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아, 사랑해! - 감수성을 깨워 주는 자연그림책
줄리 폴리아노 지음, 줄리 모스태드 그림, 최현빈 옮김 / 찰리북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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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시가 되어 흐르는 아름다운 그림책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아, 사랑해!


봄 여름 가을 겨울

매일 계절을 느끼며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생기로운 일인지를 알게 해주는 그림책 한 권을 만났습니다.


돌아보면 일주일

한 달이 훌쩍

지나가버리는 것만 같은데


이 그림책은 조금씩 변화하는 계절을

온전히 느끼며 살아가는 즐거움을 깨닫게 해줍니다.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임에도 어른들의 감성까지 자극해줄 자연그림책!


아이와 함께 읽어보세요.

계절의 변화를 노래하듯 그리고 써내려간 이 그림책을 통해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미세한 변화들을 온 몸으로 경험할 수 있을 테니까요.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아, 사랑해


책의 전체적인 구성은

제목처럼 봄 여름 가을 겨울로 이루어져 있어요.


재미있는 건


계절을 뭉퉁그려 표현해내는 것이 아니라

각 계절안에 정확한 날짜를 명시하고 있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3월 24일


눈이 남기고 간 것은

빨간 목도리

나무로 만든 당근

파란 장갑 한 짝

커다란 눈삽

조그만 눈삽

그리고 진흙

진흙이랑

진흙이랑

진흙이랑

또 진흙

진흙탕 진흙

그리고 진흙


봄이란 이런 느낌이구나, 를 넘어

구체적인 그 날짜(날)에 있음직한 일들을 그려내고 있어

 계절을 조금 더 오밀조밀하게 느낄 수 있답니다.


특히 이 시 어떤가요?


한 줄 읽고 그림을 보면

글도 그림도 쏙쏙 이해되는 이 시는

눈이 녹기 시작한 땅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들과

눈이 남긴 그 느낌들을 단번에 떠오르게 해 준답니다.


따스한 봄햇살에 녹아내리기 사작한 땅은 온통 진흙 진흙 진흙이잖아요 :)

 

​4월 27일을

 노래한 이 시는

왠지 모르게 뭉클함을 안겨 준답니다.


폴이라는 강아지가 목련 나무 아래에 묶여 있어요.

나무에 묶인 채로 소시지에만(?) 반응하는 가엾은 폴.


 잠깐이라도

 위를 올려다본다면

조용히 나부끼는

분홍색

하얀색

목련을 보게 된다면

나무에 묶인 자신의 상황도

 그리 나쁘지 않다는 걸 알게 될텐데

바로 머리 위로 떨어지는 꽃잎을 볼 여유조차 없이 살아가는 것 같아요.


강아지나 사람이나.


자신이 처한 현실 안에 갇히기보다

잠깐이라도 눈을 들어 다른 곳을 본다면

새로운 경험을 하고 안목을 키울 수 있을텐데 말이지요.


 


한여름 밤의 반딧불이는 어떤가요?


길을 잃어도 빛을 잃지 않는 그들은

가물가물 꿈을 오가는 그 사이 어디엔가에서...


한순간이라도 무더위를 잊게 해주는

지상의 별빛 반딧불이!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몽환적인 여름의 아름다운 밤을 떠올려 볼 수 있답니다.


 

가을의 설렘이

담뿍 느껴지는 그림을 자꾸만 바라보게 돼요.

저도 모르게 살며시 입꼬리도 올라갑니다.

실은 다들 이러고 놀고 싶잖아요 :)


낙엽더미와 함께 노니는 소녀의 설렘이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아 참 기분좋습니다.


그리고 이 그림과 상관없지만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9월 22일의 시가 인상깊어 살짝 데려와 볼게요.


9월 22일


햇빛아 수영아 바다야 아직 너흴 사랑해

딸기야, 너도 내가 사랑하는 거 알지?

그래도 이젠 새로운 것으로

눈을 돌릴 시간

그래서 지금, 스웨터 입을 날을 기다리고 있어


 

​되도록이면 11월 2일도 기억해 주십사 당부드리고 싶어요.


스산한 풍경 속

나직히 침묵한 채

꼼짝않고 서 있는

소녀의 표정을 눈여겨 보게 되는데요


이 소녀 온 몸의 세포를 반짝거리며


조용하게 혹은 소란스레

마지막 잎새가 땅에 내려앉는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답니다.


<감수성을 깨워주는 자연그림책>이라는 부제가 아주 잘 어울리는 시랍니다.

 


눈의 언덕 위

친구들과 조금은 떨어진 곳에서

겨울을 온 몸으로 느끼는 이 소녀에게도 자꾸만 눈길이 갑니다.


이 그림과 함께 등장하는

12월 21일과 12월 29일 겨울에 관한 시도 꼭 한 번 읽어보세요.


겨울이 어떤 마법을 부리며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지를 감상할 수 있을 테니까요 :)

 

 

​2월 15일


후다닥 후다다닥

그리고 사라지는

청설모 한 마리 빼고는

모두가 조용한

겨울

숲 속



고요한 겨울 숲 가운데

들리는 소리라고는 청설모의 발걸음 소리!


눈이

겨울이

살포시 내려앉은 모습은

마음 가득 포근함과 여유로움까지 선사해주는 것 같아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있는 나라에 살고 있어 감사하다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계절이 주는 고마움을 잊고 살았던 것 같아요.


이 그림책을 통해 사계절이 주는 각기 다른 영롱함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답니다.


 막연한 느낌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떠올렸던 예전에 비해

앞으로는 구체적인 날짜들을 생각하며 계절이 변화하는 모습을 맞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2016 퍼블리셔스위클리 올해의 책

2016 스쿨라이브러리 저널 올해의 책


줄리 폴리아노 글

줄리 모스태드 그림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아, 사랑해!


아이들과 두고 두고 보기에 좋은 자연 그림책


계절이 바뀔 때마다

혹은 생각이 날때마다

오늘과 비슷한 날짜를 찾아보며

계절이 변화를 좀 더 세밀하게 느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이와 함께

 책에 나오는 시(동시)를 필사해보는 것도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감수성을 키우기에 좋은 방법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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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좀 도와줘, 무지개 물고기! 무지개 물고기
마르쿠스 피스터 지음, 우미경 옮김 / 시공주니어 / 199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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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좀 도와줘, 무지개 물고기!

네버랜드 세계의 걸작 그림책 077



 

2017년은 <무지개 물고기 Der Regenbogenifisch> 가 출간된지 25년이 되는 해라고 해요.

제가 시공주니어 책을 처음 접한 것도 <무지개 물고기> 가 아닐까 싶은데요

책을 읽고 난 후에 그 명성을 제대로 실감할 수 있었답니다.


자신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소중한 것을 나눔으로써

더불어 살아가는 것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무지개 물고기 이야기는

참으로 따스하고 아름다워서 아이들에게 여러 번 다시 읽어주게 되었지요.


오늘 소개해 드릴 책은 <무지개 물고기> 시리즈 중 한 권인 <날 좀 도와줘, 무지개 물고기> 입니다.



 


<무지재 물고기>에서

은빛 반짝이는 비늘을 가진 무지개 물고기는

자신의 아름다움에 취해 도도하게 굴다

 다른 물고기들에게 따돌림을 받게 되지요.


문어 할머니의 조언에 따라

무지개 물고기는 자신만의 특별한 은비늘을 하나씩 나눠줌으로써

마침내 물고기 사회의 일원이 되어 함께 살아가는 행복을 누리게 되는데요


어느 날, 은비늘을 나눠갖지 못했지만

 다른 물고기들과 함께 놀고 싶어하는 줄무늬 물고기 한마리가 등장합니다.

그런데 물고기들은 은비늘 잡기 놀이를 한다며 반짝이는 비늘이 없는 줄무늬물고기를 본 채 만 채 하지요.


 


자신들의 행복에 겨워 다른 물고기를 눈여겨 보지 못하는 물고기들

그런 물고기 무리들과 함께 놀고 싶어하는 줄무늬 물고기


흡사 우리 사회의 민낯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이 들었답니다.

한편으로는 우리 아이가 줄무늬 물고기에 속하면 안될텐데 하는 걱정스런 마음도 들었어요.

그런데 다시 한 번 생각해보니 저 역시도 줄무늬 물고기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려 하지 않더라구요.


나 혹은 내 아이가 줄무늬 물고기에 속하면 안된다고 하고 생각하면서도

줄무늬 물고기처럼 혹 누군가가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면

선뜻 용기내어 손을 잡아줄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어요.


​ 


무지개물고기는 무리에 속해서 놀면서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어요.


자신 역시 물고기 무리에 속하지 못해

외롭고 쓸쓸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산호초에 위험이 닥쳐오고 있어요!


무시무시한

상어의 습격이 시작된 것이지요.


은빛 비늘 물고기들은

모두 산호초 좁다른 틈새로 무사히 숨어들었지만

줄무늬 물고기는 아니었어요.

그때 무지개 물고기가 용기를 내어

줄무늬 물고기를 도와주기 위해 뛰쳐나갑니다.


다른 물고기들 역시 두려움에 떨긴 했지만

지금 이 순간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행동으로 옮깁니다.


무지개 물고기를 도와 줄무늬 물고기를 구해야겠다고 생각하지요.
 


 


"우리랑 같이 놀지 않을래?

"난 반짝이 비늘이 없는데 어떻게 반짝이 비늘 잡기 놀이를 해?"

"그럼 지느러미 잡기 놀이를 하면 되지!"



줄무늬 물고기에게 비록 은비늘은 없지만

지느러미는 어느 물고기에나 다 있습니다.


다름을 받아 들이고

함께 할 수 있는 공통 분모를 찾아낸 물고기들!


우리의 삶도 이와 결코 다르지 않습니다.

외모, 학벌, 재력 등의 잣대로 구분짓고 무리지어 살아가곤 하지요.

그들이 정한 외향적인 기준이 결코 내면의 가치를 뛰어넘는다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다름을 인정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알려주는 <날 좀 도와줘, 무지개 물고기!>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때때로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싶은 책이랍니다.

 

 


<무지개 물고기> 전 시리즈를 한꺼번에에 다 들이는 것도 좋지만

소중한 물건을 수집하듯 한 권씩 소장해 나가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요.


도대체 무지개 물고기가 뭘까? 라는

 호기심에 처음으로 구입했던 <무지개 물고기>!


역시 명성은 틀리지 않았다는 걸 깨달은 다음

한 권 한 권 소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날 좀 도와줘, 무지개 물고기!


다른 이의  입장과 마음을 헤아려보고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하게 만드는 책!


은빛 반짝이는 홀로그램만으로도 이미 호기심을 한가득 사로잡는 책!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이

 조금 더 유연한 사고와 포용하는 마음으로

올바른 관계를 형성하면서 좋은 어른으로 자라나길 희망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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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 전에 완성하는 독서 습관 - 우리 아이 평생 공부를 위한
안정현 지음 / 로크미디어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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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평생 공부를 위한

10살 전에 완성하는 독서습관



첫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이다.

10살까지 남은 시간은 2년 남짓, 그동안

우리 아이 평생 공부를 위한 독서습관을 제대로 형성해 나갈 수 있을까?


큰 아이를 임신했을 때, 책을 읽은 것 외에 달리 한 게 없는 것 같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 기간 동안 가장 많은 책을 읽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뱃속 아기를 위해 책을 읽어주기도 했고, 산모의 즐거움을 위해 읽기도 했고, 아이가 태어났을 때도 책을 읽어주었다.

다른 건 못해줘도 책만큼은 좋아하게 만들어야지,라는 생각이 은연중에 크게 자리했던 것 같다.


다행히 아이는 책을 좋아한다. 스스로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는

 한자리에 꽤 오랫동안 앉아 여러 권의 책을 읽곤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아이가 책을 좋아하고 혼자서도 곧잘 읽다 보니 오히려 책육아를 등한시하게 되는 것 같다.

큰 아이가 혼자서 책 읽는 동안 작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게 요즘 잠들 기 전 우리 집 일상이다.


『10살 전에 완성하는 독서습관』은 이런 나에게 경종을 울린 책이다.

독서육아를 함에 있어 그동안 놓치고 있었던 부분들을 참 많이도 일깨워 주었다.

한 마디로 축약하자면 이 책이 이야기하는 독서교육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기계적으로 글만 읽는 독서는 무의미하다.

독서 후에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부모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방식은 나이에 대한 한계가 없다.

유아기에도 그림책을 읽은 뒤 상상력을 발휘해 얼마든지 이야기 나눌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읽는다는 행동 그 자체가 아니라 읽고 난 후에 생각하는 태도다. (p.22)


 

독후 활동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막상 실천에 옮기기는 쉽지 않다.

그동안은 거의 99% 책을 읽어주거나 아이 스스로 책을 읽는 행위 자체에만 머물렀던 것 같다.

읽은 책에 대해 아이의 생각을 이끌어내는 질문과 토론 혹은 정리의 시간을 가져본 적이 거의 없다.

아이가 책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했는지 알 수 없는 건 당연하다.


독서는 통찰력과 창의력을 길러준다.

단순히 기계적으로 책만 읽는다고 해서 가능해지는 건 아니다.

한 권의 책을 읽고, 신중하게 생각하고, 적절히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독서는 나 자신과 세상을 향한 통찰과 소통의 힘을 길러

 시대가 원하는 융합적 인재상으로 거듭나게 해준다.

읽고 나서 자신이 무엇을 읽었는지 꼭 정리하고 되새기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자신의 언어로 이해한 것은 다음에 들어오는 새로운 지식을 활용하는 원동력이 된다. (p.45)

빌게이츠는 일 년에 두 차례 정도 생각하는 주간을 가지고

그 기간 동안에는 먹고 자는 것 외에 오로지 독서와 사색으로 보낸다고 한다.

 독서를 통해 널리 배우고, 자세히 묻고, 철저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든 다음

 시대가 요구하는 것들을 창조해내는 것이 바로 빌게이츠다.


 

​독서는 단순히 글을 읽는 행위에 그쳐서는 안된다.

 독서의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와 통하는 부분이다.

아이가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해서 무작정 칭찬만 한다면

자칫 아이는 부모에게 보이기 위해 책을 읽어내기에 급급할 수도 있다.

본질은 독서의 양이 아닌 질이다. 독서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정독하기와 낭독하기 그리고 EBS<다큐프라임-슬로리딩>법을 특히 눈여겨보게 되었다.

​PART2에서 다루고 있는 것처럼 '천천히 제대로 하는 독서의 힘'

 어떤 기적 같은 결과를 가져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현재 그리고 현재와 근접한 미래를  4차 산업혁명의 시대라고 한다.

시대가 바뀜에 따라  요구하는 인재 상도 달라지기 마련이다.

인문학 열풍도 변화하는 시대와 인재상을 반영한 흐름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독서교육을 통해 내 아이를 시대가 원하는 유연한 인재로 자라게 할 것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이것은 단순히 우등생을 만들기 위한 독서의 개념을 넘어선 문제다.

책의 부제처럼 말 그대로 '내 아이의 평생 공부'를 위한 독서교육이다.


그런 의미에서 『10살 전에 완성하는 독서습관』

자녀의 책육아, 독서교육에 대해 고민을 갖고 있는 학부모들에게 올바른 가이드 역할을 해 줄 것이다.

책에는 아이와 함께 바로 실천해보고 싶은 독서교육 팁들이 가득하다.

 따로 노트를 만들어 정리하며 내 아이의 독서교육을 위해 하나하나 적용해 나가야겠다.


 

 

독서가 중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어쩌면 그동안 너무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독서교육의 실질적인 효과를 제대로 알지 못했기에

그저 아이가 책을 좋아하는 것만으로도 뿌듯해했던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

한 사람의 인간을 올바로 성장시켜나가는데

 독서가 지대하고 긴밀한 영향을 끼친다는 걸 알았으므로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독서교육을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요즘 시대에 간과할 수 없는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사람다운 사람을

 독서교육을 통해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을 얻었다.

+​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책의 편집 부분이다.

 교정에 좀 더 신경을 썼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초판이라 그런지 아예 반복되는 문장이 등장하기도 한다.

문장부호가 틀린 곳도 있고, 주어와 서술어가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아주 매끄럽게 일사천리로 읽히는 문장이 아닌 경우가 간혹 있고 삽입된 그림이 올드 한 느낌도 지울 수가 없지만

  이런 아쉬움은 책의 내용이 좋아서 사실 용서가 된다. 2쇄부터는 안정적인 책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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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생각
윤태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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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생각. 노무현 대통령에 관한 최초의 팩션!

 

 

책을 받아놓고도 한참을 펴지 못했다. 마음이 아플 것 같아서 눈물이 날 것만 같아서 한동안 펼쳐볼 용기를 내지 못했다. 그러다 읽기 시작한 이 책에서 나는 눈을 뗄 수 없었다. 어디까지가 역사적 사실인지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정확하게 구분할 필요도 없었다. 그냥 읽어나갔다. 상당한 흡입력과 놀라운 속도감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삶과 죽음에 조금은 가까이 다가선 느낌이다.

『오래된 생각』 은 노무현 대통령의 '입'이라고 일컬어지던 참여 정부 청와대 대변인 윤태영이 팩션의 형식을 빌려 쓴  故 노무현 대통령에 관한 첫 번째 소설이다. 대통령을 떠나보낸 후 몸과 마음의 병을 얻었고 그 병을 이기기까지 4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는 윤태영 작가. 이제 오랜 시간을 넘어 그는 이 세상에 노무현 대통령의 삶과 죽음을 정면으로 다룬 한 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최대한 감상을 배제하려는 듯 불필요한 감정선을 끌어오지 않았다. 덤덤하고 때로는 무심하게 읽히지만 저 밑바닥에서부터 치밀어 오르는 분노와 슬픔을 억누를 수는 없었다. 아프고 또 아픈 대한민국의 역사와 마주한 시간. 세상 어딘가에 꼭꼭 숨어사는 밀실 속 대통령이 아닌 대중과 늘 가까이 호흡하며 살아갈 수 있었던 대중의 첫 대통령이 스스로의 생을 내려놓기까지 임기 초부터 치밀한 음모가 시작된다.

흔들자, 흔들자, 무너질 때까지 흔들자!(p.160)

김인수가 이끄는 그룹이었다. 정체는 불명하지만 역모의 핵심이라는 사실만큼은 분명했다.


노동운동가 출신의 임진혁 대통령이 당선되고부터 반대편 세력은 임진혁 정권 흔들기에 돌입한다. 흔들자, 흔들자, 무너질 때까지 흔들자! 소름 끼치도록 서슬 퍼런 주술 앞에 무력해지다가도 극한 슬픔과 분노가 치밀어 오름을 느낀다. 반대를 위한 반대. 권력을 탈환하기 위한 무조건적인 반대가 얼마나 뼈아픈 역사를 남겼는지 똑똑히 보게 되었다. 현시점에서의 대한민국은 어떤가. 그들이 쟁취한 권력이 과연 어떤 결과를 낳았는가. 끔찍한 권력에의 집착. 끔찍한 세력과의 타협이 전 세계 역사상 전무후무한 대한민국의 오늘을 써 내려가고 있는 중이다.

임진혁 대통령은 정권 최초로 검찰과 언론이라는 두 권력과의 선 긋기를 실현함으로써 투명성을 확보했지만 고단한 가시밭길로 스스로 걸어들어가게 된다. 어쩌면 김인수의 말처럼 정치는 권력을 올바로 행사하기 위해 여론을 얻어야 하는 여론정치(309)인지도 모른다. 그러한 여론을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 자기 편으로 만들지 않았던 임진혁 정권은 생각할수록 안타깝다. 그가 실현하고자 했던 투명성, 정직성, 도덕성은 반대 세력에 의해 왜곡되고 무참히 짓밟힌다. 임기 초부터 시작된 거대한 음모는 전체 이야기를 통해 하나의 퍼즐로 서서히 완성되어 간다.

그 과정은 손에 땀을 쥐게 할 만큼 흥미(?)롭다. 단순한 소설이었다면 꽤 재미있다 평할 만큼 잘 쓴 소설이다. 다만 『오래된 생각』은 가슴 아픈 팩션이기에 '재미있다'라는 표현이 적합하지 않지만 윤태영 작가의 필력만큼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알고 보니 그는 이미 노무현 대통령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출간했으며 글쓰기에 관한 책도 출간한 바 있는 베테랑 작가였다.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밖에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어떠한 이유에서든 스스로 생을 내려놓는 일이 널리 정당성을 확보하게 되는 것은 위험한 일이지만, 임진혁 대통령이 서서히 무너져가는 과정이 하나하나 헤아려져 못내 마음이 아프다. '오래된 생각' 오래 전부터 할 수밖에 없었던 처연함이 내내 눈에 밟힌다. 정권 초기부터 시작된 반대편 세력의 치밀한 작전이 마침내 임진혁 정권을 송두리째 흔들어 버렸다. 무엇도 더는 남길 수 없도록. 무엇도 더는 할 수 없도록!

오래된 생각. 잊고 있었던 대목이다. 사실 그리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 『오래된 생각』을 읽고 나서야 마침내 이해가 된다.

 

 

『오래된 생각』은 두 가지 이야기가 큰 축을 이룬다. 윤태영 작가로 보이는 진익훈 대변인의 이야기와 故 노무현 대통령으로 보이는 임진혁 대통령의 이야기. 과거와 현재 시점을 오가는 구성으로 독자의 흥미를 이끈다. 흡입력이 상당한 소설이다. 한 번쯤은 제대로 바라 보아야 할 역사를 이 한 권의 책을 통해 마주하게 된 느낌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권력을 잡으려는 세력간의 다툼이 정치판을 여전히 어지럽히고 있다. 역사를 거울로 삼아 아픈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아야 하는데 자기 밥그릇만 챙기고 있는 듯해 씁쓸하다. 그 어디에도 임진혁 대통령과 같이 국민과 나라를 생각하는 대통령은 없는 듯하다. 권력과 선을 긋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앞장서는 대통령은 없는 것 같다. 제대로된 큰 인물 한 명이 대통령이 되어서 과연 그가 한 번이라도 자기 뜻을 펼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 나라 대한민국에서.

마지막 책장을 덮는데 한기가 돌았다. 봄 날 치고는 쌀쌀한 날이기도 했거니와 8년 전 그 날이 또렷이 떠올랐기 때문이기도 하다.다. 2009년 5월 23일, 지방에 살고 있는 나는 일이 있어 서울에서 하룻밤을 묵었던 터였다. 아침에 자고 일어나보니 세상이 달라져 있었다. 지방이었다면 그리 온몸으로 체감하지 못했을수도 있지만 대통령이 서거한 날, 서울의 풍경은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세상이었다.
거리마다 차려지는 빈소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아니 더 또렷이 그 날의 현실을 감정을 기운을 온 몸으로 기억해 놓고 싶었다. 그렇지 않고서는 앞으로 태어날 내 아이들에게 떳떳한 어른이 될 자신이 없었다.

장미대선과 관련한 복잡한 사안들에 관해서는 더 언급하지 않겠다. 『오래된 생각』 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이 실현하려고 했던 대한민국을 생각해 본다. 실패한 정책도 많았고 격변의 시기를 건너온 것만은 확실하다. 과연 그 기저에 어떠한 반대 움직임이 있었는지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음이 미안할 뿐이다. 이해보다 실망과 오해가 더 깊었던 것 같다. 그러함에도 변함없이 마음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나의 첫 대통령 노무현! 지금도 그 곳에 가면 깊게 패인 주름진 얼굴의 사람 좋은 웃음으로 모두를 반겨줄 것 같은 노무현 대통령. 전혀 다른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2016년 겨울과 2017는 봄의 대한민국에서 다시금 그를 떠올려 본다. 그가 실현하고자 했던 대한민국의 꿈을! 우리가 꿈꾸고 싶은 대한민국을!

 

 

권력기관과 담을 쌓으며 법 위의 권력을 놓아버린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다. 그는 안팎으로, 또 좌우로도 수세적인 위치에 있었다. 그래도 그를 지지해주는 세력이 있기는 했다. 그들은 인터넷 공간에서, 또 저녁 술집에서 자신의 대통령을 위해 토론하고 언쟁했다. 그러나 역부족이었다.(『오래된 생각』 180)

선출되지 않은 권력들이 선출된 권력을 흔들고 있습니다. 그게 이 나라의 현실입니다.(『오래된 생각』 202)

지난 사 년 힘들게 꾸려왔습니다. 부족하다는 생각은 늘 했지만, 그래도 제가 이 자리에 남아 있는 것이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다는 소명의식으로 버텨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한계에 달한 것 같습니다. 시작한 일 어떤 것 하나도 제힘으로 마무리하기 어렵습니다. 모두가 전선이고 모두가 지뢰밭입니다. 앞으로 갈 길은 더욱 험합니다.(『오래된 생각』 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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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산다 - 산뜻하게, 꼭 필요한 것만 두고 행복해지는 법
요코타 마유코 지음, 노경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가볍게 산다

"미니멀 라이프를 넘어선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제안"


정말 좋아하는 소수의 물건과

소중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미니멈 리치


 

  어느 순간부터 삶이 물건들에 의해 지배를 당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기 시작했다. 물건들로 둘러싸인 집은 갈수록 비좁게 느껴졌고 아늑한 느낌도 현저히 줄어들었다. 육아 8년 차에 접어들다 보니 아이들 짐까지 합세해 집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양의 짐을 떠받치고 있는 느낌마저 든다. 버리는 것보다 들이는 것이 훨씬 더 많다 보니 정리도 되지 않는다. 어느 곳에 어떤 물건이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해 이미 있는 물건을 다시 구매하기도 한다. 집의 공간들을 둘러보고 있노라면 한숨부터 나온다. 정리가 되지 않는 공간은 생기를 잃기 마련이다. 생기롭지 못한 공간에서는 삶의 의욕마저 떨어진다. 이런 느낌을 받은 건 꽤 오래 전이고, 그러던 중 미니멀 라이프에 관한 책들을 읽기 시작했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내가 바라던 삶이 바로 거기에 있었다.


  『가볍게 산다 역시 미니멀 라이프에 관한 책이다. 수많은 미니멀 라이프에 관한 책 중 이 책을 주목한 이유는 미니멈 리치(Minimum rich)라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니멈 리치란, 양질의 물건을 조금만 가지는 것, 다시 말해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소수의 물건을 소중히 관리하며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말한다. 그래, 이거다! 물건을 줄이는 것에는 이미 깊이 공감을 하고 있던 터다. 그렇다면 어떤 물건들과 함께 살아갈 것인가가 중요한데 이 책이 그 해답을 제시해 주고 있다. 어릴 때는 유행에 민감하기도 하거니와 자신만의 스타일과 취향을 찾기 위해 많은 물건들을 소유하고 바꾸어 보는 것도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이를 더해 갈수록 삶의 가치와 관점은 달라지기 마련이고 자신의 가치를 반영할 특정 물건을 소유하는 것이 중요한 일임을 이 책을 통해 깨닫게 되었다. 저자는 미니멈 리치 철학을 실천하는 첫번째 방법으로 가방을 작은 것으로 바꿀 것을 제안한다.


 가방을 작은 것으로 바꾸는 일은 '필요하다고 착각했지만 필요 없었던 것'을 선별하는 일이기도 하다. 즉,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이 필요 없는지 판단하는 작업이다. 인생의 유한한 시간도 작은 가방과 같다. 이것저것 채우려 하다가는 결국 아무것도 채우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내 유한한 시간을 투자해 고이 간직할 것은 여기까지'라고 원칙을 분명히 정해 놓는 것이 좋다. 이것이야말로 정말로 가치 있는 사물과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비결이다. '미니멈 리치' 란 이렇듯 질 좋은 소수의 물건에 애착을 갖고 관리하며 간직하는 삶의 태도를 말한다. <가볍게 산다> p.157

​  저자는 직장 상사와 함께 중요한 미팅에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타야 했던 날, 커다란 가방 속에서 교통 지갑을 찾지 못해 그만 지하철을 놓치고 만다. 미팅의 결과는 불보듯 뻔하다. 그때의 당혹스러운 경험은 곧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고 작은 가방의 필요성을 깨달았다고 한다. 작은 가방에 담을 것은 유한한 인생에 담고 싶은 것이면 충분하다, 고 생각하는 저자는 가방을 작은 것으로 바꾼 후 그 가방 속에 담을 물건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하루 일과를 미리 계획해보고 그 일정에 따라 꼭 필요한 물건만 담는다. 꼭 필요하고 애정 하는 것들로만 채운 가방. 그 작은 가방을 메고 가볍게 거니는 걸음걸음은 어떨까. 생각만 해도 활력 넘친다. 작은 가방 하나가 인생에 생기를 더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현재 커리어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는 저자는 과거 구찌 매니저로 일했을 때의 경험을 살려 '가치 있는 물건'이 평범한 제품과 어떻게 다른지 알려준다. 직업상 '명품'을 다루었기 때문에 책에는 명품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는데 흥미로운 것은 '명품'에 대한 일반적인 시각까지도 바꾸게 해주었다는 점이다. 누구나 하나쯤 소유하기를 희망하는 '과시용(?) 명품' 이 아닌 '명품에 담긴 가치' '가치 있는 물건의 품격과 그 물건을 소유한 사람의 인격과 품격'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한다.


 이런 후광은 눈에 직접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일수록 더욱 추구해야 한다. 삶이 아름다운 사람이어야 그에 어울리는 옷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도 이 여성들을 본받아 진정한 우아함을 갖추기 위해 매일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정말 가치 있는 옷은 그저 돈을 낸다고 입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인생의 결과로, 그때까지 쌓아 올린 시간까지 몸에 걸치기  때문이다. 이것이 노후를 맞은 여성들이 지닌 멋의 정수다. <가볍게 산다>, p.142


나에게 버킨백은 단순한 고가의 가방이 아니라 꿈을 생각하게 만든 계기이자 꿈이 실현된 인생의 상징이다. 버킨백이 어울리는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은 성장을 바라는 마음이기도 하다. 가방을 실제로 구매하느냐 마느냐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나는 버킨백 덕분에 꿈을 갖게 되었지만, 당신의 계기는 무엇이든 상관없다. 정말로 가치 있는 물건에는 꿈을 받쳐주는 힘까지 담겨 있다. 지금은 손이 닿지 않지만, 언젠가 성장한 내 곁에 두고 싶은 물건을 찾아내기 바란다. 그리고 그것을 향해, 미래를 향해 한 걸음씩 착실하게 걸어나가자. <가볍게 산다>, p.146


 30대 후반의 고객 한 명이 내 생각을 바꿔놓았다. 그 고객은 언제나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로퍼를 신는 등 캐주얼한 스타일을 고수했지만, 손목에는 고급스럽고 우아한 시계를 찼다. 시계는 그 고객의 지성을 상징했다. 하루는 내가 "언제나 멋진 시계를 차시는군요"했더니, "제 인생의 소중한 시간을 새기는 물건이니까 이것만은 타협하고 싶지 않아요. 멋진 시계로 셀 수 있는 인생을 살고 싶어요."라고 대답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크게 동요했다. 그 고객에게 시계는 물건이 아니라 소중한 시간을 새기는 인생의 동반자였던 것이다. <가볍게 산다>, p.166

  저자는 이처럼 가치 있는 물건을 소유한 사람들의 인격과 품격 그리고 가치관에 대한 일화를 들려줌으로써 우아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기 위해 양질의 물건이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깨닫게 해 준다. 더불어 가치 있는 물건을 소유할만한 자격을 갖추기 위해 내면으로부터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버킨백에 관한 이야기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지금  예약하면 10년 후에나 받을 수 있다는 버킨백(Birkin bag). 지금은 예약이 끝난 것 같다. 파리에 가서 직접 예약을 해야 하고, 돈만 내면 살 수 있는 다른 가방과는 달리 이런저런 절차를 밟아야 구매할 수 있다. 가방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이미 '버킨백이 어울리는 사람'이라는 보증을 받는 셈이므로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


 10년의 기다림 끝에 버킨백을 받아 든 고객은 그 가방 속에 지나간 10년의 추억이 담겨 있다고 느끼지 않았을까. 이 고객을 보며 나도 10년 후 내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그때의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어떤 곳에서 어떤 사람과 함께 무엇을 간직하며 살고 있을까? 그러자 '40대에는 내가 동경하는 가방이 잘 어울리는 여성이 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볍게 산다>, p.145

  

 물건을 전혀 다른 시각으로 해석하게 해 준 대목이다. 우리는 수많은 물건들에 둘러싸인 채 살아가고 있다.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것들이 아님에도 물건은 늘 넘쳐난다. 그 많은 물건들 중 나와 끈끈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물건은 생각보다 적다. 물건과 관계를 맺는 데에도 많은 시간과 수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물건은 이것저것 많이 가질 필요가 없다. 극히 소수여도 좋으니, 정말로 나 자신에게 가치 있는 것만 간직하자. 이것이 바로 내가 주장하는 '미니멈 리치'의 철학이다. 이 얼마나 간단 명료한 해석인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물건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나의 가치와 품격까지 대변해줄 꼭 필요한 물건들만 소중히 간직하며 살고 싶어진다. 미니멀 라이프를 넘어선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미니멈 리치를 실현하기 위해!



 


 

소중한 물건은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우는 연료와 같다. 일상을 뿌듯하게 채우고 싶다면 수선해서라도 간직하고 싶은 물건만 소유하자. <가볍게 산다>,  p.24 

  미니멈 리치에 주목한 새로운 시각의 미니멀리즘 책 <가볍게 산다>는 제목처럼 가볍고 산뜻하게 읽힌다. 읽고 나면 머리도 기분도 상쾌해진다. 물건에 둘러싸인 삶이 아닌 소수의 물건만으로도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음을 깨닫게 해 준다. 마음 같아서는 집에 있는 물건을 몽땅 내다 버리고 꼭 필요한 물건들만 채우고 싶다. 명품이 아니어도 괜찮다. 자신의 가치를 담아낼 수 있는 물건, 애정을 쏟고 오래오래 관계를 이어가고 싶은 물건, 있으나 마나 한 것이 아닌 꼭 있어야 하는 물건들과 새롭게 관계를 맺어가고 싶다. 정돈된 삶 속에서 추구할 수 있는 여유로움과 풍요로움! 가볍고 우아하게 사는 미니멈 리치에 대해 알고 싶다면 <가볍게 산다>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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