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버섯을 겪는다
조덕현 지음 / 한림미디어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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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버섯박사로 유명한 저자의 버섯 해설서 겸 약식 도감이다. 이러저러한 동식물 도감과 해설서들이 요즘 꽤 많다. 새, 꽃, 나무, 곤충, 거미, 민물고기, 바닷물고기, 양서파충류, 포유류... 그러나 그 어디에도 들어갈 수 없는 '신세'인 버섯 쪽의 몇 안되는 책을 검색해보면 대다수가 이 저자의 것임에 놀라게 되는데, 그만큼 평생 한우물만을 파왔다는 얘기같아 일단 신뢰가 간다.

출판사의 [나는 ...(한)다] 시리즈 중의 하나인 이 책은 버섯에 대한 해설서와 약식 도감을 겸하고 있다는 점이 최대의 장점이다.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지만 남북한을 합쳐 그동안 확인된 버섯의 종류가 무려 2000가지라고 하니 이쪽 역시 만만한 영역이 아니다. 하지만 대형도감 하나가 고스란히 필요한 이 숫자가 대다수의 사람에게는 그저 부담일 뿐인 것도 사실이다. 우리는 그저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는 대표적인 종 100여가지와 버섯에 대한 일반적인 안내서 정도면 충분한 것이며 기왕이면 그마저도 한 권으로 어떻게 해결할 수 없을까 꾀를 굴리게 되는 것인데, 무슨 수로 알았는지 이 책은 그런 바램에 정확하게 부응하고 있다.

전체분량의 1/3 가량을 버섯에 대한 일반적 해설에, 나머지를 110종의 국내 자생종 버섯에 대한 도감식 안내에 할애하고 있으며, 처음부터 끝까지 내용은 전혀 어렵지 않고 풍부한 컬러사진과 그림이 본문을 충분히 돕고 있기도 하다. 식용버섯인지 독버섯인지, 돋아나기 시작할 때와 시간이 조금 지났을 때의 모습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버섯을 식별할 때 가장 곤란을 겪는 지점이다), 언제 어떤 곳에 가면 만날 수 있는지 등이 질서정연하게 잘 정리되어있다. 도감 부분의 순서를 버섯이 나는 장소별로(숲 속, 풀밭 등) 1차분류해놓은 것도 찾아보기에 참 편한 방식이었으며, 물론 이름별 목차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이 책 덕에 버섯에 대한 부분은 일단 한시름 놓았다. 전문적으로 하는 분이 아닌 한 이 한 권만으로도 큰 아쉬움은 느끼지 않으시리라 생각한다. 동물로도 식물로도 분류되지 않아 오롯이 별도의 자료가 필요했던 영역인데 안성맞춤으로 잘 채워주고 있어 흐뭇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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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박이 곤충기
김정환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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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유용한 곤충도감인 [곤충 쉽게 찾기](2005, 진선), 이 책의 앞권이라고 할 만한 [곤충의 사생활 엿보기](2001, 당대) 등을 낸 저자의 또다른 책이다. 고스란히 [곤충의 사생활 엿보기]의 후속작으로 볼 수 있다. 해설서 형식이며, 중학생 이상이라면 누구라도 읽을 수 있을 만큼 쉽고도 흥미진진하며, 자연과학 책이면서도 서정성을 놓치지 않고자 애쓴 점, 잘 찍은 컬러사진이 듬뿍 들어가있는 점 등 모든 면에서 연장선상에 있다.

다른 것은 내용이다. 두 책을 펼쳐놓고 대조해보면 목차에서부터 거의 겹치는 부분이 없다. 본문 중에 가끔 가다 반복되는 이야기도 있으나 불가피한 정도이고, 등장하는 곤충의 종류 자체가 거의 다르기 때문에 겹치려 해도 겹치기 힘들다. 하기야 곤충류는 워낙 종류가 많으니 세 번째, 네 번째 후속작이 나온다 해도 전혀 이상할 일은 없을 것이다.

심심풀이용으로 읽어도 좋을 정도로 내용은 흥미롭다. 어떤 종의 구조가 어떻게 생겼고 저떻게 구분되고 하는 분류학이 아니라 다른 생물들과 어떤 관계를 맺으며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이야기하는 생태학적 내용이므로 어렵거나 따분할 염려가 적은데다 곤충의 생태란 게 워낙 포유류, 조류 등과는 다르다보니 놀랄 거리가 많다. 더구나 이 책의 등장곤충이 하나같이 우리나라에서 살고 있는 것들이라는 점을 상기하고 나면 리얼리티는 배가된다.

더 이상 풀숲을 걷다 마주치는 벌레들을 징그럽거나 해롭거나 하찮은 것 따위로 여길 수 없게 만들어주는 것은 이 책의 커다란 미덕이다. 전혀 '자연과학적'이지 않은 부드러운 문장과 볼 만한 사진들이 이러한 인식전환을 친절히 도와준다. 추천할 만한 곤충 해설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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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사진을 위한 노출의 모든 것 - 필름 카메라와 디지털 카메라로 뛰어난 사진을 찍는 법 포토 라이브러리 2
브라이언 피터슨 지음, 김문호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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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필자의 앞선 저서 [창조적으로 이미지를 보는 법]과 많은 부분 공통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내용은 완전히 다른 책이다. 공통점이란 다름 아닌 이 책의 위치다. 한 마디로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내셔널 지오그래픽 포토그래피 필드가이드' 시리즈(이하, NG 시리즈)가 교과서라면 브라이언 피터슨의 책들은 참고서에 해당한다. 예제사진과 그에 대한 설명이 대단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초보자 대상의 사진교재에서 NG 시리즈가 다루는 것 이상의 별다른 내용이 등장하기는 어렵다. 그쯤 되면 너무 디테일하게 들어가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시 참고서는 필요한 법임을 필자는 증명해주고 있다. 풍부한 예제사진과 더 풍부한 예제에 대한 설명, 그리고 NG 시리즈와 적당히 겹쳐가며 복습효과를 야기하면서도 요소요소에서 미흡한 부분을 채워주는 본문까지, 마치 처음부터 NG 시리즈의 참고서 역할을 자처한 책으로 보일 정도다.(실은 이 책의 초판이 오히려 먼저 나왔지만.)

내용적으로는 앞 권과 전혀 별개다. 제목은 노출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지만 사실은 꽤 다양하고 더 상세하다. 조리개, 셔터속도, 심도, 빛의 종류, 측광, 특수노출 기법, 필터, 필름에 이르기까지 사진촬영기법(혹은 카메라 조작법)의 핵심이 되는 부분들을 사실상 거의 다루고 있다. 물론 내용은 충실하고 정확하며 서술도 좋다. 예제와 그 설명에 반 이상을 할애하고 있음에도 본문이 빈약하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으니 잘 쓰였다고 할 수밖에 없다.

초보자라면 앞부분 절반 가량이 크나큰 도움이 될 것이며 '빛' 단원부터는 다소 버겁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걱정마시라. 뒀다 나중에 다시 보면 된다.) 한편 기본적인 카메라 조작법 정도는 마스터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진지한 아마추어'라면 반대로 뒷부분이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책은 초보자용이겠지 하고 우습게 여겼다가는 큰코다친다. 단지 이 책 한 권만으로 다른 모든 사진교재를 대신하려는 무리한 욕심만 내지 않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사진교재의 하나로 기억될 만큼 내실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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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으로 이미지를 보는 법 - 사진에서의 구성. 색감. 그리고 디자인 포토 라이브러리 1
브라이언 피터슨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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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요즘엔 좋은 사진교재들이 자꾸 나와주는 것 같다. 일본어 번역문투에다 수학책같은 공식이 잔뜩 적힌 딱딱한 구식 교재의 시대를 지나, 화려한 그래픽과 알맹이 없는 내용과 후보정 기법이 범벅된 디카 초기 교재의 시기도 지나, 제대로 된 사진교재가 연달아 나오고 있으니 반갑기 그지없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필드가이드 시리즈도 있고 국내 저자의 것도 몇 가지 있지만 꼭 하나 더 추천할 만한 시리즈가 있으니 바로 브라이언 피터슨의 책 두 권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브라이언 피터슨의 저서들은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내셔널 지오그래픽 포토그래피 필드가이드' 시리즈의 보충/예제학습용 참고서라고 이해하면 좋을 것이다.(전자가 표준교과서에 해당한다면.) 물론 애당초 두 가지 시리즈가 연관을 갖고 나온 것은 아니지만, 묘하게 서로를 보완해주고 있다.

우선 이 책은 예제사진의 분량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런 특징을 가진 사진책은 이전에도 많았지만 이 책이 가지는 차별성은 예제에 대한 설명에 있다. 기본적인 촬영정보는 물론 어디서 어떻게 이 사진을 찍었으며 그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하나하나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본문보다도 분량이 많을 정도다. 더불어 구도와 색, 렌즈화각별 특성 등에 철저히 집중함으로써 핵심단원 복습 효과를 가져다준다.(카메라 조작법에 대해서는 하나도 나와있지 않다. 그것이 먼저 궁금한 분은 내셔널 지오그래픽 시리즈 등의 다른 책부터 보셔야 한다.)

기실 초보자들에게 가장 부족한 부분 중의 하나가 바로 여기다. 컴팩트 디카에서 하이앤드나 DSLR로 바꾸고 본격적으로 사진을 배우고자 하는 많은 초보자들은 촬영기법과 장비에 매달리다가 아까운 시간을 탕진하곤 한다. 그것도 의미없는 일은 결코 아니겠지만 구도, 더 넓게 얘기하자면 화면구성에 대해 고민하고 공부하며 연습하지 않고서는 사진실력이 늘 수가 없다. 이러한 결정적 포인트를 집중공략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 이것이다.

다만 고려할 점이 하나 있기는 하다. 시리즈 두 번째 권까지 다 보면 더욱 확실히 드러나는 부분이지만, 필자는 주로 '아름다운 이미지'를 찍어서 판매하는 것을 주된 분야로 하고 있는 사진가다. 필자의 이러한 작업분야가 은연중에 책의 구석구석에서 하나의 '입장'으로 스며들어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단지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이미지를 만드는 것 이상의 무언가에 대한 깊이있는 고찰까지로는 이어질 기미가 안 보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점은 필자의 한계라기보다 이 책의 특징이라고 보는 편이 나을 것 같다. 이 책은 사진미학이나 분야별 전문지식이 아닌, 어디까지나 초보자를 위한 기초실력 다지기를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허구한날 장비 바꿔대기로만 허송세월 허송예산을 하는 초보자라면 당장 이런 책들부터 사서 읽으시기 바란다. 그리고 책이 제시하는대로 연습을 하시기 바란다. 비로소 (장비가 아닌) 내공이 늘기 시작함을 체감하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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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흑백사진을 잘 만드는 비결 내셔널 지오그래픽 포토그래피 필드 가이드 6
리처드 올세니우스 글.사진, 강병기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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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비결'은 시리즈의 앞권들과 다른 특징이 몇 가지 보인다. 우선 새로운 저자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사진부장을 역임한 인물이라니 더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을 헤비급이다. 그래도 실력이 궁금하신 분들은 이 책을 사서 보면 된다. 두 번째 특징에 해당하는 부분인데, 앞권들과 달리 실려있는 사진의 대다수가 저자 자신의 것들이다. 이쯤 되는 사람이 일러주는 비결이라니 솔깃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쭉 읽어가면서 가장 놀랍고도 반가웠던 점은 나이도 지긋한 대가들이 최첨단 디지털 기법을 총동원해가며 작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것도 흑백이라는, 어쩌면 디지털과는 영 어울리지 않아보이는 분야에서 말이다. 이번 권 역시 4명의 프로사진가 소개가 함께 실려있는데 하나같이 디지털 카메라와 포토샵 후보정, 잉크젯 프린트에 대해 매우 적극적이었다. 같은 말이라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무게가 달라지는 법. 듣도보도 못한 국내 필자가 딱 취미활동 수준의 예제사진들을 곁들여 내놓는 디지털 예찬과 이들의 그것은 과연 하중이 다르다. 국제적 흐름이 이런데도 필름 옹호니 포토샵 불가니 수구주의를 고수하고 있는 국내의 일부 중견사진가 선생님들을 대하노라면 '청기와 장수' 이야기가 그저 지어낸 우화는 아니지 싶다.

앞권들을 충분히 의식해서인지 흑백사진이라는 심화영역을 다루기 때문이어선지, 입문이나 일반론에 해당하는 내용은 최소화되고 대신 기술적인 측면에 대한 상세한 소개가 주를 이루고 있는 것도 이번 권의 특징이다. 대략 앞부분 절반은 (디지털만이 아닌) 흑백사진 일반론으로서, 흑백만의 매력, 컬러와의 작업방식 차이 등에 더해 장비와 구도 등에 대한 설명이 앞권들과 살짝 중복해 등장한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중복이 별로 없는데다 있다 해도 '다른 필자 역시 같은 점을 강조하고 있구나'는 확인 또한 공부일테니 중복 걱정은 거의 않아도 될 듯하다.

뒷부분 절반은 상당히 상세한 '디지털 흑백사진 뽑아내기' 실전테크닉 편이다. 필름과 디지털 카메라 모두를 충분히 다루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흑백필름으로 찍어서 현상하고 스캔하기, 컬러필름으로 찍어서 흑백으로 변환하기, 컬러디지털로 찍어서 흑백으로 변환하기는 물론 필름과 파일의 관리, 잉크젯 프린트로의 출력에 이르기까지 일일이 짚고 있다. 내용 또한 적당한 제품/소프트웨어에 대한 소개와 사용법까지 꽤 세세하다. 이 또한 로버트 카푸토의 앞권들과 다른 점이다.

따라서 독자들도 책을 사기 전에 잘 판단해야 한다. 어차피 똑딱이로 장난삼아 찍는 사람들이 이 책에 관심을 가질 일도 드물테지만, 카메라 조작법이나 일반적인 사진 잘 찍는 법은 전혀 실려있지 않다. 컬러든 흑백이든, 필름이든 디지털이든 어느 정도 사진을 찍어본 사람들에게 디지털 시대의 흑백작업 방법을 본격적으로 가이드해주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앞권들에서 쏟아졌던 금과옥조같은 지침들에 감명을 받을 일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지만, 흔치도 않은 분야의 전문 내용을 그것도 최고수준의 권위자가 코치해주고 있다는 점에서는 여전히 높은 신뢰성과 유용성으로 무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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