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C. 더글러스 러미스 지음, 이반.김종철 옮김 / 녹색평론사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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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하도 가짜 웰빙이 많다 보니 이제 웰빙 라이프를 하려면 진짜 웰빙이 뭔지 고민부터 해야 하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농담반으로 꺼낸 이야기지만, 정말로 이런 고민을 하는 이가 있다면 이 책으로부터 솔찬히 도움을 받을 수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분량도 많지 않고 내용도 전혀 어렵지 않으며 게다가 가격도 싸니 전혀 부담이 되지 않는다. 책이 다루고 있는 주제는 생각보다 광범위하다. 진정한 웰빙 라이프/대안적 삶의 양식을 위해 꼭 고민해볼 만한 몇 가지 주제--환경, 평화, 반세계화 등--가 골고루 잘 담겨있다.

재일 미국인이라는 특이한 이력을 지닌 저자는 자칫 무겁고 마냥 심각해질 수도 있는 주제들을 쉽고도 요령있게 잘 다루어내고 있다. 수위는 초심자들에 맞추어져 있으며, 대체로 저널리즘적 성격을 띄고 있다. 바꿔 말하자면, 심오한 사색의 결과물이나 반대로 실전에 써먹을 수 있는 정보는 다른 책에서 찾는 편이 좋다. 말 그대로 '대안적 삶을 고민하기 시작한 이들을 위한 입문서'로 적절한 책이다. '2004 환경책 큰잔치' 실행위원들이 선정한 "다음 100년을 살리는 100권의 환경책" 중의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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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랑전설 1
오시이 마모루 글, 후지와라 카무이 그림, 유은영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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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왈, 이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개(같은 사람들)'에 관한 만화를 그리고 싶은 욕구를 표출한 결과라고 한다. 그러니까 특기대 부대원들 얘기를 하다보니 그들이 개같이 비춰진 게 아니라, 개같은 사람 이야기를 찾다보니 특기대 부대원들로 형상화된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주인공들이 하나같이 개같은 건 피해갈 수 없는 숙명. 이를테면 일본의 백골단에 해당한다지만, 기관총을 들고 시위대를 벌집으로 만들어버리는 게 일상업무인 주인공들이니 데모 한두 번 해본 독자라면 우선 치부터 떨고 볼 일이다.

그들이 왜 견랑, 혹은 인랑이 되어버리고야 말았는지 따위는 소명되지 않는다. 단지 그들 하나하나가 그처럼 개같은 인생을 어떻게 이어가고 있는지를 쓸쓸하고도 스산하게 주시하고 있을 뿐이다. 마치 옴니버스처럼 나뉘어진 챕터들은 하나같이 '광견, 사냥개, 유기견'같이 개 이름을 단 채 그에 해당하는 특기대원 한 사람 한 사람을 비추어나간다. 당연히 애니메이션 [인랑]과는 소재만 같다고 할 정도로 내용 차이가 크다.(망토 아가씨같은 건 나오지도 않는다.) 만화 쪽에서 우울한 주인공이야 안 우울한 주인공보다도 흔할테지만, 이처럼 도저히 안 우울할 수가 없게 생겨먹은 위인들이 부대를 지어 등장하는 일도 그리 흔치는 않을 것 같다. [주의: 부작용. 즐거운 기분을 잡쳐놓기 십상이며, 이미 잡친 기분이라면 회복을 저해하 딱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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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운동의 길찾기
이병철 외 지음 / 환경과생명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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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여진 지가 좀 된 글들이라는 점이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한국 환경운동의 각 분야별 전개과정과 현황, 과제 등을 잘 정리해놓은 드문 자료로 꼽을 만하다. 생태주의란 무엇인가, 환경운동의 필요성, 환경문제가 얼마나 심각한가 등을 다룬 책은 넘칠 정도로 많은 세상이 되었으나 정작 이런 자료를 찾기는 그리 쉽지가 않다. 목차에서 보듯 귀농, 소비자운동, 지역통화, 내셔널 트러스트, 종교계, 과학기술, 대안교육, 주민운동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전문학자 혹은 활동가들이 생생한 정보들을 전달해주고 있다. 일종의 논문집이므로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만 골라서 보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특히 환경운동이나 이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필수적으로 보유하고 있어야 할 책 중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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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생태철학
김종욱 지음 / 동국대학교출판부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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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현대 한국인이라면 누구라도 "불교와 생태주의-환경운동은 '찰떡궁합'"이라는 말에 어렵지 않게 고개를 주억거릴 수 있을 것이다. 불교가 하나의 문화적 전통인 사회에서 환경문제가 당대의 현안이 된 시대를 사는 우리들이 아니던가. 그런데 구체적으로 뭐가 어떻게? 이렇게 돼버리면 머리가 아파지기 시작한다. 불교라는 것이 실은 절대로 쉬운 사상이 아니고, 생태니 환경이니 또한 쓰레기 분리수거 잘하고 냇물에 폐수 안 버리면 되는 차원이 실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둘을 이론적 차원에서 결합시켜 설명한다는 것이 결코 만만한 작업이 아닐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이런 난점 탓인지,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책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논문은 꽤 있으나 단행본으로는 법륜 스님의 강연집인 [불교와 환경] 및 고영섭 교수의 [연기와 자비의 생태학] 정도밖에 눈에 띄지 않는다. 이처럼 척박한 황야에 장장 500쪽이 넘는 분량의 결과물을 과감히 들고 나타난 저자의 용기는 높이 살 만한 것이다. 불교사상과 서양철학(하이데거)을 함께 공부하고 생태주의-환경문제에 대해서도 녹록치 않은 자료를 소화해낸(본문 곳곳에서 수시로 등장하는 인용문과 수치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저자의 착실한 논리 전개는--비록 일부 매끄럽지 않은 부분들이 눈에 띔에도 불구하고--"이제사 이 분야에 초석 하나가 든든하게 놓였구나"는 안도감을 갖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전문연구서니만큼 일반인들이 소화해내기에 그리 쉽지 않긴 하지만 그거야 어지간한 인문학 서적 대부분이 갖고 있는 '특징'이다. 부록으로 정리된 방대한 분량의 관련저술 목록도 매우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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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라 - 한국불교와 승단에 던지는 도법 스님의 절절한 신앙고백
도법 지음 / 아름다운인연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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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봐서는 무슨 내용인지 알쏭달쏭한 책이다. 불교계 내부개혁운동과 생명-환경운동의 중심인물 중 한 분인 도법 스님의 새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은, 제목의 뉘앙스와는 달리 '살불살조라, 직지인심이로다' 류의 선문답과는 한참 멀다. "비우니 홀가분하도다, 너희도 떠나라" 류의 부처님 가운데토막같은 수필집과는 더더욱 까마득하다. 근본불교로 무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첫째로 그렇고, 한국불교계의 현실에 철저하고도 처절하게 맞닿아있다는 점에서 둘째로 그렇다.

기본적으로 책의 모든 장이 가지고 있는 구조는 다음과 같다; 특정주제와 관련된 한국불교계의 현상황 진단 -> 이에 대하여 석가모니는 어떻게 가르쳤을까에 대한 탐구 -> 석가모니의 이 가르침에 대한 설명 -> 그에 비추어 한국불교계를 어떻게 개혁해야 할까에 대한 제언.

이쯤 되면 이 책이 겨누고 있는 바가 무엇인지 지레짐작하고 몸을 사려야 맞다. 실로 원리원칙에 입각하여 적나라하게 비판, 질책하고 있는 '한국불교계 전면적 혁신론'인 바, 만해 선사의 [조선불교 유신론]의 정신을 도도히 잇고 있다 아니할 수 없다. 본문에서 숱하게 인용되고 있는 경전들도 [화엄경]이나 [금강경]처럼 익히 들어온 대승경전이나 선불교의 조사어록들이 아니라 [불본행집경], [숫타니파타], [사분율]같이 근본경전들 위주로 되어있다. 실로 흔히 보아오지 못했던 저술이다.

그럼에도 별 다섯이 아닌 이유는 따로 있다. 불교가 무엇인지 공부하려는 입문자, 불교서적을 읽고 마음의 평화를 찾으려는 이, 특정주제에 대해 깊이있게 공부하려는 학인 등에게 적절한 책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겨냥하고 있는 독자층이 특정하다(노골적으로 말해 스님들과 교계 관계자들)는 점에서 자칫하면 부작용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이 책은 약이다. 음식이 아니다. 먹어야 될 사람들은 꼭 먹고, 먹을 필요가 없는 사람들은 가급적 먹지 말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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