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목소리가 들려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완득이'를 시작으로 청소년 문학이 꽃을 피우더니 어느 새 포화상태라는 얘기를 들었다. 침체기에 들어선 소설 시장에서 과도기라 불리며 한편에 내쳤던 청소년들을 이런저런 이름으로 불러들이더니 청소년 문학의 고객으로 모셨던 게다. 그런 흐름에서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도 그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들 역시 청소년 시기를 겪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출판계의 흐름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다.

 

  김영하의 이번 소설은 시작부분이 나를 화악 끌어달겼다는 점에서는 도입부 별 다섯개.

  중반부분에서 이야기의 흐름이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이 든다는 점에서 별 세 개.

  덮어뒀다 읽은 마지막 부분 역시 익숙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이건 내 친구 얘긴데~'라고 시작하는 이야기들이 흔히 본인의 고백임을 짐작하곤 하는 우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는 점에서 별 네개. 그리하여 총평에서 별 세 개 반 정도 주고 싶었으나 반 개가 설정이 안 되는 고로 반올림하여 네 개의 별을 띄운다.

 

  김연수의 '원더보이'에서는 사고를 당한 주인공이 사람들의 속마음이 들리기 시작했는데, 이 소설에서는 기계들의 마음을 알게 되는 불운(?)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 같기도 하고, 오토바이 폭주족들의 삶을 다큐멘터리 식으로 그리는 것 같기도 한 이 소설이 조금은 마음이 든다. 너무 적나라하고 무서운 이야기가 나오는 게 마음이 아팠지만 우리가 상상하는 것은 이미 현실이 된다던 주인공이 말이 마음에서 지워지지가 않는다. 동화같은 세상을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내 주위의 사람들이 지금보다는 조금씩 더 행복해진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봤다. 사람들이 간직하는 사진 속의 얼굴처럼. 활짝 웃지는 않더라도 찡그리지는 않은, 고통스러워하지는 않은 하루하루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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