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하는 평생 독서법 - 잘 고르고, 읽고, 쓰는 즐거움
김선영 지음 / 더퀘스트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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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가 뭐냐고 물으면 독서라고 답한다. 식상하다 여길지 모르겠지만 오래도록 이어진 취미는 독서가 유일하다. 이런 취미 생활을 즐기기 위해 꽤 많은 책을 산다. 책이 발이 달려 도망가는 것도 아닌데 내 집에 들여놓지 않으면 마음이 불편하다. 그러다 보니 책을 읽는 속도보다 책을 사는 속도가 더 빠른 경우가 종종 있다.

책 읽는 방식은 다양하다. 사람마다 다르고 상황과 목적에 따라 달라진다. 누군가의 독서 방식을 강요할 순 없다. 하지만 책과 가까워지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저자의 독서 노하우가 분명 큰 힘이 될 것이다. 평생 써먹을 수 있는 독서법이 궁금하다면 19년 차 글쟁이의 노하우를 들어보자.

저자는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책이 아니어도 즐길 거리가 넘쳐나는 시대에 왜 독서법을 배워야 하는지, 독서를 통해 진정으로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무엇인지를 말하며 문해력을 이야기한다.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이 되고 숏츠에 익숙해진 시대에 문해력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사회의 구성원으로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도 문해력은 중요하다.

이제 독서를 해야 할 이유를 알았다면 실천에 옮길 차례다. 저자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기꺼이 방출하며 책에 가까워지는 다양한 방법을 전수한다. 다른 사람들이 쓴 리뷰를 활용하거나 출판사 SNS 구독하여 정보를 얻는 방법도 그중 하나다. 또한 헌책방과 중고서점이라는 색다른 선택지도 제시한다.

이 밖에도 독서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자신만의 장치를 이야기하는데, 독서 역시 '장비발'이라는 말에 공감하는 바이다. 독서를 즐기면서 작지만 기분 좋아지는 도구들을 하나둘씩 모으기 시작했다. 비즈로 장식된 예쁜 책갈피는 기본이며, 좋았던 글을 표시하는 인덱스와 북연필도 여러 개 구매했다. 최근에 구매한 독서 용품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건 북라이트다. 책 크기와 비슷한 북라이트로 빛이 분산되지 않아 잠들기 전 독서를 위해 가장 말이 활용하고 있다.

저자의 독서 노하우는 내가 실천하고 있는 방법과 비슷한 점이 많았다. 공감 가는 부분도 많았고 새롭게 시도해 보고 싶은 것도 생겼다. 독서는 생각의 틀을 깨뜨리고 새로운 경험의 기회를 만들어준다. 따라서 세대를 막론하고 꼭 필요한 일이라 생각한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우리나라 출판 시장이 활성화되고 책 읽는 사람들이 늘어날 거란 기대감이 생겨났다. 예기치 못한 정치적 혼란으로 그 기회가 사라진 것만 같아 아쉽다. 이 책이 그 기대감을 다시 충족시켜주리라 믿고 싶다. 평생을 함께 할 수 있는 독서라는 친구를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도서리뷰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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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전쟁 - 제국주의, 노예무역, 디아스포라로 쓰여진 설탕 잔혹사
최광용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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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맛 이면에는 어둡고 씁쓸한 역사가 있었다.


작가의 책은 이번이 두 번째다. 전작인 『향신료 전쟁』에서는 향신료를 둘러싼 서구 열강의 제국주의적 탐욕과 세계사를 맛깔나게 보여줬는데, 이번 책에서는 설탕을 둘러싸고 벌어진 세계 이야기를 드려준다. 


달달한 맛의 대명사인 설탕이 세계사의 결정적 장면들에 크나큰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과거에는 보석처럼 귀하게 여겨졌던 설탕이 현재에 이르러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 중 하나로 취급받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설탕을 매개체로 들여다본 역사는 기대만큼 달콤하진 않았다.


설탕의 원료인 사탕수수 재배를 위해서 여러 유럽 국가들은 식민지를 건설하고 대규모 농장을 운영했다. 농장 운영을 위해서 원주민들을 거의 노예처럼 부렸고 이 과정에서 원주민들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를 파괴했다. 


또한 대규모의 아프리카 흑인 역시 설탕 산업의 희생자가 되었다. 강제 이주를 통해 이들을 노예로 부리며 상상조차 하기 싫은 끔찍한 학대를 자행했다. 이로 인해 흑인 노예들은 분노가 정점에 이르렀을 때 저항이 시작되었다. 이들은 치열한 투쟁은 세계 최초 흑인 노예 독립국인 아이티 공화국의 탄생으로 이어진다.


설탕의 역사에 한인들의 삶이 연결되어 있다는 점도 시선을 끌었다. 20세기 초 '사진신부'라는 제도를 통해 하와이에 있는 정착하게 된 한인들은 약 40개 설탕 농장에 분산 배치되어 끔찍한 노동 환경을 견뎌야만 했다. 그럼에도 이들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했고 수입의 일부를 독립운동자금에 보탰다.


달콤한 설탕의 역사가 이토록 잔혹할 줄은 몰랐다. 본능적으로 단맛을 선호하도록 진화해 온 인간의 잔혹한 본성은 역사 속에서도 드러난다. 익숙한 식재료를 통해 알게 된 세계사는 결코 쉽게 잊히지 않을 것이다. 익숙한 역사적 서술에서 벗어나 색다른 접근을 찾는 이들에게 『설탕 전쟁』은 매력적인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도서제공 #도서리뷰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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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빛 - 런던·오스틴·코펜하겐·서울에서 발견한 빛나는 생각들
조형래.김다현.강송희 지음 / 효형출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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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도시에서 살아서일까. '도시'라는 키워드는 늘 관심의 대상이다. 유명한 대도시부터 낯선 소도시까지 그곳에서의 삶을 들여다보는 건 더 나은 도시인으로 살고 싶어서일 것이다. 이 책은 도시의 '빛'을 주제로 저자들의 거주 경험을 바탕에 두고 있다. 도시 안에 담긴 고유한 빛을 소개하며 도시의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세 명의 저자들은 런던, 오스틴, 코펜하겐, 서울의 빛을 보여준다. 내 버킷 리스트에 있는 영국이라 반가웠고 오스틴이라는 낯선 지명에 호기심이 생겼으며 코펜하겐의 휘게가 궁금했다. 그리고 케이 문화로 떠오르고 있는 서울의 미래에 기대감을 갖게 되었다.


런던을 테마파크와 견주어 설명한 글은 무엇보다 이해하기 쉬웠다. 다핵형 구조와 공간의 상호 연결성은 보행자의 발걸음을 당긴다. 중심과 부심으로 각기 다른 랜드마크를 설계하여 즐거운 보행 경험을 만끽할 수 있게 해 준다. 여기에 블루 플라크로 상징되는 공공디자인이 더해져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각인된다.


오스틴은 낯선 도시였다. 미국 텍사스주에 있는 이곳은 '이상함'의 매력을 뽐낸다. 저층 건물 위주의 수평적 도시설계, 정형화된 미학에서 벗어나 지역성과 개성을 반영한 상점과 간판, 다양한 문화를 특징으로 하는 이 도시는 도시 전체가 하나의 커다란 커뮤니티를 형성한다. 그 안에서 창의성 넘치는 인재들을 유치하며 예술 기술 교육 비즈니스를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휘게' 문화로 대표되는 코펜하겐 역시 특별한 도시다. 도심 속거 리에 트램펄린을 설치하여 일상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코펜하겐의 보편적인 주거 형태인 페리미터 블록은 도시 환경에서 정원에서의 휘게 시간을 보장해 준다. 항구 재개발 사업을 통해 산업 항구를 시민들의 여가 공간으로 전환한 점도 흥미롭다. 모두를 위한 도시라는 코펜하겐의 철학이 내가 살고 이는 도시에서도 반영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세계인들에게 안전한 도시로 인식되고 있는 서울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까. 이 책에서는 공간 설계, 도시 계획, 그리고 개선된 안전 인프라를 융합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케이 문화가 글로벌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변화의 중심에 선 서울은 이제부터라도 분명한 방향성과 미래 전략을 가져야 한다고 충고한다.  '케이팝 데몬 헌터즈'의 흥행으로 우리나라를 찾는 세계인들이 늘어나는 현실에서 공공 공간의 활용 방식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고 도시 블렌딩이 강화된 서울의 미래가 기대된다. 


젊은 도시학자들이 마주한 도시의 빛은 내가 살고 싶은 도시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었다. 도시에 대한 애정이 담긴 이야기는 각 도시가 가진 고유한 빛을 직접 경험하고 싶다는 충동을 점점 부풀린다. 도시에서의 행복을 꿈꾸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도서리뷰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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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고장 났어도 고치면 그만이니까 - 별별 마음돌봄에 탈탈 월급 털린 이야기
손성원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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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아픈 사람들에게 기분 좋은 동기부여가 되는 책을 만났다. 공감하며 울고 웃으며 그녀의 마음돌봄 실천기를 따라가 본다.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마음이 고장 날 때가 있다. 다른 사람에게 쉽게 털어놓을 수 없는 아픔이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저자는 고장 난 마음을 고쳐보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그녀의 이야기에 깊게 공감할 수 있었던 건 나 역시 마음이 고장 난 때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그녀처럼 적극적으로 고치려 하지 않았다. 고장 났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었기에 오기로 버티기 일쑤였다. 


그때 적극적으로 노력했다면 지금의 삶을 달라졌을까. 이 책을 손에 든 내내 지나간 날들에 대한 후회와 함께 그녀의 추진력에 감탄을 멈출 수 없었다.


저자는 자신의 마음을 챙기기 위해 수많은 도전을 거듭한다.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정신과 의사와 심리상담 전문가를 찾아다니고 요가도 하고 훌라춤도 춘다. 온갖 원데이 클래스를 수강하고 챗GPT와 상담을 하는 경지에 이른다.


그러한 노력은 자격증으로 이어진다. 요가 자격증과 MBTI 자격증(MBTI 자격증이 있는 걸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을 딴 후에도 대학원에 진학해 상담심리학을 전공한다. 하루라도 마음 편히 살고 싶다는 바람을 이루기 위한 끈기와 노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진솔하고 유쾌한 마음돌봄 이야기는 내게도 큰 자극이 되었다. 지금껏 내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본 적이 있었던가. 올해가 지나가기 전에 스스로에게 다정한 시간을 주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앞으로의 삶을 더 잘 살기 위해서라도 나를 위해 무언가 해보고 싶어졌다. 그게 무엇일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지만 곧 정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도서리뷰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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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길 것 버릴 것 간직할 것 - 공간의 가치를 되살리는 라이프 시프트 정리법
정희숙 지음 / 큰숲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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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심란하거나 울적할 때나 머릿속이 어수선하여 생각이 복잡할 때 대대적인 책상 정리가 시작된다. 쌓아두었던 종이 더미와 영수증을 버리고 유통기한이 지난 영양제와 약 상자를 정리하고 다 쓴 필기구를 치우고 나면 꽉 차 있던 책상에 빈 공간이 생겨난다. 그 공간들을 보면 막혀있던 가슴에 길이 뚫린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1세대 공간 정리 컨설턴트인 저자는 인생을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 정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집이라는 공간이 잃어버린 목적을 다시 찾아주고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정리를 함으로써 공간의 가치를 살리고 인생의 다음 단계를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저자는 자신이 만난 사람들의 사연을 보여주며 정리가 필요한 이유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정리를 위해 남겨야 할 것과 떠나보내야 할 것들을 일러준다. 무조건 버리는 게 능사는 아니다.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기준을 세우고 삶을 무겁게 하는 것들을 과감하게 치우며 삶을 재구성하는 것이다.


저자는 5단계 정리 원칙을 설명하며 똑똑하게 정리할 수 있는 기틀을 잡아준다. 먼저 정리를 제대로 이해한 다음 흩어진 물건을 분류하고 필요한 것을 구분한다. 이어서 생활패턴에 맞게 수납을 하고 제자리를 유지하려는 습관을 들인다. 이 과정을 통해 공간의 정리는 물론 삶의 정리까지 함께 실천할 수 있다.


또한 인생 주기에 맞게 집을 정리하는 비법 또한 이야기한다. 즉, 결혼했을 때와 아이가 태어났을 때, 그리고 퇴직 시기와 자녀들이 독립했을 때, 마지막으로 노년의 삶을 위한 정리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책에 소개된 정리법 중 요즘 내가 실천하고 있는 건 재활용이다. 매일 거의 10개씩 멸균팩이 배출되고 있어서 이를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았고 '새가버치'라는 캠페인을 통해 재활용에 참여하고 있다.


언제나 미니멀리스트를 희망하지만 현실은 맥시멀리스트이기에 정리는 끝나지 않은 숙제로 남아있다. 티도 안고 끝도 없는 정리에 지쳐갈 때 이 책을 읽은 건 행운이다. 더욱 효율적이고 현실적인 정리법을 배우고 공간과 삶을 정리하고 싶었기에 좀 더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다.


정리 노하우를 배우고 삶의 균형을 바로잡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한정된 공간 안에서 눈에 보이는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삶의 여유와 기회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것을 과감히 내려놓는 용기가 필요하다. 물건, 관계, 일, 심지어 감정까지도 보내기와 비우기의 대상이 될 수 있다. 

p. 105

삶의 주기는 계속 바뀐다. 그 흐름에 맞춰 공간도, 물건도, 생각도 같이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변화에 끌려가지 않고 스스로 방향을 잡을 수 있다. 정리를 두려워하지 말자. 정리는 물건을 무작정 버리는 것이 아니다. 쓸모없는 역할을 놓고, 지금의 삶에 나를 맞추는 연습일 뿐이다.

p. 204


#도서리뷰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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