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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아, 사랑해! - 감수성을 깨워 주는 자연그림책
줄리 폴리아노 지음, 줄리 모스태드 그림, 최현빈 옮김 / 찰리북 / 2017년 3월
평점 :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7/0428/pimg_7654101461643095.jpg)
계절이 시가 되어 흐르는 아름다운 그림책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아, 사랑해!
봄 여름 가을 겨울
매일 계절을 느끼며 살아간다는 게
얼마나 생기로운 일인지를 알게 해주는 그림책 한 권을 만났습니다.
돌아보면 일주일
한 달이 훌쩍
지나가버리는 것만 같은데
이 그림책은 조금씩 변화하는 계절을
온전히 느끼며 살아가는 즐거움을 깨닫게 해줍니다.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임에도 어른들의 감성까지 자극해줄 자연그림책!
아이와 함께 읽어보세요.
계절의 변화를 노래하듯 그리고 써내려간 이 그림책을 통해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미세한 변화들을 온 몸으로 경험할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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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아, 사랑해
책의 전체적인 구성은
제목처럼 봄 여름 가을 겨울로 이루어져 있어요.
재미있는 건
계절을 뭉퉁그려 표현해내는 것이 아니라
각 계절안에 정확한 날짜를 명시하고 있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3월 24일
눈이 남기고 간 것은
빨간 목도리
나무로 만든 당근
파란 장갑 한 짝
커다란 눈삽
조그만 눈삽
그리고 진흙
진흙이랑
진흙이랑
진흙이랑
또 진흙
진흙탕 진흙
그리고 진흙
봄이란 이런 느낌이구나, 를 넘어
구체적인 그 날짜(날)에 있음직한 일들을 그려내고 있어
계절을 조금 더 오밀조밀하게 느낄 수 있답니다.
특히 이 시 어떤가요?
한 줄 읽고 그림을 보면
글도 그림도 쏙쏙 이해되는 이 시는
눈이 녹기 시작한 땅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들과
눈이 남긴 그 느낌들을 단번에 떠오르게 해 준답니다.
따스한 봄햇살에 녹아내리기 사작한 땅은 온통 진흙 진흙 진흙이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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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7일을
노래한 이 시는
왠지 모르게 뭉클함을 안겨 준답니다.
폴이라는 강아지가 목련 나무 아래에 묶여 있어요.
나무에 묶인 채로 소시지에만(?) 반응하는 가엾은 폴.
잠깐이라도
위를 올려다본다면
조용히 나부끼는
분홍색
하얀색
목련을 보게 된다면
나무에 묶인 자신의 상황도
그리 나쁘지 않다는 걸 알게 될텐데
바로 머리 위로 떨어지는 꽃잎을 볼 여유조차 없이 살아가는 것 같아요.
강아지나 사람이나.
자신이 처한 현실 안에 갇히기보다
잠깐이라도 눈을 들어 다른 곳을 본다면
새로운 경험을 하고 안목을 키울 수 있을텐데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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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의 반딧불이는 어떤가요?
길을 잃어도 빛을 잃지 않는 그들은
가물가물 꿈을 오가는 그 사이 어디엔가에서...
한순간이라도 무더위를 잊게 해주는
지상의 별빛 반딧불이!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몽환적인 여름의 아름다운 밤을 떠올려 볼 수 있답니다.
가을의 설렘이
담뿍 느껴지는 그림을 자꾸만 바라보게 돼요.
저도 모르게 살며시 입꼬리도 올라갑니다.
실은 다들 이러고 놀고 싶잖아요 :)
낙엽더미와 함께 노니는 소녀의 설렘이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아 참 기분좋습니다.
그리고 이 그림과 상관없지만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9월 22일의 시가 인상깊어 살짝 데려와 볼게요.
9월 22일
햇빛아 수영아 바다야 아직 너흴 사랑해
딸기야, 너도 내가 사랑하는 거 알지?
그래도 이젠 새로운 것으로
눈을 돌릴 시간
그래서 지금, 스웨터 입을 날을 기다리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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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도록이면 11월 2일도 기억해 주십사 당부드리고 싶어요.
스산한 풍경 속
나직히 침묵한 채
꼼짝않고 서 있는
소녀의 표정을 눈여겨 보게 되는데요
이 소녀 온 몸의 세포를 반짝거리며
조용하게 혹은 소란스레
마지막 잎새가 땅에 내려앉는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답니다.
<감수성을 깨워주는 자연그림책>이라는 부제가 아주 잘 어울리는 시랍니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7/0428/pimg_7654101461643100.jpg)
눈의 언덕 위
친구들과 조금은 떨어진 곳에서
겨울을 온 몸으로 느끼는 이 소녀에게도 자꾸만 눈길이 갑니다.
이 그림과 함께 등장하는
12월 21일과 12월 29일 겨울에 관한 시도 꼭 한 번 읽어보세요.
겨울이 어떤 마법을 부리며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지를 감상할 수 있을 테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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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5일
후다닥 후다다닥
그리고 사라지는
청설모 한 마리 빼고는
모두가 조용한
겨울
숲 속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7/0428/pimg_7654101461643102.jpg)
고요한 겨울 숲 가운데
들리는 소리라고는 청설모의 발걸음 소리!
눈이
겨울이
살포시 내려앉은 모습은
마음 가득 포근함과 여유로움까지 선사해주는 것 같아요.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7/0428/pimg_7654101461643103.jpg)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있는 나라에 살고 있어 감사하다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계절이 주는 고마움을 잊고 살았던 것 같아요.
이 그림책을 통해 사계절이 주는 각기 다른 영롱함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답니다.
막연한 느낌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떠올렸던 예전에 비해
앞으로는 구체적인 날짜들을 생각하며 계절이 변화하는 모습을 맞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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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퍼블리셔스위클리 올해의 책
2016 스쿨라이브러리 저널 올해의 책
줄리 폴리아노 글
줄리 모스태드 그림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아, 사랑해!
아이들과 두고 두고 보기에 좋은 자연 그림책
계절이 바뀔 때마다
혹은 생각이 날때마다
오늘과 비슷한 날짜를 찾아보며
계절이 변화를 좀 더 세밀하게 느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아이와 함께
책에 나오는 시(동시)를 필사해보는 것도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감수성을 키우기에 좋은 방법이 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