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1집
Various Artists 연주 / 예전미디어 / 199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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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 국악' CD 시리즈물의 제1집은 '정악(正樂)', 즉 궁중과 양반 집안과 풍류방에서 연주되던 음악들의 선집이다. 정악이라고 해도 범위가 그렇게 좁은 것이 아니고 또 결정적으로 곡들이 길기 때문에 적당한 선집이 몇 가지 되지 않는데,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것들 중에서는 가장 초기의 음반이라고 할 만큼 오래 되었다.(1987년 발매.) 연주는 모두 국립국악원의 멤버들이 맡았고, '종료제례악'에서부터 '수제천'과 '청성곡'을 지나 시조창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정악의 하이라이트들을 엄선해놓았다. 속지의 설명은 좀 어렵긴 하지만 충실하며 영어로도 병기되어있어 외국인에게 선물하기에도 좋다. 다만 아쉬운 점은 디지탈 녹음이란 것이 도입되던 초기의 것이라 음질이 요즘 것만큼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점이다. 특히 6번 트랙(대금독주 '청성곡')은 들어주기 거슬릴 정도다.(원래 대금 소리는 대단히 재생하기 어려운 축에 속한다고들 한다.) 다행히 합주로 되어있는 것들은 그다지 거슬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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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오브 브라더스 디지팩 (6 Disc) - [할인행사]
데이비드 프랭클 외 감독, 데미안 루이스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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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에 기반한 이야기라도 얼마든지 그럴싸하게 각색할 수 있는 법이건만, 이 작품은 그렇지가 않다. 일체의 과장이나 허세가 없다. 일종의 다큐드라마라고 해야 할까? 굳이 무명배우들을 기용한 것도 이런 효과를 배가시키고 있고(물론 알찬 데에 제작비를 쓰려는 의도도 있었겠지만, 그것 또한 성공적이었다고 본다), 실존인물들의 인터뷰는 금상첨화 구실을 하고 있다. 아마도 2~3시간짜리 영화로 만들었다면 이렇게 리얼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상영시간에 맞춰 취사선택을 하면 할수록 남는 건 영웅담뿐일 게 뻔하니까. 아쉬운 것은 극의 리얼리티를 음질이 따라가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TV 시리즈에 극장용 영화같은 사운드를 기대하기는 무리일지 모르지만 역시 좀 빈약하다는 느낌이다. 편당 1시간 가량인데 왜 디스크 1장에 2편밖에 집어넣지 않느냐는 해묵은 불만도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참고로 [모래시계]는 1장에 3편씩 들어가있다.) 다만 화질은 최근작이니만큼 불만 없이 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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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율, 숲에서 나오다 - 천성산 도룡뇽과 그 친구들의 이야기
지율 스님 지음 / 도서출판 숲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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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천성산 살리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지율스님의 활동방식이 일반적인 환경단체나 개인들의 그것과 상당히 다르듯이, 이 책도 일반적인 환경관련 서적과 상당히 다르다. 1장은 지난 2003년 겨울의 2차 단식(45일간) 때 쓰여진 단식일지로, 책의 거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2장은 다양한 생각들을 담은 짧은 수필 모음이라고 할 수 있겠다. 50쪽 가량의 분량인 3장은 다른 사람들이 쓴 수필, 칼럼, 시 등을 모아놓은 것이다. 4장 역시 다른 이들이 쓴 글이지만 비교적 사실규명과 정보제공 쪽에 가까운(그러나 흔히 보는 그런 성격의 것과는 역시 거리가 꽤 있는) 것들이다. 마지막 5장에는 학생들이 그린 그림엽서 중 15장 정도를 선별하여 컬러로 싣고 있다. 그리고 이런 글들 사이로 혹은 흑백, 혹은 컬러로 된 사진들도 상당히 많이 실려있다.

요컨대 이 책만 봐서는 도대체 왜 천성산에 터널이 뚫리면 안되는지, 무엇이 문제라는 건지 도통 이해하기가 어렵다. 사실관계에 대한 자료를 얻으려면 오히려 지율스님과 그 지인들이 운영하고 있는 천성닷컴 홈페이지를 이용하는 편이 나을 것이며, 그래야만 비로소 천성산이 왜 중요한 곳인지, 터널공사가 왜 문제인지, 그동안 정부가 어떤 잘못들을 저질러왔는지가 드러난다. 그렇다면 이 책의 용도는? '천성산(이라는 하나의 산)이나 도롱뇽(이라는 특정한 생물종) 지키기'가 아닌, 지율스님이 늘 구호처럼 강조하는 '초록의 공명'을 의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시 말해 지율스님의 저 극단적인 운동은 특정한 무엇 하나를 지키자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계기로 생명사랑의 정신과 태도를 이 사회에 퍼뜨려나가자는 일종의 의식개혁 운동의 차원이라는 것이다. 그러한 지율스님의 입장이 책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어있다보니, 설명하거나 이해시키려기보다는 공감을 유도하는데 온통 초점이 맞추어져있는 것이리라. 그에 걸맞게 글에는 짙은 호소력이 배어있으며, 사진은 무척 아름답다. 다른 사람들이 쓴 글 역시 마찬가지 맥락에서 잘 선별되어있다.

다만 앞뒤가 맞느냐의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생명사랑을 공명시킨다는 정신과 극한적 단식투쟁이라는 방식이 과연 어울리느냐가 그 하나요, 생명사랑 정신이란 것이 과연 감성적인(혹은 직관적이라거나 영적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공감에의 호소로 잘 퍼져나가겠느냐가 그 둘이다. 아마도 이는 지율스님 한 개인에게 묻고 말 일은 아닐 것이다. 도대체 환경과 생명을 아끼고 보전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 나라와 나아가 전세계의 환경운동하는 사람들이 모두 고민하고 풀어나가야 할 문제이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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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경의 환경수첩
박노경 지음 / 서등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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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장점을 찾아보기 어려운 책이다.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정도의 평이한 글과 환경운동가/환경단체에 대한 정보성 글들이 함께 실려있는데, 어느 쪽도 지금 시점에서 그다지 유용해보이지는 않는다. 환경운동가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열전 식으로 소개하고 있는 2장이 그나마 가장 특징적이지만 10년씩이나 묵은 자료들이 많아 아쉬움이 남는다. 여러 환경단체들을 소개하고 있는 3장은 해당 단체들로부터 전해받아 그냥 실은 것으로 보이는 평범한 자료들(창립이념, 활동내역 등)로 채워져있다. 이 정도라면 홈페이지들을 찾아다니는 편이 훨씬 나을 것이다. 그밖의 부분들은 범상한 수준이다. 환경문제/환경운동의 각 측면을 깊이있게 다룬 책과 홈페이지들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지금 굳이 이 책에 주목할 필요는 없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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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김수종 지음 / 현암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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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기자생활을 해온 지은이의 미덕이 100% 드러나는 본서는 환경문제에 관한 공부를 시작할 즈음에 보기에 적절한 책으로 여기저기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한 마디로 환경 르뽀르타쥬라고 부를 수도 있겠는데, 상당히 다양한 주제들을 종횡무진 개괄하고 있다 보니 그 수위는 심층취재라기보다 브리핑에 가깝다. 수많은 수치와 자료들이 제시되면서 21세기 초 한국과 동아시아, 나아가 전세계의 환경문제가 어디서 어떻게 얼마나 심각한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어 자료집으로 활용하기에도 유용하다.

다만 지은이의 관점에 대해서는 지적해둘 필요가 있을 듯하다. 필자가 보여주는 태도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대략 3가지 가량의 단어를 써먹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첫째가 지속가능 개발론, 둘째가 온건우파, 셋째가 저널리즘이다. 필자는 이 경계 너머로 절대 나아가지 않고 있으며, 아마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 전혀 없는 것 같아 보인다. 여기서부터는 관점의 문제이니 독자는 이 점을 감안하고 읽어나갈 필요가 있다. 특정한 입장 내지 해결책은 다른 자료에서 찾아보도록 하고, 이 책으로부터는 사실/정보를 충실히 브리핑받는 정도로 만족하는 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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