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씨 부부 이야기 시공주니어 문고 2단계 1
로알드 달 지음, 퀸틴 블레이크 그림 / 시공주니어 / 199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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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알드 달, 현대 동화에서 '가장 대담하고, 신나고, 뻔뻔스럽고, 재미있는 어린이책'을 만드는 작가? 하하. 이 책은 정말 재미있다. 합리성? 그런 건 필요없다. 신중함? 날아가버려. 기발하게, 기괴하게, 마치 옛이야기처럼 엉뚱하게! 작가는 이런 정신으로 이 책을 쓴 것 같다. 그 결과, 정말로 기괴하게 재미있다. 그의 문체도 재미있지만, 일단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아이들에게 읽지 않고 이야기 해주어도 아주 재밌어 하면서 '다음! 다음!'을 외치는 것이었다. 일곱살 난 아들은 멍청씨 부부의 속편을 만든다고 애쓰기도 하였다.(그 자체가 정말 웃겼다)

멍청씨가 마지막 맥주 한 모금을 마시려고 잔을 기울인 그순간, 잔 밑바닥에서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끔찍한 마누라의 눈알! 게다가 새로 나온 스믈스믈 스파게티라며 능청스럽게 남편에게 살아있는 지렁이 스파게티를 먹이는 멍청씨 부인! 아이들이랑 우동을 만들어 먹다가 마침 이 부분이 생각나 시작된 이야기는 너무나 엽기적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하하 호호 웃으며 이 이야기를 마지막(신비롭게도 쫄아들어 없어지는 부분과 모든 남은 사람들의 '야호!')까지 즐기며 우동까지 맛있게 다 먹었으니 우리 아이들과 나야말로 엽기가족이 아닌가!

그 자신 뛰어난 감각으로 그림책을 만드는 작가이기도 한 블레이크의 그림도 듬뿍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찌뿌드드한 날에 꺼내 보기에 얼마나 상쾌한 책인가!(어른들은 이십분이면 다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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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으면서 정리하는 이보영의 120분 영문법 (교재 + 테이프 3개)
이보영 지음 / 넥서스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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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회화 테이프로 회화 공부를 하고 학원에 다니고... 하다보니 사실 뭔가 보충되어야 해, 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오래전에 중고등학교 때 헷갈리며 공부했던 문법들, 너무 오랫동안 안 써서 이제는 '맞아 그때 아주 혼동스러웠지'하는 기억만 남아 있는 문법들이 필요했던 것이다. 아주 복잡한 부분까지는 갈 필요없이 아주 기본적인 것을 정리해 줄 누군가가 필요했는데.. 이보영 선생님의 이 테이프가 아주 딱이었다. 이 기본 영문법을 자꾸 듣다보니 아주 여러가지가 한꺼번에 해결되는 것 같다. 회화의 기본도 영문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어정쩡하지 않게 기본적으로 정확한 영어를 쓰고 싶다면, 이 영문법을 익~~숙하게 만드는게 중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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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 소년 - SF 미스터리, 4단계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3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지음, 프란츠 비트캄프 그림, 유혜자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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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소년이라.. 작가의 상상력이란 이런 것이라는 느낌이 들게 신선하다. '어른스럽다는 것'과 '아이답다는 것'을 작가인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는 싱싱하고 호기심 가득한 이야기로 풀어내면서 어른인 나를 생각해보게 만들었다. 나 스스로 바톨로티 부인처럼 전혀 모범적인 어른이 아니다( 그래도 작가가 바톨로티 부인에게 호감을 보여주어서 다행이다 싶었다). 아이처럼 감정이 들쑥날쑥하고 참을성 없고, 하고싶어하는 것들은 온갖 새롭고 반짝반짝하는 것들로 가득차고 집의 일 같은 것은 자주 팽개쳐지곤 한다... 그래도 어른을 유지하고 사는지라 또 천상 아이들인 우리 딸 아들과는 또 부딪친다.

정말, 이 책의 작가가 '자 봐라, 어떤지를--' 하는 듯 보여주는 두 사람, 어른의 모습을 한 어린아이 바톨로티 부인과 아이의 모습을 한 어른 콘라트는 각자 두 어른과 아이의 세계에서 받아들여지지를 않는다. 물론 작가는 바톨로티 부인과 같은 아이다운 천진함에 더 점수를 주는 듯 하지만, 어쨌든 아이가 아이답지 않거나 어른이 어른답지 못하면 살기가 힘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말, 어른들은 다소 어른같은 아이를 원하고 아이들은 다소 아이같은 어른들을 원한다. 아마 그 공유 부분이 많아질수록 어른과 아이의 교류는 깊고 잦아질 것 같다.
바톨로티--- 키티 에곤---- 콘라트 의 관계는 작가가 그 하나씩의 모델로써 설정해둔 것 처럼 정교하다. 어른처럼 생각하는 어른인 에곤과 아이처럼 생각하는 아이 키티는 처음에 잘 어울리지 못한다. 그러나 바톨로티와 키티는 잘 알아주고, 에곤과 콘라트도 잘 통한다.

깡통소년이라는 상상력을 발휘한 작가는 그 상상력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면서 (이 줄거리도 아주 흥미진진하지만... 내게는 오히려 어른과 아이 구조가 더 정색을 하고 다가왔다) 아마도 이 어른과 아이의 관계를 다루어보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완벽한 어른 완벽한 아이가 어디 있으랴. 우리 모두 다소 아이같은 어른이고 우리 아이들 또한 다소 어른같은 아이들 아닌가.

바톨로티와 콘라트가 사랑으로 엮어지고 서로를 받아들여가는 것을 보면서 그 서로 다가서기 어려울 듯 싶었던 관계의 실마리가 행복하게 풀리는 것으로 느껴져서 반가왔다. 우리 집에도 바로 맞닥뜨린 현실이니까! 뭐 이것저것 끄덕이게 했던 점 말고도 이야기 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서 어린 아이들은 아이들 나름으로 아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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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 아저씨에게 물어 보렴 비룡소의 그림동화 26
마저리 플랙 글.그림, 양희진 옮김 / 비룡소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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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고전이다. 미국에서 첫 출판된 것이 1932년인 듯하다. 그림도 아주 촌스럽고^^ (동물들과 아이의 눈을 보면 정말 웃긴다--요즘의 그림책에서 눈의 묘사는 얼마나 중요한가! 그런데 여기서는... 옛날 그림책이라는 것이 절로 표시가 난다.) 색깔도 말할 수 없이 유치 찬란하고, 이야기 구조는 또 얼마나 단순하고 익숙한지! 그런데도, 좀 불가사의하지만, 너무나 재미가 있다. 아니 오히려 요즘 끊임없이 더 세련된 형태로 반복 재생산 되는 그림책들의 원조 격인 그림책을 만난 데서 오는 순수한 반가움 때문일까?

하여간 흐뭇하고 즐겁다. 마치 옛날 교과서에 나온 그림을 우리가 지금 보면 유치하지만 이를데 없이 정겨운 느낌이 살아나듯이 이 그림책의 느낌은 그러하다. 주인공 대니의 얼굴은 그때 그 느낌 그대로 노랗다가 주황색이다가 울긋불긋하기까지 하다. 대니가 걸어가는 모습도 조금씩 과장되고 어색하지만 귀엽다.

달걀도, 깃털 베개도, 치즈, 이불, 우유랑 크림을 모두 이미 갖고 있는 엄마를 위해 곰 아저씨에게 물으러 가는 대니, 바로 그 중요한 해답을 듣고는 엄마에게 수수께끼 내듯이 묻는다. 역시 엄마는 그 모든 과정을 신기하게도 마치 다 안다는 듯 달걀이니? 베개니? .....라고 묻지만 결국 맞히지 못하고.

대니는, 이 세상 모든 엄마들이 가장 행복해 할 바로 그 선물, 곰아저씨에게 들은대로 엄마를 꼬옥 껴안아준다. '이게 내 선물이에요,엄마!' 그리고 마지막 장에는 도와주려고 나섰던 모든 동물들이 마치 부러운 듯 바라보는 것 같기도 하고, 이제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가는 것 같기도 하다. 마무리까지 따뜻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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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가는 교실 사계절 아동문고 17
에리히 캐스트너 지음, 문강선 옮김 / 사계절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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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3년에 독일에서 처음 출판된 이 책이 과연 지금도 재미있게 읽힐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잡았다. 형식 면에서도 서론과 후기를 아주 정색을 해서 따로 두는 특이한 방식, 내용에서는 그 당시(1933년 이전) 독일 김나지움과 옆의 실업학교를 무대로 해서 처음에는 생소하게만 느껴졌다.

그러나 반을 넘어가면서부터는 한달음이었다.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할만큼 그때 그곳의 상세한 학교 이야기와 생활상이 재미있었고(아마 처음에는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좀 걸렸나보다), 아이들과 선생님은 건강하고 능동적이어서 활력이 있었고, 엄숙한 표정을 지은 채 아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선생님이 등장하는데다가, 몇가지의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잔잔하게 연결되어 잠시도 눈을 돌릴 수가 없었다.

주인공 격인 다섯 아이들과 정의 선생님, 그리고 금연 아저씨들은 각자가 정말로 주인공의 역할을 충분히 한다. 각자의 특성을 가지고 각자의 위치에서 정말로 자신답게 일을 해 나간다. 게다가 그 어느 것도 삐걱거리지 않고 자연스럽고 조화로왔다. 가난한 아이도 있고 겁쟁이였던 아이도 있고, 공부는 관심 밖이지만 용감하고 운동에는 최고인 아이, 부모가 없는 아이, 과학을 좋아하고 자기도 모르게 좀 재는 편이지만 자기 몫을 하는 아이, 그리고 선생님들.

그들이 요니의 연극 <날아가는 교실>을 한 축으로 하면서 여러 가지 일들을 겪는다. 생각해보니 정말 많은 일들이 한 동화책 안에 버무려져있다. 그런데 실제로 그것이 그들의 생활인 것이다! 한가지 주제를 심각하게 다루는 것도 아니면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학교 생활과 맞물리게 엮어 나가면서 전혀 어수선하거나 놓치는 것 없이 이야기를 끌어가는 솜씨가 탁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이 마르틴에게 특별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시고 마르틴의 갈등이 날아갈 듯 해소되면서(전혀 어색하지 않고 너무나 상쾌하게!) 에필로그가 덧붙으면서 책이 끝난다.
마치 책 제목이 <날아가는 교실>이 아니라 <사랑의 학교>라야 되는 것 아닌가 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사랑과 신중함과 조화가 넘치는 학교였다. 이 책의 원제가 <날아가는 교실>이었던가? 책 어디에서도 책의 원제가 명시되어 있지 않아 답답했다. (외국 책인 경우는 원제와, 원작자의 책 혹은 번역본을 다시 번역한 것인지 정도는 꼭 기록해주었으면 한다)

하지만 만약 원제를 그대로 번역한 것이라면, 작가는 동화속 요니의 연극 제목을 보다 더 희망적인 교육 현장의 상징으로서 차용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002년 지금도 어디로 갈지 모르는 교육의 앞날을 두고 이리저리 상처받고 있는 우리의 교육 현장을 생각해볼 때, 각자가 자신감에 차 있고 따뜻한 아이들과 또 그 아이들 사이의 교류, 깊은 인상을 주는 선생님과의 관계들은 1933년이라는 세월을 넘어서 '아름다와라!'라는 탄성을 불러 일으켰다.

익숙하지 않은 작가였는데 (그는 1899년 태어난 작가이다) 이 책으로 60년에 안데르센 상을 받았다니 많은 사람들에게도 그 역량을 인정받았던 것 같다. 책에는 소개되어 있지 않았는데, 인터넷의 작가 소개에 최근 번역 출판된 <로테와 루이제>의 작가라는 것을 알고 무척 반가왔다. 거의 30년쯤 전에 계몽사의 창작동화에서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던 <두 로테>가 이즈음에 새로 번역되어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그 어렸던 시절 내게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그 작가가 바로 이 작가라니 마치 오래된 벗을 오랜만에 만나 그의 진가를 새로이 발견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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