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의 등산일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81
미나토 가나에 지음, 심정명 옮김 / 비채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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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등산일기》, 등산이라 언제부터 산에 가는 것을 두려워하게 되었을까? 예전에는 산(등산)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언제부터 싫은 것을 벗어나 두려움 아니 공포의 대상이 되버렸다. 그래서일까 '여자들끼리' 등산을 가는 듯한 제목에 부러움을 느껴버렸다. 평지라면 얼마를 걸어도 괜찮은데 왜 산은 조금만 올라가도 숨이 막히고 고통을 느끼는 것일까? 살이 쪄서 그렇다는 말을 듣고는 더 이상 말하기 싫어했지. 결국 어짜피 내려올 것을 왜 힘들게 기어 올라가느냐며 등산 자체를 포기했다. 사실 지금이라도 간단한 음식을 배낭에 넣어 가벼운 마음으로 산에 오르고 싶기도 해. 결혼 초에는 남편과 주말이면 관악산이나 수리산, 청계산 등을 찾아 올라가곤 했었는데.

책속에 등장하는 산 '야리가타케'(2903m)는 일본 북알프스로 불리며 나가노 현 기타아즈미 군과 도야마 현 시모니카와 군의 경계에 있으며 히다 산맥 우시로다테야마 연봉의 하나다. 산을 배경으로 소설을 쓰고 싶었다는 미나토 가나에, 그동안 그녀의 소설을 많이 읽어온 독자로서 신간 소식이 반가워 집어들게 되었다. 산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답게 책속에는 묘코산/ 히우치산/ 야리가타케/ 리시우산/ 시로우마다케/ 긴토키산/ 통가리로 등의 산이 등장한다. 그동안 출간된 여러 소설들 중 가장 사랑하고 소장하고 싶어하는 책은《항설백물어》시리즈다. 현대물보다 에도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을 더 좋아하는 탓이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야 하지만 멀리 가려면 동행이 있어야 한다고 했던가? 등산 또한 마찬가지다. 혼자라면 여러가지 이유로 포기가 쉽지만 동행이 있으면 서로 위로하며 정상(목적지)을 밟을 수 있다. 산을 좋아하지 않는다지만 유일하게 자주 올라갔던 곳은 서울의 남산이다. 20대 젊은 시절이라 그때만해도 등산하는 것이 자신있었거든. 주말이면 장충동 방면에서 남산타워까지 올라가는 코스를 즐겼다. 재미난 것은 평소 말을 잘 안하던 상대와도 등산 중에는 조근 조근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는 것, 미야카와 유미의 언니가 현재 고민을 털어놓은 것도 산이 안겨주는 분위기 탓 아닐까 싶어.

한 사람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리쓰코, 유미, 마이코/ 미쓰코, 간자키(남)/ 미야카와 유미, 언니/ 마이코, 다이스케(남)/ 유즈키 등의 여성들의 산행을 보여주고 있다. 책을 보며 산에 올라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급격한 경사를 이루는 산은 힘들겠고 간다면 지리산처럼 완만한 코스를 타보고 싶어. 미야카와 유미와 언니의 등산 모습을 그려보며 내가 가족들과 산에 올라본 적이 없음도 깨달았다. 아~ 여기서 가족이란 결혼 전 친정 식구들을 말함이다. 산에 오르는 것을 좋아하는 남편 덕에 결혼하고는 가끔 산에 간적이 있으니까. 이제라도 지금의 가족들과 산행을 해봐야겠어. 건강과 가족의 단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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