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 옳다는 사람과 대화하는 법 - 나르시시스트, 고집불통, 기분파와 얼굴 붉히지 않고 할 말 하는 기술 28
마리테레즈 브라운 지음, 장혜경 옮김 / 갈매나무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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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관계에서든 평화롭게 대화하다가도 어느 순간 기분이 틀어질 때가 있다. 무슨 일이든 자신이 다 해봐서 안다는 듯한 태도로 자기 주장만 고집하는 이들이 그렇다. 솔직히 진짜로 해봤는지 의심이 들 때도 있다. 그 대상이 직속 상관일 땐 방법이 없다. 그냥 벽보고 이야기한다고 생각하는 수밖에.

서로 간에 주고받는 대화가 아니라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일 경우 이를 다시 긍정적인 방향으로 돌릴 수 있을까. 화술과 협상 트레이너인 저자는 함께 공동의 해결책을 모색하는 대화를 소개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28가지 대화 기술은 품격을 잃지 않으면서도 물러서지 않는 대응법을 보여준다.

상급자를 설득할 때 신뢰를 주는 법이나, 기대를 저버리기 싫어하는 심리를 이용하는 법, 상대의 가치관을 파악하여 대화하는 법, 제 잘난 맛에 사는 사람을 설득하는 법 등 현실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대화의 기술을 터득할 수 있다.

과거 경험을 돌이켜보면 말이 안 통하는 사람과 대화할 때 소모적인 언쟁조차 벌이기 귀찮다는 생각에 특별한 대응 없이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러다 보니 상대는 자신이 전부 옳다는 착각에 빠지게 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관계는 점점 멀어지게 되었다. 같은 공간에서 일하다 보면 대화와 협력이 필요한 경우가 종종 있는 데 그럴 때마다 불편한 마음이 먼저 앞섰다.

이 책에 소개된 대화법을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생긴다. 독립적으로 일을 하기에 이 책에서 배운 대화 기술을 실전에서 써보지 못하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현명한 대화법을 배우고 싶은 이들에게 적극 권하고 싶다. 살다 보면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모든 사람이 내 마음 같지 않기에 논쟁이나 대립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런 순간에 상대방의 마음을 열고 무례하거나 비꼬는 말에 상처받지 않는 대화의 기술이 필요하다. 이 책은 그런 상황에서 큰 힘이 되어 줄 것이다.

때로 우리에겐 ‘수용’이 필요하다. 상대에게 다정하게 다가가 그 사람과 그의 입장을 존중하고, 필요하다면 자기 입장을 완전히 내려놓을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다. 때로는 ‘직면’도 필요하다. 거절하거나 뻔뻔한 행동을 지적할 줄 알아야 하며, 자기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 상대에게 "틀렸다"라고 말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P. 54

의견이 다르다고 성급하게 포기하지 말자. 상대의 행동이 마음에 안 들어도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다. 지금 당장은 상대를 설득할 수 없다 해도 당신의 입장에는 타당한 여러 근거가 있다는 점을 알리자. 때로 설득이란 의심의 씨앗을 뿌리는 일이다. 열매는 하루아침에 열리지 않는다. 씨앗이 자라 열매를 맺으려면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P. 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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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쉽고 유쾌한 경제학 수업 - 일상의 선택에 해답을 주는 편리한 경제이야기
최병일 외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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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이라고 하면 복잡하고 어렵다는 생각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에게 희소식이다. 이 책은 일상 속 경제 키워드를 쉽고 재미나게 설명한다. 우리 삶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경제 키워드를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을까. 막상 누군가에게 설명하려고 하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를 때가 있다.

매일경제연구소의 전문가들은 경제학을 학문이 아니라 일상의 작은 상식부터 역사 속 사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슈를 소재로 접근한다. 모노폴리 게임으로 시작하여 민주주의의 꽃이라 일컫는 선거, 인센티브 제도의 필요성, 주택 공급, 사라지는 종이 화폐 등 누구나 흥미를 가질만한 주제를 선정하여 경제와 한층 가깝게 만들어 준다.

사실 경제 관련 책은 보고 나면 금방 잊게 된다. 용어도 생소하고 낯선 언어를 접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에 만난 경제학 수업은 제목 그대로 쉽고 유쾌하다.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경제 용어와 이슈를 주로 담고 있으며 역사적 사실과 현실적 사례를 통해 경제 관련 현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처음부터 읽지 않아도 좋다. 어디든 편한 장소에서 읽고 싶은 부분을 펼쳐도 좋다. 읽다 보니 경제학은 사람 사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먹고 입고 쓰는 것들에 관한 이야기는 누군가에게는 생존의 수단이 되기도 하고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저 삶의 여흥을 위한 것일 수 있다.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경제 이슈에 대한 생각도 판단도 달라질 것이다. 올바른 판단을 위한 객관적 정보를 알고 싶고 부담스럽지 않게 경제를 접하고 싶은 이들에게 어울리는 책이라 생각한다.

경제뿐만 아니라 상식, 역사까지 폭넓게 소개하고 있는 데 경제서보다는 교양서로 추천하고 싶다. 이 책에 담지 못한 다른 경제 이슈들이 후속으로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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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비만 - 국민 주치의 이왕림 박사의 34년 비만 해독 연구 결정판
이왕림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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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봐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내 몸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지긋지긋한 내장비만을 어떡하면 완전히 떼어낼 수 있을지 궁금했다. 40 평생 함께 있었으니 이제는 헤어져도 될 것 같은데 언제쯤 완벽한 이별을 고할 수 있을까.

중년의 나이에 들어서면서 가장 큰 고민은 역시나 복부비만이었다. 식단을 조절하고 운동을 해도 늘어나는 뱃살에 한숨만 나올 뿐이다. 허리둘레가 1cm 늘어날 때마다 수명이 1년씩 단축된다고 하는데 내 수명은 얼마나 단축되고 있는 걸까.


내장비만을 최초로 명명한 최고 권위자 이왕림 박사는 장과 간의 해독 기능을 강화하여 체내 불균형을 바로잡고 내장지방을 제거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한다.

저자는 내장지방이 독이 되는 이유부터 설명하며 내장비만을 자가 진단하고 몸을 해독하는 과정을 통해 내장지방을 차단하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우리 몸속에 있는 유익균과 효소의 역할은 물론 무엇을 어떻게 먹을 것인지, 몸속 독소를 어떻게 씻어 낼 수 있는지 등을 배울 수 있다.

또한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내장지방을 뿌리부터 제거하는 7일 해독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식사, 영양, 속보, 짬짬이 운동, 명상 호흡, 목욕 마사지 등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는데 짬짬이 운동은 일상생활 중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이라 당장 따라 해보려 한다.

내장지방은 몸의 균형이 깨졌다는 신호다. 따라서 진정한 건강을 위해서라면 깨진 균형을 바로잡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갈수록 내가 가진 문제점들이 내장지방 때문일 거란 확신이 든다. 저자가 제시한 '인 앤드 아웃' 조율 해독 이론에 따라 건강해진 사례가 남의 일 같지 않다. 남은 인생, 건강하고 활기차게 살기 위해서라도 이제 그만 내장비만과 헤어져야겠다.

나무의 생명력은 가지나 줄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뿌리에 있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생물학적 힘 또한 팔이나 다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뿌리, 즉 소화기관에 있다. 그런 점에서 내장 기관을 ‘인간의 뿌리 시스템’이라 정의한 의학박사 프란츠-사비어 마이어의 혜안은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P. 62

간 기능이 회복되면 간이 지방을 정상적으로 연소하기 때문에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천천히 체중이 줄어든다. 저지방, 저열량 다이어트를 견디느라 주린 배를 움켜쥐면서라도 우선 간의 기능부터 정상으로 돌려놓아야 한다.

P.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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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매일매일 - 빵과 책을 굽는 마음
백수린 지음 / 작가정신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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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출간된 책을 읽고 4년이 지난 후 다시 읽은 백수린 작가의 산문집은 여전히 다정하고 따스했다.

표지의 식빵 그림이 유독 눈길을 사로잡는 건 배고품 때문일까.

이게 마음의 허기인지 실제 배가 고파서인지는 잘 모르겠다.

빵과 책을 매개로 한 그녀의 글은 오늘 하루도 무탈한지 안부를 묻는 것만 같다.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빵을 눈으로 맛보고 관련된 책의 한 구절을 살펴보노라면

조급했던 마음 한구석이 차분해지며 느긋한 시간을 보내라고 말하는 것만 같다.

나와 타인이 매일매일 다정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쓰인 글은

스스로에게 너그러워질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한다.

맛있는 빵을 떠올리고 작가의 삶을 엿보는 이 시간은

일과 간병인 노릇을 하며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가던 내게 모처럼 여유로움을 안겨준다.

작가가 건네는 빵을 통한 이야기는 그리운 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행복했던 시간을 잊지 않게 해 준다.

달달한 음식을 즐기지는 않지만 오늘 하루가 힘에 부치거나 세상이 원망스러울 때면

진한 초콜릿 케이크나 부드러운 생크림 케이크가 생각난다.

백수린 작가의 다정한 글은 마치 달달한 케이크 한 조각을 입안 가득 담고 있는 듯한

설렘과 기분 좋음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섣불리 위로를 건네는 것이 아니라 책의 한 구절을 들려주며

각자가 가진 상처를 스스로 돌아보고 치유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주는 것도 좋았다.

이렇게 또 읽고 싶고, 읽어야 하는 책이 늘어난다.

다시 만난 책은 고달픈 삶을 성심껏 잘 살고 있다는 위로를 건넨다.

이 기분을 조금 더 느끼고 싶다.

내일 아침 식탁에는 달달하고 폭신폭신한 카스테라 한 조각을 올려야겠다.

행복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상을 괄호 안에 넣어두는 휴가가 삶을 지속하는 데 필요한 것처럼, 인간에게는 때로 진실을 괄호 안에 넣어두는 거짓말도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할 때가 있다.

p. 48

어렸을 때는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 생각한 적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는 걸 안다. 어떤 관계가 잘 유지된다면 그것은 각자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p. 141

『디어 라이프』를 다시 읽으며 소설을 읽고 쓰는 일은 나의 내밀한 고백에 “사람들은 이따금 그런 생각을 한단다”라고 읊조려주는 누군가를 만나는 행위가 아닐까 생각했다. 그리고 이런 생각도 들었다. 소설이 그런 것이라면, 당신과 내가 소설을 읽고 쓰는 사람들인 한 인생은 아직 친애할 만한 것일 수도 있겠다고.

p. 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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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나를 함부로 대할 수 없습니다 - 나를 갉아먹는 관계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위한 해방 심리학
라마니 더바술라 지음, 최기원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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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든 제법 잘한다는 말을 듣고 응원 받는 환경 속에서 자란 덕분에 어린시절부터 자존감이 꽤 높은 편이었다. 늘 잘하고 싶다는 마음에 실수나 잘못을 하고 지적을 받아들이고 크게 상처받지 않았다. 나를 향한 인격적인 존중은 미래에 대한 희망과 자신감을 갖게 만들어 주었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전혀 다른 환경에 처하게 되자 자존감과 자신감은 추락하게 된다. 그땐 몰랐다. 상대가 나르시시스트인지.

임상 심리학자이자 심리학과 명예 교수인 저자는 우리 사회의 각종 나르시시스트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주체적인 개인으로서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삶의 주도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또한 나르시시즘 학대로 겪게 되는 온갖 부정적인 감정에서 인식하고 이를 회복하는 과정과 근본적 수용의 힘을 이야기한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두 명의 상사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 다 여성이었고 50대였으며 기혼이지만 자녀는 없었다. 비슷한 사람들을 일반화하고 싶지 않지만 나를 힘들게 한 나르시시스트는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 두 사람의 정서적 학대가 이어질수록 자신감 넘치고 주도적인 성격은 희미해지고 '나는 왜 이것밖에 못할까?'라는 자기애적 학대를 경험하게 되었다. 당시 내가 느꼈던 감정 역시 책에 나와 있는 그대로였다. 자책, 수치심, 혼란, 절망감.

'나는 매우 하찮구나'라는 절망감에 계속되던 어느 날 평소 휴식을 취하기 위해 오르는 회사 건물의 옥상 계단에서 무심코 떠올린 끔찍한 생각에 충격을 받았다. 내가 하고 싶고 해야 하는 일의 1/100도 하지 못했는데 끝을 생각했다는 사실이 부끄럽고 서글펐으며 화가 났다. 더 이상 이런 상태로 있다가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행동으로 옮길까 무서워 자기애적인 사람과의 관계를 끊기로 결심했다.

나르시시스트의 이기심과 정서적 학대, 가스라이팅을 경험한 당사자로서 나르시시스트 피해자가 결코 약하지 않다는 걸 확실하게 말하고 싶다. 나의 연봉과 인사고과에 대한 결정권자 앞에서는 약자일 수밖에 없다. 그러한 관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저자는 저항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심리 상담을 받거나 신뢰할 수 있는 가족과 친구와 이야기를 하는 등 각자의 상황에 적합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나르시시스트와 관계를 끊고 새로운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잃어버린 자존감과 자신감을 다시 찾았다. 책을 읽고 감상을 적고 좋아하는 일을 하며 나만의 이야기를 다시 쓰는 과정을 거치며 치유와 회복의 과정을 겪었다. 이제는 또 다른 나르시시스트를 만나도 두렵지 않다. 저자의 오랜 연구와 임상 경험을 담은 이 책과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나를 지킬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관계로 인해 상처받았지만 온전한 삶을 찾으려는 이들이라면 꼭 읽어야 하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꼭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 자기애적 패턴과 행동은 실제로 변하지 않는다. 얼마나 힘든지 다른 사람들이 모른다 해도, 그에 대한 책임은 피해자 자신의 몫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라. 단순하지만 심오한 진리-'당신 잘못이 아니다'-를 마음에 새기길 바란다.

p.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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