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몰] 할리갈리 + 루미큐브 클래식 (정품 한글라이센스판)
아미고, 루미큐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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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할리갈리는 순발력 게임, 온 식구들이 혹은 친구들이랑 모여앉아 무구하게 놀고 싶을 때 딱입니다. 어린이나 어른이나,  한 시간 정도는 정말 재미있게 놀 수 있어요. 아주 쉬워서 아이들 끼워서 놀기도 좋아요. 게임에 열이 오르면 손과 손이 겹쳐져서 으스러지는 듯한 기분, 짜릿해요 ^^

루미큐브는, 아이들도 좋아하지만 제가 더 좋아하는 게임. 수학적인 조합이 광대하게 펼쳐져 나가는 게 아주 기분 좋은 게임입니다. 예전엔 약간 딸리던 아들이 초등학교 4학년이 되니까 어른인 저하고 완전히 게임이 되는 게, 크는 아이의 역량을 지켜보는 것도 즐거웠습니다. 그 아들이랑 중학교 다니는 딸이랑 셋이 앉아 한두시간, 아주 상쾌하게 놀 수 있습니다. 꼭 공부하는 것처럼 노는데, 공부가 이렇게 재미있으면 맨날 하고 싶을텐데 말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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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 타샤 튜더 캐주얼 에디션 2
타샤 튜더 지음, 공경희 옮김 / 윌북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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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어쨌든, 타샤 튜더 할머니는 대단한 분이다. 몸을 움직이는 기쁨을 아는 사람, 마음이 원하는 바를 알아듣고 그대로의 삶을 실제로 이루어 낸 사람, 그만큼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 등등, 너무 여러가지로 대단하다는 걸 이미 비슷한 다른 책에서 봤기 때문에 - 그것도 같은 출판사에서 만든 것을- 이제는 더이상 그리 놀랍지는 않은데, 이 책으로 타샤 튜더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보는 게 두 번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두 번 째인데, 먼젓 번 책이나 이 책이나 비슷비슷하니까 더이상 전혀 새롭지가 않은 게 문제다.

'윌북'이라는 출판사에서는 어째서 이런 비슷비슷하기만 한 책들을 자꾸자꾸 만들어내는 것일까? 자꾸자꾸 만들어도 자꾸자꾸 팔리기 때문에? 물론 먼저 읽었던 <타샤의 정원>은 원예가인 토바 마틴이라는 사람이 쓰고 로버트 브라운이 사진을 찍었고 이 책 <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는 타샤 튜더가 직접 쓰고 로버트 브라운이 사진을 찍었다. 둘 다 공경희 씨가 옮겼다. 당연히 글의 느낌은 다르지만 내용은 비슷비슷하다. 아니.. 좀 가차없이 말하면 타샤 할머니가 직접 쓴 이 책 하나면 충분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 할머니의 목소리는 간단하고 명료해서 그이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내는 듯하다. 좀더 설명해주었으면 싶은 부분도 짤막, 이야기해버리면 끝이다. 대부분의 문장들이 군더더기나 감정의 과잉이 없이 짤막짤막하고 건조하다. 그게 타샤 할머니의 모습같다. 할머니는 분명, '말보다 행동'이다. 말이 하나면 그 말 하나에 열의 행동이 담긴 듯한 멋진 할머니다. "바랄 나위 없이 삶이 만족스럽다. 개들, 염소들, 새들과 여기 사는 것 말고는 바라는 게 없다. "  책의 마지막 쯤에 있는 이 말이 참 좋다. 책을 보면, 진짜 할머니는 그렇게 살았고, 살고 있다. 더이상 붙여서 할 말이 뭐 필요하냐는 듯한 그 말이 주는 느낌, 그건 참 좋았다.

이 책에 실린 사진도 타샤 할머니의 삶의 모습을 더 다양하게 보여준다. 물론 아름답게 '보이는' 사진은 다른 책 <정원> 쪽이 더 많았을 수도 있지만, 그 사진들은 모습을 보여준다기 보다는 그 아름다움에 눈을 맞추고 있어서인지 어째 자연스럽지가 않았다. 게다가 원예가가 쓴 그 책의 내용은, 그야말로 타샤 할머니가 직접 쓴 이 책이 있는데 그 책은 왜 만든거야? 라는 의문이 드는 책이었다.  그러니까 먼저 이 책을 보고, 그리고 <타샤의 정원>은 그냥 슬쩍 구경만 하고, 그러는 게 나을 뻔 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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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touch 2007-03-31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입니다. 책 두권다 산거 좀 아깝기도...
 
행복한 엠마 행복한 돼지 그리고 남자
클라우디아 슈라이버 지음, 임정희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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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가까운 곳에 마을이 있지만, 젊은 여자 엠마는 마치 오지에서 사는 듯한 삶을 혼자서, 산다. 알고보면 그 여자의 어린 시절은 냉혹하고 비열하거나 무력한 어른들에 둘러싸인, 지리멸렬한 것이었다. 농장과 도축을 함께 하는 그녀의 집에서 그녀에게 유일한 위안이 되어주었던 것은 동물들, 그 중에서도 암퇘지였다. 어느날 우연히 우리 속의 돼지 위로 떨어진 그녀를 내치지 않고 새끼처럼 받아준 암퇘지가 그녀의 유일한 피난처였던, 그런 어린 시절을 살았던 여자이다. 야차같은 어른들의 생도 세월이 끝내고, 그녀 엠마는 혼자서 농장과 도축을 함께 하는 삶, 그녀가 아는 유일한 방식의 삶을 살아간다.  그녀가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은 날것에 가깝다.

그러나 어린 시절의 한 순간, 시인이고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였던 '털보' 아저씨로 인해 엠마의 생은 틈새를 벌린다. 털보는 물 위의 집을 공권력에 의해 빼앗기자 생을 거둬버리지만, 엠마는 그가 죽자 말을 잃는다. 털보로 인해 가족과는 다르게 말하고, 다르게 생각하고, 책을 읽기 시작한 엠마는, 그가 죽자 동물들과 식물, 돌들을 유일한 친구로 느끼고 산다. 그녀는 어떤 고상함과도 상관이 없지만, 본질적으로 우아한 삶을 산다. 그녀가 기르던 돼지를 골라 도살을 하는 장면은 전율을 일으킨다. 어차피 죽어야 할 운명의 돼지는, 엠마의 다정하고 따뜻한 손길과 위로의 속삭임과 함께, 한줌의 불안조차 없이 순식간에 '정확히 찔려'  그의 행복했던 생을 마감한다.  이런 장면으로.

"사랑하는 돼지, 내 어린 동생, 내 곁에 있어줘서 고마웠어. 널 사랑했단다. 참 많이 사랑했어. 거 봐, 아프지 않지? 아프지 않을 거라고 약속했잖아. 안녕, 내 돼지. 잘 가. "  목의 출혈이 점점 잦아들더니 돼지는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마지막 숨을 거두었다. 엠마의 단단한 팔에 안긴 채.

어느 날 엠마에게 마치 태풍에 휘말려 새 한마리가 던져지듯, 남자 하나가 던져진다. 그는 정말로 안 좋은 상황이다. 그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의 영향으로 우아한 삶을 살아왔지만, 항상 뭔가 추진하는 사람들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상의 언저리를 조용조용 살아왔다. 그는 얼마전에 췌장암을 선고받았다. 난데없이. 그는 언저리의 삶으로부터조차 내쳐지는 불공평함에 대해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런 그에게 주어진 마지막 삶의 시간이 엉뚱하게도 엠마와 함께 얽혀든다. 

헨델의 음악과 음식만들기를 사랑하는 그 남자 막스는, 그리고 돼지와 수탉과 함께 자연스러운 삶을 살아가던 여자 엠마는 서로 부딪치고 멀어지고 다시 바라보고 하기를 거듭하다 그만 진짜로 사랑을 한다. 그들에게는 위안이고 평화인 사랑이었다. 먹고, 자고, 사랑하고, 침묵하고, 하늘을 보고, 말하고, 침묵하고, 사랑하고, 자고, 먹고 하는 그런 사랑. 그러다 이런 일도 생긴다.

막스: 저기, 엠마, 코코뱅 좋아해? / 엠마: 뭐, 야한 거야? / 막스: 아니. (웃음) 포도주로 요리한 닭고기. 한 번 먹어볼래?  / 엠마: 응, 좋아. 필요한 거 준비할 게. 뭐가 필요해? / 막스: 포도주하고 닭고기.

엠마는 난생 두 번 째로 시내 외출을 한다. 막스가 오기 전에는 한번도 음악을 들어본 적이 없었던 엠마가 용기를 낸 그날의 외출에서 사온 것은 중고 시디플레이어와 헨델의 음반 세 장, 그리고 포도주. 닭고기는? 

여기서 작가인 클라우디아 슈라이버의 유머 감각이 발휘된다. 좀 썰렁한 유머이긴 하지만... 이 소설의 주제를 드러내기 위해 빠질 수 없는 부분이다. 읽는 이들의 둔한 머리를 마치 나무 망치로 탁, 내리치듯 한다. 

농장으로 돌아온 엠마는 닭을 준비한다. 마당을 돌아다니는 한 마리를 잡아 오른손에 작은 손도끼를 들고는, 나무 등걸 위에 닭 목을 올리더니 능숙한 솜씨로 목을 내리쳤다. 닭 머리가 진흙 속을 구른다. 막스는, 정신이 하나도 없다. 이런 걸 원했던 게 아니다! 닭은 목이 없는 채로 버둥거리다가 땅으로 풀쩍 뛰어내려 막스 쪽으로 풀쩍풀쩍 뛰어온다. 마치 막스에게 이렇게 묻는 듯하다. "왜 나를 이렇게 만들었어? 왜 하필이면 코코뱅 요리냐고?" 막스는 헉헉댄다. 대체 이게 뭐야? 정말 끔찍해...

엠마는,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했다. "닭고기를 원했잖아?"  "목을 치라고는 하지 않았어!"  "머리가 달린 채 요리할 거야?"  "무슨 끔찍한 소릴!"  "산 닭을 털과 함께 포도주에 넣을 거야?" "아니, 그건 아니야. 난 시장에서 산 제대로 된 닭고기를 원해. 비닐 포장된 냉동 닭이면 더 좋고."  닭의 피로 온몸이 얼룩진 엠마는 팔을 허리에 얹은 채 막스에게 다가왔다. "그럼 그 닭은 어디서 온 것 같아? 시장에서 파는 냉동된 닭들 말이야. 자살이라도 했을까?"  "하지만 그런 닭은 이렇게 피가...."  이렇게 말하면서도 막스는 이미 엠마 말이 맞다는 것을 인정했다. 아주 맛있는 코코뱅을 먹으려면 어디에선가는 이런 끔찍한 일이 벌어져야 했다.  "원래 그런거야. " 엠마의 답은 간단했다. "어떤 고기도 원래는 얼굴이 있었잖아. 고기를 먹는 사람은 죽음을 감수해야 해. 그게 싫으면 고기를 먹지 말아야지. "  

그렇네.

엠마와 막스는, 이렇게 함께 산다. 잠시 동안... 생의 마지막을 앞두고 참혹하게 몰려드는 고통에 시달리던 막스가 엠마의 무릎 위에서, 부드러운 어루만짐과 속삭임 속에서, 순식간의 죽음을 맞이할 때 까지. 엠마는 떨면서 이렇게 말한다. 언제나처럼. "내 곁에 있어줘서 고마웠어. 당신을 사랑했어. 정말 많이 사랑했어. 그것 봐, 안 아프지? 아프지 않을 거라고 내가 약속했잖아. 안녕, 나의 막스. 잘 가, 내 사랑 막스. "

이런 일들이 있다. 어딘가에서는.... 신비롭다. 돼지를 죽여서 소시지와 햄을 만들어 팔아 먹고 사는 여자 엠마가 알고 있는 삶이란 건 그렇다. 모든 생명체는 행복하게 살다가 행복하게 죽을 권리가 있다,  동물이든 인간이든 삶과 죽음은 공평하게 주어진다고.  절대로 피를 보며 돼지를 죽여서 소시지와 햄을 만들어 볼 일이 없는 나와 같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피가 흐르지 않는 냉동 돼지고기를 사서 요리를  해서 식탁에서 먹으면서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닐까? ' 어쩔 수 없는 일이지 뭐. 돼지로 태어난 게 잘못이지! 게다가 내가 요리하고 먹는 건 얼굴 있는 돼지는 아니잖아. 얼굴 있는 돼지한테는 나는 손도 안댔다구! 손대는 사람들은 따로 있지... 끔찍하게도.'

남자와 여자의 사랑이 있고 삶과 죽음이 있는 평범한 이야기인 것만 같은데, 그걸 보고 이런 생각들이 남을 줄 예상치 못했다.  이런 방식으로 세상의 질서, 자연이 돌아가는 방식, 존재하는 것들의 행복한 생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될 줄이야.  이거야말로 작가에 대해, 작품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시작한 소설에서 얻을 수 있는 행복한 경험이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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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녀석 맛있겠다 - 별하나 그림책 4 고 녀석 맛있겠다 시리즈 1
미야니시 타츠야 글 그림, 백승인 옮김 / 달리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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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에 우마소다나 -- 

<고녀석 맛있겠다>로 번역된 이 책의 원제목이다. 어쩐지 이름처럼 들리지 않나? ^^ 일본인들이 들으면 또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내가 읽어보면 어쩐지 그럴싸한 이름으로도 들리는 것이다. '오마에' 라는 말은 바로 앞에 있는 상대에게 '너, 자네' 이렇게 부르는 말이니 딱 먹이를 보고 '너, 맛있겠다' 라든가 '고것, 맛있겠다' 라고 하는 말인 셈이다. '고녀석 맛있겠다' 라고 읽기를 시작해서 이제는 이미 익숙해져서인지, 그 말이 더 재미있고 재치있게 들린다.

미야니시 타츠야의 책을 그리 많이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 번역되어 나온 여섯 권 중  영유아를 위한 책을 제외한 네 권을보았는데- 척 보면 미야니시 타츠야 책이라는 걸 금방 알 수 있는 책들이다. 그림에서도 아주 특징적이고, 내용에서도 그렇다.

미야니시 타츠야의 그림은, 한마디로 자유분방하다. 아주아주 독창적이고 보는 게 유쾌하다. 아이들 그림을 보면 필요에 따라 팔이 쑤욱 길어진다든가, 자신에게 필요한 것만 그린다든가, 보이는 대로가 아니라 느낌이 오는대로만 그린다든가 해서 어른인 우리가 보기에는 오히려 아주 창의적으로 보이는데 이 작가의 그림이 바로 그렇다. 아이들에게 읽어주기를 하면 읽는 내내 그림을 보면서 킥킥, '우와~' 하면서 재미있어한다. 여기 서서 저쪽을 건드리는데 전혀 문제가 안되게 그냥 팔이 쑤욱 길어져버리는 그림,  바로 틀에 매이지 않은 그림을 보면서 아이나 어른이나 유쾌한 해방감을 느낀다. '맞아, 어려울 게 뭐 있어? 문제는 그림을 어떻게 잘 그려야하나가 아니라구! ' 이런 뻥 뚫려버린 기분으로 그림책을 만난다. 그런데, 우리가 보기에는 그게 그렇게 편한데, 실은 아주 섬세하게 계산된 그림들이다. 주인공을 표현한 것이나 배경이나, 하나 소홀한 것이 없이 잘 짜인 구도 속에 내용을 드라마틱하게 드러내도록 배치되어 있다.  선명하고 단순한 색상의 선택도 아이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드러내고 싶은 것은 최대한 강조되고 생략될 것은 철저히 사라져버린다. 그런 그림을 보며 아이들은 완전히 이야기에 몰입하게 된다. 다양한 나이, 유치원 연령대부터 초등학교 고학년까지 (심지어는 중학생까지도) 많은 아이들을 앉혀놓고 이 책을 읽어주었지만, 집중하지 않는 아이를 본 적이 없다. 일단,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아버리는 것이다.

 몇 권의 책을 통해 본 미야니시 타츠야의 발상은 아주 신선하다. 그가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일단 엉뚱하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게 말이 되는 엉뚱함이다. 그러니까 상식을 벗어나 허를 찌르는 유모어가 존재한다. 이 책에서는, 육식공룡 티라노와 갓 알을 깨고 나온 연약한 초식공룡 안킬로사우루스 사이에 엉뚱하게 성립되는 부자 관계가 그것이다. 우리는 일단, 동물생태학자 콘라드 로렌쯔가 증명한 '각인' 에 대해 조금씩 알고 있는데, 알을 깨고 나온 오리들은 처음 만난 누군가를 엄마로 생각하고 따라다닌다는 이론이다. 아기공룡이 알에서 깨어나와 외로와 울면서 걸어가다가 처음 만난 누군가는 티라노, 처음 들은 말은 "고녀석 맛있겠다"이니 이 책에서처럼, '진짜 그럴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아기 공룡은 티라노를 보고 매달리며 "아빠!" 라고 외친다. 그리고 하는 말이 "슬펐어요, 무서웠어요" 다. 이제 막 태어나 아무 것도 익히 아는 게 없는 아기 공룡은 티라노의 첫 말을 그대로 '그건 아빠가 불러준 내 이름'으로 받아들인다. 이 부분을 처음 보았을 때는 나도 그랬고, 듣는 아이들도 그랬는데, 우선 "엥??"  그리고나서 " !! " , 곧이어 "우하하~ " 이거나 "크흐흐~" 이다. 이렇게 엉뚱한 방향으로, 그러면서도 그럴싸한 쪽으로 이야기가 나아간다.

아빠라고 불리면서 그만 아빠라는 존재가 되어버린 티라노는, "어, 어!" 하면서 그만 아빠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처절한 약육강식의 세상에서 누가 나에게 이렇게 다정하게 매달리며 의존하는가 말이다. 아기 공룡의 천진하고 맹목적인 사랑에는 그 어떤 맹수라도 녹아버릴 듯한 데가 있다. 미야니시 타츠야는, 바로 이것, 사람들이 기대하는 '선한 마음'의 힘을 유감없이 펼쳐보인다. 그의 책에는 '도대체 나쁜 마음이라는 게 무엇이지? '라고 묻는 듯한 천진난만한 존재가 등장해서 상대의 심술궂거나 포악한 마음을 녹여버린다. 상대의 악한 동기를 무력화시키는 선한 마음, 그것의 따뜻하고 위대한 힘을 믿는 것이 내 사상이다, 라는 듯 이 작가는 자신의 책들에서 여러 번 그 이야기를 한다. 그것도 이렇듯 엉뚱하고 이렇듯 유쾌한 방식으로.  나도 그랬지만, 아이나 어른이나 이 대책없이 따뜻한 사상에 모두 녹아버린다. 실은 현실성도 없는 내 마음 속의 착함이 내 입가에 슬며시 미소로 번져나는 것이다.

그림책 안에서, 상식을 뒤집는 엉뚱한 발상에 잠시 유쾌해지고, 자유분방한 그림에 마음이 둥둥 자유로와지는데, 거기에다가  선하디 선한 마음에 공감하며 흐뭇하게 전염되기까지! 요모조모 따져봐도 어린이 그림책이 갖추었으면 하는 요소를 골고루도 챙겨갖고 있으니, 이 작가가 어린이의 마음을 꿰뚫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심지어는 그림책을 즐겨보는 어른의 마음까지도! ^^ 이래저래 보는 동안도 즐겁고 보고 나서도 잠시 뭔가 남아서, 뜻밖의 선물에 덤까지 받는 듯 기분좋은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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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뱅크 일본어회화 입문 2-셀프북 - 20시간용
박순애 지음, 일본어뱅크 편집부 엮음 / 일본어뱅크 / 199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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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에서도 이야기를 했지만, 이 책은 일본어를 열공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무척 반가운 책이다. 요즘 혼자서 독학으로 언어를 공부해내는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물론 선생님과 함께 공부해나가기에 좋다는 뜻이다. 그런데 내 경우에는 그렇게 공부를 다 마치고 나서 혼자서 다시 보기에 더욱 좋았다.

테이프에 대해 말하자면, 각 과에 제시된 내용을 녹음해놓지 않은 게 아쉽다. 들어있는 테이프는, 각 과에 나오는 듣기 문제를 위한 것이라 생각보다 아주 어려웠다. 문법 공부는 책으로 할 수 있지만, 테이프로 들리는 일본어를 따라 듣기는 멀고도 험난한 길로 보인다.

각 과의 내용에 나오는 대화문들은 대부분 회화에서 많이 쓰이는 유용한 말들이어서 익숙하게 되도록 혼자서 읽으며 많이 연습을 하게 되는데, 그때 내용을 들을 수 있게 해두어야 따라할 수 있고 그렇게 하는 게 훨씬 발음을 익히는 데 좋을 텐데 어째서 그게 없는지 모르겠다. 한 책에 20과씩, 한 과라고 해도 한 쪽도 채 안되는 대화문인데, 그걸 안 해 놓은 건 실수라는 생각이 든다. 그것 한 가지가 공부하는 내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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