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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 인간에 대한 비공식 보고서
매트 헤이그 지음, 강동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8월
평점 :

천재 수학자 앤드루 마틴을 살해하고 그를 대신하게 된 외계인. 그가 지구에 오게 된 이유는 '리만 가설' 증명을 없애기 위해서였다. 임무만 마치면 바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지만 외계인은 앤드루의 아내 이소벨을 사랑하게 되고 아들 걸리버의 방황을 알게 되면서 외계인은 인간의 감정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는 지구에 남는 선택을 하는 데...
지구인, 즉 인간에 대한 외계인의 비공식 보고서는 시작부터 흥미진진하다.
앤드루 마틴 교수의 납치와 죽음으로부터 시작한 이 임무는 시간이 지날수록 감동을 선사한다.
거리조차 가늠할 수 없는 머나먼 행성에서 온 외계인의 임무는 단순했다.
100년 넘게 수학계의 난제였던 '리만 가설' 증명을 삭제하고
이를 아는 이들을 죽이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이는 모두 우주의 혼란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그리고 외계인은 앤드루를 대신하며 그의 삶을 살아가면서
가족과 친구, 직장 동료들을 하나씩 조사한다.
인간의 습성이 익숙하지 않은 탓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인간들의 삶에 연민을 느끼게 된다.
인간 앤드루는 최악의 인간이었다. 가르치던 학생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었고
가족의 일에는 관심도 없었으며 아들과는 대화조차 하지 않았다.
그를 대신하게 된 외계인은 이전과는 다른 앤드루의 모습을 보여준다.
시를 인용하고 음악을 들으며 개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
아내와 다정한 시간을 보내고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아들을 구해낸다.
외계인이 인간 세계에 적응하는 과정이 애틋하면서도 뭉클하다.
이 가족의 행복이 오래도록 지켜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어디나 악당은 있는 법. 외계인에게 임무를 내리던 존재는 또 다른 앤드루를 지구로 보낸다.
자신의 능력을 포기하고 지구에서 삶을 보내려던 외계인의 바람은 이대로 무너지는 걸까.
외계인 보고서를 읽으며 나를 둘러싼 사람들이 생각났다.
지금 이 순간을 함께 하는 모든 이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더 주고 싶어졌다.
#도서리뷰 #서평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