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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병기 그녀 1
타카하시 신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1년 1월
평점 :
절판
도무지 설명이 되지 않는 황당한 설정으로 가득한 S/F물은 많다. 대표적으로 [신세기 에반게리온]같은 경우가 있겠는데, 그럼에도 많은 찬사를 받는 것은 그만큼 다른 무엇이 있어서 보충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 만화에도 그런 무엇이 있을까? 그럴려다 말았다는 것이 내 소감이다.
학원물과 S/F를 치세라는 기묘한 주인공을 통해 결합해보려 한 작가의 의도는 알겠지만, 결과는 결합이 아니라 (조화롭지 못한) 뒤범벅이다. 지극히 심각한 상황전개의 중간마다 불쑥불쑥 끼어드는 중학생 수준 유머, 그리고는 이어지는 진한 러브씬, 다시 대살육... 장면장면이 다 따로 노는 것 같다. 잡소리도 지나치게 많아서 말풍선 안의 대사, 밖의 대사, 옆의 의성어가 뒤죽박죽되다보니 스토리 이해에 방해가 될 정도다.
그 와중에 주제며 스토리도 위태로움을 면할 수 없다. 청소년들이 방황한다...는 정도만이 파악될 뿐 뭘 말하려는 건지,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쁘다는 건지 정리가 안될 뿐 아니라 대체 치세가 어쩌다, 왜, 어떻게 그렇게 됐는지 또한 오리무중이다. 그 반작용으로 치세와 레이([에바]의 주인공)의 유사성은 갈수록 선명해져만 가고. 이것저것 많이도 가져와 열심히 짜깁기한 것까지는 좋은데, 문제는 기운 흔적이 너무 확연하다는 것이다. 여러 모로 되다 만 듯이 미숙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