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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기류
여실지 지음 / 텍스티(TXTY) / 2025년 5월
평점 :

갑작스러운 난기류에 심하게 흔들리는 A380 비행기.
그리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의문스러운 죽음.
그 죽음의 이유는 '직장내 괴롭힘'이었다.
소설은 폐쇄된 공간인 비행기와 엄격한 조직 문화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스릴러를
실감나게 그려낸다. 현실의 그대로 반영한 듯한 이야기 전개는
노동 현장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려낸다.
직장내 괴롭힘은 어디서나 있다. 공개적이냐 은밀하냐의 차이일 뿐.
나 역시 내가 희생자가 될 거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낌새조차 느낄 수 없던 괴롭힘은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됐으니깐.
처음엔 괴롭힘인 줄 몰랐다. 내가 무능한 탓이라 자책하며 더 열심히 매달렸다.
하지만 그 행위가 매년 한 사람에 의해 반복되는 일이란 사실을 알게 된 후로는
허탈했다.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궁금했다.
앞서 희생당한 전임자들이 무능하지 않았다는 걸 그제야 알 수 있었다.
소설 속 인물들은 견딜 수 없는 현실 앞에 죽음을 선택했다.
사람이 사람을 괴롭히고 말로 폭력을 가하는 일들에게 제발 그만두라고 외치고 싶다.
어떤 이유로든 용납할 수 없는 행위다.
그들이 의도했든 아니든 내뱉은 말은 흉기가 되어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소설을 읽는 내내 지난 기억이 떠올라 숨이 턱턱 막혔다.
생계를 위해 노동을 해야만 하는 이들에게 직장내 괴롭힘은 벗어날 수 없는 지옥이다.
예측 불가한 난기류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 객실처럼
직장내 괴롭힘은 한 사람의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어 버린다.
사회파 소설가인 현실적이면서도 매력적인 다양한 캐릭터를 등장시켜
우리 사회의 문제를 섬뜩하고 서늘하게 보여준다.
노동 현장에 있는 이들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여실지 작가의 소설을 읽기를 바라본다.
#난기류 #여실지 #텍스티 #도서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