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애플 ARMY 1
우라사와 나오키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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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프리(pre)-마스터 키튼, 프로토(proto)-마스터 키튼, 마스터 키튼의 예고편 내지 프리뷰 내지 준비운동편...이라고만 언급하고 마는 것은 본작에 대한 지나친 폄하일 것이다. 분명 페이지마다에 한창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는 키튼이 비쳐지긴 하지만, 어쨌든 지금 타석에 들어서있는 선수는 엄연히 다른 사람(용병 출신의 전투 인스트럭터)인 것이다. 머리 속에 [키튼]의 내용이 과도하게 생생히 남아있는 사람만 아니라면 이것은 그 자체로 충분히 즐겁고 흥미로운 작품이다. 에피소드 하나하나의 완성도도 만만치 않다. 단지 다음 타자가 그 유명한 키튼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는 것이지만, 일단 이번 선수가 출루를 해줘야 다음 타자의 홈런도 더욱 빛을 발할 것 아닌가. [키튼]을 아직 읽지 않으신 분, 혹은 재미있게 읽은 후 시간이 적당히 지난 분께 특히 권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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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바리의 추억 - 전9권
강철수 지음 / 애니북스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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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80년대 한국에도 다양한 대상의 만화가 있었다. 아동만화(꺼벙이나 둘리류), 청소년만화(이현세나 박봉성류), 그리고 성인만화(고우영이나 김삼류). 그중에서도 강철수의 발바리 연작은 딱 20대를 겨냥한 듯한 '청춘만화'의 독보적인 존재였다. 요즘에야 이런 풍의 만화, 소설, 영화들이 부지기수지만, 딱 영화 [싱글즈]를 떠올리게 하는 경쾌함과 코믹함, 야함의 적절한 배합은 당시로서는 흔한 물건이 아니었던 것이다. 단지 딱 영화 [싱글즈]처럼 보고 나서 별로 남는 게 없는 것이 흠이긴 하지만, 그래도 되돌아보는 20대, 되돌아보는 발바리는 여전히 허둥지둥 세상에서 자기 혼자만 바쁘고 자기 혼자만 심각하고 자기 혼자만 불우하고, 그래서 또한번 웃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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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병기 그녀 1
타카하시 신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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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도무지 설명이 되지 않는 황당한 설정으로 가득한 S/F물은 많다. 대표적으로 [신세기 에반게리온]같은 경우가 있겠는데, 그럼에도 많은 찬사를 받는 것은 그만큼 다른 무엇이 있어서 보충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 만화에도 그런 무엇이 있을까? 그럴려다 말았다는 것이 내 소감이다.

학원물과 S/F를 치세라는 기묘한 주인공을 통해 결합해보려 한 작가의 의도는 알겠지만, 결과는 결합이 아니라 (조화롭지 못한) 뒤범벅이다. 지극히 심각한 상황전개의 중간마다 불쑥불쑥 끼어드는 중학생 수준 유머, 그리고는 이어지는 진한 러브씬, 다시 대살육... 장면장면이 다 따로 노는 것 같다. 잡소리도 지나치게 많아서 말풍선 안의 대사, 밖의 대사, 옆의 의성어가 뒤죽박죽되다보니 스토리 이해에 방해가 될 정도다.

그 와중에 주제며 스토리도 위태로움을 면할 수 없다. 청소년들이 방황한다...는 정도만이 파악될 뿐 뭘 말하려는 건지,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쁘다는 건지 정리가 안될 뿐 아니라 대체 치세가 어쩌다, 왜, 어떻게 그렇게 됐는지 또한 오리무중이다. 그 반작용으로 치세와 레이([에바]의 주인공)의 유사성은 갈수록 선명해져만 가고. 이것저것 많이도 가져와 열심히 짜깁기한 것까지는 좋은데, 문제는 기운 흔적이 너무 확연하다는 것이다. 여러 모로 되다 만 듯이 미숙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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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수 애장판 1
이와아키 히토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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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매트릭스] 시리즈가 '철학하는 S/F'라며 좋아했던 사람들이 참 많았었지만, 사실 S/F중에 철학하는 척이라도 안하는 작품이 몇이나 되겠는가? 헐리우드라는 마을에서나 종종 찾아볼 수 있을 뿐이다. 소설은 물론이고 만화 쪽에서도 무척 철학적인 작품을 많이 접할 수 있는데, 미래를 배경으로 우주선이 날고 로봇이 횡행하는 주류 S/F 바깥의 것들 중에서는 [기생수]가 최우선순위로 꼽힐 수 있을 것 같다. S/F와 호러와 초인물이 뒤섞인 것 같은 기묘한 분위기 속에서 인간의 실존성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하는 주제의식과 전개는 [헐크]나 [X-맨] 따위가 발꿈치에나 간신히 따라올까 말까한 고수준이다. 거칠고 투박한 그림체만 눈감아준다면 최고의 S/F 만화 중 하나로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다. 더불어 작가의 또다른 수작 [칠석의 나라]에도 관심을 가져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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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 이야기 1 - 충격과 공포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5
김태권 지음 / 길찾기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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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적 재미로만 봐도 전혀 지루하거나 따분하지 않을 만큼 작가의 위트와 유머는 넘친다. 그런 젊은 감각이 한없이 가벼운 비누방울 놀이에 그치지 않고 역사/시사와 만난다면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이에 대한 모범답안인양 본작은 스테인드 글라스처럼 반짝이며, 또한 단단하다.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그린 역사만화라는 걸 한눈에 알 수 있고, 날카롭고 신랄한 현실인식은 1000년 묵은 옛이야기의 녹과 먼지를 말끔히 털어낸다. 재미와 지식, 그리고 세상을 보는 시각까지, 일석삼조가 아닐 수 없다. 어서어서 다음편이 나오기를 기다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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