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쪽 산에
이성원 노래 / 유니버설(Universal)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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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들만 아는, 더 정확하게 말하면 거의 모르는, 어쩌다 아는 사람이 있어도 '동요 가수' 정도로만 단편적으로 알고 있는 음악인 이성원의 세 번째 정규음반(동요음반 2장 제외)이다. 국악과 포크를 접목시킨 무척 듣기 좋고 수준 높은 음악을 보여주는 몇 안되는 '진짜배기 싱어 송라이터' 중의 하나인 그가 받아온 푸대접은 명반으로 꼽히는 1, 2집이 일찌감치 희귀음반 리스트에 올라 고가로 거래되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음반의 단점은 딱 하나다. 12곡의 수록곡 중 2집에도 실렸던 것이 5곡이나 된다는 점. 그러나 보기에 따라서 이는 오히려 장점이 될지도 모르겠다. 일반인들로선 2집을 구하기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오랜 세월을 갈고닦아온 내공에서 우러나오는 유려한 아우라는 반갑고도 소중하다. 국악가요, 국악의 현대화, 대중음악에의 국악접목 등에 관심있는 모든 분들이 필수로 알아두고 들어두어야 할 음악인 중의 한 명이다. 그의 음반이 최소한 인사동 전통찻집같은 곳에선 간간이 흘러나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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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3국인 여기가 다르다
김문학 지음 / 한일문화교류센터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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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긴 것도 어슷비슷하고 지리적으로도 바로 옆에 있는 이 세 나라가 어찌 그렇게 다른지, 참 흥미로운 일이다. 하기야 유럽은 아예 기차로 버스로 옆집 드나들듯이 할 수 있는데도 여전히 독일 사람 다르고 프랑스 사람 다르고 이탈리아 사람 다르니 어찌 그 사정이 이 동네만의 것이리오만. 사회가 배금주의에 찌들어있다보니 세간에서는 흔히들 '일본: 선진국, 한국: 중진국, 중국: 후진국' 내지 '일본: 깨끗, 한국: 보통, 중국: 후줄근'이라는 식으로 간단히 치부를 해버리는 모양이지만 세상은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일단 역사적으로 세 나라는 매우 다르며 나아가 지금까지도 생활문화가 무척 다르다. 음식, 의복, 언어, 전통예술 상의 차이는 건너기 넓은 강처럼 세 나라 사이를 경계짓고 있다.

그렇지만 구체적으로 어디가 어떻게 다르다는 걸까? 조선족 출신의 지식인으로 일본유학파 출신인 저자는 이 점을 자신의 경험에 기반하여 수월수월하게 풀어써주고 있다. 읽다 보면 실증적 엄밀함이 모자라는 부분도 눈에 많이 뜨이지만 아직까지는 그 이상을 기대하기 어렵지 않느냐는 생각도 들고, 또 그런 만큼 신문의 연재칼럼 읽듯이 가볍게 읽어나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단순한 지적 호기심에서도 재미있게 일독할 수 있고, 일본이나 중국을 상대할 일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꼭 한번 읽어둬야 할 책이 될 것 같다. 부디 저자가 더 많은 연구와 경험을 통해서 보다 엄밀하고 전문적인 책을 다시 한 권 펴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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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니썬 (Rainy Sun) - Woman
레이니썬(Rainy Sun) 노래 / 유니버설(Universal)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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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집 [포르노바이러스]에서는 사이키델릭과 메틀이 뒤섞인 강렬한 사운드를, 1.5집 [유감]에서는 기묘하게 우울한 소프트 락 사운드를 각각 '활용'해서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해온 레이니 선이 2집인 본작에서는 또한번의 변모를 거듭했다. 이번에는 트립합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변함없이 '어디까지나 레이니 선 식으로 소화된', 그리하여 레이니 선이 한 트립합이 아니라 트립합이라는 이펙터를 추가한 레이니 선 음악이 되어버렸다. 이제는 슬슬 이들이 소화력이 매우 왕성한 괴물의 일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그런데 왜 유치하게도 [드래곤볼]의 계네들이 생각나고 만 걸까...) 멤버의 절반이 교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정체성의 혼란도 없는 것 같다, 아니, 변함없이 분열증적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는 것 같다. 몽롱하고 나른하며 구슬프고도 치명적이다. 이들의 음악에는 중독성 물질이 포함되어있으니 주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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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감
레이니썬(Rainy Sun) 노래 / 크림레코드(영유통)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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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집의 강력하고도 소름끼치는 사운드를 기억하는 많은 팬들이 이 후속작(그들 자신은 1.5집으로 여긴다고 한다)을 듣고 놀라워했다. 전작과는 전혀 다른 소프트 락 사운드가 시종일관 펼쳐지기 때문만이 아니다. 그것이 또 그것대로 너무나 잘 구사되고 있어서이기도 했고, 그러면서도 그들만의 독특한 색채가 전혀 가시지 않고 잘 발휘되고 있어서이기도 했다. 전작이 '비명을 지르며 기절하는 기분'이라고 한다면 본작은 '기절한 뒤에 멍하니 깨어난 기분'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하여간 이 우아하도록 슬프고도 허탈한 분위기는 흔해빠진 모던 락들과는 확연히 다른 그 어떤 것, 요컨대 레이니 선만의 것이다. 이들에게 관심은 있지만 하드한 사운드와는 취향이 맞지 않으시는 분, 독특하게 우울한 사운드에 관심있으신 분 모두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명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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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니썬 (Rainy Sun) 1집 / Porno Virus (재발매)
크림레코드(영유통)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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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말0초 한국 인디씬의 대표주자 중 하나이자 지금도 변함없이 독창성과 실력으로 진검승부를 벌이고 있는, 실로 '만세의 사표'가 될 만한 인디 밴드 레이니 선의 1집 앨범이다. 지금까지 3장의 앨범을 발표한 이들은 매 앨범마다 뚜렷이 구분되는 사운드 상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는데, 본작은 어디까지나 강렬한 메틀 사운드에 기반을 두고 있다. 단지 여기서 메틀이라 함은 흔히 들을 수 있는 외향적이고 공격적인 메틀이 아니라 어둡고 스산한, 어찌 보면 괴기적이지만 또 어찌 들으면 고독과 상처 속에 깊이 가라앉아있는 듯한 독특함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사이키델릭을 수용한다는 점에서 앨리스 인 체인스를 연상할 수도 있고, 어둡고도 무겁다는 점에서 북유럽 블랙 메틀을 연상할 수도 있지만 그것들과는 또 다른 아이덴티티가 분명한 것이 이들의 매력이다. 비록 누구나 즐겨들을 수 있는 음악은 아니지만 한국 대중음악사 속의 비장의 카드 한 장으로 오래도록 기억될 것임을 확신한다. 그들의 후속작이 더 이상 이런 메틀 사운드를 펼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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