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니썬 (Rainy Sun) - Woman
레이니썬(Rainy Sun) 노래 / 유니버설(Universal)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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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집 [포르노바이러스]에서는 사이키델릭과 메틀이 뒤섞인 강렬한 사운드를, 1.5집 [유감]에서는 기묘하게 우울한 소프트 락 사운드를 각각 '활용'해서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해온 레이니 선이 2집인 본작에서는 또한번의 변모를 거듭했다. 이번에는 트립합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변함없이 '어디까지나 레이니 선 식으로 소화된', 그리하여 레이니 선이 한 트립합이 아니라 트립합이라는 이펙터를 추가한 레이니 선 음악이 되어버렸다. 이제는 슬슬 이들이 소화력이 매우 왕성한 괴물의 일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그런데 왜 유치하게도 [드래곤볼]의 계네들이 생각나고 만 걸까...) 멤버의 절반이 교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정체성의 혼란도 없는 것 같다, 아니, 변함없이 분열증적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는 것 같다. 몽롱하고 나른하며 구슬프고도 치명적이다. 이들의 음악에는 중독성 물질이 포함되어있으니 주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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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감
레이니썬(Rainy Sun) 노래 / 크림레코드(영유통)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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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집의 강력하고도 소름끼치는 사운드를 기억하는 많은 팬들이 이 후속작(그들 자신은 1.5집으로 여긴다고 한다)을 듣고 놀라워했다. 전작과는 전혀 다른 소프트 락 사운드가 시종일관 펼쳐지기 때문만이 아니다. 그것이 또 그것대로 너무나 잘 구사되고 있어서이기도 했고, 그러면서도 그들만의 독특한 색채가 전혀 가시지 않고 잘 발휘되고 있어서이기도 했다. 전작이 '비명을 지르며 기절하는 기분'이라고 한다면 본작은 '기절한 뒤에 멍하니 깨어난 기분'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 하여간 이 우아하도록 슬프고도 허탈한 분위기는 흔해빠진 모던 락들과는 확연히 다른 그 어떤 것, 요컨대 레이니 선만의 것이다. 이들에게 관심은 있지만 하드한 사운드와는 취향이 맞지 않으시는 분, 독특하게 우울한 사운드에 관심있으신 분 모두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명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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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니썬 (Rainy Sun) 1집 / Porno Virus (재발매)
크림레코드(영유통)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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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9말0초 한국 인디씬의 대표주자 중 하나이자 지금도 변함없이 독창성과 실력으로 진검승부를 벌이고 있는, 실로 '만세의 사표'가 될 만한 인디 밴드 레이니 선의 1집 앨범이다. 지금까지 3장의 앨범을 발표한 이들은 매 앨범마다 뚜렷이 구분되는 사운드 상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는데, 본작은 어디까지나 강렬한 메틀 사운드에 기반을 두고 있다. 단지 여기서 메틀이라 함은 흔히 들을 수 있는 외향적이고 공격적인 메틀이 아니라 어둡고 스산한, 어찌 보면 괴기적이지만 또 어찌 들으면 고독과 상처 속에 깊이 가라앉아있는 듯한 독특함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사이키델릭을 수용한다는 점에서 앨리스 인 체인스를 연상할 수도 있고, 어둡고도 무겁다는 점에서 북유럽 블랙 메틀을 연상할 수도 있지만 그것들과는 또 다른 아이덴티티가 분명한 것이 이들의 매력이다. 비록 누구나 즐겨들을 수 있는 음악은 아니지만 한국 대중음악사 속의 비장의 카드 한 장으로 오래도록 기억될 것임을 확신한다. 그들의 후속작이 더 이상 이런 메틀 사운드를 펼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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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김옥철 지음 / 안그라픽스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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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론니 시리즈의 명성과 장점은 새삼 중언부언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중국편이라고 예외도 아닐 것이다. 더구나 이번 한국어판에는 지명, 인명 등의 중국어 간자표기와 발음의 한글표기도 병기되어있어 정성을 들인 흔적이 여실하다. 알뜰살뜰한 편집체계는 변함없는 미덕이다. 그러나 이번 판은 들여다볼수록 몇 가지 중요한 결함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1)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이번 판이 2002년 8월에 발간된 영문판의 번역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책에 실린 정보는 그보다 다시 6개월 쯤은 전의 것이라는 얘기가 된다. 중국이라는 나라가 얼마나 빨리 변하는 곳인지를 감안할 때, 반드시 고려하지 않으면 안될 심각한 감점사항이다. 예컨대 이 책에 나와있는 숙소 중 여러 곳이 재개발 등의 관계로 벌써 없어졌다. 반대로 새로 생긴 좋은 숙소가 안 나와있는 곳도 많다. 홍콩 이외에서는 30일짜리보다 긴 여행비자를 받기 힘들다는 것도 틀린 정보다. ATM기가 잘 없다는 것도 이미 옛날 얘기다.

2) 중국식 발음을 한글로 표기한 것까지는 좋으나 과연 정확하게 표기했느냐에 대해서는 다소 아쉬움이 있다. 지명같은 것은 성조를 대충 무시해도 중국사람들이 알아듣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에 쓰인 한글표기대로 발음한다면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을 것 같다. 보다 공을 들였으면 좋았을 사항이다.

3) 론니 시리즈 최대의 강점으로 꼽히는 지도에 있어서도 아쉬움은 가시지 않는다. 지도 안의 지명이나 거리명 표기를 그냥 알파벳으로 표기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알파벳이라고 다 영어가 아니다. 중국어의 알파벳 표기(병음)는 우리가 흔히 영어를 읽는 식으로 읽어서는 안된다. 자기들 나름의 읽기 규칙이 있는데, 이를 모르면 영 엉뚱한 식으로 읽어내게 되고 그 결과 중국사람들은 또 못 알아듣기 때문이다.

4) 보다 본질적인 한계는 이 책의 필진이 모두 서양인이고, 그들의 시각이 결코 배제되어있지 않다는 점이다. 숙소나 식사관련 정보는 서양인들의 취향에 맞추어져 있으며, 동양의 역사와 전통을 알아야 관심이 갈 법한 여행지보다는 당장 보기에 화려한 곳 위주로 소개된 것도 사실이다. 한국인들에게만 특히 의미깊은 곳들은 당연히 간과되고 있다. 더구나 곳곳에서 도드라지는 중국(과 동양)에 대한 거리감, 이질감, 거부감은 괜히 우리까지 사서 걱정을 하게 만든다. 물론 적지 않은 한국인들도 중국여행 시에 결코 유쾌하거나 친숙한 느낌만을 갖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적어도 서양인들보다는 한결 정도가 덜할 텐데, 그런 점에서 서양인들이 서양인들을 위해 쓴 이 책은 같은 동양인인 우리에겐 어색한 기성복같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그들에겐 안성맞춤이겠지만.)

문제점 위주로 지적을 했지만 그렇다고 론니 시리즈 공통의 장점이 어딘가로 통째 사라졌다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유익한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다만 유럽이나 미주 쪽 시리즈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만은 사실인 것 같고, 마침 한국인의 손과 발로 쓰여진 괜찮은 중국 가이드북도 여럿 나와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 같다. 실전용으로 구입하는 것이라면 반드시 서점에 나가서 다른 책들과 직접 비교를 해본 후 선택하실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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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orin 2004-07-25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영문판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윗분의 주장에 찬성합니다. 하지만 현재의 한글이나 영어로 된 중국 가이드 북중 론니 플래닛 만큼 많은 지역을 다루는 책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것만으로 해도 사실 론니 플래닛은 그 값어치를 지닌다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단기간으로 북경이나 상해를 다녀오겠다면 론니플래닛은 정말 불필요한 짐이 될지 모르겠지만 약간 시간을 들여서 중국을 자세하게 볼려고 한다면, 론니플래닛은 필수품이 될 것입니다. 특히 각 지방에서 명소로 가는 교통편 같은 것은 정말 탁월하게 잘 되어 있습니다. 저는 론니 플래닛 덕분에 정주 같은 도시에서 싼값으로 스테이크와 딤섬을 맛볼 수 있었고, 또 젊은이들이 모이는 바에서 라이브 음악도 들으며 맥주도 마실 수 있었습니다. 이동은 대부분 론니 플래닛의 정보대로 버스를 이용했구요..

comorin 2004-07-25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으로 지도는 론니플래닛의 조그만 지도를 볼바에, 차라리 기차역 등지에서 노점상들이 파는 지도를 사서 보는게 훨씬 편할겁니다. 가격도 몇백원이면 충분하구요..
 
다큐멘터리 한대수 - MUSIC & LIFE - 초특가판
이천우 외 감독, 한대수 외 출연 / 기타 (DVD)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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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당초 한 영화전공 학생의 졸업작품으로 출발했다가 점차 덩치카 커져 극장에서 상영되는 장편 다큐멘터리로까지 발전한 작품이다. 싱어 송라이터이자 사진작가인 한대수의 90년대 후반 국내활동 복귀시기를 담담하고 평이하게 기록하고 있다. 보고 나면 조금 긴 '인간시대'를 시청한 듯한 느낌이다. 그 이상의 특별한 무엇을 찾아볼 수는 없다. 화면이나 음향 또한 평범한 수준이고(다큐멘터리라는 점을 감안하실 것), 부록들도 마찬가지다. 셀프카메라는 TV에서 볼 수 있는 연예인들 셀프카메라와 특별히 다른 무엇에까지는 미치지 못하며, 나머지 몇몇 영상들도 별로 인상적이지 않다. 다만 '특별한' 가사때문에 본편에 빠져있는 곡 하나의 데모 레코딩 장면 정도가 특기사항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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