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상식
조계종출판사 편집부 엮음 / 조계종출판사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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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크기도 작고 두께도 얇은 이 책이 '불교입문' 내지 '개론'의 구실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이는 별로 없을 것이다. 실제로 이 책은 불교의 교리를 접하기 위한 입문서가 아니다. 그런 부분도 개요 및 문답 형식으로 포함되어있기는 하지만, 그보다는 불교와 관련된 여러 상식들을 간편하게 망라할 수 있는 포켓북의 기능에 중점이 있다고 보여진다. 예컨대 사찰의 구조, 불교관련 기물, 불상의 형태와 수인의 의미같은 것들이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되어있다. 불교사상을 공부해보려는 이보다는 불교문화(재)에 한 걸음 다가가보려는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듯하다. 그밖에 종종 사용되는 기도문이나 반야심경, 천수경 등도 함께 수록되어있어 실용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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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과 공포에 대한 경 - 맛지마니까야 4
전재성 지음 / 한국빠알리성전협회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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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툼한 하드커버 5권으로 완간된 [맛지마 니까야](중부; 중아함) 전집의 한 챕터씩을 떼어 포켓판으로 낸 시리즈물이다. 우선 1-10장까지를 각각 한 권씩으로 하여 10권이 발간되었다. 불과 몇십 쪽 분량에, 앞주머니에도 들어갈 정도로 작은 크기다. 그러나 총 152장에 이르는 [맛지마]를 이렇게 다 펴낼지는 의문이며, 독자의 입장에서도 낱개로 일일이 구입하는 쪽이 가격으로 보나 편리성으로 보나 아무런 이점이 없을 것 같다. 다행히 1권으로 가려뽑은 선집이 [명상수행의 바다]라는 제목으로 발간되었으니 그쪽을 선택하는 편이 나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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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다라니와 붓다의 가르침
전재성 지음 / 한국빠알리성전협회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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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범어(산스크리트어)로 되어있는 진언 혹은 다라니는 번역하지 않고 그대로 외우는 것을 원칙으로 해왔다. 이런 원칙은 현장법사가 세운 것이 후대에 이어져온 것이라고 하는데, 우리 입장에서는 범어->한문->한글로 중역되다보니 이제는 그것의 원래 의미를 알고 싶어도 알 도리가 없게 되어버렸다.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무턱대고 외우는 다라니, 이쯤 되면 무당의 주술과 하나도 다를 것이 없을 노릇이다. 실제로 많은 불교 다라니, 예컨대 '수리수리 마수리 수수리 사바하'는 마술할 때나 쓰는 재미있는 주문으로 일반인에게 알려져있을 뿐이며, 그밖의 것들도 판타지 계열의 소설이나 만화에서 종종 찾아볼 수 있을 따름이지 그것이 원래 불교의 진언인 줄은 알지도 못하는 이들이 대다수다.

안그래도 조선시대와 일제강점기를 통해 그 심오한 깊이와 자력적 특성을 잃어버리고 기복으로 전락한 한국불교가 아니었던가. 이쯤 되면 [천수경]의 다라니들은 기복성 타파를 핵심과제 중의 하나로 내세우는 개혁파 불자들의 핵심타겟이 되어 마땅할 일이다. 하지만 비판도 알아야 할 수 있는 것, 도대체 한국도 중국도 아닌 고대인도로부터 기원한 이 다라니들은 왜 생겨났으며 어떤 목적을 지닌 것이었던가? 아니, 목적은 고사하고라도 도대체 그 말이 무슨 뜻인지라도 알 수 있다면 속이 시원하겠다는 생각을 해본 이가 적지 않으리라 본다. 바로 이 책이 그에 대한 대답이다.

범어와 인도사상/신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필자는 비밀의 장막 속에 가려져있는 듯 존재해온 다라니(구체적으로는 [천수경]의 핵심을 이루는 '신묘장구 대다라니')의 말뜻과 의의를 낱낱이 풀어밝히고 있다. 인도에서는 힌두교에 밀려 이미 사라진 것이니만큼 자신의 지식을 총동원하여 한글로 남아있는 음으로부터 고대 범어의 원어를 유추해내는 방법을 동원하고 있는데, 독자의 입장에서야 흥미진진하기만 하지만 작업을 한 당사자로서는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었으리라 생각하니 놀라울 뿐이다. 단순히 말뜻을 '번역'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배경이 되는 사상과 신화까지 꼼꼼하게 해설해주고 있어 비로소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듯한 기분이다.(신묘장구 대다라니는 자세한 해설까지 곁들여져있으며, [천수경]에 수록된 그밖의 다라니들도 번역은 일일이 되어있다.)

'다라니는 해석하지 않는다'는 고래의 전통은 그렇다면 어떻게 되는 것인가? 필자는 답하고 있다. 원래 다라니는 마술적인 주문이 아니라 마음 속에 그 뜻을 새겨 삶에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뜻도 모르고 그저 외우기만 하면 복덕이 넝쿨째 굴러들어올 것으로 착각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나의 생각도 마찬가지다. 만약 그저 외우는 것만으로도 복덕이 굴러들어오는 것이 불경이고 다라니라면, 똑같은 한문 [반야심경]을 외워도 뜻밖에 모르는 한국인에게 오는 복덕이 넝쿨일진대 (자기 나라 말이므로) 뜻까지 아는 중국인에게 오는 복덕은 그럼 한 트럭은 될 게 아닌가. 마찬가지로 범어를 아는 인도인이 외우는 다라니는 밭떼기는 되고도 남을 노릇이다. 더이상 이런 미신을 방치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아직도 기복성/미신성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한국불교계에 시원히 내리치는 죽비이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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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수행의 바다
한국빠알리성전협회 엮음 / 한국빠알리성전협회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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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불교의 성전인 [아함부] 완역사업을 전개 중인 역자의 최근성과물이다. [쌍윳따 니까야](상응부; 잡아함) 전11권, 그 선집인 [오늘 부처님께 묻는다면], [맛지마 니까야](중부; 중아함) 전5권에 이어서 그 선집인 이 책이 묶여나온 것이다. 재미있게도 11권에서 고른 선집은 494쪽이었던 데 반해 5권에서 고른 선집은 635쪽으로 오히려 늘었다. 많이 알려진 중요한 비유들이 맛지마에서 많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역자는 설명하고 있다. 앞의 선집과 마찬가지로 근본불교를 접해보고자 하는 일반인들에게 필독서로 자리매김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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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헤스의 불교강의 - 주머니속대장경 101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김홍근 옮김 / 여시아문 / 199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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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하나하나가 철학논문 한 편에 맞먹는 보르헤스 사유의 깊이를 책 한 권으로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한 권 아니라 100권을 읽어도 깨닫기 어렵다는 불교의 교리야 말할 것도 없다. 그럼에도 이 얄팍하고 조그마한 책은 둘 모두에 대한 냄새 하나만큼은 실컷 맡게끔 해주는 위력을 지니고 있다. 보르헤스에 대해, 그리고 그와 불교와의 연관성에 대해 역자가 설명한 해설이 앞부분 80여쪽을 차지하고 있고, 보르헤스가 쓴 불교개론이 115쪽 정도, 그에 더해 앞의 글을 바탕으로 그가 직접 행한 강연을 정리한 글이 25쪽 정도로 구성되어있다.

보르헤스의 불교 해설은 상당히 광범위해서 근본불교부터 선종, 나아가 티벳불교까지 망라하고 있다. 해설방식 또한 남미의 지식인답게 불교 안에서의 것도, 그렇다고 또 영 밖의 것도 아니다. 불교에 대한 기초이해가 거의 전무할 남미와 서양의 독자들을 위한 것이다보니 쉽고 일반적이면서도 비교종교학적인 관점이 돋보인다. 여타 종교와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해박한 지식으로 풀어쓰고 있을 뿐 아니라 불교 내부의 여러 종파들 사이에 염연히 존재하는 차이에 대해서도 객관적으로 잘 정리해준다.(이 부분에 대해서 보통 한국의 필자들은 약점 내지 편협성을 드러내기 일쑤다.)

다만 불교의 깊은 맛을 이 책 하나로 대신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면 그것은 큰 오산이다. 객관적이고 일반적이라는 것은 그만큼 겉핥기 식이라는 뜻도 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보르헤스는 서양의 생초보들을 위해 냉정하고 침착하게, 그리고 최대한 쉽게 제반사항들을 일별해주고 있을 뿐이다. 쉽고 간결한 것이야 마땅히 미덕이겠지만, 그것에 중점을 맞추다보면 중요한 것들을 지나치게 생략할 수밖에 없는 법 아닌가. 어디까지나 유용한 개론서, 맛깔스러운 에피타이저 이상도 이하도 아님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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