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독서 - 세상을 바꾼 위험하고 위대한 생각들
유시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글을 읽다 보면 '어쩜 이 사람은 글을 이렇게도 잘 쓸까?'라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러나 그 뛰어난 저자들 중 불가사의한 인물 중의 하나가 바로 이 글의 저자 '유시민'이다. 글쓰는 그의 솜씨는 독자인 나의 혀를 내두르게 만들고, 게다가 그를 존경하게끔 만드는데 말을 하고 있는 그의 모습은 그가 쓴 책의 존재 자체를 의심하게 만들곤 한다. 혹 대필가가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의심마저 품는다면 너무 가혹한 처사일까? 그만큼 그의 글은 입에 착 감기는 맛난 음식처럼 나의 머릿 속을, 가슴 속을 벅차게 만들어 주었다. 한창 책을 소개하는 서평기가 많아 나의 책장에도 부쩍 책이 쌓여가는 이때에 유시민의 '청춘의 독서'는 나의 책장을 더욱 비좁게 만들어 주었다. 

한 권의 책을 통해 緣을 맺게 된 한두 권의 책은 감당할 여력이 있으나, 그 이상의 책은 소화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요즈음이다. 그렇기에 '청춘의 독서'만은 나중에 읽어야지 하고 미뤄두고 있었는데 눈길이 자꾸 그곳으로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책과의 만남에도 적절한 때가 있는 것인지 책장 구석에 숨겨두고 유혹을 물리치던 이 책과의 만남은 2월에 이루어졌다. 그리고 책장을 덮게 된 게 바로 오늘이다.  

여기에 소개된 책 중에는 내가 이미 읽은 것도 있고, 난생 처음 들어본 제목의 책도 있다. 한데 이미 읽은 책 역시 다시 들추어 보고 싶게끔 만드는 것은 역시 그의 글발일 테지? 덕분에 나의 책장은 더욱 풍성해 질 터이다. 책은 독자와 작가의 대화이자 현재와 과거의 대화라는 사실, 또한 자기 자신과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절감해 본다. 

언론의 폭력을 경고해 준 '카타리나 블롬의 명예'도, 남북한의 이념을 이야기한 교과서 속의 '광장'도, 부유한 사람들에 대한 냉철한 관찰기록을 보여준 베블린의 '유한 계급론'도 너무나 구미가 당겼다. 혼자 집어들었으면 느끼지 못했을 매력을 유시민의 소개로 인하여 한층 더 느끼게 되었다고나 할까?  

최근 나오기 시작한 서평에 관한 도서 모두 나름의 매력으로 나를 사로잡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그 중에서 가장 으뜸으로 뽑아본다. 다른 책보다 소개된 책의 권수가 작아서인지 모두 다 다시 한 번 읽고 싶다. 저자의 느낌을 그대로 느낄 순 없겠지만 그 책들을 통해 나 자신과 대화를 나눌 수는 있을 듯하다. 그게 바로 독서의 묘미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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