 말이다. 아마 표지 속의 요리사는 그런 음식을 만든 것 같다. 향긋한 냄새일 것 같은 노란색의 연기가 손가락을 돌아 스파게티면으로 변신해 제목까지 이어진다. 저렇게 행복한 웃음을 짓고 있다면 분명 마음까지 흐뭇해지는 음식일 것 같다.


밤이 깊도록 잠들지 못한 마을이 있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가지고 있는 걱정 때문이었다. 코딱지는 왜 자꾸 나오는지, 내일 발표는 잘 할 수 있을지, 썩은 방귀 냄새 때문에 고민인 사람들이 잠을 들지 못하고 밤새도록 걱정만 했다. 마을에는 항상 열려있지만 너무 맛이 없어 손님이라곤 돼지 두 마리가 전부인 식당이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꿀꿀이 밥집’이라고 불렀는데, 요리사도 고민이 있었다. 어떻게 하면 손님들이 좋아하는 요리를 할 수 있는지 고민하다 손에 들고 있던 국자를 깨문다.

국자가 ‘지그작!’ 하고 깨지면서 요리사는 국자 맛을 느낀다. 그때부터 요리사는 마을의 온갖 것들에 잇자국을 내면서 맛을 본다. 빗자루, 호스, 스카프, 지붕에 이어 구름까지 맛보며 메모를 하고 연구한다. 나름대로 연구하면서 사람들이 맛있어 할 음식을 만들려는 것 같았다. 그렇게 맛을 보고는 며칠 동안 식당 문을 닫고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다. 그러던 깊은 밤, 온 마을에 달콤한 냄새가 퍼진다. 사람들은 그 냄새를 따라 ‘꿀꿀이 밥집’으로 몰려든다.

아이들을 재워놓고 서재방에서 컴퓨터를 하거나 책을 볼 때 창문을 열어 놓는다. 복도식이라 시끄러울 때도 있지만, 종종 음식 냄새도 타고 들어온다. 그런 밤에는 유독 허지가 더 지는데, 만약 책 속에서처럼 달콤한 냄새가 난다면 나도 집 밖을 나가 냄새의 근원을 찾으러 갈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만큼 인간의 본능의 허점을 건들기만 해도 쉽게 모든 걸 내려놓을 수 있을 것처럼 말이다. 걱정 때문에 잠이 들지 못한 사람들이 그랬듯이 요리사가 만든 음식은 걱정을 잊을 정도로 행복해졌다. 언제 그런 걱정을 했냐는 듯, 사람들은 맛있게 음식을 먹고 마음까지 따뜻해짐을 느낀다. 그리곤 음식에 뭐가 들어갔는지 궁금해 한다.

달빛 파우더, 나뭇가지 바람 한 덩이, 양떼구름 한 뭉치, 할미꽃 3송이, 도토리 2알, 행복한 아가의 미소

이런 재료가 들어간 음식이라면 걱정을 잊고 충분히 행복하게 해줄 것 같다. 요리사가 연구 끝에 만든 음식을 먹고 행복해하고, 걱정을 잊고, 숙면을 취한 사람들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요리사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우주까지 진출해 연구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과연 ‘꿀꿀이 밥집’에서 ‘행복한 밥집’으로 이름이 바뀔만하다.

나이가 들수록 음식을 맛보다는 추억과 기억으로 더 느끼게 된다. 가끔 엄마가 해주는 밥을 먹으며 어릴 적을 떠올리고, 당시의 나를 떠올린다. 그리고 나중이 되어도 이 맛이 기억날지 궁금해진다. 음식은 그렇게 기억과 추억을 함께 갖고 간다고 믿는다. 오늘 먹는 음식이 평범할지라도 우리에게 그런 추억과 기억을 심어준다면 그것도 행복한 음식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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