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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으로 이미지를 보는 법 - 사진에서의 구성. 색감. 그리고 디자인 ㅣ 포토 라이브러리 1
브라이언 피터슨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그래도 요즘엔 좋은 사진교재들이 자꾸 나와주는 것 같다. 일본어 번역문투에다 수학책같은 공식이 잔뜩 적힌 딱딱한 구식 교재의 시대를 지나, 화려한 그래픽과 알맹이 없는 내용과 후보정 기법이 범벅된 디카 초기 교재의 시기도 지나, 제대로 된 사진교재가 연달아 나오고 있으니 반갑기 그지없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필드가이드 시리즈도 있고 국내 저자의 것도 몇 가지 있지만 꼭 하나 더 추천할 만한 시리즈가 있으니 바로 브라이언 피터슨의 책 두 권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브라이언 피터슨의 저서들은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내셔널 지오그래픽 포토그래피 필드가이드' 시리즈의 보충/예제학습용 참고서라고 이해하면 좋을 것이다.(전자가 표준교과서에 해당한다면.) 물론 애당초 두 가지 시리즈가 연관을 갖고 나온 것은 아니지만, 묘하게 서로를 보완해주고 있다.
우선 이 책은 예제사진의 분량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런 특징을 가진 사진책은 이전에도 많았지만 이 책이 가지는 차별성은 예제에 대한 설명에 있다. 기본적인 촬영정보는 물론 어디서 어떻게 이 사진을 찍었으며 그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하나하나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본문보다도 분량이 많을 정도다. 더불어 구도와 색, 렌즈화각별 특성 등에 철저히 집중함으로써 핵심단원 복습 효과를 가져다준다.(카메라 조작법에 대해서는 하나도 나와있지 않다. 그것이 먼저 궁금한 분은 내셔널 지오그래픽 시리즈 등의 다른 책부터 보셔야 한다.)
기실 초보자들에게 가장 부족한 부분 중의 하나가 바로 여기다. 컴팩트 디카에서 하이앤드나 DSLR로 바꾸고 본격적으로 사진을 배우고자 하는 많은 초보자들은 촬영기법과 장비에 매달리다가 아까운 시간을 탕진하곤 한다. 그것도 의미없는 일은 결코 아니겠지만 구도, 더 넓게 얘기하자면 화면구성에 대해 고민하고 공부하며 연습하지 않고서는 사진실력이 늘 수가 없다. 이러한 결정적 포인트를 집중공략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 이것이다.
다만 고려할 점이 하나 있기는 하다. 시리즈 두 번째 권까지 다 보면 더욱 확실히 드러나는 부분이지만, 필자는 주로 '아름다운 이미지'를 찍어서 판매하는 것을 주된 분야로 하고 있는 사진가다. 필자의 이러한 작업분야가 은연중에 책의 구석구석에서 하나의 '입장'으로 스며들어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단지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이미지를 만드는 것 이상의 무언가에 대한 깊이있는 고찰까지로는 이어질 기미가 안 보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점은 필자의 한계라기보다 이 책의 특징이라고 보는 편이 나을 것 같다. 이 책은 사진미학이나 분야별 전문지식이 아닌, 어디까지나 초보자를 위한 기초실력 다지기를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허구한날 장비 바꿔대기로만 허송세월 허송예산을 하는 초보자라면 당장 이런 책들부터 사서 읽으시기 바란다. 그리고 책이 제시하는대로 연습을 하시기 바란다. 비로소 (장비가 아닌) 내공이 늘기 시작함을 체감하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