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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자연을 원한다 - 환경신경과학 석학이 밝혀낸 지친 뇌를 가장 빨리 회복하는 방법
마크 버먼 지음, 김미선 옮김 / 다산북스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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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알록달록한 꽃, 여름날의 푸르른 이파리, 가을날의 울긋불긋한 나무들, 그리고 겨울날의 새하얀 풍경.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 보고 자란 자연의 풍경이다. '자연'이라는 말을 떠올리면 이처럼 풍부한 색감과 편안함을 연관시킬 수 있다. 자연은 우리의 주의를 부드럽게 끌어당기며 지친 뇌가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하지만 도시에서 살면서 자연을 접할 기회는 점점 줄어들었다. 일부러 시간을 내야만 자연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다. 이런 현실에서 지친 뇌를 회복시키는 자연의 힘을 더 알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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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환경신경과학자인 저자는 인지과학과 신경과학, 심리학을 넘나들며 자연환경이 인간의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설명한다. '환경신경과학'이라는 분야에서는 자연환경이 뇌와 몸, 나아가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본다. 자연과 함께하는 삶이 정서적 신체적으로 좋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어떻게 왜 얼마나 좋은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하기가 어렵다. 저자는 지난 20여 년간의 연구 성과를 정리하여 자연과 뇌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객관적인 데이터가 곁들여진 설명은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의 중요성을 더욱 실감할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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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자연을 산책한 참가자들의 사례였다. 날씨가 춥든 덥든 자연 속에서 걷는 것만으로도 집중력 등이 향상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놀라울 뿐이다. 이론적으로 알고 있던 사실에 대한 과학적 설명이 뒷받침되면서 자연 속에서 걷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지 다시 한번 이해할 수 있었다. 평소 자연을 즐기지 않는 사람에게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난다는 사실이 재미있었다. 귀찮음과 날씨 탓을 하며 집 밖으로 잘나가지 않던 생활습관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반드시 특별한 장소를 찾아갈 필요 없이, 편안하게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곳에서 산책하면 된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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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슬로 러닝을 할 때나 산책을 할 때 의도적으로 평소 즐겨 듣던 팟캐스트나 음악을 듣는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주의력을 의도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활동을 줄이면 자연이 주는 회복 효과를 더 잘 누릴 수 있다고 설명한다. 대화 역시 의도적 주의를 소모하기 때문에 혼자 조용히 걷는 행위가 인지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전한다. 이 책을 읽을 후 아침 운동을 할 때는 팟캐스트나 음악을 듣는 대신 온전히 달리는 행위에 집중하게 되었다. 내 삶에 작은 변화가 하나둘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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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분이 힘들다면 20분 만이라도 산책을 하려 해보자. 틈틈이 사진이나 영상을 통해 자연을 바라보는 것도 좋다. "우리가 바꿔야 할 것은 의지가 아니라 환경이다!" 집중력 저하와 번아웃의 시대에 회복을 위해서 이제는 환경을 돌아보자. 우리가 매일 보고 듣고 지내는 공간으로 시야를 넓혀보자. 자연이 주는 혜택을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실제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작은 지침까지 담고 있는 이 책은 우리의 삶을 좀 더 편안하게 바꾸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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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미래의 풍경
장강명 지음 / 해냄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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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은 언제나 우리의 삶을 더 편리하게 만들어 줄 것처럼 다가온다. 인공지능이 글을 쓰고, 로봇이 사람을 돌보며, 알고리즘이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골라주는 일도 이제는 낯설지 않다. 기술의 발전이 가져올 변화를 생각할 때면 무엇을 할 수 있게 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기술이 우리의 삶에 들어온 뒤 무엇이 달리질 것인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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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는 내내 두려웠다. 최근 AI의 급격한 발전과 적용으로 인해 내가 하는 일에 큰 타격이 생기는 것을 체감하던 중에 마주한 소설은 마냥 달갑지 않았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모두 경험한 세대로서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이 이제는 두렵기만 하다. 소설 속 짧은 이야기들은 현실을 담은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기술을 선택한 사람들의 욕망과 그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상품으로 만드는 기업, 그리고 달라지는 사회의 모습을 함께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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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와 육아, 돌봄의 영역에서 기술의 발달을 반기는 마음은 크다. 하지만 죽은 사람의 모습을 재현하고 인간의 일자리를 대신하고 상황을 무조건 환영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소설은 미래를 예측하기보다 지금 우리가 선택하는 것들의 결과를 생각하게 한다. 편리함을 얻기 위해 무엇을 포기할 수 있을지, 끝까지 지켜야 할 가치는 무언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든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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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읽는 스페인
백인필 지음 / 디이니셔티브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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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하면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와 가우디의 건축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스페인에 대한 생각은 언젠가 TV 프로그램에서 본 산티아고 순례길과 시에스타 문화로 이어진다. 문화와 예술에서 시작된 관심은 오래도록 잊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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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강연자이자 도슨트인 저자는 안달루시아, 바르셀로나, 마드리드의 예술을 통해 스페인의 역사와 문화를 전달한다. 알람브라 궁전에서 가우디의 건축으로, 벨라스케스와 고야의 그림에서 소로야의 회화로 이어지는 여정은 스페인 예술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준다. 한 나라의 예술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 나라가 지나온 시간을 이해하는 일이다. 같은 공간에 서로 다른 문명의 흔적이 남아 있고, 한 시대를 살아낸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이 예술 작품과 건축물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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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예술에서 흥미로운 점은 서로 다른 문화가 한 공간에 남긴 흔적이다. 이슬람 시대의 건축물이 이후 가톨릭 문화의 영향 아래에서도 남아 있다는 사실이 인상적이다. 건축물에는 그것을 만든 사람들뿐만 아니라 그곳에서 살며 공간을 변화시킨 사람들의 역사도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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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 역시 마찬가지다. 최고의 궁정화가로 부와 명예를 누리며 황실과 귀족의 화려한 모습만 그렸던 고야는 민중의 참혹함을 그림으로 남긴다. 그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변화는 예술이 시대와 무관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밝고 경쾌한 초기작과 광기 어린 후기 작품은 급격한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화풍의 변화는 미술사에서도 드물며, 예술가의 작품 세계가 그가 살아간 시대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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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이해하는 데 반드시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다만 작품이 만들어진 시대와 배경을 알고 바라보면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여행지에서 마주한 건축물과 미술관의 그림도 마찬가지다. 이 책은 예술을 통해 한 나라를 이해하는 또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예술을 읽는다는 것은 그림과 건축물을 아는 데 그치지 않고, 예술을 품고 있는 한 나라의 사람들과 역사를 이해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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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부류의 마지막 존재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민승남 옮김 / 엘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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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1968년, 뉴욕 명문 대학의 신입생 기숙사에서 시작된다. 노동계급 가정 출신 장학생 조지는 코네티컷의 부유한 명문가 출신 앤과 룸메이트가 된다. 자신이 태어난 계급을 혐오하는 앤은 값비싼 옷가지를 주변에 나눠주고, 소외된 이들에 대한 이상주의적 신념을 놓지 않는다. 조지는 그런 앤을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서서히 가까워진다.


대학을 졸업한 뒤 두 사람은 전혀 다른 길을 걸어간다. 조지는 패션 잡지사에서 경력을 쌓아가고, 앤은 할렘에서 흑인 사회운동가 애인과 함께 활동을 이어간다. 그러다 1976년, 앤은 애인을 구하려다 경찰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되어 종신형을 선고받는다. 앤은 모든 도움을 거부한 채 감옥 안에서도 재소자 처우 개선 운동을 이어갔으며, 조지는 오랫동안 이해할 수 없던 친구의 삶을 다시 들여다본게 된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시대의 이야기는 낯설면서도 흥미롭다. 누구보다 다르고 누구보다 함께였던 앤과 조지의 이야기는 나를 혼돈과 광기로 어지럽던 시절로 데려간다. 추석 연휴가 지나고 독감과 장염으로 일어서지도 못했던 힘겨운 시간을 보내던 중 마주한 이야기는 여성이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이 소설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앤이라는 인물을 단순한 이상주의자나 광신도로 단정 짓지 않는다는 점이다. 조지의 시선을 빌려 앤의 신념이 어디까지 진심이었는지, 그 신념이 결국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지를 끝까지 열어둔 채 서술한다. 극명하게 엇갈리는 삶 속에서 두 청춘이 어떻게 성장해 나가는지 들여다볼 수 있었다. 어쩌면 나는 끝까지 앤을 이해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그녀의 삶을, 그 신념을 온전히 이해하기란 어렵다.


600여 쪽에 달하는 분량과 1960~70년대 미국 사회 운동사에 대한 배경지식이 다소 필요하다는 점은 이 소설에 접근하기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살아온 삶과 겹쳐보며 나에게도 이런 우정이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점은 이들의 이야기에 조금씩 가까워지게 만든다. 한 사람을 온전히 이해한다는 것, 그것이 무엇인지 오래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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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편해지는 갱년기 상담소 - 산부인과 전문의가 알려 주는 내 몸의 변화와 신호 80가지
카트린 샤우디히.카트린 지몬센 지음, 김현정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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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몸에 이상이 생기면 가장 먼저 의심되는 건 갱년기다. 슬프게도 이제는 갱년기를 가장 먼저 떠올릴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예전에는 갱년기가 되면 여성으로서의 존재감이 사라지는 줄 알았다. 하지만 갱년기 이후에도 수십 년의 삶이 이어진다. 인생의 후반부를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라도 갱년기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가 필요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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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여성을 진료하고 팟캐스트를 통해 갱년기 이후의 삶을 이야기해 온 두 저자는 마지막 월경 이후에도 이어지는 삶을 건강하게 살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건강 문제의 막막함에 답하는 80가지 질문과 답변을 담고 있다. 갱년기는 언제 시작되는지, 폐경 전과 후는 어떻게 다른지, 호르몬의 변화가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차근차근 알려준다. 질문과 답변의 형식이라 처음부터 읽지 않고 궁금한 항목부터 찾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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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들은 갱년기를 무작정 참고 견뎌야 하는 시기로 설명하지 않는다. 우리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면 대처할 방법도 보인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제목 그대로 아는 만큼 갱년기가 편해질 수 있다. 원인 모를 증상 앞에서 막막함을 느끼는 여성뿐만 아니라 곁에서 지켜봐야 하는 가족들에게도 유용한 지식과 정보를 전해준다. 특히 선뜻 묻기 어려운 호르몬 치료에 관한 설명에 눈에 띈다. 유방암이나 혈전증 위험과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 치료를 시작하거나 중단할 때 살펴야 한 점은 무엇인지 등을 과학적 근거로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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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의 증상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누군가는 잠 못 이루는 밤이 이어지고, 누군가는 감정 기복 때문에 힘들어한다. 그래서 주변의 경험담만으로는 내 몸에 일어나는 변화를 정확히 설명하기 어렵다. 이 책은 증상 하나하나를 질문으로 나누어 답하는 방식이라 저마다의 상황에 따라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막연한 불안감을 구체적인 질문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대처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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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책이 모든 갱년기 증상에 대한 진료를 대신할 수는 없다. 증상의 정도나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치료는 달라지며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한 뒤 치료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다만 무엇을 물어야 하는지 알고 진료실에 들어가는 것과 아무것도 모른 채 진료실에 들어가는 것은 분명 다른 문제다. 이 책은 그 차이를 만들어주는 길잡이가 될 것이다. 갱년기를 제대로 마주하고 이해한다면 훨씬 더 건강한 노년의 삶을 보낼 수 있을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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