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엄마, 난 도망갈 거야 ㅣ I LOVE 그림책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지음, 신형건 옮김, 클레먼트 허드 그림 / 보물창고 / 2008년 7월
평점 :
이 책은 <잘자요, 달님>으로 유명한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님이 남긴 고전 그림책이라고 한다.
솔직히 <잘자요, 달님>이란 책은 본 적이 있지만 외국작가 이름은 아직 잘 외워지지 않는데, 이 책이 70년 세월 가까이 전세계 아이들의 머리맡에 변함없이 놓여있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즐겨보던 고전 그림책이란다. 그런데 그림책을 다 읽기까지 그렇게 유명한 고전인지 잘 몰랐다. 어쩐지 향기가 좀 나는 듯 하더니...
그러고 보니 <엄마, 난 도망갈거야>란 그림책에선 고전의 향기가 나는 듯 하다. 칼라로 된 표지인데도 전혀 화려하지 않고 마치 전에 부터 읽어오던 손에 익은 정겨운 책 같다. 펼쳐본 내용 속의 그림은 마치 연필로 그린 스케치같은 흑백에 중간중간 단락이 끝나는 부분에는 칼라로 채색된 그림이 나오는데, 흑백과 칼라의 조화가 적절하고 좋았지만 이 칼라그림이 차라리 사진으로 처리되었더라면 어땠을까? 하고 나름대로 생각해보기도 했다.
내용을 보면...
도망가고 싶어하는 아기토끼가 있었다. 이 아기토끼는 엄마품을 떠나 어디로든 가고 싶어한다. 표현은 "엄마, 난 도망갈거야." "네가 도망가면, 난 쫓아갈거야. 넌 나의 귀여운 아기니까." ....... 이렇게 아기와 엄마의 장난섞인 대화처럼 내용이 연결된다. 마치 어린 아가와 엄마가 까꿍놀이를 하는 모습같이 가볍고 경쾌하다. 하지만 사실은 숨은 메시지가 있는 듯도하다.
아기토끼는 엄마를 떠나 시냇물로 가서 물고기가 된다고 말하기도 하고, 산으로 가서 바위가 된다고 하기도 하고, 아무도 모르는 꽃밭에 크로커스 꽃으로 피어난다고 했다가, 새, 작은 돛단배, 바람.... 이 되겠다고 하지만 결국 엄마를 떠나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깨닫고 엄마네 작은 아기토끼로 남아있겠다고 함으로써 엄마와의 말놀이는 끝나고, 엄마의 사랑스런 품으로 뛰어들려고 한다.
중학생 큰 딸이 어렸을 때 첫 아이이다 보니 참 많이 놀아주었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이 한 것이 '끝말잇기'와 '까꿍놀이'이다. 이 책을 읽으니 그 시절이 생각난다. 아이들은 말장난을 통해 괜히 엄마에게 응석을 부리기도 하고, 엄마를 시험하려하기도 하지만 엄마는 모든 것을 다 받아준다. 왜냐하면 엄마의 사랑은 아주아주 넓고 깊고 크기 때문이다. 어쩌면 엄마의 대답을 이미 알고 시작하는 우리의 귀여운 아기와 오늘도 말장난을 하며 우리는 가족이 주는 무한한 사랑의 힘 앞에 작은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 아이와 엄마를 사랑으로 하나되게 묶어주고 작은 행복을 가져다 주는 그런 책, 손을 뻗으면 늘 아이와 엄마곁에 있는 책, 그래서 널리 사랑받는 고전그림책이란 말이 참 맞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