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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에서 하늘 보기 - 황현산의 시 이야기
황현산 지음 / 삼인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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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가 스물여섯에 숫자 하나가 더해지는 새해가 되었지만, 아직 나는 눈앞에 쌓여있는 책을 하나둘 읽는 데에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작은 소설은 금방 읽어버리지만, 시집이나 인문학은 오랫동안 책을 붙잡고 있어야 해서 어쩔 수가 없다. 그래도 그 과정에서 책의 세계에 빠질 수 있는 건 행운이다.


 그러나 책의 세계에 빠진다고 하더라도 머릿속에 '???' 기호를 띄우게 되는 책을 만나기도 한다. 현재 알라딘 신간평가단 활동으로 받은 책 <우물에서 하늘 보기>가 바로 그렇다. 나이가 스물일곱이 되었어도 나는 아직 시를 잘 읽지 못한다. 여전히 시는 잘 상상할 수 없는 문학으로 남아있다.


 상상력이 부족한 탓인 걸까.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시를 읽기 위해서는 시를 분석하는 일이 아니라 상상하는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시는 함축적인 언어로 표현된 문학으로, 우리가 시를 알기 위해서는 작가가 무엇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였는지 상상해야 작가와 마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물에서 하늘 보기>는 평범히 시를 나열한 책이 아니다. 시 한 편의 한 구절과 함께 시에 대한 이야기를 깊이 파고드는 이야기다. 시를 지은 시인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우리 현실을 비탄하며 시를 말하는 책이기도 했다. 그동안 읽은 시집과 달랐기에 책을 도중에 덥지 않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시를 잘 모른다. 그래서 글을 쓸 때 어느 부분에서 시를 적절히 활용할 수 없다. <우물에서 하늘 보기>에서 저자가 자신의 의견을 말할 때, 한 편의 시를 인용해 독자를 설득하는 부분은 강한 힘이 있었다. 책을 읽으며 역시 글은 '상상력'이 추가되면, 더 좋은 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글을 쓸 때마다 나는 자주 머리를 45도 왼쪽으로 돌리면 보이는 하늘을 바라본다. 글이 잘 써지지 않아 답답할 때마다 하늘을 바라보며 상상한다. 어떤 식으로 표현해야 좀 더 쉽게 사람들이 글을 편안히 읽을 수 있고, 어떤 단어와 문장을 사용해야 하고 싶은 말을 쉽게 표현할 수 있을지.


 작가는 아니다. 작가는 아니지만, 글을 쓰는 일이라는 건 이토록 어렵다는 걸 안다. 아무래도 나는 조금 더 감성적인 존재가 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시를 쓴 시인들은 사랑을 해보았고, 이별의 슬픔을 알았고, 손을 뻗어도 닿지 못하는 좌절을 알았다. 과연 나는 얼마나 그 시인들처럼 경험을 해보았을까.


 턱없이 부족하다. 스물여섯을 이제 갓 넘어선 나에게 인생의 경험은 보잘 것 없다. 결코, 쉽게 살아왔다고 말할 수 없는 순간들이 있었지만, 지금도 저 소녀상 앞에서 대치하는 두 세력의 어떤 인물보다 나는 부족하다. 경험하지 못했고, 생각하지 못했고, 상상하지 못했다. 저절로 손에서 힘이 빠진다.


 나는 자주 티스토리 블로그(링크)를 통해서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마주하는 머리 아픈 문제를 언급했다. 쓸데없이 참견하는 게 아니라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20대 청년으로 당연히 관심을 지녀야 할 문제라고 생각했고, 배운 것이 짧아도 하고 싶은 말이 목구멍을 넘어 입속에 가득 찼기 때문이다.


 단순히 십 원이 들어간 욕을 하면서 침을 '퉤' 뱉을 수도 있지만, 졸필을 쓰는 멋 모르는 놈이 글로 남기고 싶었다. 어제 발행한 <헬조선에서 아르바이트는 최저임금 포기가 조건?>(링크) 글도 이렇게 글로 남기고, 누군가 읽어줘야 한층 더 우리의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물에서 하늘 보기>는 작가가 들려주는 시에 담긴 이야기, 시를 통해 보는 이야기, 우리의 오늘을 잠시 시로 옮겨보는 이야기다. 앞에서도 말했다. 그런데 과연 이 책을 어떻게 소개해야 할까. 단순히 시를 소개한 책이라고 말하기에 책에서 읽은 글은 지나치게 날카로운 부분이 있었다.


 그런 부분이 나는 인상적이었다. 나는 글을 적으면서 부족한 지식을 매꾸기 위해서 뉴스를 다시 읽고, 다른 사람의 글을 읽고, 피아노를 연주하거나 창 밖의 하늘을 바라보며 '나'를 중심으로 다시 생각한다. 작가는 그 생각에 시를 끌어들였고, 시를 해석하며 담은 주장은 오랫동안 남았다.


 책을 읽는 동안 흔적을 남기고자 포스트잇을 듬성듬성 붙였지만, 시간이 흐르면 나는 이 책을 잊어버릴 것이다. 현실에 돌아가게 되면, 여기서 반박했던 그 현실을 자연히 받아들일지도 모르니까. 그렇게 되더라도 다시 블로그를 통해 이 글을 읽으며 오늘을 떠올리기 위해서 여기에 글을 남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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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다라의구슬 2016-01-15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으면서 하셨던 생각과 고민들이 진심으로 다가오네요. ^^ 좋은 글 계속 써 나가시길 응원합니다!

Mikuru 2016-01-15 21:28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꾸준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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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낭만 자립 청년 : 올해 대학 복학을 앞두고, 자립을 한 청년들의 이야기는 나에게 무언의 느낌으로 자꾸 다가온다. 어떤 이야기는 도대체 나는 읽을 수 있을까.

 2. 삐따카니 : 어른이 된 나는 지금 어떤 모습으로 세상을 보고 있을까,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그 질문을 해볼 수 있게 해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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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싫어서 오늘의 젊은 작가 7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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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내가 읽은 책을 이야기함에 있어 장강명의 <한국이 싫어서>를 빼놓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장강명'이라는 작가를 처음 알게 된 소설이기도 하고, 지금 내가 두 발을 딛고 살아가는 한국에 대한 애환을 느낄 수 있었던 소설이기도 한 <한국이 싫어서>는 지금도 생각하면 가슴에 답답함이 느껴진다.


 나는 책의 주인공 계나가 처음 말했던 한국의 전형적인 삶을 살아가는 청년이다. 글쎄, 전형적인 삶을 살아간다고 말하는 것은 조금 옳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적어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꾸준히 시간을 투자하면서 글을 쓰고, 전업 블로거를 꿈꾸며 조금 다른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큰 틀에서 보면, 나는 계나가 말한 전형적인 한국의 삶과 똑같다. 지금도 단지 '외국어 대학교'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해서 왠지 조금 뭔가 있는 것 같은 지방 대학 복귀를 앞두고 있고, 엄마에게 '행정고시 시험 준비해라.'는 말을 귀에 딱지가 생길 정도로 듣고 있으니까.


 한국에서 평범히 살아가는 많은 청년의 모습을 나는 눈으로 보았다. 솔직히 이런 말을 해서 미안하지만, 나는 그런 삶을 살고 싶지 않다. 지겹도록 매일 술을 마시고, "시발 X 같다."라며 욕하고, 대학 시험 공부하고, 연애하고, 헤어지고, 취업 준비하고… 그런 삶에 과연 즐거움이라는 게 있기는 할까?


 모두 애써 웃으면서 시간을 보내고, 나중에 잘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며 변명하지만, 나는 그런 길을 걷게 되면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어디까지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한국이 싫어서> 소설에는 그런 나와 같은 세대의 모습과 시대에 저항하지 못하는 사람의 모습을 읽을 수 있었다.


 나는 호주로 떠나지 않을 것이다. 굳이 내가 한국을 떠나서 호주로 갈 이유는 없다. 한국에서 경제적 어려움과 편견에 시달리긴 하겠지만, 그래도 블로그를 통해 글을 쓰면서 활동 분야를 넓히는 것이 넘사벽을 가진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해외로 간다면, 나는 일본으로 갈 생각이다.


 지진, 방사능. 그런 위험이 초래하는 나라 일본은 위험한 선택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자면 한국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언제 북한과 갈등이 빚어져 전시 상태가 될지도 모르고, 청년에 대한 지원을 끊기면서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이곳에서는 사람 대우를 받는 게 하늘의 별 따기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들은 잘 산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지옥, 말 그대로 헬조선이 될 수밖에 없다. 일본에 건너가더라도 힘들겠지만, 적어도 한국만큼 최저임금이 보상이 되지 않는 일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무엇보다 한국의 연고주의가 없고, 글을 쓰는 일은 더 자유로울 것이다.


 그래서 나는 만약 한국이 싫어서 떠난다면, 일본으로 가고 싶다. 한국처럼 무리하게 강요하는 회식 문화, 엿이나 먹으라며 가운데 손가락을 들고 싶은 선후배 문화 등 고질적인 연고주의에서 벗어나 훌훌 털어버리고 살고 싶다. 소설 <한국이 싫어서>는 이런 답답함을 좀 더, 깊이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한국이 싫어서>를 읽고, 장강명의 다른 소설 <표백>도 찾아서 읽어보았다. 그리고 최근에는 <댓글부대>를 읽었다. 그의 이야기는 강하다. 그리고 마음이 움직인다. 올해 내가 읽은 책, 그리고 책의 저자를 이야기함에 있어 장강명과 <한국이 싫어서>를 빼놓을 수 없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이 글을 어설프게 적으면서 다시 고민해본다. 나는 정말 한국이 싫어서 떠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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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뜻한 핫초코 한잔을 하면서 읽어보고 싶은 책들.

 언젠가 한번은 떠나서 거주해보고 싶은 그곳, 그리고 늙어가는 나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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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의 재발견 - 잘될 거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진짜 잘되는 이유
조셉 T. 핼리넌 지음, 이은경 옮김 / 흐름출판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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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긍정적으로 살아라. 긍정적으로 생각해라. 긍정적으로 봐라.


 우리는 살면서 도대체 얼마나 '긍정적으로'이라는 말을 들을까. 아마 손으로 셀 수 없을 정도로 들었을 것이다. 마냥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바보'라는 호칭이 붙는데도, 우리는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할 것을 강요받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마주하며 살고 있다.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하더라도 집값은 내려갈 생각을 하지 않고, 취업은 될 낌새조차 보이지 않고, 사귀던 여자친구는 점점 애정이 식어가니 "긍정적으로 살고 있는데, 그래선 아무것도 안 되잖아!"이라며 고함을 치고 싶은 게 오늘 우리가 사는 심정이 아닐까?


 긍정적인 생각이 분명히 사고를 좀 더 좋은 방향으로 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는 것에 공감하지만, 긍정적인 생각이 실질적으로 우리 삶의 질을 높인다는 의견에는 다소 의견이 분분할지도 모른다. 나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다. 바보 같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당돌한 바보는 되지 못하고 있다.


 즐겁게 살기 위해서 좋은 생각을 하려고 한다지만, 잇몸에서는 풍치라는 병이 생기며 몸을 괴롭히고, 학원비를 내야 하는 시기가 다가왔을 때 학원비가 부족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나는 절대로 이런 마이너스를 끌어들이지 않았는데, 도대체 왜 불행은 우리 가까이에 있는 걸까.


 그래서 우리는 점차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일에 가치를 두지 못하고 있다. 어릴 때에는 착한 사람이 성공한다고 배웠지만, 어른이 되었을 때에는 나쁜 사람이 성공한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뭐, 여기에 관해서는 어느 정도 의견이 충돌할 수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그렇다.


 그렇다면, 긍정적인 생각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걸까? 한번 고민을 해보자.


 ...


 우리는 또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기에 뭔가를 해냈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고,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지금의 여자친구(혹은 남자친구)를 만났으니까. 단순히 우연으로 치부하기에 우리는 긍정적 생각을 쉽게 버리지 못했다.


 다시 생각해보자. 긍정적인 생각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우리가 어떤 태도로 삶을 마주하면서 살아가게 하는 걸까?


 오랫동안 이 연구를 지속하며 많은 심리학자가 책을 통해 자신의 결과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오늘 소개할 책 <긍정의 재발견> 또한 그런 수 많은 책 중 하나다. <긍정의 재발견>은 말 그대로 우리가 서서히 잊어가던 긍정이라는 단어와, 에너지에 대해 다시금 떠올릴 수 있도록 해주는 책이었다.


<긍정의 재발견>의 주제는 긍정이 분명히 우리에게 이점이 된다는 것이다. 때때로 긍정을 통해서 지나친 자기 왜곡이 발생하면, 우리는 바보 같은 일을 벌이게 되지만, 그것을 경계하는 자세 속에서도 도움이 되는 부분을 말해준다. 긍정 예찬론이 아니다. 긍정론을 설명하는 책이다.


 그동안 잠시 긍정이라는 단어를 잊고 살았던 사람에게 긍정을 다시 꺼내들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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