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공지영 지음 / 황금나침반 / 200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공지영씨의 책은 꽤나 읽은 것 같습니다. 그녀의 책에는 언제나 그녀의 수려한 외모가 찍힌 사진이 한 컷 이상씩 실려 있거나 전면에 나와 있답니다. 이것이 우리가 여류 작가라고 일컫는 무수한 작가들 속에서 그녀를 구분하는 하나의 가장 큰 특징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사람을 끄는 제목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착한 여자,  별들의 들판,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빗방울처럼 혼자였다 등등의 매력적인 제목들. 그래서 더욱 그녀의 책에 손이 가곤 했습니다. 쉬이 읽을 수 있고, 가끔 눈물을 찔끔거릴 수 도 있고, 간혹 공감이 가는 부분, 밑 줄 치고 싶은 부분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소장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 것은 왜 일까요? 깊이가 없다는 상투적인 무엇 말고 이유가 있을 법도 한데, 전 그 이유를 아직도 알 수가 없습니다.

뭐라고 정의해야 할까요.

그녀의 책은 선물하기에 너무나 좋은 책이고, 시간을 보내기도 너무 좋은 책인데, 가지고 싶은 책은 아닙니다.

그런데 이번엔 제가 여러 모로 힘이 들었나 봅니다. 그녀의 산문을 선택한 것을 보면. 조금은 감상적이 되어서 나 자신을 위로하고 싶었나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주문하고서도 한참 동안 이 책을 쌓아두고 있었습니다. 내가 무슨 생각에 이것을 주문했을까 고민하면서, 한동안 망설였고, 누구에게 줘 버릴까 생각하기도 하면서 이 책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들었다 놓았다 한 것이 몇 번이었던지요. 아마 몇 달은 지난 듯 합니다. 그러다 최근에 다시 이 책을 집어들었습니다. 역시 공지영다운 애상이 깃든 조곤고곤한 말소리가 들립니다. 이 책의 가치 여부에 대해서는 뭐라 단언하기 힘들지만 그녀가 글재주가 있는 것만은 사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음에 드는 구절은 독자가 음미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외면하면 될 듯 합니다. 그걸로 그녀를 평가하지는 않아도 될 듯 합니다.

그녀가 한 말이 기억에 납니다.

'그렇다,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 그러나 당신이  이 사실을 받아들일 때 당신의 생은 놀랍게 변할 것이다."

그녀는 너무나 예민한 자신으로 인해 많이 아파하나 봅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우리 모두 그렇게 살아가는 듯 합니다. 그녀만 예민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 예민하고 섬세하게 아파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리석게도 아니면 잔인하게도 우리들은 남들의 평판에 아파하면서도 내가 한 평판에 상처 입는 그들을 잊고 살아가곤 하지요. 그리고 나에 대한 열 가지의 호평보다는 나에 대한 한 가지의 혹평에 마음 아파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일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도 이번 그녀의 산문집에서 저는 공감한 내용을 몇 개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헛된 읽기라 여겨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 작품은 소장을 해 볼까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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