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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 아저씨에게 물어 보렴 ㅣ 비룡소의 그림동화 26
마저리 플랙 글.그림, 양희진 옮김 / 비룡소 / 2000년 4월
평점 :
절판
정말 고전이다. 미국에서 첫 출판된 것이 1932년인 듯하다. 그림도 아주 촌스럽고^^ (동물들과 아이의 눈을 보면 정말 웃긴다--요즘의 그림책에서 눈의 묘사는 얼마나 중요한가! 그런데 여기서는... 옛날 그림책이라는 것이 절로 표시가 난다.) 색깔도 말할 수 없이 유치 찬란하고, 이야기 구조는 또 얼마나 단순하고 익숙한지! 그런데도, 좀 불가사의하지만, 너무나 재미가 있다. 아니 오히려 요즘 끊임없이 더 세련된 형태로 반복 재생산 되는 그림책들의 원조 격인 그림책을 만난 데서 오는 순수한 반가움 때문일까?
하여간 흐뭇하고 즐겁다. 마치 옛날 교과서에 나온 그림을 우리가 지금 보면 유치하지만 이를데 없이 정겨운 느낌이 살아나듯이 이 그림책의 느낌은 그러하다. 주인공 대니의 얼굴은 그때 그 느낌 그대로 노랗다가 주황색이다가 울긋불긋하기까지 하다. 대니가 걸어가는 모습도 조금씩 과장되고 어색하지만 귀엽다.
달걀도, 깃털 베개도, 치즈, 이불, 우유랑 크림을 모두 이미 갖고 있는 엄마를 위해 곰 아저씨에게 물으러 가는 대니, 바로 그 중요한 해답을 듣고는 엄마에게 수수께끼 내듯이 묻는다. 역시 엄마는 그 모든 과정을 신기하게도 마치 다 안다는 듯 달걀이니? 베개니? .....라고 묻지만 결국 맞히지 못하고.
대니는, 이 세상 모든 엄마들이 가장 행복해 할 바로 그 선물, 곰아저씨에게 들은대로 엄마를 꼬옥 껴안아준다. '이게 내 선물이에요,엄마!' 그리고 마지막 장에는 도와주려고 나섰던 모든 동물들이 마치 부러운 듯 바라보는 것 같기도 하고, 이제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가는 것 같기도 하다. 마무리까지 따뜻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