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니 좋다
최미영 지음 / 마음세상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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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니 좋다'라는 제목에서 가장 먼저 떠올려진 것은 쾌변이었다. 장을 비우면 몸이 가벼워지는 동시에 몸도 건강해 진다는 장점이 있다. 변이 대장에 오래 머물면 생기는 것이 변비이며 변비는 건강을 해치는 주범이 되기도 한다.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소식을 하게 되면서 따라온 것이 변비였다. 그래서 제목을 본 순간 그것을 먼저 떠올렸던 것인지도.《비우니 좋다》는 장을 비우는 것이 아닌 답답한 집에 더 이상은 살고 싶지 않아 비우는 데서 시작하는 이야기다. 집안에는 당장 필요치 않음에도 언젠가는 쓸모가 있겠다는 막연한 이유로 쌓아두는 것들이 많다. 다이어트에 성공 옷 치수를 줄였음에도 요요가 올수있다는 이유로 예전 옷들을 버리지 못하고 쌓아두는 것도 그중 하나다.

예전 물건들로 가득찬 답답한 집이 싫어 정리수납을 수강한 적이 있다. 그때 쓰지않는 많은 것들을 버렸지만 2년이 지난 지금은? 변명부터 하자면 책읽는 것을 좋아하는지라 집안에 가장 많고 흔한 것이 책이라는 것, 다른 사람들은 1년에 10권의 책을 읽기 힘들다지만 1달에 10권 이상의 책을 읽는 나에게 쌓이는 것이 책이자 유일한 취미다. ​집안을 깔끔하게 비우려면 책부터 치워야 한다는 말, '미니멀리스트'에 관련된 책도 20여권 정도 쌓여 있다지? 책이 어느정도 많은가 하면 책때문에 이사다니는 것이 힘들어 내 집을 마련했을 정도? 미니멀리스트가 최소한의 물건을 가지고 단순하게 사는 것이라면 맥시멀리스트는?

주변을 돌아봐도 당장 필요치 않음에도 층층이 쌓여 수납되어져 있는 물건들이 많다. 그것을 위해 수납장을 따로 맞출 정도였으니까. 어떻게 비우는 것이 가장 전략적인 방법일까 고민하던 차 만난 책이《비우니 좋다》다. '비우니 좋다'는 어떻게 버리라는 등의 방법을 알려주는 책은 아니다. 오히려 누군가의 소소한 비밀일기를 접하는 기분이랄까. 정리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추억'이다. 어떤 물건에 담겨진 사연이 차마 그것을 버리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잡동사니일까? 애정하는 물건일까? (p.74) 읽으며 많이 공감한 부분이다. 되돌아보면 애정하는 물건이 아니라 별별 잡동사니들을 쌓아두고 사는 것이었어.

비우는 것은 기증하기, 보관하기, 판매하기, 버리기로 나눌 수 있다. (p.77) 비우라고 다 버리라는 말은 아니란 것, ​이중 가장 자신없는 것이 판매하기인데 할 수 있으려나? '기증'나에게 필요치 않으나 누군가에겐 꼭 필요할 수도 있는 것을 나눠주는 것, 그것이 기증이다. 비운다면 누구의 물건을 먼저 버려야 할까? 저자는 자신의 물건부터 비우라 말한다. 가족 중 다른 사람의 물건을 버릴때는 당사자의 동의를 얻는 것이 순서, 나 같은 경우 남편이 쓰지않는다고 생각한 물건을 버려 크게 다툰 적이 있다. <진짜 아끼는 물건만 소유하자> 다이어트에만 요요현상이 오는 것은 아니다. 비우기도 잠시 눈길을 돌리면 다시 물건들이 쌓이게 된다. 꼭 필요한 물건만들 두어야 하는 이유다.

진정 내가 필요한 물건은 100개가 되지 않는다. ​많은 것을 소유하려 하지 말고 비우자. 비우면 우리는 진정으로 행복해질 수 있다. (p.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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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시작하는 당질 제한 다이어트 - 탄수화물만 안 먹었을 뿐인데, 28kg 감량!
우리의 편집부 지음, 김현정 옮김, 미즈노 마사토 감수 / 루미너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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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시작하는 당질 제한 다이어트》, 지금에서 10kg을 빼는 것이 목표다. 단순한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 병원에서 당뇨 진단을 받은지 1년 넘었다. 그간 혈당을 떨구기 위해 약물요법/ 운동 요법/ 식이 요법 등을 모두 사용해 왔다. 이번 방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몸무게를 줄이는 것이라며 운동을 더 많이 하라는 의사쌤의 경고(?)를 들었다. 소식과 운동을 통해 두리뭉실했던 몸이 어느정도 슬림해졌다 자부했건만 그야말로 충격적인 소식, 어떻게 하면 혈당을 높이는 주범인 탄수화물을 줄일까 고민하던 차 만난 책이《오늘부터 시작하는 당질 제한 다이어트》다. 나에게 꼭 필요한 책이니 별점에 인심이 후할 수 밖에. 사람은 자신에게 필요하다 생각되면 찾게 되고 필요한 부분을 습득 실천에 옮기려 노력한다.

탄수화물만 안먹었을 뿐인데 28kg감량 성공! 나도 이런 사례의 대상자이고 싶어. 하지만 너무 욕심부리지 말고 목표량(10kg)에 근접한 다이어트에 성공해보는거야. 책에서도 다이어트를 위해서 밥·빵·면을 줄여야 아니 끊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인의 주식인 밥을 끊고 살아갈 수 있을까?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어도 밥을 안먹으면 먹은 것 같지않다는 것이 한국인의 실체다. 당질제한식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한 인스타그램 다이어터 13인의 체중 감량 기록과 비결이 실려있어 할수있다는 자신감을 북돋아주고 있다. 나도 당뇨 판정 이후 다양한 서적을 구비해 나름 철저한 준비 과정을 거쳐왔다. 물론 작심삼일에 불과했다는 것은 절대 비밀. 작심삼일도 반복하다보면 한달이 되고 일년이 지나며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겠지.


표지에 등장하는 여자처럼 나도 탄력있고 날씬한 배를 가지고 싶어. '당질 제한 식단의 핵심 포인트 5가지'가 있다. 주식 대신 메인 요리가 주인공! ②육류나 생선은 마음것 배부르게 먹자 ③당질이 없으면 알콜도 ok! ④조미료와 조리법에는 약간의 주의가 필요하다 ⑤달걀을 많이 먹어서 식욕을 충족시키자 등. 이것을 보며 예전 임신 중일때 임신성 당뇨와 임신 중독 중세가 겹쳐서 해야 했던 식이요법이 생각난다. 기름기 없는 고기를 먹되 굽지말고 삶아서 먹으라는 것, 간을 해서도 안된다 하여 두달 가까이 김치도 먹지 못하는 지옥같은 시간을 거쳐야 했다. 밥(찬수화물)을 먹지 말라는 것을 빼곤 그때보다 탄력성이 있으니 그나마 좋다고 말해야겠다. 성인병은 생활습관병이라 한다. 즉 하루 아침에 고치기는 힘들다는 말, 하지만 뭐든 중독증세를 보이면 단칼에 잘라내야 한다.


2014년에 주창한 당질 제한식(단백지질식)에 대해 가르치며 당질 제한 전문가로 다방면에서 활약 중인 미즈노 마사토(내과 의사), 다이어트의 핵심은 칼로리가 아니라 탄수화물 즉 당질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1~2주 안의 빠른 감량 결과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일주일에 1kg씩 빠져도 꾸준한 감량이 가능하다면 만족이다. 단 건강을 해치지 않고 유지하는 것과 요요현상은 없어야 할 것, 그것이 내 다이어트의 목표다. 내가 진정으로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은 당뇨약을 먹지 않는 것이겠지. '당질 제한식은 혈당을 크게 올리는 주식(밥, 빵, 면류 등), 감자류, 밀가루가 들어간 가공식품 등을 먹지 않고 육류와 생선, 치즈와 달걀, 콩류, 채소를 많이 먹는 식사법', 이제부터 목표로 삼아 실천에 옮기려 한다. 배우기만 하고 실천에 옮기지 않으면 전혀 쓸모가 없게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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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등산일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81
미나토 가나에 지음, 심정명 옮김 / 비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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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등산일기》, 등산이라 언제부터 산에 가는 것을 두려워하게 되었을까? 예전에는 산(등산)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언제부터 싫은 것을 벗어나 두려움 아니 공포의 대상이 되버렸다. 그래서일까 '여자들끼리' 등산을 가는 듯한 제목에 부러움을 느껴버렸다. 평지라면 얼마를 걸어도 괜찮은데 왜 산은 조금만 올라가도 숨이 막히고 고통을 느끼는 것일까? 살이 쪄서 그렇다는 말을 듣고는 더 이상 말하기 싫어했지. 결국 어짜피 내려올 것을 왜 힘들게 기어 올라가느냐며 등산 자체를 포기했다. 사실 지금이라도 간단한 음식을 배낭에 넣어 가벼운 마음으로 산에 오르고 싶기도 해. 결혼 초에는 남편과 주말이면 관악산이나 수리산, 청계산 등을 찾아 올라가곤 했었는데.

책속에 등장하는 산 '야리가타케'(2903m)는 일본 북알프스로 불리며 나가노 현 기타아즈미 군과 도야마 현 시모니카와 군의 경계에 있으며 히다 산맥 우시로다테야마 연봉의 하나다. 산을 배경으로 소설을 쓰고 싶었다는 미나토 가나에, 그동안 그녀의 소설을 많이 읽어온 독자로서 신간 소식이 반가워 집어들게 되었다. 산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답게 책속에는 묘코산/ 히우치산/ 야리가타케/ 리시우산/ 시로우마다케/ 긴토키산/ 통가리로 등의 산이 등장한다. 그동안 출간된 여러 소설들 중 가장 사랑하고 소장하고 싶어하는 책은《항설백물어》시리즈다. 현대물보다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을 더 좋아하는 탓이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야 하지만 멀리 가려면 동행이 있어야 한다고 했던가? 등산 또한 마찬가지다. 혼자라면 여러가지 이유로 포기가 쉽지만 동행이 있으면 서로 위로하며 정상(목적지)을 밟을 수 있다. 산을 좋아하지 않는다지만 유일하게 자주 올라갔던 곳은 서울의 남산이다. 20대 젊은 시절이라 그때만해도 등산하는 것이 자신있었거든. 주말이면 장충동 방면에서 남산타워까지 올라가는 코스를 즐겼다. 재미난 것은 평소 말을 잘 안하던 상대와도 등산 중에는 조근 조근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는 것, 미야카와 유미의 언니가 현재 고민을 털어놓은 것도 산이 안겨주는 분위기 탓 아닐까 싶어.

한 사람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리쓰코, 유미, 마이코/ 미쓰코, 간자키(남)/ 미야카와 유미, 언니/ 마이코, 다이스케(남)/ 유즈키 등의 여성들의 산행을 보여주고 있다. 책을 보며 산에 올라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급격한 경사를 이루는 산은 힘들겠고 간다면 지리산처럼 완만한 코스를 타보고 싶어. 미야카와 유미와 언니의 등산 모습을 그려보며 내가 가족들과 산에 올라본 적이 없음도 깨달았다. 아~ 여기서 가족이란 결혼 전 친정 식구들을 말함이다. 산에 오르는 것을 좋아하는 남편 덕에 결혼하고는 가끔 산에 간적이 있으니까. 이제라도 지금의 가족들과 산행을 해봐야겠어. 건강과 가족의 단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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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 귀를 너에게
마루야마 마사키 지음, 최은지 옮김 / 황금가지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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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이 나오토(45세)는 농인 부모 밑에서 자란 청인이다. '청인'이란 말하고 듣는 것을 할수있는 비장애인을 말한다. 장애인을 부모로 두었다 하여 장애를 가진 아이가 태어나지는 않는다는 말, 나오토의 형이 말 못하는 농인으로 태어난 반면 나오토는 비장애인으로 태어났다. 아라이 나오토는 현재 수화 통역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수화 통역사로 일하고 있다. <수화 통역사 파견 센터>에 적을 올리고 활동하고 있는 나오토, 장애인을 가족으로 두었기에 그의 장애에 대한 이해도는 높다. 그런데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분을 어떻게 지어야 할까? 몸은 장애를 가지지 않았을지언정 장애를 가진 사람보다 더 장애를 가진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을 뉴스를 통해 종종 보게 되면서 든 생각이다.

책속에서 정육학(正育學)이라는 단어를 발견하고 뜬금없이 왠 정육인가 하는 의문을 가지기도 했다. 알지 못하기에 하는 실수이겠지만, "누구나 아이를 낳는 순간 부모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를 바르게 길러 냈을 때 비로소 부모가 됩니다. 그것이 정육학의 생각입니다." (p.138) 라는 글을 읽었을때 정육학의 정체를 깨달았다. 유아기에 부모와 자식 간에 유대관계는 중요하기에 그것이 가능한 비장애인이 부모자격이 있다는 것이 '가지 히데히코'씨의 주장이겠지. 장애니 비장애를 떠나 부모란 자격시험을 보고 합격한 사람이 되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에도 면허가 필요한데 왜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에는 자격증이 없는 것일까?

"농聾​이라는 글자는 그래서 '용의 귀'라고 쓰지." 농은 용龍(용용)과 이耳(귀이)의 한자가 붙여져 있다. 그래서 농을 '용의 귀'라는 말로 풀어서 쓰는가 보다. 상상의 동물인 용에 대한 어감일까? 알고나니 용의 귀라는 단어가 한결 부드럽게 여겨졌다. 전작의 제목인 <데프 보이스>는 농인이 발성하는 명료하지 않은 목소리를 뜻한다. '음성일본어'란 입으로 소리내어 하는 언어를 뜻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재미를 위해 선택해서 읽은 책이지만 많은 공부를 했고 농인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는 시간이 되주었다. 혹시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색안경을 끼고 그들을 본 것은 아닐까 하는 반성도 하는 그런 시간,《용의 귀를 너에게》는 나에게 많은 생각과 질문을 던져준다.

마루야마 마사키의《데프 보이스》후속작,《데프 보이스》와 후속작인《용의 귀를 너에게》를 읽으며 장애인에 대해 더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장애를 가진 사람을 장애인이라 뭉퉁그려 말하지만 장애에도 여러가지 종류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큰 틀로는 신체적 장애와 정신적 장애로 나뉘어져 있으며, '신체적 장애'에는 외부 신체기능의 장애와 내부기관의 장애가 있고 '정신적 장애'에는 발달장애와 정신장애가 있다. 지체장애/ 뇌변병장애/ 시각장애/ 청각장애/ 언어장애/ 안면장애 등이 외부 신체기능 장애로 구분되어 진다. <데프 보이스>와 <용의 귀를 너에게>는 그중 청각장애와 언어장애를 가진 청각·언어장애인들이 많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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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곡
윤재성 지음 / 새움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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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무슨 일인지 식목일을 전후해서 하루가 멀다하고 화재 소식을 접하고 있다. 화재로 인해 살아가는 터전을 잃은 사람들의 소식을 접하노라면 무섭다는 두려움을 떠나 공포심이 생겨날 지경이다. 새움에서 출간된 윤재성 작가의 소설《화곡》도 화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방화범으로 인해 여동생을 잃고 심각한 화상을 입은 문형진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중이었다. 공무원, 합격하기는 어려워도 합격하면 평생 직장 걱정은 없는 철밥통이란 말을 들었다. 그래서 어른들은 공무원 며느리나 사위가 좋단다. 최소한 내 자식(아들·딸) 밥은 안굶길테니까. 정말 그럴까? 방화광과 그를 모방하는 또 다른 방화범들, 화재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나쁜 놈들.

깊은 밤에 원룸에서 일어난 화재는 ​여동생의 목숨을 앗아갔다. 제목인 '화곡'은 '불 탄 자의 곡소리'다. 화마로 인해 흉측한 외모를 갖게 된 형진, 그가 정말로 잃은 것은 집도 가족도 아니었다. 방화범이 앗아간 것은 인간의 자격이었다. (p.34) 사람의 인상을 처음 결정하는 것은 외모다. 처음 보는 사람이 흉측한 외모를 가지고 있다면 다른 사람이 두려워 하는 것은 당연지사, 그 사람을 안쓰러워 하기보다 두려워하며 피하고자 한다. 본의 아니게 세상에서 왕따를 당한다. 화상으로 인해 형진은 공무원이란 꿈을 포기해야 했으며 취업을 하지도 못하고 결국 노숙자로 전락하게 되지. 과연 형진은 방화범을 잡을 수 있을까?

형진이 발견한 '입에서 불을 뿜어대는 괴한'의 존재는 오간데 없고 경찰은 부주의가 부른 단순 화재 사건으로 처리해 버렸다. ​이제 형진이 살아가는 목적은 여동생을 죽음으로 몬 화재 방화범을 잡는 것이다. '우린 언젠가, 내가 나를 구하리란 희망으로 하루를 살아가는유배자들일세. 때가 오면 자네도 그렇게 될 거야.' (p.254) 노숙자 최전무가 노숙자 문형진에게 했던 말이다. 더 나아지리란 희망을 잃고도 살아가는 이유 , 노숙자 최전무가 하는 말이 이해되지는 않지만 아주 작은 희망이나마 꿈꾸는 것이 좋다는 말로 이해하려 한다. 정체를 알수없는 방화광, 문형진을 절망의 구렁텅이로 밀어넣은 그의 정체가 궁금하다.

혼자뿐이던 형진에게 동지들이 생겨났다. 적지만 그와 함께 방화범을 잡겠다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화마에 의해 모든 것을 잃었지만 마지막 하나를 남겨둔 남자, 그것은 형체도 존재하지 않는 정의감이다. 다른 사회적 약자를 생각할 줄 아는 그런 자비심, 사회에서 버려졌지만 다시 일어나 세상을 향해 걸어간다. "도와줘요! 누가 좀 도와줘요! 거기 아무도 없어요? 여기 좀 와달라고. 제발……!" (p.350) 세상에서 버림받고 세상을 증오하게 되었지만 결국 돌아가야 할 곳도 세상이었다. 그가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에게 손을 내민 것처럼 누군가 그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줄까? 인간은 선과 악을 모두 가지고 있다. 선과 악 중에 선택하는 것은 본인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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